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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건강 관리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식품영양정보와 원재료를 확인해 자신에게 적합한 건강한 먹거리를 선택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식품 선택에 있어 중요한 영양 정보가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DB)를 기초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식품영양성분 DB는 탄수화물ㆍ단백질 등 식품에 함유된 고유 정보를 모아 놓은 것이다. 건강한 삶을 위해 기초적이며 필수적인 정보라고 할 수 있다.식품영양성분 DB는 국민이 자주 섭취하는 김치찌개 등 조리식품과 국내에 유통되는 가공식품 등에 대해 수집·분석한 정보로 구성된다. 또한 농식품부 등 생산단계 관리 부처에서 분석한 농‧축‧수산물 등 원재료성 식품 정보도 포함해 모두 9만105건의 식품영양성분 정보를 DB화해 개방하고 있다.이렇게 개방한 식품영양성분 DB는 소비자의 건강한 식품 선택을 위한 영양 표시 정보와 다양한 제품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별 건강 관리를 위한 ‘모바일 식이 기록 관리 앱’ 등에서 열량 산출의 기초 자료로 사용된다.또한 국민 영양 관리 정책의 추진 방향을 설정할 때에도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식품영양성분 DB는 공공 데이터 포털 및 ‘식품영양성분 DB 누리집(various.foodsafetykorea.go.kr/nutrient)’에서 확인할 수 있다.행복한 삶을 위해 건강은 필수 조건이고, 건강은 올바른 식품 선택에서 시작된다. 올바른 식품 선택의 근간인 영양 성분 정보가 학계ㆍ산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사용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와 함께 정확하고 신뢰성 높은 영양 성분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의 품질 관리를 강화한다. 또한 고품질의 영양 성분 정보를 누구나 쉽게 검색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식품영양성분 DB 누리집’을 개선할 계획이다.‘내가 먹은 음식이 나를 말한다’라는 말이 있다. 건강한 나를 위한 먹거리 선택을 위해 식품영양성분 DB를 찾아보는 현명한 소비자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

04/06/2023

처음 진료받으러 온 사람을 초진 환자, 두 번째 이상 오는 사람은 재진 환자라고 한다. 초진 환자 진료는 경험이 많은 의사들도 쉽지 않다. 혈액ㆍ소변검사와 혈압 측정, X선 촬영이나 초음파검사 등의 결과와 문진 등의 정보를 종합해 짧은 시간 안에 정확히 진단해야 하기 때문이다.환자가 호소하는 불편함의 원인을 찾는 진단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질환 치료법을 찾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건강검진에서 콩팥 이상 소견이 나왔다면서 진료받으러 온 초진 환자 A씨. 약을 처방하고 식사와 운동 요법 등을 간단하게 설명해준 뒤에 “일주일 뒤에 다시 병원에 오세요”라고 말했다.그런데 “네”라고 하면서 돌아서는데 표정이 밝지는 않다. 확실한 해결책을 주지 않고 왜 또 오라고 하느냐는 눈치다.‘모든 환자는 응급 환자’라는 말이 있다. 복통 환자든 암 환자든 아픈 사람은 누구나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뇌졸중, 급성 신부전 등의 응급 환자는 의사들도 최대한 빠른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만성질환자들에게도 시원한 치료법을 내놓고 싶은 마음은 의사들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단칼로 내려치듯이 해결할 수 있는 만성질환은 거의 없다.예컨대 콩팥이 나빠지는 원인은 무척 많다.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 홍반성낭창(루푸스) 등은 물론, 진통제, 위장약, 흡연, 술, 비만, 무리한 운동도 포함된다.어느 한 가지가 원인일 때도 있지만, 두세 가지 원인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은 더 까다롭다. 환자에게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약을 처방하면서 식사ㆍ운동 요법, 체중 감량, 소금 섭취 줄이기 등 실천 사항을 이야기해주고 1주일 또는 한 달 뒤 병원을 다시 찾아와 재검사를 받도록 한다.그러면 “얼마 전에 검사를 받았는데 왜 또 받으라고 하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사례도 있다.환자에게 검사의 불편함이나 추가 비용 부담을 주려고 일부러 또 검사하라고 하는 게 아니다. 처방한 약을 1주일 또는 한 달쯤 먹은 뒤 콩팥 기능에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를 확인하는 한편, 식사와 운동 등 생활 습관 변화를 어떻게 실천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환자는 “고기도 적게 먹고, 싱겁게 먹었습니다”라고 말하지만, 소변ㆍ혈액검사를 해보면 환자 말의 진실 여부가 바로 확인된다.만성질환 치료에서 환자의 성향 파악은 꽤 중요하다. 약을 먹어야 할 상황인데도 “체중부터 줄여보고 나중에 먹겠다”는 반응을 보이는 환자도 있다. 실현이 힘든 줄 알지만, 의사가 화를 내서는 안 된다. 또 약을 잘 먹겠다고 약속해놓고 제대로 먹지 않는 환자들도 있다.이처럼 의사의 처방은 처방전 발행에 그치지 않고, 환자가 약을 제대로 먹는지, 약효가 예상대로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 약물의 치료 효과를 확인하고, 환자가 치료 방침을 잘 따를지를 파악하려면 일정한 시간이 꼭 필요하다.그런데도 의사가 일부러 진료를 늦춘다거나, 병원에 여러 번 다니게 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지닌 사람도 더러 있는 듯하다. 처음 본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약을 찾아내고, 생활 습관 개선까지 완벽하게 실천토록 해 질병을 뚝딱 고치는 의사가 있다면 전설 속에 나오는 신의(神醫)일 것이다.

