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관리학으로 유명한 미국 존홉킨스대학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4일 하루 코로나 확진자수가 21만8724명으로 크게 올랐던 영국의 신규 감염이 열흘만인 14일에는 9만9652명으로 크게 줄었다. 영국의 바이러스 전문가들도 이같은 감소세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 영국 국민의 96%(백신 접종 또는 자체 면역력 증가)가 코로나-19에 항체를 가지고 있다고 발표됐다.
이런 현상은 초창기 발병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일찍 나타난 현상이다. 오미크론의 대량 전염으로 통제령을 재가동했던 네덜란드도 다시 해제하고 있다.
호주 NSW주의 신규 감염도 지난 16일 6만여명에서 20일 3만여명으로 절반 정도 줄었다. 켈리 챈트 NSW 최고보건자문관은 오미크론 전염으로 NSW 인구의 절반이 감염될 수 있다고 앞서 경고한 바 있다. 주변 동포사회에서도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호주의 연령별 감염 환자 발생률은 0-29세 젊은층이 48%로 가장 높다. 감염자의 절반이 30세 미만이라는 의미다. 미취학 아동과 초중고교, 대학생 연령층은 활동 폭이 넓다. 정부도 어린이들에게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30세 미만의 젊은층 다음으로 30-60세도 활동양이 많은 장년층으로 40.8%를 차지했다. 60세 이상 확진자는 11.4%로 낮으나 문제는 사망률이 높다는 점이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폭증으로 병원(입원 치료) 문제가 심각하다. NSW의 병상(beds)은 약 1만2,500개다. 공립병원에 9500개가 있고 나머지는 사립병원 소속이다. 중환자실병상은 1천개로 제한돼 있다.
코로나 환자 중 입원 치료 인원은 1월 20일 2,863명이다. 이중 212명이 중환자실(ICU)에 입원해 있다. 212명 중 68명은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위중환자들이다.
NSW 주정부는 최악의 경우 입원 환자를 4-5천명으로 계산했을 때 병실 문제는 아직 괜찮다고 말한다.
NSW의 코로나 사망자가 최근 급증했다가 줄고 있다. 18일 36명으로 하루 최다 기록을 세웠다. 20일 25명으로 누적 사망자가 978명으로 늘었다.
최근 코로나 사망자 중 절반은 백신 미접종자들이다. 전체 인구 중 미접종자가 5%에 불과한 반면 사망자 중 비율은 거의 10배나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병실 이상으로 간호사도 중요하다. 간호사 부족은 거의 전세계적인 공통 현상이다. NSW의 220개 공립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는 4만9,602명에서 2021년 5만1,441명으로 늘었다. 해마다 증원하여 2012년 이후 23%가 증가했다.
간호사와 조산원 5천명을 증원하기 위해 주정부가 28억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 환자와 마주하는 간호사들의 코로나 전염도 심각한 실정이다.
오미크론이 유행한 연말 전체 근로자 74만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이 결근하여 모든 분야에서 정상 운영이 어렵게됐다. 이 숫자는 1300만명 호주 전체 근로자 중 5%에 해당한다. 병원과 어린이집, 화물트럭기사들의 결근으로 공급대란이 발생했다.
NSW에서 매년 약 40만명이 연말연초 휴가 기간 중 퀸즐랜드를 방문한다. 이 인원 중 일부가 퀸즐랜드에서 요구하는 PCR검사를 받기위해 더운 여름날 야외에서 4-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신속항원검사로 대체됐지만 이제는 자가진단 키트가 품절돼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돈만 주면 살 수 있을 것으로 잘못 판단했다. 대부분 중국에서 만든 진단 키트는 미국을 비롯해 세계에서 주문했기 때문에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 호주에서 아직도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일각에서 1개에 $100을 받아 폭리를 취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이제 호주 정부는 유학생, 백패커들에게 비자신청비를 환불해 줄테니 두세달 안에 호주로 오라고 독려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처음에 기승을 부렸을 당시인 2020년 중반 귀국을 종용했던 호주 정부가 이제 이들에게 호주 입국을 애걸하는 상황이 됐다. 그만큼 임시직 노동력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노동력 부족이 공급대란을 만들었고 전국민이 고통을 당하고 불편한 상황을 겪고 있다. 비자와 상관없이 세상은 서로 의존하면서 살아가도록 만들어져 있다. 호주 정부는 앞으로 유학생, 백패커들을 홀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하명호 (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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