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와 멜번은 서로 경합을 하면서 발전했다. 호주 역사에서 양대 도시는 경쟁관계가 두드러졌던 시기도 있었다.
호주 연방 건국 초기에 멜번이 호주의 수도가 되자 시드니의 항의가 빗발 쳤다. 시드니가 가장 오래된 도시이고 영국 해군의 죄인선단이 처음 도착한 곳인데 왜 정부가 수도를 멜번으로 결정하는가라면서 다툼이 심해졌고 결국 시드니와 멜번의 중간 지점인 캔버라에 ACT(호주수도권준주)가 만들어져 연방 수도가 된 것이다.
두 도시는 시민들의 성분도 달랐다. 죄인으로 와서 형기를 마친 사람들이나 자녀들이 시드니에 모여 살고 죄인 출신이 아닌 일반 이민자들은 ‘New Chum(새로 온 것들)’이라고 구박하자 할 수 없이 영국 이민자들은 멜번이나 애들레이드 도시를 건설했다.
더욱이 호주 노동조합 중심의 노동당과 과거 영국의 관리나 군인, 경찰 출신을 조상을 두었던 사람들이 많이 모인 보수 정당 (자유당과 국민당)과는 타협이 어려운 나라이다.
근래는 불행하게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거리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2020년 12월 17일 통계를 보면 호주의 총 확진자 2만8.072명 중에 멜번 감염자가 72.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사망자 908명 중 820명이 빅토리아 거주자들이었다. 빅토리아에 있는 요양원 거주 노인들 중 사망자가 집중됐다.
반면 시드니는 총 확진자의 16.6%(4.666명)를 차지했고 사망자는 53명의 불과했다.
멜번은 2020년과 2021년 4회에 걸쳐 총 162일동안의 통제령(lockdown)을 내렸다. 코로나 감염과 싸우다가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총리가 계단에서 헛발을 디디며 넘어져 고관절과 허리에 중상을 입고 몇 달 간 입원했다가 최근 직무에 복귀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NSW 주총리와 방역 책임자인 케리 챈트 Dr. Kerry Chant) 최고보건자문관(CHO)은 그동안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왔다. 그러나 6월 16일부터 본다이집단감염(Bondi Cluster)으로 델타 변이가 급속 확산되면서 주총리에 대한 지지율도 흔들리고 있다.
22일 신규 지역사회 감염자가 NSW는 124명, 빅토리아주는 26명으로 거의 100명의 격차를 보였다. 지금의 감염 파동은 시드니 동부에 거주하는 국제선 승무원들이 이용하는 공항리무진 운전기사(60대 남성)가 승무원들로부터 감염되면서 시작했다. 이 리무진 기사는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지 않은 상태였다. 일선 근무자이고 60세 이상임에도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그만큼 정부의 접종계획이 허점이 많다는 의미다.
6월 16일부터 7월 18일까지 한달간 NSW의 지역사회 신규 감염자는 1.242명을 기록했다. 22일까지 1,648명으로 크게 늘었다.
이 수치의 상당수가 시드니 남서부 3개 지자체(페어필드, 리버풀, 켄터베리 뱅크스타운) 주민들이다. 점차 남서부에서 시드니 서부로 감염자가 늘고 있다.
NSW 주정부는 7월30일까지 록다운에서 건설산업의 발을 꽁꽁 묶었다. 상하수도 파열, 전기 공급 중단 등 급한 상황이 아닌 경우, 모든 건설업 근로자들의 일리 7월30일까지 중단됐다.
록다운이 빈번했고 장기화됐던 빅토리아주도 건설업 전면 통제를 하지 않았다. 건설업에서 약 25%는 근무를 허용했었다.
2주동안 건축현장 작업 중단으로 정부는 약 14억달러를 부담해한다.이번 주부터 시드니 전철, 버스도 운행 회수를 절반으로 줄여 인구 이동을 막고 있다.
페어필드에 이어 켄터베리-뱅크스타운 지자체 거주자들 둥 필수 항목 분야 근로자들은 증세가 없고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3일마다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시드니 동부 거주자들은 상당수가 매니저급, 전문직, 사무직이 많아 재택근무가 크게 어렵지 않다. 반면 시드니 남서부와 서부 지역 주민들은 육체노동, 건설업, 요식업 근로자들이 많은 편이다. 하루에 약 10시간정도 힘든 노동을 하고 3일마다 하루 몇시간씩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고 기다리는 것은 참으로 불편한 일이다.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은 텔타 바이러스처럼 급속도로 퍼지는 질병에는 3개 주정부가 빠르게 통제령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연방 정부가 일찍이 mRNA(리보핵산) 접종 주사를 서둘러 준비했다면 당초 계획대로 10월안에 전국민 접종이 끝나고 이런 비극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NSW 주정부가 좀 더 일찍 록다운을 도입했다면 지금보다 감염 상황이 크게 개선됐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NSW의 뒤늦은 록다운 결정과 하루 100명 안팎의 신규 감염자를 보면서 다른 주들은 초기에 강력 록다운으로 대응하고 있다.
빅토리아주는 5일에서 한주를 연장했고 남호주는 20-26일 한 주 동안 스냄 록다운 조치를 취했다. 호주의 양대 도시인 시드니와 멜번이 동시에 록다운에 진입한 것은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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