연약한 천재들“춤추는 별을 탄생시키기 위해 자신 안에 혼돈을 품고 있어야 한다”프리드리히 니체의 이 단호한 명제를 자신의 삶으로 증명한 사람들이 있다. 정신건강 등 의학과 과학 분야를 전문으로 다룬 저널리스트 클로디아 캘브는 <앤디 워홀·아인슈타인도 정신병 앓았다>에서 워홀을 비롯해 경계성 인격 장애를 앓은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 강박장애에서 헤어나지 못한 영화 제작자 하워드 휴스, 우울장애를 앓았던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 등 저명인사 열두 명이 겪은 내적 고통을 소개하고 있다. 요약하면 이들은 각 분야에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역사에 이름을 새겼지만 우울증, 불안증, 강박증, 약물중독, 도박중독, 자기애성 인격장애 등 정신질환과 연관된 행동을 보였다고 한다.마릴린 먼로(경계성 인격장애), 하워드 휴스(강박장애), 다이애나 세자빈(신경성 폭식증), 에이브러햄 링컨(우울장애), 크리스틴 조겐슨(성별 불쾌감[트랜스젠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자기애성 인격장애), 베티 포드(물질사용장애), 찰스 다윈(불안장애), 조지 거슈윈(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ADHD]), 표도르 도스토옙스키(도박장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아스퍼거 증후군) 등 각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매력적인 인물들의 내면으로 들어간다.이 책은 “천재와 광기는 종이 한 장 차이인가?”라는 물음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물론 정신병이 창조성에 기여하는 긍정성만 강조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심리적 장애가 창조적 노력을 어떻게 비극적으로 끝장내는지도 고찰하고 있다. 마릴린 먼로부터 하워드 휴즈에 이르기까지 어린 시절의 경험이 어떻게 궁극적 비극의 무대가 될 수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현대 미국 음악의 거장인 조지 거슈윈은 어린 시절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싸움질을 일삼았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였다. 그가 치료제인 리탈린을 복용했다면 ‘랩소디 인 블루’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억제되지 않은 야성적 에너지 덕분에 강렬하고 화려한 그의 음악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찰스 다윈은 툭하면 복통에 시달렸고, 과학자 모임에서 몇 분간 발언하고는 24시간 동안 계속 토하는 등 ‘불안장애’ 증세를 보였다. ‘강박증’이 있던 하워드 휴스는 문을 열 때마다 손잡이를 화장지로 감싸 쥐었으며, 그가 먹을 과일 통조림을 따는 사람은 사전에 세 쪽짜리 지시문을 읽어야 했다.다이애나 영국 세자빈은 지속적인 좌절감, 자신의 능력이 모자란다는 열패감, 슬픔과 두려움 등의 감정에 사로잡혀 여러 번 자해를 했다. 마릴린 먼로는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어머니가 정신병원에서 세상을 떠났고 외삼촌 한 명은 자살하는 등 유전성이 강한 정신질환으로 고생했다. 먼로는 편지에서 이렇게 절규했다. “나는 내가 왜 이렇게 괴로워하는지 알고 싶어.”미쳤거나 천재거나 체자레 롬브로조는 ‘범죄인론’을 통해 범죄자들이 지닌 생물학적 특징을 찾아낸 범죄학 전문가이다. 그는 한때 정신병자 수용시설의 책임자로 일했다. 그는 일련의 연구로 범죄학을 창시하고, 법의학의 성립에 기여한 인물이다. 그는 1891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한 세기 전에 ‘천재성’의 문제에 매달렸다. 천재들이 지닌 특징을 세밀하게 나누어 분류하고 보통사람들과 다른 그들의 실체를 정의하고 천재성의 원인을 찾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탄생한 책이 <미쳤거나 천재거나>이다.이 책에도 우리가 알만한 역사적 인물들의 기괴한 사례들이 줄줄이 나열된다. 희한한 내용들도 많다. 천재들은 키가 작은 경우가 많았다. 알렉산더,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부터 몽테뉴, 베토벤, 찰스 램까지 모두 단신이었다. 또 독신을 고집하거나 결혼을 했어도 자녀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혹은 불행한 결혼생활을 했다. 조숙함도 천재의 특징이다. 아홉 살에 베아트리체에게 연시를 써 보낸 단테를 위시하여 파스칼과 콩트는 열세 살에 위대한 사상가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하이네나 바이런은 방랑벽이 있었다. 