04/06/2023

C형 간염은 간에 감염된 C형 간염 바이러스가 면역반응을 일으켜 간을 손상하는 염증성 질환이다. C형 간염이 무서운 이유는 AㆍB형 간염과 달리 예방백신이 없는 데다 방치하면 만성간염에서 간경변(간경화)을 거쳐 간암으로 악화하기 때문이다. 간암 환자의 15%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꼽힌다. 평소 혈액을 통한 감염에 주의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을 ‘2030 바이러스감염 퇴치 인증 기준’에 도달하기 어렵고, C형 간염 퇴치가 어려운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 발효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BㆍC형 간염 감염은 경영책임자가 처벌받을 수 있는 중대산업재해로 명시돼 있다.다행히 대한간학회 등 관련 학회들이 간암을 일으키는 C형 간염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C형 간염 선별 검사를 올 하반기부터 국가건강검진(무료 검진)에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C형 간염, 증상 거의 나타나지 않아C형 간염은 B형 간염처럼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이전에는 수혈로 주로 감염됐지만 1991년부터 헌혈 혈액에 대한 C형 간염 바이러스 선별 검사가 보편화되면서 수혈로 인한 감염은 크게 줄었다.반면 정맥 주사 약물 남용ㆍ주사침 찔림 손상ㆍ침술ㆍ문신 등 오염 혈액에 노출된 경우가 절반을 차지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300만~400만 명이 감염되고, 이 중 절반 이상을 아시아 지역 환자가 차지하고 있다.국내 C형 간염은 수직 감염으로 주로 전파되는 B형 간염과 달리 성인에서 여러 경로를 거쳐 처음 바이러스에 노출된다. 이 경우 바이러스가 85%까지 자연적으로 없어지지 않고 만성 C형 간염으로 악화한다.문제는 C형 간염 환자의 80%는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복수ㆍ황달ㆍ간 종괴 등이 나타나면 간 질환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C형 간염은 현재 예방백신이 없어 알려진 혈액 전파 감염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아직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되지 않아 고위험군이라면 건강검진으로 본인의 C형 간염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C형 간염은 혈액검사로 알 수 있다. C형 간염에 감염됐다면 추가로 유전자형 검사를 실시한다. 1~6형 6가지가 있기에 정밀 유전자형 검사로 어떤 바이러스인지 구분해야 한다.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 약제나 치료 기간이 달라진다.검사법이 복잡한 대신 한 번 정확한 유전자형을 밝혀내면 치료제로 거의 완치할 수 있다. 치료는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사용한다. 치료 기간은 8주 정도 걸리고, 완치율은 98% 이상이다. 과거에는 인터페론이라는 주사제밖에 없었지만 그마저도 치료 기간 48주에 완치율도 60%에 불과했다.C형 간염은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간염을 거쳐 간경변, 간암으로 진행하기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다만 C형 간염의 경우 완치 후에도 안심은 금물이다. 간경변, 간암 발생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하고, 치료 후에도 면역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므로 언제 어디서 다시 감염될지 모르기 때문이다.권정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염 환자에서 가장 위험한 경우는 BㆍC형 간염 바이러스 양성이지만 증상이 없고 간 수치가 정상이라는 이유로 병원을 찾지 않을 때”라며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나와 있고, 여러 진단법으로 증상, 간 수치에 상관없이 정기 진료로 간경변 진행과 간암 발생 예방이 가능한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고 했다.◇예방백신 없는 C형 간염, 조기 검진 중요C형 간염은 지난해 8,308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예방접종 대상인 B형 간염과 달리 예방백신이 없어 조기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먹는 치료제를 복용하면 완치율이 100% 가까이 되지만 발견이 늦어 C형 간염으로 목숨을 잃을 때가 적지 않다.이에 질병관리청은 올해 하반기 C형 간염을 국가건강검진(무료) 항목에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년마다 국가검진에서 C형 간염을 검사하거나, 기존의 B형 간염 검사를 대체하는 방식 등이 거론되고 있다.대한간학회ㆍ한국간담췌외과학회ㆍ대한간암학회ㆍ대한간이식연구학회 등 4개 학회는 최근 가진 ‘The Liver Week 2023’ 간담회에서 “C형 간염 선별 검사를 빨리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대한간학회는 40~65세를 대상으로 C형 간염 선별 검사를 평생 1회 시행하는 검진 사업이 도입되길 바란다는 입장이다.장재영 대한간학회 의료정책이사(순천향대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C형 간염은 10만 명당 양성률이 0.75%고 확진자가 0.18%에 그치고 있지만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 가능성이 있어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되면 손해보다 이득이 큰 중요한 건강 문제”라고 했다.권대익 의학전문기자

