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업소록 |

자유-국민 연립 야당의 한심한 ‘몽니 부리기’  호주 연방 정부가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의 노동당 정부로 교체된지 약 70일 지났다. 정부 교체로 인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일까? 코로나 팬데믹 여파와 경제적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지목할 수 있다.그러나 경제학자인 로스 기틴스(Ross Gittins) 시드니모닝헤럴드지 경제 부장(Economics Editor)은 ‘기후변화(climate change)’를 가장 중요한 아젠다로 꼽았다.  이유는 환경 없는 경제가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경제와 환경은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한 예로 호주에서 생산, 공급되는 야채 중 하나인 양상추(iceberg lettuce) 가격이 무려 $10로 치솟았다. 가격 폭등의 원인은 가뭄의 연장된 영향에 최근 홍수 여파가 겹쳐진 결과 때문이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지난 2018년 극단적인 혹서(extreme heatwave) 현상이 있었을 때 약 2만3천마리의 박쥐(flying foxes)가 폐사 당했다. 흔했던 박쥐가 이제 멸종위험종이 됐다.2019-20년 대산불(the Black Summer)로 인해 호주 인구의  80%가 스모크 영향을 받았으며 약 420명이 숨졌다.   생산물 가격 폭등, 동물의 집단 폐사, 인명 피해는 환경과 경제가 서로 분리할 수 없는 관계임을 뚜렷하게 입증하고 있다. 기틴스 경제학자는 ‘손상된 환경은 살 수 없는 경제를 초래한다(A wounded environment leads to an unliveable economy)’는 제목의 3일자 칼럼(시드니모닝헤럴드지)에서  “인간이 환경에게 너무 심한 피해를 주었기 때문에 이제 환경이 반격을 시작했다(we’ve hit the environment so hard, it’s started punching back)”라고 일갈했다.  인간의 환경 파괴는 매우 다양하다. 동물 보호지역과 개체 파괴, 환경에 유해한 동물과 식물 소개, 공해와 오염, 쓰레기, 토양과 수질의 염분화(salinity), 과도한 수산물 채취(overfishing)로 어류 멸종 등등.. 그러나 가장 중요한 피해는 기후변화다. 지난 5년동안 호주에서 극단적인 홍수, 가뭄, 혹서, 폭풍우, 산불이 발생했다. 이런 자연재난의 1차적 피해는 수백만 마리의 동물 폐사와 주거 공간 파괴, 대보초의 백화 피해 확산, 가옥 파괴, 가축 손실 등이다    기틴스는 “최근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이벤트는 연속  이자율 인상이 아니며 지난달 타냐 플리버섹 환경장관이 공개한 호주환경 실태 보고서(State of the Environment report)였다. 전임 스콧 모리슨 정부는 5년 주기로 발표된 이 2021년 보고서를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반면 알바니지 정부는 국민들에게 나쁜 뉴스이지만 공개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하는  용기를 가졌다”라고 말했다.이 보고서의 중요성은 그동안 피해 상황의 실태 파악만이 아니라 환경을 파괴한 인간에게 피해를 준다는 점을 분명히한 것이다. 그런 배경에서 기틴스 대기자는 ‘환경의 반격이 시작됐다’고 표현했다. ‘대기자’다운 기틴스의 날카로운 분석이다.  5년 주기의 환경 보고서는 “기후변화가 모든 다른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라고 경고했다. 과거 보고서도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갈수록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경고했고 미래의 피해도 이미 경고했다. 그러나 호주 정부, 특히 지난 9년반 집권했던 자유-국민 연립 정부는 기후변화에서 매우 미온적인 입장을 취했고 사실상 관련 경고를 무시한채 립서비스로 일관했다. 모리슨 전 총리는 국제 회의장에서 “향후 기술발전에 의존해 기후변화를 해결할 것”이라는 발표로 세계의 조롱거리가 됐다.    정부 교체 후 처음으로 시작된 의회에서 집권 노동당은 기후변화 법안을 상정했다. 골자는 2030년까지 호주의 탄소 배출을 2005년 수준의 43%까지 감축하고 2050년 넷제로(net-zero)를 달성하는 로드맵과 실행 방안을 법제화하는 것이다. 이같은 호주의 기후변화 법제화 추진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늦었지만 정부 교체로 이제라도 시작을 준비할 수 있게 될 것 같 다. 2030년 43% 감축 목표가 너무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녹색당은 정부 법안에 대해 찬반 격론 끝에 일단 법안을 통과키는 것으로 당론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천만다행이다. 9월로 예상되는 상원 통과에서 녹색당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녹색당은  추가적으로 요구하는 석탄 및 개스 화력발전소 신설 금지를 다른 법안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반면 야당이 된 자유-국민 연립은 기후변화 법안에 반대 당론을 모았다. 총선을 통해 분명해진 국민 다수의 기후변화 행동 촉구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립이 의존하는 후원 세력이 탄소배출 산업(자원, 제조업, 농축산업 등)과 직간접적인 연관성이 크기 때문일 수 있다. 어차피 총선에서 졌는데 지지 세력에게 반감을 주지 말자는 속셈인가? 역으로 총선에서 패배했으니 이번 기회를 통해 부족한 정책을 보완하는 기회로 만들 수 없을까? 특정 산업의 이익을 대변하기위해 이런 ‘시대착오적인 연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바로 자유-국민 연립의 한계이고 총선 패배의 주요 요인이었다.  5년 주기의 환경 실태 보고서를 총선 전 은폐한 수잔 리 전임 환경 장관은 현재 연립 야당인 자유당 부대표로 활동 중이다. 그는 은폐한 이유에 대해 “장관이 의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유당이 지난 총선에서 혼쭐나며 16석 이상 의석을 빼앗기는 대패를 당한 배경에 바로 이같은 ‘억지와 생떼’, ‘후안무치’가 한 몫 했다. 그럼에도 환경 실태 보고서 은폐에 이어 기후변화 법안에 반대한다니.. 아직 정신을 못 차린게 분명하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04/08/2022
시론 - 고직순 편집인

