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동남아계 여성, 용의자로 체포
‘바늘 딸기 사태’ 충격을 보면서..
‘딸기 바늘 사건’의 용의자로 지난 11일(일) 브리즈번에서 베트남계 50대 여성 마이 우트 트린(50, My Ut Trinh)이 체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퀸즐랜드 경찰은 빅토리아에서 판매된 바늘이 담긴 베리 리셔스(Berry Licious) 딸기에서 그녀의 DNA가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경찰의 2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국민 건강의 안전을 위협했던 사건이 마무리되는 것 같아 무엇보다 큰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후 TV 화면에 비친 햇볕에 그을린 초라한 아시안 중년 여성의 얼굴과 함께 의외로 담담한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왜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을까라는 의문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퀸즐랜드 베리 리셔스 딸기 농장의 관리자(supervisor)로 근무했던 그녀의 범행 동기는 농장주에 대한 앙갚음 때문이었다고 한다.
바닷가 모래처럼이나 많은 딸기에 바늘 몇개 집어넣는다고 설마 잡히겠는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단정하기에는 사건이 너무 심각하다. 또 그녀가 농장에서 관리자라는 위치에 있었다는 점을 생각할 때 섬뜩한 바늘 범행은 역시나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또 농장주에 대한 앙갚음이라는 몇 단어로 그녀의 범행 배경을 전할 뿐 고용주의 무엇이 트린으로 하여금 그토록 분노케하였는지를 설명해주는 언론 보도는 아직 찾을 수 없다.
작업장의 안전 뿐만 아니라 특히 먹거리에 있어서의 안전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점을 관리자로서 모를리가 없다. 또 성실성, 정직성 등 관리자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는 판단이 있었기에 고용주도 그녀에게 관리자의 업무를 맡기지 않았을까.
농장주와의 대화 시도나 회사에 불만제기라는 정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한 것인지 아니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시정되지 않아 약한 자의 마지막 저항의 수단으로 그런 행동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불법을 저지른 그녀를 옹호할 생각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그렇다고 이번 사태의 책임이 오롯이 그녀 한 사람에게만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현대판 노예’라고 불릴만큼 호주 오지 농장에서의 노동 조건은 열악하다.
이런 상상을 초월하는 범행 뒤에 농장주의 끔찍한 노동착취로 인한 억울함은 없었는지.. 재판 과정을 예의주시해 볼 일이다.
전소현 기자 rainjsh@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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