04/06/2023

성인의 하루 소변 배출량은 1~1.5L다. 한 번 오줌 눌 때 350mL 정도가 배출된다. 배뇨 횟수는 계절·온도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성인은 하루 5~6회 정도다.그런데 기온이 올라가 땀을 많이 흘리거나, 심장에 문제가 생기거나, 출혈ㆍ감염 등 쇼크로 혈액을 충분히 콩팥으로 보내지 못하면 소변량은 크게 줄어든다. 콩팥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도 마찬가지다.소변은 냄새가 거의 나지 않고 약한 산성을 띠는 게 정상이다. 소변에서 암모니아 냄새가 심하게 난다면 탈수로 인해 농도가 짙어졌기 때문일 수 있다. 이 밖에 퀴퀴한 냄새는 간 질환이나 대사장애 때문일 수 있다. 달콤한 냄새는 대사장애가 원인일 때가 많지만 간혹 당뇨병 때문에 나타나기도 한다.소변의 정상 pH 농도(산염도)는 4.6~8이다. 소변 산성도가 심해져 pH 농도가 4.6 이하로 떨어지면 고단백식 섭취, 대사성 또는 호흡성 산증, 기아 상태 등이다.대사성 또는 호흡성 알칼리증, 채식, 암모니아 생성 세균에 감염돼도 소변이 알칼리성으로 변해 pH 농도가 8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오줌 비중(Urine-SG)도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오줌 비중은 소변에 얼마나 많은 물질이 들어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로 1.016~1.022이 정상 수치다. 오줌 비중이 1.000이라면 소변에 아무것도 녹아 있지 않는다는 뜻이다.오줌 비중이 높아지면 소변에 많은 물질이 녹아 있거나 소변 수분량이 부족해 상대적으로 물질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아침 첫 소변은 오줌 비중이 상대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이 밖에 질병 등으로 오줌 비중이 높아졌다면 심한 탈수ㆍ당뇨병 등이 있을 수 있다. 반면 오줌 비중이 줄었다면 수분을 과다 섭취하거나 콩팥 세뇨관 손상으로 소변이 농축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신석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보통 하루 150㎎ 미만의 단백질이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소변 내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면 콩팥 기능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며 “소량의 단백뇨라도 방치하면 콩팥 기능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했다.정상적인 소변 색깔은 맑은 황갈색으로 옅은 맥주 빛깔을 띤다. 소변 색깔은 소변의 농축 정도와 성분에 따라 정해지는데 적혈구의 대사 산물인 빌리루빈(Bilirubin)이 간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므로 약한 노란색을 띠게 된다.간염 등으로 황달이 심해지면 소변도 진한 노란색이 된다. 마라톤이나 행군, 장시간 등산 후 근육통과 함께 진한 갈색 소변을 볼 수 있다. 간혹 근육세포 파괴로 나온 미오글로빈(myoglobin)이 배설될 때 나타날 수 있다.콜라 색깔의 짙은 소변은 급성 신장염이 생겨 적혈구가 과다하게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나타난다. 새빨간 혈뇨는 대개 급성 방광염 때문에 발생할 수 있고, 흡연하는 고령 남성이라면 방광암이나 콩팥암을 의심할 수 있다. 옆구리나 하복부의 격렬한 통증이 동반되면 요로결석이 생길 수 있다.신석준 교수는 “소변에는 적혈구가 검출되지 않는 것이 정상이지만 소변으로 적혈구가 배출돼 붉은색 소변이 나타나면 콩팥이나 요로계 질환, 출혈성 성향 등이 있음을 암시한다”며 “혈뇨가 있으면 외상성 요로계 손상, 콩팥 또는 요로결석, 방광염, 방광암, 콩팥암 등이 있는지 정밀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권대익 의학전문기자

03/06/2023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2025년에는 전 인구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가 된다.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은 ‘무릎 관절염’이 가장 먼저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417만8,974명이며, 전체 환자의 83.5%가 60세 이상이었다. 남성 환자가 140만3,000여 명, 여성 환자가 277만6,000여 명으로 여성이 2배가량 많았다.◇로봇으로 수술 후 합병증 낮춰 고령 환자 부담 줄여무릎 관절염은 무릎 연골이 손상되고 닳아 관절뼈끼리 부딪혀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통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다. 연골 손상 정도나 증상에 따라 운동, 약물, 주사, 관절 내시경, 교정 절골술 등 보존적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연골이 모두 닳아 다리까지 심하게 변형된 말기라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관절 부위를 깎아내고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이다. 50년 이상 역사를 가진 인공관절 수술은 술기(術技)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최근에는 로봇 수술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현재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인공관절 수술 로봇은 스트라이커의 마코, 바이오메트의 로사, 스미스앤네퓨의 나비오, 큐렉소의 큐비스조인트 등이다. 이 중 마코가 36개 국에서 85만 건의 임상 사례와 300여 건의 연구 논문을 내놓았다.한국스트라이커 관계자는 “지난해 시행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60% 정도가 마코를 통해 이뤄졌다”며 “국내 마코 로봇 수술 2만2,553건(지난달 말 기준) 중 1만5,428건(70%)을 힘찬병원이 시행했다”고 했다.로봇을 이용한 수술은 정확도가 높은 게 장점이다. 손상된 관절 부위만 최소한으로 절개하고 정상적인 조직은 최대한 보존한다. 이로 인해 출혈도 적고, 다리 기능도 최대한 살릴 수 있다.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3차원으로 변환해 이를 바탕으로 환자의 무릎관절 구조와 질환 진행 상태를 파악해 깎아낼 범위와 인공관절 크기 및 삽입 위치 등을 계획할 수 있다.수술이 시작되면 집도의는 환자 무릎을 굽혔다 펴면서 컴퓨터로 계산된 수치를 보면서 관절 간 간격과 다리 축, 인대 균형을 맞춘다. 기존에는 이 부분을 온전히 의사 경험에만 의존했지만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계산해낸 수치를 참고해 수술을 시행한다.남창현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등이 참여한 정형외과 연구팀이 지난해 10월 국제 학술지인 ‘실험 정형외과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Orthopaedic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일반 인공관절 수술보다 인공관절의 삽입 위치, 수술 후 다리 축 정렬 등에서 정확도가 더 높았다.수술이 정확하면 출혈이 줄어 수술 후 합병증과 부작용 등이 낮아진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일반 인공관절 수술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 출혈량을 비교한 결과, 로봇 수술이 36% 정도 줄였다.2020년 5월 시행한 일반 수술 50건과 2023년 1월 시행한 로봇 수술 50건의 출혈량이 각각 744mL, 476mL였다. 출혈량은 수술 시와 수술 후 입원할 동안 피주머니를 통해 나온 혈액량을 모두 합친 수치다. 출혈량이 적으면 추가 수혈에 따른 각종 합병증ㆍ부작용ㆍ감염 위험 등이 낮아지고, 통증이 줄어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 이를 통해 고령 환자의 수술 부담을 줄여주게 된다.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목동힘찬병원은 2021년 9월부터 무릎 안쪽만 부분적으로 손상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부분 치환술에도 로봇을 도입해 200례를 넘었다”고 했다.◇심한 골다공증도 로봇 인공관절 수술 가능인공관절 수술도 물론 한계는 있다. 골다공증이 심하거나 골절로 허벅지뼈에 철심 등이 있으면 수술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들어 로봇 수술로 보완하고 있다. 로봇 수술은 허벅지뼈에 긴 구멍을 뚫지 않고 센서를 부착해 다리 축을 맞추기 때문이다.이정훈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다리가 너무 많이 휘었거나 무릎 가동 범위가 60도 미만일 때는 로봇이 데이터를 수집ㆍ분석하는 데 간혹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이때는 어쩔 수 없이 일반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인공관절 수술 후 운동과 생활 습관 교정 등으로 재활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수술 한 달 이후엔 평지 걷기나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 허벅지 근력을 키워 무릎으로 가는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꾸준한 체중 관리도 필요하다.무릎을 많이 굽히는 자세나 활동은 가급적 줄인다. 누웠다 일어나기 편한 침대를 사용하고 다리를 무리하게 굽히는 바닥보다 테이블과 의자를 사용하는 등 입식 생활로 바꾸는 게 좋다.권대익 의학전문기자