27일 의회에서 등원 연설을 하는 샐리 시토우 하원의원총선 후 새 호주 의회가 열리면 새 당선자들은 회기 첫날 취임 선서를 한다. 26일 개회한 47대 연방 의회는 호주 역사상 가장 다양성이 커진 의회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여기서 ‘다양성’이란 인종, 종교, 출신 배경을 의미하는데 특히 비유럽계로 압축할 수 있다. 여성 의원 숫자도 최다가 됐다. 원주민계 의원은 새 의원 4명(상원 2명, 하원 2명)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가장 많아졌다. 아시아계 의원들도 종전보다 늘었다. 샐리 시토우(리드, 노동당), 다이 리(파울러(Fowler), 무소속), 팀 림(탱그니(Tangney), 노동당), 카산드라 페르난도(Cassandra Fernando, 홀트(Holt), 노동당) 자네타 마스카렌하스(Zaneta Mascarenhas, 스완(Swan), 노동당) 다섯명이다. 호주 의회에서 최초로 히잡(hijab)을 쓴 무슬림 여성 의원도 탄생했다. 서호주 담당인 파티마 페이만(Fatima Payman) 상원의원(노동당)이 주인공이다. 27세로 아프가니스탄 난민 출신이다. 그녀와 연합호주당(United Australia Party) 소속인 랄프 바벳 상원의원(Senator Ralph Babet)은 인종적으로 모리셔스계 후손(Mauritian descent)들이다.  초선은 아니지만 노동당의 무슬림계 의원 2명이 장관으로 임명됐다. 에드 후지치(Ed Husic) 의원이 자원 및 산업 장관(Minister for Resources and Industry)으로, 여성인 앤 알리(Anne Aly) 의원이 아동조기교육 및 청소년 장관(Minister for Early Childhood Education and Youth)으로 발탁됐다. 27일 일부 신임 의원들이 첫 등원 연설(inaugural/maiden  speeches)을 했다. 이중 샐리 시토우 의원은 특히 주목을 받을만 했다. 중국계인 그녀는 라오스에서 출생했고 자랐다. 그녀의 부모는 베트남 전쟁 기간 중 라오스를 탈출해 난민으로 호주에 정착했다. 시드니 남서부 카브라마타에서 성장한 그녀와 남동생은 가족 중 첫 대학 진학자였다.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 중 호주 최초로 연방 의회에 진출한 파티마 페이만 상원의원  그는 의회에서 ‘인적 구성 변화’가 왜 중요한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의회에서 다양한 배경의 의원들이 늘어난 것은 지역사회를 더 잘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진보다. 나는 오늘 하원(House of Representatives)을 둘러보면서 ‘지역사회를 진정으로 반영하고 대표하는(truly represents) 사람들로 구성된 집’이란 의미가 하원 명칭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아시아계 이민자 출신인 나같은 사람이 호주 의회에 선출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단지 다양성 때문만이 아니다. 호주 의회를 더 좋게, 호주 민주주의를 더 강력하게 만들 수 있는(make our parliament better and our democracy stronger) 호주 스토리를 포용하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는 공포심 때문에 호주 도착 후에도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들이 오늘 의사당 객석에 앉아 딸의 연설을 듣고 있다. 이 순간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백호주의 이민정책에서는 나같은 사람을 위한 공간이 없었고 원주민들도 부정됐다. 그런 결정은 공포와 이민의 실패에 근거한 것이다. 고프 휘틀램 전 총리가 1973년 백호주의를 종식했다. 의회 지도자들은 공포가 아닌 희망과 동정심(hope and compassion)으로 잠재력 실현과 약속 실천이 가능해졌다. 다양성으로 약화가 아닌 강화된 나라를 상상한다.“ “인종을 이민정책의 한 요소로서 초당적으로 제외한 것은 편견에 대한 동정심의 승리이고 공포에 대한 이성의 승리”라는 봅 호크 전 총리의 말을 인용한 시토우 의원은 “선출된 정치인들의 다양성이 다문화 호주를 진정으로 대변한다(truly represent)는 점에서 47대 의회를 새 시대를 열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비 유럽계의 새 얼굴들이 늘어나면서 새 시대를 표방한 47대 새 의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이민자들에게 더욱 그럴 것이다. 힘든 관문을 통과해 의회에 진출한 이민자 출신의 새 의원들이 ‘상징(symbol)'만이 아닌 ’정책 실행‘으로 진가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28/07/2022
시론 - 고직순 편집인

“대수롭지 않다는 듯 위법 문화 만들어”오커스(AUKUS) 동맹국인 미국, 영국, 호주는 영어권에서 가장 중요한 세 나라로 꼽을 수 있다. 물론 캐나다가 유감이겠지만.. 몇 년 전 이  세 나라 정상들이 국제 서밋에서 함께 한 사진이 미디어에 보도됐다. 셋 중 두 명은 정상에서 물러났고 한명도 곧 물러난다. 이 사진을 보면서 세 리더들의 공통점으로 ‘거짓말’, ‘포풀리즘’, ‘막가파 보수 강경 세력’ 등의 비판적인 단어들이 연상됐다. 왜 그럴까..?  스콧 모리슨, 도널드 트럼프, 보리스 존슨# 1. 스콧 모리슨호주 정계에서 리더들의 거짓말을 거론하면 가장 먼저 전임 총리였던 스코모(스콧 모리슨)가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2월초 바나비 조이스 연방 의원이 국민당 대표로 복귀했다. 그는 평의원 시절 사적으로 보낸 한 메시지에서 모리슨 당시 총리를 ‘위선자이며 거짓말쟁이(a hypocrite and a liar)’로 표현한 것이 나중에 드러나자 모리슨에게 사과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조이스는 2021년 3월 보낸 텍스트에서 “나는 모리슨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not get along with Morrison). 내 관점으로 그는 위선자이고 거짓말쟁이다. 이는 오래동안 지켜본 것이다. 나는 절대 그를 신뢰하지 않았다(never trusted him). 그가 열성적으로 진실을 거짓으로 바꾸어 놓는 점을 나는 싫어한다”고 말했다.  전임 호주 총리와 부총리였던 모리슨과 조이스는 호주인이 가장 신뢰하지 않는 정치인 1, 2위에 나란히 오른 점도 아이러니다. 바나비 조이스 전 부총리(위)와 스콧 모리슨 전 총리비슷한 시기 호주 방송 텐 네트워크의 피터 반 온셀른(Peter van Onselen) 정치부장이 생방송 도중 ‘말 폭탄’을 던졌다. 그는 내셔날프레스클럽(National Press Club)에서 연설하는 모리슨 총리에게 질문을 하며 텍스트 메시지 사본을 거론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당시 주총리와 한 연방 장관 사이에 오고간 대화에서  베레지클리안은 모리슨 총리를 ‘믿을 수 없는 끔찍한 사람(a horrible person who was untrustworthy)’으로 지칭했다. 자유당 장관은 모리슨 총리를 사기꾼(a fraud), 완전 미치광이(a complete psycho)로 묘사했다. 온셀른 기자는 모리슨 총리에게 “이런 대화에 놀랐나?”라고 질문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호주의 잠수함 일방 파기 계약 과정에서 모리슨 총리가 그에게 거짓말을 했다는 폭로는 호주와 프랑스 관계를 급속 악화시켰고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해프닝이었다. 모리슨의 전임자인 말콤 턴불 전 총리는 “모리슨은 내게도 상습적인 거짓말쟁이였다”라고 비난에 가세했다.#2. 보리스 존슨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코로나 확산으로 봉쇄조치가 내려졌을 당시 여러 차례 방역 조치를 어기고 총리 관저에서 파티를 벌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이어갔다. 그는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자 파티가 아닌 업무상 모임으로 생각했고, 규정 위반이라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식으로 반박하려 했으나 오히려 많은 사람의 공분만 샀다. 결국 수십명의 여당 장관들이 줄사표를 내며 반기를 들자  마침내 총리직과 보수당 대표직 사임을 발표하며 백기를 들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CNN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불명예 퇴진한 것은 그를 권력의 정점에 서게 했던 '거짓말 정치'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가디언은 "존슨 총리의 거짓말과 규칙을 뻔뻔하게 무시하는 태도는 그가 권력을 거머쥔 원인이 됐지만, 한편으로는 추락 이유가 되기도 했다"며 "그의 거짓말이 처음에는 개인에게만 피해를 줬으나, 나중에는 정당•정부에까지 해를 가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총리로서 규칙과 법을 어겼고, 태평스럽게 법을 위반하는 문화를 만들어냈다"고 질타했다.더 가디언지(The Guardian)는 7월8일자(호주시간) 사설에 ‘보리스 존슨의 사임을 ‘좋은 제거(good riddance)’라고 인식한다‘는 제목을 붙였다. 서브 타이틀에는 “총리가 불가피함에 굴복했지만 그는 계속 무례하고 마음이 졸렬한 행보를 지속한다. 그는 여전히 영국에 위협(still a threat to Britain)”이라고 질타했다.존슨을 총리로 만든 보수당이 그가 정직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진실을 말할 것 같은 사람 대신 '거짓말쟁이'를 택했다고 분석했다.# 3. 도널드 트럼프는?미 의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의사당 폭동 사태 청문회를 통해 아연실색할만 법 위반과 난동, 추태, 모략 등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태평양 건너 이 동네에서는 ‘거짓말’은 귀여운 장난일 뿐이며 아예 관심을 끌지 못한다. 그런데도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 지지율 1위라고 하니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14/07/2022
시론 - 고직순 편집인

