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연합군 총사령관 아이젠하워(1890~1969년)는 위대한 리더십의 비법을 묻는 이들에게 대답하였습니다.
“앞에서 끌면서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짐승은 뒤에서 몰아도 사람은 앞에서 인도해야 됩니다.”
다시 기자가 리더십의 비밀을 묻자, 아이젠하워는 책상 위에 가느다란 실을 하나 올려놓았고 한손으로 실을 뒤에서 밀어보았습니다. 실은 서로 엉겨 얽히게 됐습니다. 다시 한 손으로 실의 앞쪽을 살짝 집고 앞으로 당겼습니다. 실은 엉기지 않고 반듯한 줄이 되어 바르게 따랐습니다. 뒤에서 채찍으로 위협하며 명령만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 담긴 태도입니다.
지도자는 앞장서, 그들로부터 행동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뒷짐 지고 멀찍이 방관해서는 누구도 추종할 의사를 비치지 않을 것입니다. 앞장서서 쉽지 않은 첫 행보를 누군가 내디뎌야 한다면 그것은 바로 리더의 몫입니다. 누가 따라 오는가 뒤돌아볼 필요도 없습니다. 리더는 얼굴보다 뒤통수가 멋있어야 합니다.
이스라엘 사람은 본디 유목민입니다. 유목민은 길을 잘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과 양들에게 물과 풀을 먹입니다. 목자는 길을 잘 찾는 현장경험을 필요로 합니다. 양들 곧 구성원들에게 믿음도 주고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목자는 매사 합당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머리를 맛 대고 양들과 방법을 찾는 대화를 합니다.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안 된다... 전에 해봤는데 실패했다...는 경험은 이해하지만 지금 가능한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방법을 찾지 못하니까 안 된다고 말합니다.
또 구성원들이 믿어야 하는 것은 하느님입니다. 구약성경에서 백성이 걸어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자는 하느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얼굴을 볼 수 없어서 친히 혹은 천사를 보내 인도합니다. 그리고 왕, 예언자, 사제들을 뽑아 당신의 길을 인도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천사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기억하는 하느님은 그들을 인도하는 분입니다. 그 기억의 뿌리는 이집트에서 나온 출애굽과 광야의 길에 있습니다. 그 길에서 하느님은 절대로 당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명령하는 얼굴보다 모범을 보이는 뒤통수가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마음속으로 의심하지 않고 사랑이 움직이는 데로 하면 그것이 이루어진다고 믿으면 그대로 될 것입니다. 김수환 추기경, 톤즈의 이태석 신부, 그들은 곁에서 함께 살던 이웃들을 친구라 부르며 살았습니다. 뒤통수가 멋진 분들입니다. 행복하세요! 사랑합니다! 울지마 톤즈! 친구라 불러주세요! 이들은 친구로 통하며 살았습니다. 어떤 인간적 권위와 위세 없이 다정하고 따뜻한 친구로 살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못 잊어 하고 있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사람을 종으로 부르지 않고 벗으로 부르신 예수의 삶을 이루도록 노예해방을 하였습니다. 링컨은 예수님이 더 이상 사람을 종으로 부르지 않으시고 벗으로 부르신 통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김수환 추기경은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마지막 말씀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사랑의 공감을 살아간 이 시대의 어른 친구셨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에 대해서는 늘 바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존엄하고 소중한 존재임에 틀림없지만 자신 그리고 자신이 속한 단체나 모임이 특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그럴 때 자만이 움직여 공동체를 힘들게 하고 갈라지게 합니다.
성철스님은 평생 누더기 옷 네 벌로 살아가셨습니다. 기자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나는 바보이기 때문에 이런 옷을 입는 것이라고...”말씀하셨습니다. 지혜자이십니다. 지식은 내 안에 무엇을 자꾸자꾸 쌓는 것이지만 지혜는 그것을 내려놓고 비우는 것입니다. 지혜자는 뒤통수가 멋진 사람입니다.
곽승룡 비오 신부(시드니대교구 한인성당 주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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