모차르트는 음악적 영감이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마치 꿈처럼 불쑥불쑥 떠올랐다고 한다. 혹은 꿈속에서 영감을 얻는 천재들도 많았다.하지만 천재에게 이런 신화적 특징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비범한 기행이라고 말할 수 없는 광기 어린 행동들도 많았다. 줄리어스 시저, 도스토옙스키, 플로베르, 헨델 등은 모두 간질 발작이 있었다. 천재의 숙명이라고까지 불리는 우울증은 대다수에게 발견된다. 괴테는 평생 자신이 즐거웠던 날들을 다 헤아려도 4주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엄살을 부렸다. 조르주 상드는 자살 충동을 느꼈다. 쇼팽은 말년의 우울증이 너무 심했다. 뉴턴, 쇼펜하우어, 루소, 파스칼, 소크라테스 등 천재들의 특징들을 하나하나 헤아리다 보면 그 속에서 비정상 혹은 광기 어린 특징들을 더 많이 찾게 된다. 한마디로 천재와 광인의 교집합에 해당되는 특질들, 다시 말해 천재란 실은 광기에 사로잡힌 사람과 얼마나 비슷한가를 알 수 있다. 대체 천재들은 왜 그럴까? 그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탁월한 지적 능력과 무서운 집중력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여러 가지 결핍현상이 나타나는데, 사회 부적응,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 자기의 관심사 외의 것에는 터무니없을 정도의 무관심 등등이 그것이다. 사회생활에서는 늘상 헤매기 일쑤다. 사회지능(SQ)을 조사해보면 대략 두 자리수일 것이다.심리학에서 이러한 천재들의 특성을 ‘고기능성 자폐증’이라 진단한다. 자기 전공분야에 대한 지나친 몰입이 다른 부분에 대해 장벽을 형성하고, 그 결과 저능 현상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천재들의 괴팍스러움은 스스로 원한 것이라기보다 천재이다 보니 불가피하게 겪는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천재들은 살아가면서 고기능성 자폐가 불러오는 수없이 많은 우행과 기행, 착오를 저지른다. 천재, 뉴턴의 일화평생을 독신으로 산 뉴턴이 개와 고양이를 길렀는데, 한 벽면에 고양이가 다닐 구멍을 하나 뚫어주었다. 그런데 구멍이 작아 개는 다닐 수 없겠다 싶어 그 옆에 큰 구멍을 또 하나 더 뚫었다. 친구가 물었다.“벽에 왜 구멍을 둘씩이나 뚫었어?”“개 하나, 고양이 하나가 필요하잖아.”“그럼 큰 구멍 하나만 뚫어 같이 다니면 되지.” “아, 참 그렇군.”또 뉴턴은 또 연구에 열중하다 계란을 삶기 위해 물을 끓이는 냄비 속에 계란 대신 회중시계를 넣어버렸다는 일화도 남기고 있다. 그런가 하면 더욱 우리를 아연케 하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 날 뉴턴이 난로 곁에 앉아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난로가 뜨겁게 달아올라 견딜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참다못한 뉴턴은 곧 하인을 불러 난로 속에 있는 불을 끌어내라고 했다. 하인은 답답하다는 듯 뉴턴에게 말했다. “아니, 난로가 뜨거우면 불을 끌어낼 게 아니라 교수님이 앉은 의자를 뒤로 좀 물리면 되지 않습니까?” 그제야 멍 때리는 표정으로 뉴턴이 대꾸했다. “아하! 그런 간단하고 좋은 방법이 있다는 걸 내가 왜 미처 생각을 못했지?”자신이 발견한 것을 남에게 빼앗길까봐 늘 전전긍긍했고, 동료 과학자들과 무섭게 경쟁적이었던 나머지 평생을 수많은 적들을 만들고 싸웠던 뉴턴은 영국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말처럼 ‘우정, 사랑, 부성애 결핍 등 인간적인 면에서는 최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미적분과 만유인력 발견 등으로 인류가 오늘의 문명사회로 성큼 다가서게 되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오늘날 로켓을 우주로 쏘아올리는 것도 뉴턴 역학 덕분이다.천재, 아인슈타인의 일화이런 뉴턴에 꿀리지 않는 클래스가 바로 아인슈타인이다. 나치의 유대인 박해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 있을 때 집이 가까워 점심은 늘 집에 와서 먹었다. 걸어서 다니면서도 늘 머릿속으로는 ‘연구’를 하던 그는 길에서 동료를 만나 연구 얘기를 하다가 헤어질 때 동료에게 물었다.“여보게, 내가 집 쪽에서 오던가 연구소 쪽에서 오던가?‘“집 쪽에서 오셨죠.”“아, 그럼 점심은 먹은 거로군.”아인슈타인은 또 20년이나 산 자기 집의 주소를 끝내 외지 못했다. 그래서 미국 뉴저지주 머서카운티 프린스턴시 머서가 112의 집주인은 매번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집을 찾을 수 있었다. 때로는 자신의 연구실로 전화를 걸어 주소를 알았다고 한다. 