연립-주정부의 '초당적 협력'이 우선 호주 동부, 특히 NSW와 퀸즐랜드 동남부에서 홍수가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3년동안 마치 ‘연례 행사’처럼 매년 발생했다.  ‘재난의 연속(like a disaster after disaster)’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6일 홍수 피해지역을 방문하기 전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는 한 오전 방송 대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시드니 북서부의 혹스베리-리치몬드 지역 주민들은 산불 재난에 이어 지난 1년반 사이 무려 4번의 홍수 피해를 당하고 있다. 기후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이런 기후 이상과 재난이 빈번해지고 강도가 커질 것(more frequent and intense)임을 경고해 왔다. NSW의 빈번한 홍수는 기후변화에 대한 행동이 필요하다는 분명한 신호다.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은 결과가 홍수 재앙으로 빈번해지고 있다. 새 연방 의회가 개원하면 이 이슈를 집중 논의할 것이다.” 기후변화 무대응은 전임 자유-국민 연립이 집권했던 지난 9년반동안을 의미한다. 2003년 토니 애봇 총리는 집권하자마자 탄소세부터 폐지했고 그후 연립은 기후변화를 거의 무시했고 호주는 기후변화 대응에서 불량국가 중 하나였다. 호주의 ‘잃어버린 10년’이란 표현도 등장했다.새 노동당 정부는 2030년 탄소배출 43% 감축(2005년 대비)과 2050년 넷제로(net zero)의 입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총선에서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에서 호주는 국제적으로 상당히 늦은 편이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다. 유권자들이 노동당에게 힘을 실어준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야당이 된 자유-국민 연립은 43% 감축 목표 채택과 입법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지탄을 받는 수준인 26-28% 감축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테크놀로지 개발을 통해 추가 감축을 하겠다는 ‘립서비스’는 유권자들로부터 버림을 받았지만 폐기하지 않고 있다.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혹독한 심판에도 불구하고 탄소배출 산업의 막강한 영향력과 정치적 후원 중단이 두렵기 때문일 것이다.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 강경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눈치 보기에도 급급하고 있다. 미국 공화당내 보수 세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연립 야당이 시대에 맞지 않고 과학적으로 뒤처진 정책을 언제까지 고수하면서 국론을 분열시킬지 모를 일이다.  이같은 연립 야당의 기후변화 목표 법제화 반대와 관련, 알바니지 총리는 “국민들은 분쟁 피로감을 갖고 있다(People have conflict fatigue). 국민들은 정부가 의미없는 입씨름을 계속하는 것을 더 이상 원치 않으며 행동을 바란다”라고 강조했다.새 회기에서 기후변화 목표 법제화는 노동당 정부에게 가장 중요한 첫 관문일 것이다. 상원에서 녹색당과 진보 성향인 데이비드 포콕 무소속 의원의 지지를 규합하면 통과가 가능하다. 알바니지 총리는 이 법제화를 통해 정치 협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노동당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더 악화된 에너지 위기를 풀어야 한다. 지난 6월 호주 동부 지역의 정전사태까지 거론됐지만 규제 당국의 긴급 조치(강제 시장 개입)로 단기적인 위기는 일단  넘겼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에너지 자원 대국인 호주에서 개스 공급난이 발생하고 전력 생산이 부족하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에너지 위기도 기후변화와 크게 연관된 사안이며 정책 실행에서 연방-주정부들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빅토리아, 퀸즐랜드, 서호주, 남호주 모두 노동당 주정부인 반면 NSW는 자유-국민 연립이 집권 여당이다. NSW 연립은 기후변화 대응에서는 연방 연립과는 다르다. 2050 넷제로에 찬성하면서 탄소배출 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알바니지 총리와 도미니크 페로테트 NSW 주총리는 6일 홍수재난복구지원금을 공동 발표했다. 알바니지 총리는 “연방 노동당 정부와 NSW 연립 주정부가 협력해 재난복구지원과 공동 부담을 신속하게 결정했다”라고 부연 설명했다. 기후변화 이슈에서 연방과 NSW주가 정당은 다르지만 맞서지 않고 초당적인 협력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기후변화, 홍수 대응 등 거대한 이슈는 특히 연방과 주정부가 초당적인 협력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스콧 모리슨의 전임 연립 정부는 같은 정당인 NSW 연립 주정부와 협조가 그다지 매끄럽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런 ‘협치 능력’도 당연히 정치 리더십의 한 요건이다. 그런 점에서 알바니지 총리의 연방 노동당 정부와 페로테트 주총리의 NSW 연립 주정부의 협력 관계는 온통 난국인 현 상황에서 다행이지 아닐 수 없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07/07/2022
시론 - 고직순 편집인

