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홍 - 강흥원 후보 간의 한인회장 선거 경선이 예상됐지만, 등록 마감 하루 전 강 후보가 뜻밖의 불출마 결정으로 이번에도 한인회장 선거가 무산됐다.
이로써 단독 등록한 윤광홍 회장 후보와 김상희(호주명 피터 김) 부회장 후보가 32대 한인회장단으로 당선 공고됐다.
30, 31대에 이어 32대도 무투표 당선의 결과가 나왔다. ’6년째 경선 불발’이다.
시드니한인회장의 6년 무투표 당선이 계속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 중 ‘한인회에 대한 무관심’이 근본적인 문제이며 그 무관심은 한인회가 제대로 활동을 하지 않은 데서 야기된 것이라는 지적이 가장 설득력이 높다.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의 문제로 비유되곤 한다.
작년 7월 한호일보가 실시한 시드니 한인회 설문조사에서 약 400명의 응답자는 “한인회에 대한 무관심은 사실상 한인회가 필요한 단체이지만 제 기능을 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명하게 답변했다.
한인회가 필요한 단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한인 커뮤니티를 대변하는 비영리 봉사단체로서의 한계를 인정하는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하고 그런 의지와 봉사 자세를 가진 회장단이 대표가 되어야 한다.
32대면 60여년을 의미하는데 언제까지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하는 것은 곤란하다. 연륜에 맞도록 네트워킹 능력이라도 갖춰야 한다.
‘어떻게 한인회에 대한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면서 류병수 현 회장(31대)과 32대 윤광홍 당선인이 밝힌 비전과 공약을 비교해 보았다.
류 회장은 2년 전 취임식에서 '일하는 한인회, 소통하는 한인회, 미래의 한인회, 감사의 한인회'라는 비전과 함께 다음과 같은 공약을 밝혔다.
“.. 차일드 케어 센터와 양로원 건립 및 노인 복지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재정 자립 기반을 마련하고 한인회다운 한인회를 만들어 한인 차세대들을 위한 길잡이가 되겠다. 동포 어르신들을 위한 감사의 한인회를 만들기 위해 한인전용 노인 시설을 만들 것이다. 리치몬드 지역에 약 40만 평의 부지를 마련해놓고 있다. 이 모든 시설 등 건립 비용은 사비로 할 것이다”.
다음으로 32대 윤광홍 당선인의 공약을 살펴보자 .
“현 한인회관 20년 리스(임대) 재계약 완료, 호주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한인을 위한 더 많은 지역사회 공간 확보, 기부자들이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인회의 DGR(deductible Gifted Recipient) 단체 자격 취득, 시니어 문화센터 공간 마련, 2020년 1차 한인 시니어 잔치 개최, 한인회 재정 확보를 위한 기반 마련, 한국문화 홍보, 차세대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도록 한인 차세대 주체성 교육을 하겠다."
‘리치몬드 40만 평의 부지에 노인 시설을 만든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퇴임을 앞둔 회장의 바짓가랑이를 잡을 수도 없고 안타까운 일이긴 하지만32대 한인 회장단은 ‘40만 평 운운’하는 허황된 약속보다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2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한인 회장단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몇 가지라도 구체적으로 이루었다는 점을 밝히고 떳떳이 후임자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 상황이 되면 한인회에 늘 따라 붙었던 ‘무관심’이란 표현도 멀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 여러 후보들이 나서서 자연스럽게 경선이 치러지지 않을까. 그런 날을 기대해본다.
전소현 기자 rainjsh@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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