물론 20세기 최고의 과학천재가 머리가 나빠서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역시 고기능성 자폐증이다. 아인슈타인이 100년 전 발견한 상대성 원리로 인류는 우주의 탄생과 그 얼개에 대해 최초로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천재, 리언 레더먼의 일화중성미자의 정체를 밝히는 연구로 큰 성과를 거두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미국 물리학자 리언 레더먼이 다른 물리학자(리정다오)가 지하철에서 겪은 일을 <신의 입자>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맨해튼 지하철에서 한 노인이 기초 미적분학 문제를 풀던 중 어려운 부분에 막혀서 쩔쩔매다가 옆 좌석에 앉아 있는 생면부지의 승객에게 도움을 청했다. “저, 실례지만 혹시 미적분 할 줄 아십니까?” “아, 네. 조금 할 줄 압니다.” 그 승객은 노인의 문제를 받아들자 금방 풀어주고는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다.노인이 지하철에서 미적분학 공부를 하는 것도 드문 일이지만, 그 노인의 옆자리에 앉아서 문제를 풀어준 사람은 소립자론에서 이룩한 획기적인 업적으로 무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중국계 이론물리학자 리정다오(李政道) 컬럼비아대 교수였다.그러면서 레더먼은 자신도 지하철에서 겪은 일을 다음과 같이 너스레를 떨어가면서 풀어놓았다. 그도 지하철에서 뜻하지 않은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하필 환자들이 그가 있는 곳으로 모여드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그들 중 한 사람이 되었다. 여기까지는 오케이.그런데 잠시 후 간호사가 다가와 환자의 수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그 다음에 레더먼과 눈이 마주쳤고, 간호사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댁은 누구세요?” “아, 네. 저는 리언 레더먼이라고 합니다. 페르미 연구소의 소장이고 노벨상도 받았지요.” 그녀는 레더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계속 세어나갔다. “물론 그러시겠죠. 넷, 다섯, 여섯……”천재, 막스 플랑크의 일화양자이론을 제안하고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1918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막스 플랑크는 일찍이 두각을 나타내 27세의 젊은 나이에 교수가 되었다. 워낙 동안인 플랑크는 40대에도 청년의 얼굴 그대로였는데, 하루는 플랑크가 어느 강의실에서 강의를 해야 할지를 몰라 과사무실 직원에게 물었다. “실례지만 플랑크 교수가 강의하는 교실이 어딘가요?”직원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젊은이, 거긴 가지 말게. 자넨 너무 어려서 플랑크 교수의 강의를 이해하지 못할 거야.”나이 60세 때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플랑크는 이후 독일 전역에서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피곤한 사람은 플랑크뿐 아니라, 그를 싣고 독일 곳곳을 다녀야 했던 운전기사도 마찬가지였다. 그에 대해 약간 불만이 있었던지 한번은 강의하러 가는 도중에 운전기사가 뒷자리의 플랑크에게 한마디 툭 던졌다.“교수님 강의는 하도 많이 들어 저도 할 수 있겠습니다.”기사의 어깃장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모르지만 플랑크가 대뜸 이렇게 대꾸했다. “그럼 이번엔 자네가 한번 해보게나.”이렇게 하여 뜻하지 않게 운전기사가 강단에 서서 열이론인 복사이론을 열나게 열강했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강의 후 질문이 대뜸 날아들었다. 그러자 기사는 놀라운 임기응변을 보였다. “흠, 그런 질문은 제 조수가 답변해드리겠습니다.”플랑크가 얼른 강의를 배턴터치해서 무사히 끝냈다고 한다. 이런 인간미 넘치는 플랑크였지만 그만큼 비극적인 인생을 산 과학자도 드물다. 아내는 폐결핵으로 일찌감치 세상을 떠났고, 1차 대전에 참전한 큰아들은 베르됭 전투에서 전사했으며, 두 딸은 모두 아기를 낳다가 죽었다. 게다가 마지막 남은 둘째아들은 2차대전 중 히틀러 암살사건에 연루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 늙은 플랑크는 히틀러에게 달려가 탄원했지만, 1945년 끝내 사형이 집행되었다. 2년 후, 1947년 플랑크도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그는 끝까지 나치에 협력하지 않은 드문 독일 과학자였는데, 그를 기려 설립된 막스플랑크연구소는 세계적인 과학 연구기관이다.