여성 하원 38.4%, 상원 56.5% 점유원주민계 10명, 아시아계 6명 진출  2022 총선에서 처음으로 당선된 35명의 새 하원의원들이 7월 의회 개원을 앞둔 6월 29-30일 캔버라의 연방 의사당에 소집돼 1박2일로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47대 하원의 초선 의원들(class of 2022)은 ‘의회 학교(parliament school)’로 불리는 이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7월 첫 회기(first sitting) 시작 전 의회 절차와 규정 등에 대해 배운다. 의원들은 의회 서기(clerks), 원내총무, 기율위원(whips), 이임하는 앤드류 월러스 하원의장(Speaker Andrew Wallace), 연방 경찰(AFP)과 정보기관 ASIO 등 정부 에이전시 관계자들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2019년(46대 의회) 당선된 재선 의원인 자유당의 제임스 스티븐스(James Stevens)와 노동당의 알리시아 페인(Alicia Payne) 의원은 ‘선배로서’ 정계 생활 적응 방법 등 경험담과 충고를 사항을 전달했다. 새 의원들은 호주를 대표하는 ‘연방 정치인’으로서 신분과 예우 격상도 경험한다. 의원의 예우 중에는 약 20만 달러의 연봉, 의원실과 보좌관 배정, 공무 수행 중 항공 및 기차 무료 탑승과 의회 차량 이용 등 다양한 혜택이 포함된다. 사진을 보면 이들의 얼굴에 웃음기와 호기심, 의욕감이 가득해 보인다. 47대 의회는 종전보다 구성에서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이민자들에게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물론 아직 만족할만한 단계는 아니지만.. 2022년 총선에서 여성 의원이 20명 더 선출됐다. 또 38명 여성 의원들이 재선에 성공했다. 하원에서 여성의 비중이 38.4%로 종전 31.9%(2020년 12월)보다 크게 늘었다. 35명의 초선  하원의원 중 20명이 여성이다. 노동당 10명, 자유당 2명, 녹색당 1명, 무소속 7명이다.  비례대표직인 상원에서는 76명 중 43명이 여성으로 56.5%를 차지한다. 종전 52.5%보다 더 늘었다. 호주 역사상 처음으로 10명의 원주민들(Aboriginal and Torres Strait Islanders)이 연방 의원이 됐다. 종전 6명보다 67% 증가했다. 원주민의 호주 인구 비율인 3%가 의회 구성에 반영된 셈이다.  NSW의 켄터베리 지역구 주의원으로서 한인들과 친분이 있는 린다 버니(Linda Burney) 의원은 위라주리 부족 여성(Wiradjuri woman)으로 첫 여성 원주민 장관이 됐다. 켄 와이어트 전임 원주민 장관은 퍼스의 하슬럭(Hasluck) 지역구에서 낙선했다. 노던준주 상원의원 4명 중 2명인 재신타 프라이스와 말란디리 맥카시(노동당) 의원들은 원주민 여성들이다. 아시아계 의원도 2022년 이전 3명에서 6명으로 2배 늘었다.  서호주의 자유당 안전 지역구인 탱그니(Tangney)에서 당선된 샘 림(Sam Lim) 노동당 의원, 시드니 리드(Reid) 지역구에서 당선된 샐리 시토우(Sally Sitou) 노동당 의원, 시드니 남서부 파울러(Fowler) 선거구에서 당선된 다이 리(Dai Le) 무소속 의원,  멜번 히긴스(Higgins)에서 당선된 의사 출신의 미쉘 아난다-라자(Michelle Ananda-Rajah) 노동당 의원, 퍼스 스완(Swan)에서 당선된 자네타 마스카렌하스(Zaneta Mascarenhas) 노동당 의원, 멜번 홀트(Holt)에서 당선된 요리사 출신의 카산드라 페르난도(Cassandra Fernando) 의원이 6명의 주인공들이다. 중국계 2명, 베트남계 1명, 인도계 3명이다. 정당별로는 6명 중 5명이 노동당 소속이다. 노동당 후보였던 크리스티나 키닐리 전 상원의원을 제압한 다이 리 의원은  무소속이다.  47대 새 의회에서는 무슬림 관련 여러 기록(모두 노동당)이 생겼다. 시드니의 에드 후지치(Ed Husic) 하원의원이 산업 및 과학장관으로 임명돼 호주의 첫 무슬림 각료가 됐다. 또 퍼스의  앤 알리(Anne Aly) 의원은 청소년 및 아동조기교육 장관으로 호주 최초의 무슬림 여성 장관이 됐다.  호주 연방 의회에서 최초로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 상원의원(first hijab-wearing Muslim Senator)이 탄생한 것도 또 하나의 기록이다. 아프간 난민 가족 출신인 파티마 페이만(27, Fatima Payman) 상원의원은 노조 조직가, 커뮤니티 워커 등으로 일을 했다. 반면 다양성 측면에서 한계도 지적됐다. 227명의 연방 의원(하원 151명, 상원 76명) 중 장애인은 서호주 담당인 녹색당의 조든 스틸-존 상원의원(Senator Jordon Steele-John)이 유일하다. 호주인은 거의 3명 중 1명 비율로 장애를 갖고 있으며 호주인의 약 40%는 장애 또는 만성적인 건강 문제(disability or a chronic health condition)를 가진채 살고 있다. 소외된 계층(marginalised communities)이란 인식을 주지 않도록 장애인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여전히 크게 부족한 이 이슈는 향후 개선 과제로 남았다. 호주 연방 의회에서 다양성(diversity) 확대는 분명 축하할 일이다. 앞으로 더 확대되기를 바라는 과정에서 기존 정치권을 바라보며 기대를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비영어권 커뮤니티 스스로 노력을 해야 한다. 2021년말 호주 최대 한인 밀집지역인 라이드시에서 2명의 한국계 시의원이 당선된 것은 좋은 사례다. 젊은층의 도전과 커뮤니티의 육성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아시아계 호주 정치인들이 배출되기를 희망한다. 47대 연방 의회가 비전의 일부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고직순 편집인editor@hanhodaily.com

