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OpenStreetMap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의 대형 교량인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이하 키 브리지)가 대형 컨테이너선 '달리호'의 충돌로 인해 붕괴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사고는 출항 후 30분도 채 되지 않아 발생했으며, 선박은 정전으로 인해 통제력을 상실했다.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적의 달리호는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1시경 볼티모어항을 떠났다. 하지만 출항 24분 만에 선박 조명이 깜박이며 전체적인 정전 상황에 빠졌고, 이는 엔진 출력 중단 및 항법 장치 사용 불가를 의미했다.이어진 충돌로 인해 교량의 구조물이 손상되고, 교량 상판이 물속으로 떨어지며 키 브리지의 약 2.6㎞ 길이 구간이 완전히 붕괴되었다. 다행히 선박의 신속한 대응으로 더 큰 참사는 막을 수 있었으나, 다리 위에서 보수 작업 중이던 인부 8명 중 2명만 구조되었고 나머지 6명은 실종 상태이다.Photo: X(Twitter)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WSJ는 '오염 연료' 사용이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오염된 연료는 선박의 주 발전기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정전 발생 시 비상 발전기의 가동에도 한계가 있고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또한 WP는 달리호가 과거에도 추진 및 보조기계 관련 문제를 겪었던 것으로 보도하면서 선박 시스템 자체의 결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이번 사고로 인해 볼티모어 시장 브랜던 스콧은 깊은 탄식을 내뱉었으며, 당국은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낮은 수온과 시간 경과를 고려할 때 생존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고 있다. 볼티모어항의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붕괴 사고가 미국 내 주요 교통 및 물류 허브인 볼티모어항의 전면 폐쇄로 이어지면서 경제적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볼티모어항은 미국 최대 자동차 수출입 항구로, 이번 사고로 인한 공급망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미 파나마 운하의 가뭄과 홍해 분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에 이번 사고는 또 하나의 큰 비극으로 다가오고 있다. 대체 항만의 사용 가능성이 제한적인 현 상황에서 공급망이 추가적인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사고로 인한 보험금 규모는 15억 달러(약 23억 호주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어, 경제적 손실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메릴랜드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교량 재건 비용을 연방정부가 전액 부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고와 관련하여 테러 정황이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