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고국에서 주관하는 세계 한민족축전에 참가했을 때의 일화가 떠오른다. 40여 나라에서 온 교포들이 참가했는데 그중에 3대 미항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온 L씨와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에 거주하고 있는 P씨와 우연히 동석, 함께 식사를 나누었다.
그날 수인사 후 호주 시드니에서 왔다는 필자의 말에 두 교포가 세계 제1의 미항은 시드니라고 동의하여 어깨가 으쓱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를 선정 이유로 꼽았다.
호주의 상징물인 하버브리지는 세계 4위의 철로(아치교)이며 특히 새해 첫날 전야의 폭죽 놀이는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1932년 9년 만에 완공한 하버브리지와는 달리 오페라 하우스는 15년이라는 기나긴 공사로 난산 끝에 1973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첫 테잎을 끊으며 개관됐다.
‘예른 우트촌’이라는 덴마크 건축가가 부인이 썰어준 오렌지 조각에서 영감을 얻어 바람 가득한 모양을 형상화해 하늘과 땅, 바다, 어디에서 보아도 완벽한 곡선을 보이는 설계로 공모한 것.
오페라 하우스 개관 축사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집트 피라미드를 건설할 때도 논란이 무척 많았지만 피라미드는 지금까지 4천년 동안이나 세계의 경이로 남아 있습니다. 나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가 그러리라 확신합니다"라고 설파했는데 여왕의 예언대로 완공 34년이라는 최단기간인 2007년 유네스코가 선정하는 세계 문화유산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하버브리지와 오페라하우스는 올해 86세 부친과 45세 중년 여성인 딸의 자세로 부녀지간 처럼 다정하게 마주보며 시드니를 빛내고 있다.
시드니는 천혜의 기후를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하루에 4계절의 맛과 멋을 체험하게 한다. 필자가 분석한 시드니의 4계절은 음양오행의 동양 철학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 같다.
새벽 3시 반에서 오전 9시 반까지는 봄
오전 9시 반에서 오후 3시반까지 여름
오후 3시 반에서 밤 9시반까지 가을
오후 9시반에서 새벽 3시 반까지는 겨울
필자는 교민사회 초창기 3 만여 교민이 옹기종기 모여 살던 시절, 고국의 읍내 같던 캠시에서 호주와 한국의 소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교포 신문(시드니 코리안 포스트)에서 정성을 쏟았던 경험이 있다. 죽을 힘을 다해 뛰어왔지만 아무도 제대로 안내해 주지 않아 다른 길로 들어선 실격 처리된 마라토너의 비극이 낯설고 말설은 해외에서 이민 생활을 하는 동포들에게 찾아오는 비극을 예방하자는 봉사 정신으로 교민 언론에 투신했던 그 시절이 추억의 텃밭에 남아있다.
흔히 공기의 고마움을 의식하지 못하듯 전 세계인들의 선망의 고장 시드니에 살고 있는 우리는 그 사실을 망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는지?
Sydney is a beautiful place you make it even more.
(시드니 처럼 아름다운 고장은 없어라)
김봉주 (자유 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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