30/06/2022
시론 - 고직순 편집인

존 바릴라로(John Barilaro) 전 NSW 부주총리(deputy premier)가 뉴욕 주재 NSW 미국 무역투자관 관장(senior trade and investment commissioner to the US)으로 발탁된 것과 관련해 도미니크 페로테트 주총리가 ‘낙하산 임명’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페로테트 주총리는 17일 바릴라로 임명을 발표했다.세계의 중심인 뉴욕에서 근무하며 연봉 약 50만 달러를 받는 이 ‘호화판 고위직’과 바릴라로 전 부주총리의 연관성을 보면 공정성과 타당성에 대한 의혹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연봉 50만 달러를 받는 고위직 임명이 NSW 내각의 승인 없이 결정됐다는 점도 논란 대상이다.이 자리는 바릴라로가 NSW 통상장관 재임 시절 만든 5개 무역투자관장 중 하나로 2021년초 직제 신설이 결정됐다. 바릴라로는 그해 연말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 지난 2월 그의 지역구 모나로를 포함해 4개 지역구의 보궐선거가 열렸다.NSW 주정부는 2021년 초반 NSW 투자청(Investment NSW)을 설립하면서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북아시아 5개 무역관을 신설하고 무역관장을 임명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바랄라로 전 부주총리가 당시 NSW 통상장관으로 주무 부서의 정부 책임자였다. 당시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은 주총리였고 스튜어트 아이어스(Stuart Ayres)는 고용 장관이었다.통상부 산하 부서인 투자공사(Investment NSW)가 관장 선발과 관련해 호주 신문(AFR지)에 광고를 게재해 공모 형식을 취했다. 지원자들 중 자격, 기술력, 경험, 역할 등을 심사했을 것이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뉴욕 관장 직책에 2명의 유능한 응모자들이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발을 책임진 고위 관계자들이 바릴라로 장관 시절 그에게 보고를 하던 상하 관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원자 바릴라로’에 대해서는 당연히 ‘이해 갈등(conflict of interest)’ 여부가 우선 판단 기준이 됐어야 했을 것이다. 과거 바빌라로 통상장관에게 보고를 했던 에이미 브라운(Amy Brown) 투자청장이 바릴라로를 뉴욕 주재 관장으로 발탁했다. 크리스 민스 NSW 야당(노동당) 대표는 “이 임명은 정당화될 수 없는 전형적인 ‘측근 기용(jobs for the boys)’이다. 이 임명을 ‘수장의 재량권(captain’s pick)’이라고 표현하며 다른 연립 의원들의 불만을 없애려했던 페로테트 주총리가 ’낙하산 지명‘에 책임을 져야할 것(he will be held accountable)이다. 상원에서 임명 과정의 문제점을 조사할 것이며 바릴라로의 ‘낙하산 임명’을 저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파문 조짐이 보이자 페로테트 주총리는 23일 뒤늦게 선발 과정 조사를 지시했다. 퇴직한 고위 정치인의 ‘측근 인사 발탁은 공정한 공모가 될 수 없다. 공모 형태를 취했지만 실상은 이미 내정된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었다면 ’짜고 치는 고스톱‘일 뿐이다. 2022년에 이런 ‘눈 가리고 아웅’하는 치졸한 행위가 통할 수 없고 통해서도 안 된다. 어떤 심사 기준으로 바릴라로 전 부주총리가 선발됐는지 프로세스가 소상히 공개되어야 한다.  NSW 자유당에는 ‘메더럴 파문(Metherell Affair)'이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사의 상채기가 남아있다. 정계 은퇴 대가로 고위 공직자 자리를 제공한 행위가 부패 행위란 ICAC(독립부패방지위원회) 판정을 받아 닉 그라이너(Nick Greiner) 자유당 주총리가 물러났다. 이어 2명의 자유당 주총리들(베리 오파렐,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도 ICAC 조사와 관련해 주총리직에서 사퇴했다. 그런 배경 때문에 스코모(스콧 모리슨 전 총리)가 기를 쓰고 연방 ICAC 신설에 반대를 했던 것이다. 바릴라로 임명 파문이 정치적으로 확산될 경우, 9개월 남은 2023 NSW 선거에서 페로테트 주총리에게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자유당 안에서 여러 의원들이 주총리에게 “도미니크, 니 미쳤나?”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23/06/2022
시론 - 고직순 편집인

책임 회피, 사회 분열 조장, 진실성 결여(빈번한 거짓말).. 지난 총선에서 노동당(ALP)은 스콧 모리슨 당시 총리를 상대로 유권자들에게 이같은 메시지를 강조하는 일종의 ‘네거티브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 캠페인은 모리슨의 인기 하락과 비호감성을 겨냥했다. 특히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않는 부동층 유권자들(undecided voters)이 연립 정부 지지로 남지 않도록 캠페인을 강력 전개했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다.노동당의 폴 에릭슨(Paul Erickson) 전국 사무총장은 15일 켄버라의 내셔날프레스클럽(NPC) 초청 연설에서 앤소니 알바니지 노동당 대표에게 승리를 안겨다준 총선 전략을 설명하면서 모리슨 공략에 대해 밝혔다.이 선거 전략의 핵심은 총선 직전까지 미결정이던 부동층을 집중 공략하는 것이었다. 이들에게 노동당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모리슨 총리와 함께 변화 없이 3년 더 갈 것인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전략은 적중했다.  “노동당이 극복해야 하는 최대 장벽은 유권자들의 노동당 제안 평가 또는 연립의 역제안이 아니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 넓은 계층에 만연된 피로감, 분노, 반감이었다.이런 정서는 부동층이 선거일에 정부를 선택하고 변화를 위한 다수를 만드는 노력에 저항한다. 이번 선거의 대안은 당신이 아는 악마 또는 모르는 세계로의 도약이 아니다. 앤소니 알바니지 정부의 보다 나는 미래와 스콧 모리슨과 3년 더 정체 지속 중 선택을 요구한 전략이었다.”   중국 관계 악화, 생활비 압박, 주택 문제의 세가지 이슈가 이번 총선에서 으뜸 아젠다였다. 노동당은 급여 상승, 메디케어와 보건 투자 증대, 제조업 회복을 재계와 협력하고 재생 에너지 및 탄소배출 감축 투자에 대한 지속적인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보냈다.자유당은 선거 한 주 전 퇴직연금을 첫 내집 매입자의 계약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막판 뒤집기 공약으로 전격 제시했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이유는 논란의 새 공약이 퇴직연금 제도의 목적을 저해하고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많은 유권자들이 믿었기 때문이다. ‘게임체인저’를 기대했지만 그런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립의 안보 프레임 전략도 실패했다. 중국-솔로몬제도 안보협정 체결 사태를 잘못 처리했다. 또 중국 공산당이 호주 노동당을 지지한다는 연립의 주장에 대해 유권자들은 매우 무책임한 억지이며 미숙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연립은 앞서 앤작데이(Anzac Day)에 맞줘 ‘전쟁준비론’를 제기하며 총선을 안보 프레임으로 몰아가려고 시도했다. 중국을 향해 ‘레드 라인’ 발언도 나왔다. 또 노동당이 오커스 안보동맹에 대해 초당적인 지지를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당이 오커스 동맹에 반대한다는 억지를 부렸다.  노동당 정부는 집권 한 주 만에 태평양 도서국가들을 선택의 파트너로서 대우하겠다며 관계 회복 계획을 발표했다.이렇게 많은 분야에서 노동당과 연립의 정책 차이는 더욱 분명해졌고 유권자들은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됐다.모리슨 총리를 싫어하는 사람들로부터 “필요하면 분열의 정치를 하고, 궁지에 몰리면 거짓말을 하고 빈번하게 책임을 회피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결론적으로 유권자층에서 그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2022년 총선에서 노동당의 승리를 견인한 원동력이었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16/06/2022
시론 - 고직순 편집인

