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브랜드 광고의 마스코트인 북극곰 (사진출처_ ©The Drum)
“찬바람이 싸늘하게 두 뺨을 스치면~”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CM송은 겨울만 되면 떠올리게 되는 겨울문화코드와도 같은 상징인데요, 저는 겨울이 되면 이 노래와 더불어 호빵과 함께 등장했던 북극곰을 떠올리게 됩니다. 북극곰이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마스코트로 오랫동안 역할을 해와서인지는 몰라도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북극곰은 괜스레 친밀하게 느껴지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매년 2월 27일은 “국제 북극곰의 날(International Polar Bear Day)”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국제 북극곰 보호단체인 PBI(Polar Bear International)가 2006년 멸종 위기에 처한 북극곰을 보존하고자 지정한 날로, UN이 지정한 국제 기념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한 번쯤은 함께 생각해 봐야 하는 기념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국제 북극곰의 날을 기념하며 북극곰을 넘어 현재 우리 일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후 변화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국제 북극곰의 날 포스터 (사진출처_ ©Science kids)
우리에게 친숙하고, 친근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북극곰은 몸길이는 2-3m, 체중은 최대 800kg에 달하는 거대 육식동물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반전은 세계 최대의 육상 포식자라는 것이지요. 북극곰은 주로 미국과 러시아, 캐나다, 덴마크, 그린란드, 노르웨이 등 북극권에 서식하며 주로 바다표범 등을 사냥해 먹이로 삼습니다. 특히 캐나다 허드슨만은 세계적인 북극곰 서식지인데요, 전 세계 북극곰 2만 5천여 마리 중 약 절반가량이 이 지역에 모여 살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해 지방의 결빙 기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인데요, 이로 인해 주로 해빙 위에서 활동하는 북극곰이 생활할 수 있는 지형이 점점 감소하고, 먹이 사냥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주요 서식지인 캐나다 허드슨만의 경우, 1970-1980년대에는 7월 중순에 녹기 시작한 얼음이 2000년대 들어서는 6월 중순에 녹으면서 해빙이 녹기 시작하는 기간이 한 달가량 앞당겨 졌다고 합니다. 또한 빙하의 결빙 기간도 1980년대에 평균 250일이었다가,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200일 미만으로 그 기간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하네요.
해빙을 통해 이동 중인 북극곰 가족의 모습 (사진출처_ © Stuart Yates)
자, 그러면 북극에서 얼음이 사라지면 무엇이 문제일까요? 얼음을 타고 사냥을 다니며 영양소를 섭취하는 북극곰은 얼음이 얼기를 기다리는 동안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하지 못해서 쇠약해진 몸으로 더욱 먼 북쪽으로 헤엄쳐 가야 합니다. 수백 킬로에 달하는 몸무게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 1600kcal를 섭취해야 하는 북극곰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 굶은 상태에서 더 오래 수영을 해야 하지만, 해빙이 점점 줄어들면서 북극곰의 사냥 성공률이 점차 낮아지고 점점 굶는 일도 잦아지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얼음이 일주일씩 빨리 녹을 때마다 북극곰의 체중은 평균 10kg씩 감소한다고 하네요. 이로 인해 북극곰의 전반적인 체격은 1980년대에 비해 왜소 해졌고, 번식률도 낮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WWF(세계자연기금)에서는 2050년이 되면 북극곰은 현재 ‘멸종 위기’에서 ‘절멸(Extict)’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북극곰이 멸종될 수도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도 우리는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는 하지만, 저는 사실 이것이 단순히 북극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지구온난화, 기후변화는 먼 훗날 지구 멸망의 날에나 올 법한 먼 미래의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요즘 제가 느끼는 것은 지금 우리는 기후 변화 한가운데에서 살고 있으며, 그로 인한 결과로 2019년 NSW 전역을 뒤덮은 산불, 라니냐와 함께한 서늘하고 습한 여름, 밀 감소로 인한 식량 위기 등 전무후무한 재난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독일 포츠담대 연구팀의 “공통사회경제 경로에 따른 기후변화 정책과 세계 절대빈곤층의 추이 변화” 연구에 따르면, 기후 상승에 따른 악영향은 개발도상국에서 더 심하게 적용되고 이는 세계 불평등을 악화 시킬 뿐만 아니라, 동일 국가 안에서도 빈곤층이 각종 이상기후 및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 2배 가까이 증가한 자연재해의 숫자를 보여주는 도표 (사진출처_ © 2020 AFP)
오늘날 기후변화는 북극곰의 생태를 위협하는 해빙 감소 및 해수면 상승 외에도 각 지역에서 가뭄, 폭염, 폭우와 같은 극한 기후 발생 등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관련한 우리의 숙제도 점점 늘고 있는데요, 기후변화를 늦추고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즉각적인 액션을 비롯하여 “기후 탄력성(Climate Resilience)”이라고 일컫는,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위기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기후변화로 인해 절대적 빈곤 상태에 놓이게 된 절대빈곤층과 적정한 수준의 에너지 소비를 감당할 경제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에너지 빈곤층까지 우리가 돌아보고 마음을 같이해야 하는 이웃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내가 겪게 되는 피해가 없고, 내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해서 이 일들이 북극에 살고 있는 북극곰에게만 일어나는 일일까요? 어쩌면 당장 생계가 어렵고, 하루하루가 힘든 사람들에게 우리의 환경을 돌아보자는 이야기는 너무 사치스럽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그런 이유로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탄소중립을 반대하기도 하고요, 2021년에 개최된 G20 정상회담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2050 탄소중립 시점 합의에 실패한 전례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이곳이 북극곰만 살고 있는 지구가 아니라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이기 때문입니다.
생활 속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작은 실천 (사진출처_ 레줄러)새해를 시작하면서 우리 팀에서는 어떻게 하면 우리 일상에서 탄소발자국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며, 더 환경친화적인 삶을 살 것인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주 단순하지만 커피나 차를 마시기 위해 개인 컵과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것, 종이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회의 진행, 콘센트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버튼을 모두 꺼놓는 것, 옷 등 필요하지 않는 소비 자체를 줄이는 것, 채식 위주의 식단을 지향하는 것 등의 다짐들을 해보았습니다. 너무 쉬운 거 아니냐고요? 쉬운 것을 실천하는 것으로 우리와 우리 다음 세대가 겪어야 하는 예측 불가능한 재해와 기후변화의 위험들을 줄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안 할 이유가 없는 활동”이지 않을까요? 국제 북극곰의 날을 맞아 일상의 작은 결단을 만들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후원문의: 굿네이버스 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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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실 (Good Neighbours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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