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요? 저는 인종, 종교, 국적과 같은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 등의 이유로 박해를 받거나, 박해에 대한 공포로 인하여 자국의 밖에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자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고,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자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바로 “난민”입니다. “
상기의 내용은 1951년에 채택된 난민의 지위에 관한 국제 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난민의 정의입니다. 유엔 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20년 6월 기준으로 전쟁, 천재지변, 사상적 원인으로 난민의 지위에 있는 사람은 약 2,600만에 이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기념하며, 난민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고자 합니다.
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으로 선언한 이후, 우리의 삶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필수품이 되었고, 외부 활동보다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졌으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와 행사를 꺼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팬데믹으로 인한 정신 건강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가운데, 더욱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는 난민들은 어떤 하루를 살아가고 있을까요?
1. 교육
팬데믹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아동들의 교육 기회를 제한하였습니다. 유엔 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코비19 이전에도 학령기 난민 아동의 절반은 학교를 다니지 못하였는데, 팬데믹 이후 더 많은 아동들이 교육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난민 아동들이 온라인 학습을 위한 장비나, 인터넷 등의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또래 아동들에 비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2. 빈곤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불황을 경험하고 있는 가운데, 많은 국가들이 높은 실업률로 고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난민의 경우, 불안정한 지위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가운데, 팬데믹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제조업, 소매업, 서비스업과 같은 직종의 임시 일자리를 가지고 있어서 고용과 생계에 있어 더욱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2018년도 자료에 의하면, 호주로 온 지 18개월이 지난 인도주의 입국자의 오직 17%만이 고용상태에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3. 정신 건강
일반적으로 팬데믹 상황은 전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우울과 불안, 불확실성, 두려움 등 정신 건강에 매우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난민들에게 이런 상황은 더욱 심리적인 압박으로 다가와 생계에 대한 위협, 삶의 터전을 떠난 상황에서의 알 수 없는 미래와 정착에 대한 불안감, 차별 등이 그들을 심각한 절망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유엔 난민기구(UNHCR)의 정신 건강 담당 피터 벤티보그(Peter Ventevogel)에 따르면 “난민들로부터 걸려오는 상담 전화가 늘고 있고, 난민들 가운데 이러한 절망감이 커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4. 성 기반 폭력
유엔 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적어도27개국에서 성 기반 폭력 사례가 증가하였고, 이는 이동 제한과 빈곤의 심화, 경제적 부담 등 종합적인 상황의 영향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봉쇄 조치(Lockdown)와 이동 제한은 피해자들의 신고와 도움 요청을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소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할례나 조혼도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사회적인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취약한 환경에 처해있는 이웃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특히, 난민은 가장 먼저 지원의 축소를 고려할 수 있는 대상으로, 우리가 지속적인 관심을 두지 않으면 가장 쉽게 소외될 수 있는 이웃입니다. 이에 굿네이버스 호주는 작년 봉쇄 기간(Lockdown) 동안 시드니 내 시리아 난민을 대상으로 긴급 지원을 진행하였으며, 또한 올해 로힝야 난민을 포함하여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큰 스트레스 상황에 놓여 있는 미얀마 커뮤니티의 긴급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굿네이버스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난민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콩고 내전으로 인해 탄자니아 난민 캠프로 망명 와 기약 없이 오랜 시간 동안 난민인 채로 살아가는 “장기화된 난민”의 경제적 자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직업 훈련 센터를 개소하였습니다. 또한 난민과 현지 주민 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위한 공동 시장을 구축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굿네이버스 방글라데시에서는 로힝야 난민 지원을 위해 콕스 바자르 난민촌에서 아동친화 공간, 여성친화공간 등 다양한 난민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난민 촌 내의 아동친화 공간에서 아이들은 보호받고 안전하게 일과를 보낼 수 있으며, 퍼즐, 블록, 춤 노래 등 아동들을 위한 놀이뿐만 아니라, 영어와 산수 같은 기본 교육, 아동권리교육과 위생 교육까지 아동들에게 필요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균형 있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는 9살, 11살 두 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아동친화공간이 생기면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돌아다닐 수 있고, 교육을 받을 수 있어서 안심할 수 있게 됐어요.”
- Khrarul Amin/아동보호위원회 참여 부모
또한 여성친화공간에서는 아동과 마찬가지로 난민촌에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여성들을 보호하고, 종교적,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여성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제 활동을 위한 어망 제작, 전통 자수 공예품 제작, 재봉기술교육 등과 함께 작물 재배를 위한 씨앗을 배포하기도 하였으며, 이 외에도 문해 교육과 심리적인 지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모든 인간이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믿는다면, 우리는 모두 난민의 안녕과 안위에 책임이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기후변화와 급변하는 세계의 정세, 그리고 팬데믹 등 다양한 외부 환경으로 인해, 우리도 난민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든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2021년 난민의 날을 맞아, 존재가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우리 주변에 이웃으로 함께 살고 있는 난민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함께해 주신다면, 그것이 바로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후원문의: 굿네이버스 호주 (W. http://goodneighbors.org.au / E. goodchange@goodneighbors.org.au /P. 0416 030 381 / Kakao. GNAUS)
이효실 (Good Neighbors Australia)
info@itap365.com
www.itap365.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