에너지 수출 대국의 ‘내수 공급난’ 아이러니호주는 석탄은 물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의 천연 가스를 수출하는 에너지 자원 부국이다. 이런 호주가 유난히 추운 2022년 겨울을 맞아 에너지 공급난에 직면해 허둥대고 있다. 불과 3주 전 총선으로 9년반만에 정권을 차지한 앤소니 알바니지 노동당 정부는 호주의 기형적인 에너지 사업 구조가 낳은 가스 위기를 해결해야 하는 첫 과제를 떠안았다.현재의 에너지 위기에는 국내외의 여러 요인이 복합돼 있다. 일차적으로는 세계 에너지 시장을 혼돈으로 밀어 넣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이 크다. 에너지원 공급 부족 사태와 가격 급등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하지만 호주가 봉착한 ‘가스 위기’는 어떤 측면에서는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대규모 글로벌 에너지 회사의 카르텔이 호주 동해안에서 거래 조건과 수출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천연가스 공급 통제권(과거 정부 승인)을 휘두르고 있다. 그러면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호주에는 별 세금도 내지 않은채.이런 상황으로 천연가스가 전혀 부족하지 않은 호주에서 산업과 가계가 국제 가스 가격 급등으로 큰 영향을 받게된 것이다. 자유-국민 연립이 집권한 9년반은 기후부정론(climate denialism)이 큰 목소리를 냈고 에너지 정책 부재의 기간이었다. 호주에서 불안정하고 비효율적인 석탄화력발전소들은 거의 수명에 접근했지만 재생에너지와 저장 시설이 충분하지 못했다. 유난히 추운 2022년 겨울철이 호주에 다가오며 호주 동부는 에너지 공급난에 직면했다. 세계 최대 천연 가스 수출국인 호주가 가스 부족난으로 전전긍긍하는 아이러니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호주 동부 지역 중 ACT 준주 정부는 이같은 사태를 미리 예견하며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서둘러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문제는 NSW와 퀸즐랜드로 비싼 가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호주 동부의 저렴하고 풍부한 천연가스는 철강, 유리, 종이, 비료, 식품에 이르기까지 호주 제조업의 주요 연료 공급원이다. 전력 공급 장애가 지속될 경우, 주요 제조업과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아 국가 경제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8일 연방-주/준주 에너지 장관 긴급 합동회의가 열렸지만 호주 동부의 전력 위기(electricity crisis)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이 나올 상황이 아니다. 이 회의를 주재한 크리스 보윈 연방 기후변화 겸 에너지 장관은 “호주 동부가 겪고 있는 현재의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는데 단기적인 묘안은 없다. 연방-주/준주 정부가 최선을 다해 가격 앙등을 억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시스템이 매우 불안정한 것이 문제다. 위기에 대한 준비가 형편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전임 정부는)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었다. 노동당 정부는 미래를 대비해 송전과 재생에너지 전환 투자를 증대할 것이다. 이로 인한 안정성을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국내 가스 시장에서 투명성이 보다 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탄소배출 감축과 재생 에너지 전환에서 ‘잃어버린 지난 10년’의 대가가 어떤 것인지 우리는 이제 목격하고 있다. 추운 겨울 난방기구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면서.. 미래 대비 능력이 없는 정부의 정책 실종 때문에 국민들이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직순 편집인editor@hanhodaily.com

09/06/2022
시론 - 고직순 편집인

2022년 총선에서 주요 아젠다는 기후변화 행동 촉구, 연방부패방지기구 신설, 고질적인 성적 불평등 시정, 아동보육비 앙등과 실질 임금 하락으로 인한 생계비 위기(cost of living crisis) 대응 등이었다. 종전 총선보다 민생과 연관된 보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이슈가 많이 분출됐다.  총선 결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집권당(자유-국민 연립)의 참패로 인한 9년 반만의 정부 교체다. 앤소니 알바니지 노동당 정부가 하원(151석)에서 과반이 넘는 77석을 확보하면서 단독으로 다수 내각을 출범했다. 정부 교체 다음으로 중요한 현상은 이른바 ‘청록색 무소속(teal independents) 그룹의 대약진이다. 시드니 노던비치 선거구인 와링가의 잘리 스테갈(Zali Steggall) 무소속 현역 의원을 포함한 6명의 여성들이 당선됐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1, 2명 당선을 예상했지만 모두 자유당 텃밭으로 불린 지역구에서 큰 승리를 거두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기후 200’의 재정 지원을 받은 청록색 무소속 당선자들은 시드니 와링가의 잘리 스테갈, 노스시드니의 칼리아 팅크(Kylea Tink), 시드니 동부 웬트워스의 알레그라 스펜더(Allegra Spender), 시드니 노던비치 멕켈라의 소피 스캠프(Sophie Scamps), 멜번 쿠용의 모니크 라이언(Monique Ryan), 골드스테인의 조에 다니엘(Zoe Daniel)이다.  6명 당선자 중 스테갈 의원은 법정변호사이고 라이언은 전문의이며 다니엘은 ABC 방송 기자 출신이다. 스캠프는 지역구 안에서 개업한 일반의(GP)이고 틴크는 유방암 예방단체인 맥그라스재단(McGrath Foundation) 대표, 홍보회사 에델만 오스트레일리아(Edelman Australia) 대표를 역임했다. 스펜더는 호주의 유명 디자이너인 칼라 잠파티(Carla Zampatti)와 80년대 자유당 의원을 역임한 존 스펜더(John Spender)의 딸이다.   이들의 면면처럼 기후 200의 후원을 받은 무소속 후보들은 모두 여성이며 전문직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기후 200은 지역구에서 연고가 있으며 유권자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전문직 후보들을 선정하기위해 최소 몇 개월동안 노력했다. 많지 않은 인원이지만 신념에 찬 자원봉사자들이 이들의 선거 운동을 돕도록 지원했다.  노스시드니의 칼리아 팅크 당선자는 정치권 도전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나는 결코 정치인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거주하는 노스시드니에 있는 한 커뮤니티 그룹이 연방 의회에 가서 기후변화를 요구할 수 있는지를 나에게 질문했을 때, 나를 필요로 하는 일임을 알았다. 우리는 모리슨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해 여러해 시간을 낭비했고 작년말 열린 COP26 기후총회에서 실망시킨 점과 연방 부패방지기구 신설 요구를 계속 무시했으며 성폭행 등 심각한 혐의에 대한 미온적 대응을 목격해 왔다. 지역구의 많은 유권자들은 주요 정당들이 더 이상 우리의 가치관을 대변하지 않으며 그들의 이해는 더 이상 우리와 연관되지 않는다라고 생각했다.”노스시드니는 호주 연방 건국 이후 121년동안 6년의 예외(테드 맥(Ted Mack) 무소속 의원 2회 당선)를 빼놓고 항상 자유당 후보가 당선된 텃밭이었다. 그런 곳에서 2022년 이변(트렌트 짐머만 자유당 의원의 낙선)이 발생했다. “우리는 오랜 기간동안 합리적인 법안들이 상정됐다가 논쟁 없이 폐기되는 것을 자주 보아 왔다. 호주 정치 시스템은 진퇴유곡(進退維谷)에 빠졌다. 정당들은 권력으로 장기적인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권력 유지에 관심을 보였을 뿐이다.그런 상태에서 많은 호주인들이 기후 목표, 성별 급여 격차, 노동시장 참여(아동보육 문제), 기본적 인권과 같은 중요한 이슈에서 호주가 국제수준에 더욱 뒤처지는 것을 절망하며 목격했다. 청록색 무소속 후보들의 승리(대거 당선)는 호주 정계에서 구조적 변화(tectonic shift)의 시작이란 의미가 있다.” (칼리아 팅크) 멜번의 자유당 텃밭이던 쿠용 지역구에서 차기 자유당 대표 또는 총리감으로 꼽힌 대어인 조쉬 프라이든버그 재무장관을 낙마시킨 모니크 라이언 무소속 당선자는 “정부가 오래동안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정부를 교체했다”고 말했다. 호주 정치 지형을 흔들어 놓은 간담이 서늘한  ‘촌철살인(寸鐵殺人)’이 아닐 수 없다. ‘표심이 정부를 교체했고 아이디어가 나라를 바꾸었다(Votes changed the government. Ideas change the country)’는 의미다. 유권자들이 깨어있으면 가능한 선거 혁명이 2022년 호주 총선에서 일어난 것이다. 앞서 거론한 여러 주요 이슈와 관련해 이번 총선은 호주 정치 지형에서 목격하지 못했던 ‘패러다임을 바꾼’, ‘변화시킬 힘이 있는 선거(transformative election)’였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02/06/2022
시론 - 고직순 편집인

