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의 취임 후 행보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다. 취임하는 날 바로 야당의 대표들을 먼저 찾아가고 이런 일은 임기 내 지속적으로 이루어 질 것이라고 각 대표들에게 동일한 약속을 했다. 그가 대통령이 되도록 수 년간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헌신한 비서관들이 자신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자리와 비선실세의 의혹을 종식시키며 미국으로, 뉴질랜드로 떠나는 결단을 내렸다. ‘잊혀 질 수 있는 권리를 허락해 달라’는 그들의 숭고하기까지 한 간청에 대통령은 떠나는 충신의 등을 바라보며 솟구치는 눈물을 삼켜야 했다.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셀카를 찍고 경호원들의 낮은 경호를 요구하며 청와대 직원 식당에서 함께 3000원 짜리 점심을 먹으며 찾아와 소통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지난 반 년 동안 메마르고 갈라진 국민의 마음에 단비와 같은 위로가 된다.
변화의 단면을 엿 본 상한 국민의 마음엔 감동 어린 믿음과 조심스런 소망이 솟아난다. 권위와 절대권력의 상징으로 보이던 청와대와 대통령이 국민과 허물없이 어깨를 같이 하는 변모에 내심 응원의 갈채를 보낸다. 국방부를 방문하자 여군들이 사인을 요청하고 대통령은 보통 연예인처럼 경호원의 간섭 없이 정성스레 대통령의 이름을 사인해준다. 대통령은 직원들을 격려하며 그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으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 보기는 처음이라고 감격에 겨워한다.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가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프랑스에서도 최근 새 대통령이 취임했다. 그는 프랑스가 다시금 ‘자유 평등 박애’의 국가 정신을 회복하는 나라가 되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39세의 약관 이지만 프랑스 역사상 나폴레옹 다음으로 최연소 국가지도자가 되었다. 그의 내각은 국방 장관을 비롯해 여성이 30% 이상을 차지한다. 25살이나 나이 많은 아내를 둔 그의 결혼 생활은 파격이다 못해 충격이다. 신선을 넘어 가십과 논쟁과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가운데에도 그는 의연하다. 엄마 뻘의 아내를 두둔하고 학창시절 로맨스를 보존하고 퍼스트레이디의 위상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들과 달리 대외적인 일들을 활발히 하리라는 것이 전망이다.
파격적인 변화에는 두려움이 따르고 주변의 거센 반대의 논리가 있다. 반대와 논쟁을 설득할 분명한 철학과 소신이 없으면 변화를 이루어 내는 것은 어렵다.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는 선거 유세 이전부터 파격적인 사람이었다. 막말과 비판은 대통령의 품격을 가졌다고 볼 수 없을 만큼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취임 후 파격의 연속이더니 요즘은 급기야 탄핵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50%에 육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파격에는 양면이 있다. 변화에 대한 목마름과 간절한 소망, 그리고 값을 치르는 희생과 고난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진정한 가치가 없는 파격은 오히려 고난과 희생만 강요 당한다. 결국은 모두 주변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 되고 만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다며 이삭을 결박하고 자식을 번제물로 드린다는 파격을 행했다. 가족 모두를 끌고, 살던 고향을 떠나 알지도 못하는 이방 땅으로 떠났던 그는 파격에 대해 이미 전력이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아버지를 믿고 떠난 이삭은 서슬 퍼런 칼로 자신을 마치 짐승 도살하듯 내려치는 아버지의 무서운 눈빛을 이삭은 평생 기억하게 됐을 것이다. 이 순간에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하고 그의 파격을 칭찬하셨다. 그리고 그에게 천하만민이 너로 인해 복을 받게될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이삭은 늘 양보하는 겸손한 삶을 살았다. 파격을 행하는 자와 파격의 제물이 되는 자가 늘 공존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원리라면 세상의 불평등은 그다지 억울하지 않은 세상의 이치로 간주될 수 있다.
하나님의 더 큰 파격은 그의 독자를 제물 삼아 십자가에서 아들을 죽인 것이다. 겸손한 예수님을 택해서 아들을 제물로 죽이는 일을 실행하신 것이다. 성경의 하나님의 나라는 파격의 스토리로 가득하다. 세상 속에서 믿음과 소망과 사랑으로 이루어가는 세상의 일이다. 그 중에 제일이 사랑이라고 했다.
대통령의 파격의 행보가 국민을 향한 진정한 사랑이라면 믿고 소망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비록 고난과 희생이 따른다 하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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