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을 거친 지난 8개월 동안 본지에 독자의 편지 등 외부 기고가 많이 접수됐다. 최근에도 독자들이 종종 기고를 한다. 바람직한 현상이다. 시국과 관련해 물론 신문사에서 한인들에게 글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다. 본지가 받은 외부 기고나 독자의 편지 중 약 30%는 게재하지 않았다. 이유는 시사성 칼럼에서 지나친 정치적인 견해, 편향성, 확인되지 않은 사실 나열이 문제되는 경우였다. 또 특정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도 있었다. 언론사로서 명예훼손(defamation) 부분을 당연히 확인해야 할 점이다. 문학 작품(시) 형태를 취한 정치성 메시지도 있었다.
어렵게 쓴 글을 게재하지 못한 점은 아쉽고 유감스럽다. 그러나 게재를 하지 않는 것이 한인커뮤니티와 신문사를 위해 또 공익성을 위해 더 좋을 것이란 판단을 내렸다.
짐작하듯 대표적인 부정적인 내용은 지난 5.9 한국 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과 음해성 공격이었다. ‘가짜 뉴스’를 인용한 사례가 많았다. 대선이 끝났지만, 물론 대선 전보다는 현저히 줄었지만 아직도 이런 저급한 중상모략이 일부 유권자층에서 먹히는지 가짜뉴스의 유튜브를 보내는 사례가 있다. 화가 덜 풀린 모양이다. 카톡을 통해 지인도 아닌 사람들에게 마구 유포하면서 “믿으라..이런 천인공로할 자가 대선 후보로 나왔소! 세상은 분노해야 합니다! 등등 이런 행위를 보면서 한가지 장면이 떠올랐다.
한국에서 요즘은 없어졌는지 모르는 ‘예수 천국’ ‘불신 지옥’ 간판을 몸에 걸고 스피커를 들고 다니며 길거리에서 과도한 선교 행위를 하던 모습이다. 그 많은 인파가 모이는 서울 명동 거리에서 과거 이런 ‘막가파식 전교’ 행위를 자주 목격했다. 본지에서 기고나 독자의 편지를 반려했다고 기분이 좋을리 없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굳이 명예훼손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외부에 신문사의 반려를 비난할 때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반려한 글을 카톡으로 주변, 지인들 수십명 때로는 1백명 이상에서 유포하며 신문사 또는 편집인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욕을 퍼붓는 몰상식한 행동을 한 경우도 있다. 관련 카톡 내용을 필자가 고스란히 전달받은 사례도 있다. 지난 주 한국 경찰은 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을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등 허위사실을 총 1천여명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신 구청장은 19대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위반 혐의는 공직선거법(허위사실유포·부정선거운동)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명예훼손) 등이다.신 구청장은 단체 대화방 총 6곳에 19차례 허위사실을 올렸으며 일대일 대화방으로도 총 25명에게 64회에 걸쳐 비방글을 전송했다.
경찰은 직접 허위사실을 수신한 이가 약 1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허위 유포한 내용은 '놈현·문죄인의 엄청난 비자금', '세월호의 책임은 문재인에 있다', '양산의 빨갱이 대장 잡으러 간 태극기 애국보수 국민 영상', '문재인을 지지하면 대한민국이 망하고 문재인은 공산주의자다' 등 이었다.
한국에서 해외 동포들에게 다소 부정적인 시각 인식이 있었던 시절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다수의 한인 동포들이 민간 외교사절 역할을 하며 열심히 살고 있지만 해외 한인들이 한국에서 좋은 이지미를 받으려면 한국이나 주재국 사회에 무언가를 기여하고, 대화를 통해 고개가 끄떡일 수 있는 논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편협되지 않게 편식하지 말고 다양한 논조의 언론 매체를 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이념, 정치 철학은 물론 동포 사회의 의식과 정서도 정말 업데이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호주 정계에 재진출한 폴린 핸슨 원내이션당 대표(연방 상원의원)가 20년 전 편협한 정치적인 주장을 하면 호주 매스컴은 사설이나 칼럼을 통해 ‘이제 성숙해지라’는 조소성 어드바이스를 붙이곤했다. 사회적 외면 속에 숨어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일부 소수의 한인들에게 딱 하고 싶은 메시지가 바로 이것이다. “제발, 성숙해 지세요. 더 이상 동포사회 망신시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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