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도 증후군
윤희경
오늘도 한국 가게로 달려간다
조선 부추 대신 멋대가리 없이 말끔한 한 묶음
부들부들한 막내 이모는 아니어도
이종사촌들과 밀고 당기며 놀던 쫄깃한 맛
팽팽한 젖가슴에
호르몬이 내심 반란 중이다
생리 때만 되면
참기름을 훔치러 온 여자가 있었다
가게 구석에 달아놓은 거울에 재빨리 보이던
부추전이 미친 듯이 당기는 오늘 같은 날
한 구성원이 이탈 중이다
입맛을 찾아 이 구석 저 구석 돌며
젖은 몸으로 헤매던 좁은 개봉동 시장 골목
그때처럼 프라이팬을 달궈
허기진 부추 전을 소쿠리 가득 부쳐
터질듯한 입으로
이민의 하혈을 견뎌낸다
무너지는 어깨를 세우고
초병처럼 뛸 때마다 진땀을 닦아내는
가녀린 비린내의 탐구
아마존 여전사의 순결도 37도였을 것이다
지구 반쪽은 전쟁 중
힘으로 밀어붙이는 오늘도 월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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