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비자를 처음 의뢰 받았을때 (18년전) 신청한지 얼마되지 않아 이민부에서 거절을 당한 적이 있다. 고객에게 연락은 해야 하는데 도무지 면목이 서질 않아 한참 동안 망설였었다. 물론 나 자신의 경험이 부족해 결과가 좋지 않았으며, 손님들이 대충하자는 제의에 그냥 따른 것이 나쁜 결과를 재촉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역시 경험 미숙에 따른 이런 실수는 그 당시는 비록 좋지 않겠지만 궁극적으로 사람을 성숙하게 만들고 많은 것을 배우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는 생각이다. 그 이후 배우자 비자 처리 과정에서 나는 당시의 실수를 거울 삼아 어렵고 의심이 갈 만한 케이스도 짧은 기간에 임시비자를 받아 내는 실적을 세우기도 했다.
한 케이스는 배우자 임시비자가 나오지 않으면 한국으로 곧바로 돌아가, 군에 입대해야 하는 청년을 구한 적이 있었다.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그렇게도 좋았는지, 아니면 사랑하는 부인과 떨어지는 것이 싫었는지 임시비자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어쩔줄 물라 하며 기뻐하는 청년의 목소리를 듣고 내 마음도 뿌듯했다. 소식을 들은 뒤 박카스 한 박스라도 사들고 다시 찾아 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어 조금은 아쉽다.
그러나 배우자 비자 신청 의뢰받은 일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남들은 모두 불가능하다고 했던 케이스를 성공시켰을 때였다. 이민법 규정상 두 사람에게 특별한 이유가 없이는 불가능했던 케이스의 내용을 지면에서 세세하게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 16개월만에 승인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고객들은 기뻐했다. 곧 시드니에서 다 합칠 예정인 부부들이 만나 서로 마주보며 얼마나 기뻐할까 생각하니 내 마음 또한 뿌듯해 진다.
배우자 비자 신청시 접수해야 하는 서류 중에서 중요하지 않는 것이 없지만 내 경험으로 보자면 본인들의 진술서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한인들이 배우자 비자를 의뢰해 올 경우 대개 본인들이 영어로 진술서를 작성할 수 없으므로 한글로 작성해 오는 진술서를 번역해 준다. 물론 사전에 진술서에 부부관계에 있어 어떠한 내용들이 들어가야 하는지는 당연히 가르쳐 준다.
얼마전 재혼한 부부의 배우자 비자 신청을 맡았는데 본인들의 진술서에 부부관계를 설명하는 이른바 ‘속궁합’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었다. 새로운 파트너와 처음 관계를 맺고 난 뒤 결혼하기로 마음의 결정을 했다는 남편의 진술서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만나서 지난 15개월동안의 구구절절 많은 사연들이 있었지만 이민 담당관의 눈을 끈 것은 역시 속궁합이 맞아 배우자와 영원히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살 것이라는 내용이 아닌가 싶다. 한국인들은 부부간의 잠자리 이야기를 남에게 공개하기 꺼리는 편이며, 더욱이 그 내용을 글로 옮기는 것은 고통일 수도 있다. 그런 내용을 용기있게 진술서에 쓴 것이 비자 승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재혼일 경우에는 ‘속궁합’의 역할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인지 속궁합 이야기를 포함하여 다양한 둘만의 진정성있고 긴밀한 사실혼과 사랑이야기를 포함하는 것은 빠른 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케이스 이후, 배우자 비자의 진술서를 준비하는 고객들에게 속궁합에 대한 솔직한 심정이나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훨씬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쑥스러워 쉽게 나오는 말은 아니지만 비자를 빨리 받는 지름길 이라면 무슨 말이든 못하겠느냐는 생각들을 해 본다. 부부관계를 갖지 못하는 부부들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또 다른 방법의 사라 표현이 심사관들을 감동시킬 수 있다.
배우자 비자를 처리하면서 많은 고객들의 진술서를 읽고 번역을 해 주는 일이 재미있기도 하고 나의 인생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 부부관계 등 일부 이야기를 공개하는데 있어 쑥스러워 하는 고객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솔직하게 진술서를 작성한다. 배우자들의 사랑이 무르익는 과정을 읽어 내려가면서 내 인생을 돌아보는 기회도 주는 배우자 비자의뢰를 나는 좋아한다.
위에 언급 했듯이 제출되는 모든 서류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속궁합의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다고 지술서를 온통 그 이야기로 도배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에게 신청을 의뢰한 배우자들의 행복을 빌며, 그리고 ‘속궁합’ 이야기가 앞으로 배우자 비자를 신청할 모든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서운학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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