여론조사 적중 여부도 관심거리2022 호주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관심사는 정부교체 여부와 여론조사의 신뢰성이다. 2019년 주요 미디어들이 의뢰한 거의 모든 여론조사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를 계기로 여론조사 기업들은 문제점을 보완했다고 하는데 이번 주말이면 이번엔 적중할지 아니면 또 틀리면서 망신을 당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주초에 새로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이센셜(가디안지)은 노동당-연립이 48:46으로 간격이 좁혀졌다. 2주 전은 49:45였다. 리졸브 스트라티직(나인 미디어) 여론조사도 노동당-연립 51:49로 격차로 2%로 좁혀졌다. 2주 전 54:46으로 8%였었다. 20일부터 주말 사이 다른 여론조사 결과(뉴스폴 등)가 나올 것이다.  여야 간격이 좁혀지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자유-국민 연립에게 재집권 희망을 주고 있지만 막판 뒤집기가 성사될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지난 총선처럼 이번에도 이른바 ‘조용한 호주인들(quite Australians)’의 지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조용한 호주인들은 주로 지방 거주자들과 크리스천들로 이들은 여론조사가를 통해 잘 드러나지 않는 계층이다. 올해 총선은 연립이 12년(4연속)을 집권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기도 하다. 호주에서 2차 대전 후 4연속 집권에 성공한 사례는 자유당의 국부인 로버트 멘지스 총리, 노동당의 봅 호크-폴 키팅 총리, 자유당의 존 하워드 총리 시절의 3번이었다. 집권당이 정말 잘한다는 평가를 받지 않으면 4연속 집권은 매우 힘들다. 모리슨 총리는 그로서는 재집권 도전이고 첫 3년 중 2년은 코로나 팬데믹 위기 기간이었다는 점을 설명하며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는 이번에 승리하면 총리로서 태도도 불도저처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에서 바뀔 것이라고 약속했다. 반면 앤소니 알바니즈 야당대표는 지금이야 말로 정부 교체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노동당은 집권 준비가 돼 있다. 노동당을 지지해 정부를 교체해달라. 아니면 모리슨 집권 3년 연장과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라고 말한다. “노동당과 함께 보다 나은 미래를 건설할 것인지 아니면 모리슨과 함께 3년 더 갈 것인지 둘 중 선택이다. 유권자의 선택으로 정부를 변화하고 유권자의 삶도 개선될 것”이라는 것이 정부 교체 필요성에 대한 노동당의 명분이다.  하원 151석은 현재 자유-국민 연립 76석, 노동당 69석, 녹색당 1석, 무소속 5석이다. 노동당이 집권하려면 현재의 69석을 모두 수성하고 7석을 추기해야 한다. 기존 의석에서 몇 석이라도 상실하면 그만큼 더 획득해야 하는 부담이 커진다. 올해 총선은 아래의 20개 박빙 지역구 결과로 결판 날 것이다.  NSW에서는 베네롱, 리드, 뱅크스, 로버트슨이다. 퀸즐랜드에서는 라이카르트(Leichardt), 롱맨(Longman), 브리즈번( Brisbane), 딕슨(Dickson), 라이언(Ryan)이다. 멜번에서는 치솜(Chisholm), 히긴스(Higgins), 케이시(Casey),  디킨(Deakin)이고 퍼스에서는 스완(Swan),  피어스(Pearce),   해슬럭(Hasluck)이다. 다른 주에서는 애들레이드의 부스비(Boothby)와 스터트(Sturt), 타즈마니아 바스(Bass)와 브래든(Braddon) 지역구다. 모리슨 총리는 마지막 이틀동안 시드니의 베네롱, 리드, 파라마타 등 10개 박빙 지역구를 순회할 예정이다.  알바니즈 야당대표는 리차드 마스 부대표, 페니 웡 외교담당, 짐 차머스 재무담당, 타냐 플리버섹 교육담당, 제이슨 클레어 기후담당 겸 총선 야당 대변인 등 당 지도부와 20대 백중 지역구를 최종 순회 유세할 예정이다.  여야 모두 과반 확보에 실패하는 경우, 원하지 않는 결과인  ‘소수내각(a hung parliament)'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무소속이나 군소 정당 당선자들과 협상을 통해 하원에서 ’76석 만들기‘에 성공한 정당이 집권당이 되는데 소수정부로서 지지를 약속한 의원들의 요구 사항을 어느 정도 수용할 수 밖에 없다. 호주에서는 가장 최근 줄리아 길러드 정부가 이런 소수내각을 이끌었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19/05/2022
시론 - 고직순 편집인