03/06/2023

앉아 있는 자세가 편한 자세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이런 자세는 척추에 큰 부담을 준다.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 있으면 척추가 감내해야 하는 하중이 커지며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하루 중 대부분 앉은 자세로 보내는 직장인이라면 허리를 구부정하게 구부리고 다리를 꼬는 등의 자세로 골반이 틀어지고 컴퓨터 화면을 보는 자세로 인해 허리 통증이 만성화될 가능성이 높다.또한 실내에서 계속 컴퓨터 스크린만 보고 있으면 자세가 나빠져 거북목이 될 수도 있고, 복부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습관적인 다리 꼬기, 골반ㆍ허리 건강엔 악영향허리디스크가 있으면 계속 허리가 아프고, 앉아 있거나 몸을 숙일 때 통증은 더 심해진다. 또한 목디스크는 신경이 압박되면서 손발 저림 현상에 심한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다리를 꼬면 척추가 비틀어지면서 척추 통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의자에 앉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다리를 꼬는 사람이 있다. 똑바로 앉는 것보다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가 더 편하게 느껴져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꼬게 된다. 이런 자세는 골반이나 척추가 이미 틀어져 있거나 불균형일 가능성이 높다.이처럼 몸을 지탱하는 중심인 골반과 척추가 틀어지면 신경을 자극하면서 골반 통증ㆍ요통ㆍ허리디스크ㆍ척추측만증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정상원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잘못된 자세가 편하다고 느껴진다면 이미 골반이나 척추가 변형된 것”이라며 “자신도 모르게 다리를 꼬거나 다리를 꼬는 일이 장기간 반복되면 근골격 통증과 변형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다리를 꼬고 앉으면 몸통 양 옆구리 내복사근을 불균형하게 사용해 몸통 비대칭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허벅지가 완전히 맞닿는 다리 꼬기 자세가 가장 좋지 않다.허벅지를 맞닿은 상태로 밀착하고 다리를 꼬면 꼰 다리 쪽 골반이 높아지고, 반대쪽으로 압력이 가중되는 불균형이 초래되고, 척추 각도도 변한다. 골반이 틀어져서 비대칭이 되면 한쪽으로 돌아가 양쪽 골반 크기나 높낮이가 달라질 수 있다.골반이 틀어지면 골반통이 생기고 여성은 치마가 돌아가거나 골반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평소 고관절(엉덩이관절)이 불편하거나 약한 사람은 다리를 꼬는 행동이 골반과 요추를 불필요하게 회전시켜 허리 뼈에 스트레스를 가하고 통증을 일으키거나 늘릴 수 있다.이런 습관이 장기간 반복되면 척추가 옆으로 휘는 측만증이나 척추가 앞으로 꺾이는 변형이 생기는 후만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이는 장기적으로 척추 퇴생성 변화를 촉친하고 허리디스크 같은 질환에도 취약해질 수 있다.척추가 비뚤어진 상태로 오랫동안 압박을 받으면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눌려 찌그러져 벌어진 쪽으로 밀려 나오면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정상원 원장은 “근골격계 건강을 위해서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다리 꼬기 자세는 허리뿐만 아니라 무릎 관절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했다.과도한 다리 꼬기 자세는 정맥 혈액순환을 방해해 다리 부종이나 정맥이 확장하는 정맥류 등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옆쪽 허벅지 근육이 짧아지면서 무릎 통증이 생기게 될 수도 있다.◇다리 꼬지 말고 바른 자세 유지를습관적으로 다리를 꼬지 않으려면 무릎 관절을 엉덩이 관절보다 약간 높게 해야 한다. 책상 앞에 앉을 때 의자 밑에 발판을 놓고 발을 올려 놓는 것이 효과적이다.또한 책상과 의자 사이를 최대한 가깝게 유지하고 팔걸이를 활용해 하중을 팔로 분산하는 것도 다리 꼬는 행동을 자제하는데 도움이 된다.앉아 있을 때 머리가 앞으로 숙여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엉덩이를 등받이에 밀착하고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충분히 닿도록 앉아야 피로를 예방할 수 있다.척추는 S자의 곡선을 유지할 때 스트레스를 가장 적게 받는다. 서 있을 때의 바른 자세는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어깨를 쫙 편 상태에서 허리를 반듯하게 펴고 배에 살짝 힘을 주는 것이다.걸을 때도 허리를 펴고 배에 살짝 힘을 준 상태도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앉아 있을 때의 바른 자세는 엉덩이는 의자 뒤까지 밀어 밀착 해 허리 곡선이 유지되도록 앉아야 한다. 더불어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는 허리 디스크와 근육에 부담을 주므로 30분마다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돌리거나 스트레칭하는 게 좋다.권대익 의학전문기자

