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번대학의 역학자인 제임스 맥코(James McCaw) 교수는 “멜번이 2차 감염으로 다른 주보다 어려움을 당할 특별한 이유가 없지만 2건의 집단 감염이 확산의 원천일 것“이라고 말했다. 첫째는 멜번에 있는 정부 임대주택 고층아파트단지(287명)이고 두번째는 멜번 북부 트루가니니 소재 이슬람학교인 알-타크와 칼리지(Al-Taqua College, 169명)가 폭발적인 전염의 원천이라는 설명이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차 봉쇄(록다운) 기간 중 한 사람이 다른 사람과 접촉한 숫자는 멜번 5.9명으로 시드니 8.1명 보다 훨씬 낮다. ACT 7.5, NSW 8.1, 퀸즐랜드 8.6, 남호주 8.2, 타즈마니아 7.5, 서호주 9.4, 노던테리토리 11.5였다.
또 다른 기준인 1.5m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하고 있는지 여부에서 빅토리아주는 35.9%로 양호한 편이었다. ACT 32.3%, NSW 35.9%, 퀸즐랜드 39.1%, 남호주 33.5%, 타즈마니아 37.1%, 빅토리아 35.9%, 서호주 31.9%, 노던테리토리 27.9%였다.
그런데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6일 사이에 다른 주는 신규 감염자가 크게 줄었거나 거의 없어 봉쇄령을 해제하고 점차 정상화됐다. 이 기간 중 유독 빅토리아주만 신규 감염자가 651명으로 큰 문제가 됐다. 이 신규 확진자들 중 상당수가 두 집단감염과 관련된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지적됐다.
7월 23일 현재 주별 확진자와 사망자는 다음과 같다.
빅토리아 7,125명(49명) NSW 3,633명(49명) 퀸즐랜드 1,074명(6명) 서호주 651명(9명) 남호주 445명(4명) 타즈마니아 229명(13명) ACT 113명(3명) 노던테리토리 31명(0)
지난 7일 동안 발생한 신규 확진자(괄호안은 23일 확진자)는 다음과 같다. 빅토리아 2444명(403), NSW 114명(19), 퀸즐랜드 2명(1), 서호주 13명(0), 남호주 2명(1), 타즈마니아 1명(0), ACT 0(0), 노던테리토리 0(0).
빅토리아주는 22일 482명으로 최다 하루 증가 기록을 세웠고 23일 403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또 노인 5명이 하루 사이 숨졌다. 빅토리아주의 전체 확진자는 7월 초 NSW를 넘어섰고 사망자가 같은 49명인데 곧 추월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현재 미완치 환자(active cases)가 3,630명에 달한다.
이처럼 사태가 급속 악화되자 빅토리아 주정부는 23일부터 록다운 지역인 멜번 광역시와 미첼 샤이어에서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위반을 하면 벌금 $200가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마스크 의무화 조치도 시행이 매우 늦었다. 마스크를 쓰는 것은 공기로 감염되거나 환자의 침방울(비말)을 막아주어 전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주 코로나바이러스가 에어로졸 감염, 즉 공기 전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실내 합창 연습실, 식당, 헬스센터 등이 대표적인 위험 공간으로 지목됐다.
마스크에 대해 발표된 논문은 많지 않다. 2015년 한 조사에 따르면 천으로 만든 마스크를 쓰고 4주간 일했던 의료 관계자들의 호흡기 질환 감염률은 의료용 마스크를 쓴 요원에 비해 13배 정도 높았다고 한다.
근래는 마스크보다 플라스틱 얼굴 가리개(plastic face shield)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 미 의학잡지(JAMA)에는 아이오와대학 의과대학 교수 등 3명의 감염병 전문가들이 기고한 논문에서 얼굴 가리개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차단에 훨씬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얼굴 가리개는 비누 물로 닦아서 재사용이 가능하다.
2014년 국립직업안전보건원 연구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보유한 로봇이 재채기를 했을 때 18인치(45cm) 떨어진 곳에 있는 얼굴 가리개를 한 로봇의 바이러스 차단율은 96%에 달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 얼굴 가리개는 옆면과 아래가 비어 있는 점이 지적되지만 전문가들은 그리 큰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마스크를 쓰고 플라스틱 얼굴 가리개까지 같이 한다면 전염을 완전 차단 할 수 있을까?
보건 일선에서 수고하는 의사, 간호사들이 감염도 심각하다. 빅토리아 주에서만 그동안 388명이 감염됐다. 아직도 미완치 상태인 의료인이 150명이며 사망자는 1명이다.
NSW에서는 24일(금)부터 식당, 카페, 바 등 영업장의 동시 예약 인원을 10명으로 제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세척, 방문자 기록 관리 등 규정 준수 여부를 강력히 단속할 예정이다. 위반 업체는 최대 5만5천달러의 벌금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주정부는 대중교통 등 사회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곳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유했다, 그러나 여전히 의무화는 아니다. 현재 NSW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 추세가 악화될 경우 시드니에서도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곧 의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명호 (자유기고가) milper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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