천재, 볼프강 파울리의 일화역대 물리학자 중 최강의 독설가로 볼프강 파울리를 추대하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1900년 4월 25일 오스트리아 빈의 유명한 유태인 과학자 집안에서 태어난 볼프강 파울리는 조숙한 천재로 어려서부터 총명함을 드러냈다. 1918년 뮌헨 대학 물리학과에 입학한 파울리는 19세 때 당시 대부분의 과학자들조차 난해한 수학과 생경한 개념으로 인해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웠던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대해 237쪽짜리 해설서를 썼다. 아인슈타인조차 이 해설서에 감탄했고, 아직까지도 특수 상대성 이론의 최고 교과서로 인정받는다.파울리는 이어 21살 때 이온화 수소 이론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1925년에는 파울리 배타 원리를 발견했으며, 27살로 취리히 대학 교수로 임명되었다. 1945년에는 파울리 배타원리 발견 업적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닐스 보어, 하이젠베르크, 보른, 디락과 함께 초기 양자역학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코펜하겐 해석자 멤버들 중 한 명이기도 한 파울리는 그의 천재성만큼이나 날카로운 논평, 강력한 독설로 유명했다. “새로 쓴 논문의 성공 여부를 미리 알고 싶으면 학술지에 발표하기 전에 먼저 파울리에게 검증을 받아보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그는 상대가 누구인지 가리지 않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부분이 눈에 띄면 가차 없는 독설을 날렸다. 한번은 파울리의 지도를 받던 제자가 연구논문을 발표했을 때, 말없이 듣고 있던 파울리가 마지막에 한 마디 내뱉었다. “자네는 나이도 젊은데 벌써 무명 물리학자가 되는 데 성공했구만.”파울리로부터 이런 말을 듣고 주눅 들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었다. 몇 달 후 그 제자가 다시 완성한 논문을 들고 찾아왔을 때는 과학사에 길이 남을 명언을 발사했다. “이건 틀린 정도가 아니야! 틀렸다고 말할 수조차 없는 지경이라고!”(Not even wrong!). 제자의 이름은 빅터 바이스코프인데, 스승의 혹독한 조련 덕분이었는지 다행히 훗날 훌륭한 이론물리학자가 되었다.이런 파울리의 독설은 자신이 아쉬운 부탁을 할 때도 여전했다. 한번은 자기 제자를 당시 과학계의 지존 아인슈타인에게 추천하는 편지를 쓴 적이 있는데, 그 내용이 가관이었다. “아인슈타인 선생님, 이 학생은 제법 똑똑하기는 하지만, 수학과 물리학의 차이를 잘 구별하지 못합니다. 선생님도 그렇게 되신 지 꽤 오래인 만큼 잘 보듬어주시리라 믿습니다.”천재성이냐, 창의성이냐인류사에서 천재가 각광 받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무렵부터다. 유럽의 계몽군주는 근대로 이행하는 급변기에 자신의 이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로 천재들을 활용했다. 모차르트가 신동 신화의 대표적 인물이 된 것은 근대 초기 시민계급 사회의 왕성한 교육열과 계몽군주들의 꿈이 만난 결과였다.20세기에는 많은 학자가 천재성의 원인을 밝히려고 노력했다. 스탠퍼드대의 심리학자인 루이스 터먼은 지능지수 검사법을 창시해 지능과 천재성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하지만 지능지수와 비범한 창조성 사이에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신경과학자들이 뇌의 활동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통해 서번트 증후군 등의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오늘날 천재에 대한 과도한 숭배 혹은 낭만적 우상화는 점점 찾아보기 힘들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다윈이 살던 시대와 달리 현대의 모든 분야는 전문화가 주류다. 한 명의 천재가 아닌 다수의 전문가가 활동하는 시대며, 다재다능한 천재의 비범함보다 대중지성이 각광 받는다. 그래서 최근의 천재성에 관한 관심은 한 인물에 대한 조명이 아니라 창의성에 대한 관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천재는 강요한다고 해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억지로 시킨다고 해서 원숭이가 시의회의 의원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토마스 섬머빌송기태 / 알파크루시스대 글로벌 온라인 학부장, 상담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