03/06/2023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 위험의 정신 질환별 비교. 서울대병원 제공20~30대 젊은이가 우울증·불면증·조현병 등 정신 질환을 앓으면 심근경색 위험이 58%, 뇌졸중 위험이 42%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박찬순 임상강사와 숭실대 한경도 교수 공동연구팀이 2009~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655만7,727명을 추적 관찰하여 정신 질환 유무에 따른 심혈관 질환(심근경색, 뇌졸중) 발생 위험을 비교한 결과다.정신 질환을 앓는 환자는 일반인보다 기대 수명이 짧은데, 이는 정신 질환자가 신체 질환에도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특히 정신 질환자는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심혈관 질환’이 일반인에 비해 잘 발생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연구팀은 젊은 나이의 정신 질환이 평생 동안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20~30대 젊은 성인 650만 명을 정신 질환 병력 유무에 따라 구분하고, 7년 동안 심근경색 및 뇌졸중 발생을 추적 관찰했다.생활 습관(흡연, 음주)과 만성질환(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에서 정신 질환 유무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정신 질환은 우울장애ㆍ양극성장애ㆍ조현병ㆍ불면증ㆍ불안장애ㆍ외상후스트레스장애ㆍ성격장애ㆍ신체형장애ㆍ섭식장애ㆍ물질사용장애 등 10가지로 정의했다.신체형장애는 심리적 요인이나 갈등으로 인한 심리적 장애가 신체적 형태로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물질사용장애는 특정 물질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다양한 문제가 나타남에도 중단하거나 조절하지 못하는 질환이다.관찰 결과, 전체의 13%인 85만여 명에게 정신 질환 병력이 있었다. 7~8명 중 1명꼴로 정신질환을 앓았거나 앓고 있던 것이다.정신 질환 병력 유무에 따른 심혈관 질환의 상대적 위험을 비교한 결과, 정신 질환 병력이 있으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1.58배, 뇌졸중 발생 위험이 1.4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심근경색ㆍ뇌졸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은 정신 질환마다 달랐다. 모든 정신 질환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을 증가시켰는데, 특히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및 물질사용장애’ 병력이 있으면 심근경색 위험이 각각 3.13배, 2.47배까지 증가했다. 뇌졸중 발생 위험의 경우 ‘성격장애 및 조현병’ 병력이 있으면 각각 3.06배, 2.95배까지 증가했다.반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및 섭식장애 병력은 뇌졸중 발생 위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이 결과는 정신 질환 병력을 가진 20~30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또래보다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최의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았거나 받는 중인 젊은 성인에게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건강검진 및 생활 습관 개선이 중요함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정신 질환 치료 시 심혈관 질환 위험이 일반인 수준으로 정상화될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예방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최신호에 실렸다.권대익 의학전문기자

28/05/2023

Photo: Shutter stock목에 위치한 척수(중추) 신경이 눌려 전신 감각과 운동 신경, 반사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이 있다. ‘경추척수증’이다. 뇌졸중(뇌출혈, 뇌경색) 증상과 상당히 비슷해 ‘목중풍’으로도 불리고 있다.강경중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경추척수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발 이상으로 젓가락질, 글씨 쓰기, 단추 채우기 등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걸을 때 균형잡기 힘들어 자주 비틀거리거나 넘어지는 횟수가 잦다면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발병 원인으로는 경추 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이 가장 흔하고 이 밖에 인대가 뼈로 바뀌는 후종인대골화증, 퇴행으로 인한 뼈가 자라는 골극, 드물게 척수 종양 등이 있다.증상은 단계별로 다양해 다른 신경 질환과 구별하기 어렵다. 발병 초기에는 팔 저림, 목·어깨 통증 등이 나타나 단순 목디스크로 오인하기 쉽다.증상이 악화하면서 팔 감각과 운동 기능 저하, 마비감 등으로 뇌졸중으로 오해할 수 있다. 손발 마비감 등으로 뇌 질환이 의심돼 신경과나 신경외과 등을 찾는 경우가 많으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강경중 교수는 “경추척수증은 신경이 압박되는 목 아래 부분에서만 증상이 나타나지만, 뇌와 연관된 신경 질환, 예컨대 뇌경색ㆍ파킨슨병ㆍ루게릭병 등은 목 윗부분의 뇌신경 증상이 동반돼 나타난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했다.강 교수는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만으로는 경추 척수신경의 압박이 해결되지 않기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수술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했다.물론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증상만으로는 질환 여부를 구별하기 매우 어려워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병원에 방문해 필요한 검사를 진행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진단은 자기공명영상(MRI) 등의 정밀 검사와 전문의의 면밀한 진찰을 통해 내려진다.강경중 교수는 “경추척수증을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발 잇기 일자 보행으로 앞꿈치와 뒤꿈치를 이어 붙이면서 일직선으로 걷는데, 보통 열 걸음을 정상적으로 걷지 못하면 보행장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두 번째는 주먹을 최대한 빠른 속도로 쥐었다 폈다를 반복해보는 것으로 양손을 10초에 20회 이상 시행할 수 없으며, 점점 손가락을 펴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펴지 못하고 손가락이 벌어진다면, 경추척수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강 교수는 덧붙였다.그는 “전신의 저림 증상이나 감각 이상 등의 증상, 갑자기 대소변 기능 이상이 나타난다면 더 심각한 상태이므로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27/05/2023

