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사협회(AMA)의 NSW 지회장인 닥터 다니엘 맥멀란 (Dr. Danielle McMullen)은 “시드니 상가의 펍/호텔이나 식당 등에서 젊은이들이 너무나 조밀하게 모여 있어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이 크게 우려된다. 주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 검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NSW 경찰은 이번 주 시드니 로젤 소재 게리 오웬 호텔( Garry Owen Hotel)에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으로 1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며 업소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2차 감염에서 특징 중 하나는 젊은층 확진자가 노인 인구보다 훨씬 많다는 점이다. 20-29세 젊은이들이 바이러스를 지역사회에 전염시키고 80세 이상의 고령자들이 주로 사망하는 게 일반적인 양상이었다. 물론 예외도 있다. 지난주 30대 젊은이가 멜번에서 숨졌다. 현재까지 호주 사망자 361명 중 30대 2명, 40대 2명, 50대 10명으로 10여명의 청장년층도 희생됐다. 닥터 맥멀런은 “코로나 앞에서 젊은이들도 안전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시드니 서부 웨더릴파크의 타이록식당에서는 지난 7월 9일 첫 환자가 발생했는데 4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관련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서만 116명의 관련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앞서 7월 3일 시드니 남서부 카술라(Casula)의 크로스로드호텔(Crossroad Hotel)도 멜번 근로자의 모임을 통해 감염이 확산되면서 55명 이상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곳은 최근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어떻게 진전될지 모른다. 7월 25일 뱅크스타운 소재 레반논계 가톨릭 성당의 장례식 참석자 중 4명이 감염됐고 계속 확산되면서 연관 감염자가 68명이 됐다. 또 폿츠포인트의 2개 식당(아폴로, 타이록)의 감염자도 30명을 넘었다. 이외에 뉴캐슬, 체리브룩 가톨릭 여자학교인 탕가라스쿨(19명), 파라마타 초등학교와 인근의 OLMC Our Lady of Mercy College) 가톨릭고교(3명), 베이트만스베이 초등학교와 고교 등 학교 감염이 늘기 시작했다.
NSW 보건 당국이 비교적 철저한 역학(추적) 조사를 하고있지만 무증상 감염자들이 본인들도 모르게 지역사회에 전염을 시키는 것이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다. 점염 원인을 알 수 없는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가 NSW에서 한두명씩 매일 나오고 있다. 글리브의 잠보 잠보(Jambo Jambo) 아프리카식당을 다녀간 감염자도 추적 불가능 사례에 속한다.
NSW대학 역학 교수인 아브러 아마드 추타이(Abra Ahmad Chughtai) 박사는 “NSW가 빅토리아주처럼 악화될 가능성이 50대 50”이라고 예측했다. 무증상 감염자 또는 감염경로를 모르는 확진자들 중 슈퍼전파자가 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멜번에서는 경미한 증상을 보인 확진자들과 무증상 감염자들 이 일을 계속하면서 지역사회를 급속 전염시킨 것이 악화의 원인 중 하나였다. 여기에서 유감스럽게도 빈부차이로 인해 감염 현상도 큰 차이를 보였다. 멜번 동부의 부촌 보룬다라(Boroondara)의 누적 확진자가 200여명인 반면 이민자들과 저소득층과 젊은층이 많은 서부, 북서부 지역의 브림뱅크(Boroondara)는 1,600여명으로 무려 8배의 차이를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부촌에 사는 주민들은 대부분 재택근무를 하거나 집에서 쉬고 있지만 비정규직(임시직)이 많은 저소득층 주민들은 4단계 록다운 이전까지 일을 해야 했다. 요양원, 도축장, 물류센터, 냉동창고 등에서 주로 이들이 근무했고 일부는 멜번의 주정부임대아파트에 거주했다.
멜번에 거대한 세탁소(Spotless Industry Laundry)가 있다. 병원이나 양로원의 세탁물을 주로 처리하는데 이 과정에서 근로자 30여명이 감염됐다.
이처럼 열악한 경제적 환경(가난)이 코로나 확산의 배경이됐다. 호주는 근로자 중 임시직 비율이 24.3%로 OECD 평균보다 훨씬 높다. 이 비율이 1984년 15%에 불과했었다. 노조의 조사에 따르면 멜번 서부와 북부 거주지들의 임시직 비율은 25~35%로 매우 높다.
요양원 근로자나 자택에서 노인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90%가 시간당 $22을 받는 임시직(대부분 여성들)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근무하는 멜번 요양원 10여개에서 많은 감염자들이 발생했다. 일종의 악순환인 셈이다.
하명호 (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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