3년 전 총선 때 여론조사 결과에 근거한 주요 미디어들의 선거 결과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선거 당일 밤 패배 예측을 뒤엎고 승리한 스콧 모리슨 총리는 가족을 대동하고 자유당 선거본부(시드니 시티 웬트워스호텔)의 단상에 올라 ‘기세등등’한 표정으로 “난 기적을 믿는다”라고 큰 소리쳤다. 기적의 원동력은 '조용한 호주인들(quiet Australians)'의 강력한 지지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호주 미디어는 모리슨의 지지층인 ‘조용한 호주인들’을 주로 지방 주민들, 소도시의 보수 성향 및 크리스천들로 분류했다. 3년이 지난 2022년 총선을 약 한 주 앞둔 시점에서 모리슨 총리가 두 번째 기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2019년 때 보다 노동당이 더 우세하며 이변이 없는 한 정부가 교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이번에도 여론조사 결과가 틀릴 수 있다. 누구도 장담 불가능이다. 유권자 1만9천명을 대상으로 전국의 백중 지역구에서 실시된 유고브 엠피알 설문조사(YouGov MPR)는 “노동당이 하원 151석 중 과반(76석)이 넘는 약 80석을 얻어 9년 만에 집권할 것이다. 자유-국민 연립은 63석으로 지금보다 12석 줄어들면서 정권을 내놓을 것이다. 녹색당은 현재대로 1석(멜번 시티)을 유지하고 무소속은 7석으로 지금보다 3석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까지 모리슨 총리와 연립 여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이유는 대체로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자유당이 ‘전가의 보도’처럼 수십년동안 선거 때마다  써먹었던 ‘강력한 경제관리’ 구호가 식상해졌다는 점이다. 이 구호로는 더 이상 약발이 통하지 않는다.물가 인상률이 20년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생계비 앙등이 총선의 으뜸 아젠다가 됐다. 고소득층을 제외한 상당수 소비자들의 살림이 매우 빡빡해졌다. 이자율 인상이 시작돼 향후 1-2년동안 1.5-2% 가량 오를 경우, 집값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환 부담을 견디지 못하면 금융기관이 담보권을 행사(강제 경매)할 수 있다.   “그동안 내 급여만 빼 놓고 (물가가) 다 올랐네!”란 푸념에 이어 “이젠 집값도 하락하네!”라는 말이 나올 것이다. 바로 이런 경제 전반에 대한 불안감과 불만이 커진 것이 모리슨 정부의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인데 ‘우리만이 강력한 경제관리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두번째는 모리슨 총리의 개인적 인기 폭락이다. 정치 지도자로서 신뢰도 문제가 크다는 점이다. ‘상습적 거짓말쟁이’라는 반복된 비난이 여당 안에서 계속 터져 나왔다. 또 여성 정치인 차별 이슈와 기후변화에 대한 개선 노력 미흡(립서비스) 등도 인기 하락에 한 몫 했을 것이다.그외 다른 변수 중 연립의 과도한 대중국 강경 태도(Coalition’s anti-China stance)는 중국계 유권자들이 많은 시드니와 멜번의 여러 지역구에서 연립에 대한 거부감(backlash)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모리슨 총리와 피터 더튼 국방장관이 앞장서 노동당을 중국 공산당 정부와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공격한 ‘안보프레임’도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이런 안보 공세에 강경 보수파는 박수를 칠지 모르지만 중도 성향 유권자들은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그렇게 대중국 경계를 외치던 모리슨 정부는 호주의 뒷마당에서 중국에게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았다.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안보협정을 체결하면서 호주 외교의 무능과 정책 실패가 비난을 받고 있다. 경제관리에 이어 외교안보에서조차 실책이 거듭되면 연립은 존재 근거조차 흔들린다.      정치권에서도 밑바닥 보이는 구호나 트릭(잔재주), 스턴트가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유권자들이 원하는 진검승부는 참신한 정책과 변혁, 제도 개선에 대한 진정성이다.  노동당도 이 점에서 부족하고 분명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일부 유권자들은 9년 집권이면 충분하며 야당에게도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결과처럼 정부 교체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큰지, 아니면 정부 유지를 원하는 의견이 더 클지 여부는 이제 한 주 후 총선으로 결판이 날 것이다. 예상과 다른 변수(소수내각 구성 등)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정치라는 진흙 구덩이에서 ‘값싼 기적’을 운운하는 스턴트를 더 이상 안 봤으면 한다. 이제 호주 총선이 한 주 남았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12/05/2022
시론 - 고직순 편집인

총선에서 여야가 논의하는 아젠다는 수십개에 이른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생계비가 최우선이고 경제관리, 안보/국방, 보건(코로나 사태), 기후변화 등이 우선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그런데 아쉽게도 생활과 직결된 주택난은 하위권에 위치하며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주택이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매우 크다.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더 커졌다. 주택 문제는 또 세대간 부(intergenerational wealth)와 직접 관련된다는 점에서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주요 정당간 논쟁이 별로 없다. 그래서 ‘아쉽게도’라는 표현을 첨부했다.  지난 20년동안 호주 집값, 특히 시드니와 멜번 등 대도시 주택 가격은 예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폭등했다. 그 결과로 요즘 젊은 세대가 집을 살 수 없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이는 호주식 생활방식이 사라질 위험에 처한다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호주 인구는 안타깝게도 주택 소유자와 주택 없는 계층으로 양분됐다.   이런 배경 때문에 40세 미만 호주인 중 아주 작은 소수만이 주택 또는 부를 소유한다는 점이 이제 ‘사회적인 시한폭탄(ticking timebomb socially)’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주택소유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워지면서 젊은층 유권자들에게 생활비(cost of living)가 최우선 과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호주의 주요 정당들은 주택난 완화나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살펴보면 한심할 정도로 정책이 빈약하다. 수치 주택 소유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젊은층 주택 소유 개선을 위한 정책은 사실상 전무했다. 현재 첫 주택매입자를 대상으로 5% 계약금을 마련하면 정부가 15%를 보장해 집 구매를 도와주는 ‘뉴 홈 보장(New Home Guarantee) 정책이 최근 도입돼 약 10만명 정도 혜택을 받았다. 그러나 이 정책은 한시적일 수 밖에 없고 그 효과도 제한적이다. 많은 젊은층이 직장 문제와 집 문제로 불안하면 안정적인 사회를 갖기 어렵다. 정부 차원에서 지난 20년동안 집값 앙등에 기름을 부은 것 외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세입자들도 보살피지 않았고 직장이 불안정한 계층(people with insecure work)도 보살피지 않았다. 안정적인 직장이 없으면 가정을 꾸릴 가능성이 낮아진다. 결혼/동거도 연장되고 가족 구성도 지연된다. 또 집을 살 수 있는 가능성도 낮아진다. 집값이 지금처럼 매우 비싸면 젊은층은 부모가 사는 지역에서 멀어진다. 가족 결속력 해체(family bond dissolve) 문제가 발생하는 셈이다  성인 자녀들이 노인층 부모 세대를 돌볼 수 있고 은퇴한 부모 세대는 성인 자녀들의 자녀를 돌 볼 수 있기를 원하는 것이  사회의 자연적일 질서(natural order of society)다. 그러나 주택 시장과 정부정책이 실제 거주를 위한 주택을 우선하지 않고 투자를 우선한다면 이런 가족 결속력이 해체되는 사회적 재앙이 생길 수 있다  너무 많은 일자리가 불안정하고 젊은층에게 집 구입이 너무 어려워지면 호주가 자부심을 갖는 삶의 방법(Australian way of life)도 손상될 것이다. 경제는 소수 대기업만이 아닌 모두에게 속하는 것이며 반드시 사회를 위한 뒷받침 역할을 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확실하게 경제가 우리의 삶의 방법을 증진하도록 하는 것이지 악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역할은 나라와 가정, 가족 구조를 보호하는 것이다.  총선 후보들이나 정당을 비교하면서 지지 여부를 결정할 때, 주택 이슈에 대한 대응, 정책 비교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립서비스만이 아닌 실질적 대안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면 된다. 고직순 편집인(editor@hanhodaily.com)

28/04/2022
시론 - 고직순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