뇌전증(腦電症·epilepsy)은 별다른 원인 없이 반복적인 발작을 일으키는 만성질환이다. 뇌전증 발작은 뇌신경세포의 발작적이며, 과동기화ㆍ과흥분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0명당 6명 정도가 발생하며 매년 10만 명당 20~70명이 새로 뇌전증 진단을 받는다. 특히 10세 이하와 60세 이상에게서 많이 발생한다.뇌전증이라도 증상과 예후(치료 경과)가 아주 다양하고 치료 방향도 달라진다. 이처럼 뇌전증은 보호자나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복합 질환일 뿐만 아니라 잘못 알려진 것도 많다.‘뇌전증 치료 전문가’ 김헌민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뇌전증은 복잡하고 다양한 만성질환이지만 잘 관리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오해를 많이 하는 질환이기에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뇌전증 발생 원인과 증상은.“어린이 뇌전증 발병 원인은 유전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다. 대표적인 원인은 선천성 뇌 손상, 뇌 기형, 선천성 대사 이상, 유전 질환, 뇌염 등 원인이 다양하고 발달 지연, 지적 장애, 자폐 등이 동반된다.증상은 뇌에서 과도한 전기활동이 발생하면 발작이 나타난다. 종류ㆍ모양이 매우 다양한데 가만히 있거나 멍하게 있으면서 반응이 없는 증상부터 팔다리나 온몸을 반복적으로 움찔거리기도 한다.뇌전증 진단은 뇌파 검사로 이뤄진다. 뇌전증 환자의 뇌파는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활동이 검출되는데, 이것을 기록하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아울러 뇌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영상 검사로 뇌의 구조적인 이상을 찾아낼 수 있으며, 최근에는 뇌전증의 유전적 관련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발작이 발생할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발작은 갑자기 발생하는데 대부분 넘어지거나 의식을 잃을 수 있기에 외상이 자주 발생한다. 아울러 전신 발작을 오랫동안 일으키면 뇌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아 뇌가 손상될 수 있다.발작은 대부분 2분 이내 멈추지만 5분 이상 지속되면 응급 상황으로 여겨 응급치료를 시행한다. 발작이 생기면 주변을 정리해 환자가 다치지 않게 하고 구토로 인한 기도 폐쇄가 있을 수 있기에 환자 몸을 옆으로 돌려줘야 한다. 숨을 잘 쉬지 못하는 청색증이 나타나면 호흡을 보조해준다.”-뇌전증은 치료하기 어려운데 관리법은.“뇌전증의 가장 기본적인 관리는 환자가 다칠 수도 있는 발작을 조절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어린이 환자는 약물로 발작을 조절할 수 있으며, 60~70%가 성장하면서 뇌전증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약물은 항뇌전증약(항경련제)을 사용하며, 발작 발생 가능성이 없을 때까지 진행한다. 관리 기간은 질병 및 개인마다 다르고, 약 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담당의사와 상담 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뇌전증은 자연스레 없어지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3년 정도 발작이 없고 뇌파가 정상이라면 점차 복용량을 줄일 수 있다.난치성 뇌전증 환자는 약물 효과가 낮으며, 고용량 약물을 사용하기에 부작용도 증가한다. 아울러 발달 지연ㆍ지적 장애ㆍ자폐 등 다른 질환도 동반되고 발달 조절도 어렵다. 이때 ‘케톤생성식이’ 같은 식이요법이나 수술을 시도할 수 있다.예전에는 뇌전증 수술할 때 두개골을 열고 전극을 넣어 검사했는데, 최근에는 최소침습수술을 진행한다. 아울러 웨어러블 장비를 이용해 뇌파를 측정하고 발작을 탐지하는 기술도 개발됐다. 이처럼 뇌전증 치료를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뇌전증은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라 환자가 쓸 수 있는 앱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약물을 사용하면 부작용이 많다는데.“대부분의 보호자들은 부작용으로 약물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러나 발작을 조절할 수 없다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부작용은 일부 환자에게만 나타나며, 1~2가지 약제를 사용할 때는 나타나는 부작용도 크지 않다. 대부분의 항경련제는 처음 사용하면 졸리고 어지럽고 멍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소량으로 시작해 서서히 양을 늘리면 잘 적응할 수 있다.이 밖에 부작용이 나타나면 담당의사에게 말하고, 장기간 사용해야 하므로 부작용이 심하면 약을 바꿔야 한다. 약물마다 부작용이 다르고 어떤 환자에게는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기에 환자와 보호자는 복용 약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한다.”-사회적 편견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뇌전증 환자의 일생에서 발작이 나타나는 시간은 0.1% 미만이지만, 환자나 보호자들은 발작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99.9% 시간을 보낸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와 가족을 더 힘들게 하는 건 뇌전증에 대한 잘못된 지식과 편견에서 비롯되는 사회적인 낙인이다.뇌전증 환자가 잘 치료하고 학교ㆍ사회에서 건강하게 지내려면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혹시라도 길에서 발작을 일으킨 환자가 보이면 재빨리 119에 신고하길 바란다. 또한 환자가 다치지 않도록 주위를 정돈하고 구토를 일으키면 기도 확보를 위해 몸을 돌려주는 게 좋다. 이후 환자가 의식이 돌아왔을 때 당황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주면 환자가 당황하거나 불편해하는 걸 줄일 수 있다.”권대익 의학전문기자 

