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ited Nations)은 지난 20년간 홍수, 폭풍, 폭염 등으로 인한 기후 관련 자연재해가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2000년에서 2019년 동안 7,328건의 주요 자연재해가 발생하였으며 이로 인해 123만 명이 사망하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액은 전 세계적으로 무려 전 세계적으로 약 2조9700억 달러(약 3417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지금도 전 세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로 인해 한순간에 사랑하는 사람과 삶의 터전을 잃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아이티에서는 7.2 규모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였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호주도 지난 여름, 큰 산불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었지요.
이렇게 예측할 수 없는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재난을 일으키는 환경적 혹은 사회적 요소를 파악하여 사회 경제적 취약성을 감소시키는 활동을 통칭하여 ‘재난 위기 경감(DRR, Disaster risk reduction)’이라고 일컫습니다.
유엔 재난 경감 국제 전략기구(UNISDR)에서는 재난위기 경감을 “지속 가능한 개발의 넓은 맥락에서 역효과를 낼 수 있는 장애 요소를 제한하고, 예방함으로써 사회 전반의 재난 위기와 취약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개념적 요소”를 지칭한다고 정의하고 있는데요.
2021년 6월 네팔 홍수로 인해 붕괴된 마을의 모습 (사진출처_UNDRR/ Editorial credit: Mukund Kumar Thakur / Shutterstock.com) 유엔은 매월 10월 13일은 “국제 재난 위기 경감의 날”(International Day for Disaster Risk Reduction)로 지정하고, 전 세계 사람들과 지역사회가 재난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고, 재난으로 인한 위험을 줄이는 것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에 힘쓰고 있습니다. 2021년의 테마는 “개발도상국의 재난 위험과 재난 손실을 줄이기 위한 국제적 협력”인데요, 재난은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서 사망자와 부상자, 그리고 삶을 터전을 잃거나, GDP 대비 경제적손실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개발도상국에서의 기상 이변과 자연재해, 인공 재해에 대한 재해 복원력을 높이는 것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습니다.
2021년 국제 재난 위기 경감의 날 포스터 (사진출처_UNDRR) 모두가 2004년에 발생하였던 인도양 쓰나미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스리랑카 역시 2004년 쓰나미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는데요, 2008년, 제가 스리랑카를 방문했을 때, 4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2004년 쓰나미 피해 지역이 하나도 복귀가 되지 않은 것을 보고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몇 년이 지나도록 어떠한 희망을 찾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제가 NGO에서 일하기로 결심하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저에게는 이번 ‘재난 위기 경감의 날’의 주제가 더욱 마음에 와닿는데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재난 위기 경감이랑 어떤 활동들을 의미하는 걸까요?
예를 들면 필리핀의 경우, 환태평양 화산대에 위치하고 있어서 지진과 화산이 자주 발생하며,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의 위협에도 항상 노출되어 있습니다.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재난 피해를 입은 사람은 어림잡아 약 1억 2,50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 숫자는 조금 더 와닿게 설명하자면 호주에 사는 모든 사람이 평균적으로 5번 정도 재난 피해를 입는 것과 같은 숫자입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이지요. 이에 굿네이버스 필리핀은 재난으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13년부터 재난 대응력을 높이는 재난 대비 및 위험 경감 활동을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지역 주민 및 지역 정부의 재난 대응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발전기 및 휠체어, 로프, 구명조끼 및 고무보트 등 재난 대비용 기본 장비 지원을 비롯하여 재난 대비 중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 재해지도 작성 및 재해 발생 시 대피계획 수립, 모의 훈련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굿네이버스 필리핀 지부의 재난 위험 경감 활동 프로그램 모습
최근 멜번에서도 5.9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하였는데요. 하지만 지진 발생 시 비상 대비 요령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가정 내 안전한 대피 공간을 미리 파악해두는 것은 긴급 상황 발생 시 큰 도움이 됩니다. 탁자 아래 등 붕괴로부터 몸을 지켜 줄 수 있는 공간을 미리 생각해 두도록 합니다. 지진으로 크게 흔들리는 시간은 길어야 1~2분 정도로, 흔들림이 있을 때는 탁자 아래 등으로 피해 몸을 보호하고, 피할 곳이 없을 경우는 방석이나 담요 등으로 머리를 보호합니다. 흔들림이 멈춘 후에는 가스와 전기를 차단하고, 문이나 창문을 열어 대피할 수 있는 출구를 확보합니다. 지진이 나면 엘리베이터가 멈출 수 있으므로 계단을 이용하여 건물 밖으로 대피해야 하며, 밖으로 나갈 때는 떨어지는 유리, 건물 잔해, 간판 등에 주의하며 대피하되, 건물 밖에 나오면 건물이나 담장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져 운동장이나 공원 등 넓은 공간으로 대피합니다.
위의 정보 중 얼마나 숙지하고 계셨나요? 이렇게 재난 발생 시 행동 요령에 대해 안내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 재난 위기 경감 활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진 외에도 태풍, 화산 폭발, 쓰나미 등 자연재해의 종류에 따라 대체 요령이 달라지므로, 가족들과 함께 각 재난 별 행동 요령을 익혀 두는 것은 위기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지진 발생 시 장소별 행동요령 (사진 출처_ 행정안전부
사전 알람 시스템을 통해 다가올 재난에 대해 미리 전달받고, 평소에 숙지해둔 재난 발생 시 행동 요령대로 침착하게 대처하기만 해도, 같은 재해로 발생하는 인적, 물적 피해를 훨씬 줄일 수 있겠지요?
더불어 최근 이렇게 자연재해가 많아진 것은 굳이 그 상관관계를 과학적으로 증명하지 않더라도, 기후변화의 영향이 클 텐데요. 많은 사람들이 이제 기후변화는 “내일 일어날 어떠한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현실”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영국, 네덜란드 등 6개의 과학자들의 공동 연구결과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고온 건조한 기상 조건이 만들어질 확률이 과거에 비해 최소한 30% 이상 높아진 것을 근거로 기후변화가 작년 호주 산불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지구의 평균 온도가 2도 높아지면, 작년과 같은 산불이 일어날 확률은 최소 4배에서 최대 8배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과 함께 말이죠.
우리가 지구를 생각하며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재난 위기 경감 활동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먼 이웃 나라의 일일뿐만 아니라, 오늘 바로 우리의 일, 그리고 우리 자녀의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월은 ‘국제 재난 위기 경감의 날’을 기억하며, 작은 활동을 결심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기후변화 대응을 요구하는 Z세대 활동가의 모습 (사진 출처_ 시드니 모닝 헤럴드/ AAP
응급처치 코스를 수강한다든지, 자연재해의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의 긴급구호를 위해 후원을 한다든지, 기후 변화 위기 캠페인에 서명하거나,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활동에 동참하면서요!
“함께 해야만 더 안전하고,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지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 UNDRR 특별대표 ‘미츠토리 마미’(Mami Mizutori)
후원문의: 굿네이버스 호주 (W. http://goodneighbors.org.au /
ㅇ E. goodchange@goodneighbors.org.au /
P. 0416 030 381 / Kakao. GNAUS)
이효실 (Good Neighbors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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