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41년 전(1981년) 시드니모닝헤럴드지에 HSC 수석 기사가 게재됐다. 터키와 전쟁을 하던 사이프러스에서 온 피난민이었다. 시드니 서부 루티힐(Rooty Hill)에 있는 그의 집을 찾아 기자가 방문해서 취재를 했는데 말(영어 소통)이 통하지 않자 “영어도 통하지 않는 학생이 HSC에서 1등을 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그는 그 후 시드니대 의대(5년)를 졸업하고 의사가 되어 현재는 시드니 세인트조지 코가라(St. George Kograh) 병원에서 ‘임상병리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영어는 잘 못했지만 수학 실력이 뛰어나 명문 사립 시드니그래마의 장학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 HSC에서 20명의 동기생이 우수한 성적을 받았지만 그는 486점을 받아 1등을 했다.
그가 바로 닥터 니콜라스 테오차로스(Dr. Nicholas Theocharous)다. 그의 아들도 시드니그래마를 졸업했는데 2021년 HSC에서 공동 1위에 들어 부자간 수재로서 화재를 모았다.
“어려운 살림을 돕기위해 여름 방학동안 타일공장을 다녔는데 집에 와 보니 기자들이 1등 소식과 함께 가족 사진을 찍었다. 사이프러스에서 호주에 처음 도착했을 때 전혀 희망이 안 보였지만 이 땅은 누구에게나 기회의 땅이다.”
이민자들은 힘든 육체 노동이나 근무 시간을 오래가져야만 수입이 되는 직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영어 소통 능력이 부족하고 호주에서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민 1세대들은 정착하기 위해 고생을 많이 한다. 자녀들도 열심히 공부하지만 호주의 전문직으로 가기위해 자기가 바라던 학과에 무난히 입학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이민자 부모들의 어려움을 보고 2세들은 열심히 공부를 해야한다는 각오가 굳어진다. 호주 학생들은 ‘전인 교육’을 목표로 운동이나 음악, 미술 등 여러 분야에서 열심히하면 되지만 이민자 자녀들은 전인 교육을 마다하고 오직 ‘아카데믹(대학입시)’에 매달리고 있다. ‘심한 경쟁’을 필요로 한다.
노동당 일부나 좌파 정당에서는 “이같은 경쟁은 살인과 같다”며 학업 위주의 경쟁을 기피해 왔다. 운동을 통해 국민의 융합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펼친다.
사실 많은 호주 가정에서 공부보다 어릴 때부터 스포츠를 가르친다. 이민자 자녀들은 영어나 체육 면에서는 뒤지지만 호주가 꼭 필요한 수학. 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편이다. 앞으로 4차 산업시대의 도래로 이 과목은 절대 필요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이 남자들을 앞서고 있고 로버트나 인공지능(AI)같이 일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필요한 과목이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이민자들은 학비가 몇 만 달러인 사립학교에 보내지 못하고 자녀들이 스스로 시험을 보고 입학할 수 있는 공립인 셀렉티브스쿨에 입학하기를 원한다.
올해 성적 우수 톱10 학교를 소개해 본다. 26년동안 시드니 칼링포드 소재 제임스루스농업고교가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이 학교는 입학도 어렵다. 올해도 전체 12학년 응시생 중 71%가 6밴드(90점 이상)를 받았다. 90점 이상 성적이면 원하는 대학 입학이 수월해진다.
2-10위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2위 노스시드니보이스(59%) - 셀렉티브
3위 버컴힐고교(58%) - 셀렉티브
4위 시드니그래마(56%) - 사립
5위 시드니걸스하이 - 셀렉티브
6위 레담하우스(Reddam House, 52%) - 사립
7위 혼스비여고(51%) - 셀렉티브
8위 노스시드니걸스하이(49%) - 셀렉티브
9위 노만허스트보이스하이(49%) - 셀렉티브
10위 시드니보이스하이(47%) - 셀렉티브
톱 10 중 2개만 사립이고 셀렉티브가 8개로 우세했다
2021년 HSC에서 대학 입학에 필요한 ATAR 점수는 여자가 71,8%로 높고 남자는 58.70%로 낮다. 최고 득점인 99.95%는 여자가 14명이고 남자가 34명이다.
HSC 응시자 6만6,710명 중 대학을 지망하는 학생은 5만4.947명이다. 특히 시드니 남서부에 위치한 학교들은 수개월동안 록다운으로 HSC 공부에 많은 제약을 받았지만 좋은 성적을 냈다. 페어필드(Fairfield) 지역의 캔리베일(Canly Vale) 고교는 순위가 137위에서 100위로 상승했다. 파라마타에 있는 컴벌랜드하이(Cumberland High)도 120위에서 110위로 올랐다.
가톨릭계 학교들 중 연간 학비가 5천 달러 미만인 학교들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웨이벌리의 세인트 클레어(St Clare's in Waverly)는 29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는 173 위였다. 유명 사립인 녹스 그래마(Knox Grammar)와 크랜브룩(Cranbrook) 보다 앞섰다.
또 세인트 우르슬라(St Ursula's Kingsgrove), 베타니 킬리지(Bethany College, Hurstville), 마리스트 하이 파라마타( Marist High Parramatta) 등은 학비가 연간 3만 달러 이상인 명문 사립 스콧 칼리지, 세인트 이그너시우스 보다 성적이 우수하다.
어번(Auburn) 소재 이슬람 학교인 알파 오메가(Alpha Omega)도 학비가 연간 5천 달러선인데 31위에 올랐다. 웨삼 크로엠(Wesam Kroyem) 교감은 “무엇보다 학생들에게는 교사가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NSW주는 한 반에 평균 30명인데 이 학교는 14명 당 한 명의 교사가 개인 지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슬람 학교들인 알 누리(Al Noori), 알 파이잘 칼리지(Al Faisal College)는 연간 3천 달러의 학비를 받는데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하명호(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02) 8876 1870
info@itap365.comhttps://www.itap365.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