27/05/2023

방사능 검사를 위해 채취한 시료(생선)를 자르고 있는 모습. 최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사고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기로 했다는 언론 보도로 많은 분이 불안해하고 있다. 또한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 생선ㆍ미역ㆍ소금 등을 미리 냉동실에 저장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도 있다고 한다.우리가 불안해하는 방사능은 과연 무엇일까. 방사능은 방사선을 내는 능력으로 일상생활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방사선에 노출된다. 자연 방사선은 토양ㆍ음식물ㆍ해수 등 자연환경 속에서 존재하며 우리나라에서 자연 방사능에 노출됐을 때 인체에 연간 3밀리시버트 정도 영향을 받는다.또한 가전제품과 X선 촬영, 암 치료 장비 등을 통해 인공 방사선에도 노출될 수 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는 식품을 통해 인공 방사능에 노출되는 것을 연간 1밀리시버트를 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한편 방사능 강도를 측정하는 단위는 베크렐(Bq)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국가는 방사성 세슘을 검사해 식품이 방사능에 오염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식품에서 100베크렐의 세슘 기준을 정해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이 기준은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제 기준보다 10배 이상 강화된 기준치로 국제 기준에서 정하는 노출 제한선량(연간 1밀리시버트)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그러면 현재 일본에서 수입되는 식품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의 모든 수산물과 15개 현 27개 농산물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그 외 일본산 식품도 모두 방사능 검사를 실시해 미량이라도 방사능이 검출되면 스트론튬 등을 포함한 추가 핵종 증명서를 요구해 사실상 국내로 반입되지 못한다. 또한 일본산 수입 식품의 방사능 검사 결과는 ‘수입 식품 방사능 안전 정보’ 누리집(radsafe.mfds.go.kr)에 매일 공개하고 있다.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일본산 식품의 수입 규제가 풀린다는 가짜 뉴스가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우리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수입 규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다.

27/05/2023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되면 현행 감염병예방법에서는 ‘비대면 진료’가 불법이다.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 1일부터 비대면 진료를 시범사업의 형식으로 지속한다고 한다.비대면 진료 찬성자들은 의료 접근성 확보와 수년간의 경험상 별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내세운다. 반면 대부분이 의사인 신중론자들은 환자 상태 파악이 불완전해 발생할 수 있는 환자 안전과 의료사고 발생 위험성이나 책임 소재 불명확성 등을 들어 코로나19처럼 특수하고 제한된 상황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진찰’의 전통적인 개념은 환자 증세와 병력을 묻는 문진(問診), 눈으로 살펴보는 시진(視診), 손으로 만져보는 촉진(觸診), 몸을 두드려 반응을 보는 타진(打診), 몸에서 나는 소리를 들어 판단하는 청진(聽診)을 말한다.그러나 비대면 진료는 전화기 화면으로 얼굴만 보고 진찰을 대신해야 하니 촉진과 청진은 아예 불가능하다. 첨단 기술 시대에 무슨 촉진이나 청진이 필요하냐고 할지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 우리에게도 많이 발생하고 서양인은 55세가 되면 3명 중 1명이 앓게 되는 심방세동은 진맥(診脈)만으로 80% 이상 진단할 수 있다. 세계적 진료 지침에서도 심방세동의 스크린으로 진맥을 권할 정도이니 우리는 전화선에 실을 매달아 손목을 진맥해야 할 모양이다.TED ‘의사의 손길’이란 영상을 소개한다. 의식이 혼미해 응급실로 들어온 여성 환자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했더니 온몸에 퍼진 유방암이 발견되었다. 환자는 최근 2년 동안 서너 군데 병원에서 진찰한 적이 있으나 어느 의사도 유방을 촉진하지 않았다. 여성 가슴을 손으로 진찰하는 일이 꺼려 그랬으려니 추측하지만 제대로 진찰했다면 유방암을 놓치진 않았을 것이다.코로나19를 겪으며 비대면 진료를 경험했지만 괜찮았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유방암 환자도 문제가 드러나기까지 2년이 걸렸고 제대로 된 진찰을 받지 못한 결과가 이 같은 비극이 될지 아무도 몰랐다.보완하지 않으면 지금의 비대면 진료는 ‘깜깜이 진료’가 된다. 정확한 환자 상태 파악이 어려우니 약 처방전 리필에 그치기 쉽다. 초진에서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자는 의견도 있다. 관상만 보고 진단 처방까지 하라니 의사더러 점쟁이 흉내를 내라는 것과 같다.비대면 진료가 자리 잡으려면 꼭 필요한 게 있다. 환자ㆍ의사 사이의 원격 환자모니터링이다. 실시간으로 환자의 바이털 사인(혈압 맥박 호흡수 체온 산소포화도 등)을 확인하고 심전도를 모니터하고 필요하면 원격 청진까지 할 수 있다면 의사나 환자 모두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현행 의료법 34조는 의사 사이에서만 원격으로 의료 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게 되어 있다. 비대면 진료에서 정작 필요한 병원 밖 의사ㆍ환자 간 원격 환자 모니터링은 법적 근거가 없으니 안타깝다.과학기술이 발달해도 환자ㆍ의사 관계에 있어 ‘진찰’이 갖는 의미는 상징적일 뿐만 아니라 실제적이다. 진료 현장에서 이미 진찰이 소홀해졌지만 준비되지 않은 비대면 진료는 그나마 남아 있는 진찰의 의미를 송두리째 뿌리 뽑을 것이다. 비대면 진료에 초진을 허용하는가 아닌가는 오히려 사소하다. 인간 환자와 인간 의사가 진찰을 통해 생기는 작더라도 따뜻한 교류가 끊어지는 게 안타깝다.

27/05/2023

간암은 발생률뿐만 아니라 사망률도 높은 ‘독한’ 암이다. 간암 발생률은 10만 명당 31.4명으로 일본의 2배, 미국의 3배나 많다. 간암 5년 생존율은 37.7%로 예후(치료 경과)가 불량해 암 사망률은 폐암에 이어 2위다.이 같은 간암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생존 기간이 3개월에 그친다는 연구 결과(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도 있다. 그러나 작은 종양을 일찍 발견하면 수술ㆍ간이식ㆍ간동맥 화학 색전술ㆍ고주파열치료술 등 다양한 치료법을 쓸 수 있기에 생존율도 높일 수 있다.◇간암 증상 악화된 뒤에야 발생간암은 대부분 만성 BㆍC형 간염, 간경화, 알코올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하지만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남순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은 바이러스ㆍ알코올ㆍ지방ㆍ약물 등의 공격을 지속적으로 받아 70~80%가 파괴돼도 위험 신호를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며 “간 자체에 신경세포가 매우 적어 염증이나 간암이 발생해도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암이 커지면서 간을 둘러싼 피막을 침범한 후에야 불편함을 느낀다.그런데 정기 건강검진 등으로 간암을 조기 발견해 적극 치료하면 완치율이 90% 정도 된다. 암이 전이되지 않은 데다 간 기능 상태가 좋아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이승환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교수는 “따라서 간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종양 표지자 혈액검사(알파 태아 단백 검사)와 간 초음파검사를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받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또한 간 기저 질환자는 더 자주 검사해야 한다. BㆍC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가 가장 고위험군이고, 지방간이나 알코올성 간암 환자도 꽤 있기에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간경변 환자라면 2~3개월에 한 번씩 검사하는 게 좋다.하지만 수술이 가능한 조기 간암은 간 초음파검사만으로는 절반 정도밖에 발견할 수 없다. 최준일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특히 비만ㆍ알코올 섭취 등으로 지방간이 심하거나 간경화가 많이 진행됐다면 초음파검사만으로 간 전체를 관찰하는 게 불가능하기에 초음파검사의 진단 능력이 더 떨어진다”고 했다.이에 대한간암학회와 국립암센터 간암 진료 지침은 간암 검진 시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권하고 있다. CT나 MRI 검사는 지방간이나 간경화 정도에 따라 진단 능력이 달라지지 않고, 조직 검사를 하지 않고 간암을 진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최준일 교수는 “따라서 만성 BㆍC형 간염, 간경화 환자 같은 간암 고위험군은 CT나 MRI를 이용한 간암 검진을 시행하는 게 좋다”며 “이들의 간암 발생 가능성이 연간 2~3% 정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혈액검사에서 간암 종양 표지자가 증가됐을 때에도 CTㆍMRI를 이용한 간암 검사가 권장된다.◇B·C형 간염 예방 중요…2년 내 재발률 40%간암을 예방하려면 간경변 원인이 되는 BㆍC형 간염 예방이 중요하다. B형 간염은 예방백신 접종으로 막을 수 있다. C형 간염은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못해 혈액이나 분비물을 통한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알코올성 간경변을 예방하려면 과음을 피하고, 알코올성 간 질환이 발생하면 반드시 금주해야 한다. 최근 과체중과 운동 부족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인한 간 손상도 문제되고 있다. 적절한 신체 활동과 식단 조절 등으로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또 간암은 재발률이 높다. 수술해도 2년 이내 재발할 확률이 40% 이상이다. 남순우 교수는 “간암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CTㆍMRI 검사를 해야 한다”며 “간암은 일찍 발견해야 치료 옵션이 더 많다”고 했다.종양 크기가 작고 혈관 침범 등이 없는 초기 단계(암 종양이 1개이고 지름 3㎝ 이하)에는 간 절제 수술이 원칙이다. 물론 조금 크더라도 간 상태가 나쁘지 않고 수술이 가능하면 수술로 간을 절제하는 게 좋다.지름 1~2㎝ 미만의 작은 간암이라면 고주파 열 치료를 통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초기 간암 치료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간이식이다.다만 간암은 아주 초기에 발견하기 쉽지 않고 대부분 초기 상태를 벗어난 이후에 발견되므로 ‘간동맥 화학 색전술(Transcatheter arterial chemoembolizationㆍTACE)’을 가장 많이 시행한다. 대퇴동맥 혈관을 통해 간 동맥으로 카테터를 넣어 항암제와 색전 물질을 직접 주입하는 시술이다.종양 크기가 크고 암이 혈관을 침범했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된 진행성 간암에는 경구 항암제(넥사바, 스티바가, 렌비마 등)나 주사 항암제(옵디보, 테센트릭 아바스틴 등)로 병 악화를 늦출 수 있다. 하지만 간 절제술이나 간동맥 화학 색전술보다 효과가 떨어지므로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된 간암은 항암제를 주로 쓴다.

21/05/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