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NSW 주의사당에서 ‘2022년 NSW 노동당 청년당원 vs 자유당 청년당원 토론 대회 참석자들
지난 9월 1일 NSW 주의사당에서 ‘2022년 NSW 노동당 청년당원 vs 자유당 청년당원 토론 대회(NSW Young Labor v Young Liberals Debate 2022)’란 흥미로운 이벤트가 열렸다.
제이슨 얏-센 리 주의원(노동당)이 이 토론대회의 의장(chair)을 맡았다. 그는 시드니 한인 밀집 지역인 스트라스필드 지역구에서 작년 보궐선거로 당선됐다. 지난 10년동안 연방 총선에 2회 도전했다가 실패했고 NSW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주의원이 됐다. 그는 초선이지만 NSW 정치권에서 사실상 중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를 대표하는 영향력이 있는 정치 유망주라는 평을 받고 있다.
리 의원은 “양당 청년 당원들의 토론은 실제 주의회 논쟁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라고 비교 평가했다. 청년 당원들의 대부분은 대학생들이다. 대학 졸업 후 정치권 취업이나 정당 활동 등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 청년 당원으로 활동한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전 NSW 주총리, 도미니크 페로테트 현 NSW 주총리, 매트 킨 NSW 재무장관, 토니 애봇 전 호주 총리 등 많은 전현직 정치인들이 NSW 청년 자유당 회장이나 부회장 등 출신들이다. 노동당 정치인들 중에서도 청년 노동당 회장, 부회장 출신들이 많다.
미래의 정치인들에게 청년 당원 활동은 교두보를 마련하는 훈련장 같은 것이다. 또 동지이면서 경쟁자들과 네트워킹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바로 이런 자리에 한국계 등 아시아계가 많아져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훗날 시의회를 거치거나 주, 연방 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소수민족 커뮤니티에서 정치적 대표성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할 정도로 중요하다. 호주 인구 중 한국계는 약 0.5-0.6%에 불과하다.
청년당원 활동을 하는 학생들 중 상당수는 시의회에 도전하며 미래 기회를 모색한다. 노동당과 자유당 정치인들 중 시의원 출신이 많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요량’으로 불리는 시의회에서 지역사회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훈련은 정치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기초다. 바로 이런 기본 훈련부터 잘 되어야 훗날 기회가 주어지면서 주, 연방 의원으로 크게 기용될 수 있다.
5월 연방 총선에서 한인 밀집 지역구인 시드니 북서부 베네롱에서 당선된 제롬 락살 연방 의원은 라이드시 시의원으로 10년 이상 활동했고 직전 시장을 역임했다. 시의원에서 연방 하원의원으로 변신하면서 흔한 표현으로 ‘신세가 역전’됐다.
연방 의원으로서 대우나 지위보다 그만큼 할 수 있는 일의 폭이 시의원 시절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앤소니 알바니지 총리는 총선 전 야당 대표 시절 락살 시의원에게 “시의원과 시장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연방 의원에 도전하라”고 적극 권유하면서 베네롱 지역구를 공천했다. 락살 후보는 중국계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큰 지역구인 베네롱에서도 강한 ‘반 스콧 모리슨’ 열풍이 휘몰아치면서 간발의 차이로 자유당 후보(사이몬 케네디)를 제치고 당선됐다.
정치권에서 훈련과 준비 없이 갑자기 기회가 생겼을 때 활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종종 무리수를 두었다가 낭패를 겪는 사례가 생긴다. 항상 준비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기회가 찾아올지 누구도 모른다. ‘돌계단 하나씩 쌓는’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가 중요하다. 인내력과 순발력도 요구된다.
호주 정치권에는 ACT 준주 의회의 이슬기 의원(ACT 야당 대표)과 NSW 라이드시의 송강호, 한정태 시의원 2명이 있다. 이 정도로는 너무 미약하다. 특히 호주와 한국의 경제 관계(4대 교역국)를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앞으로 연방과 주의회에서 한국계 정치인이 더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시드니에서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스트라스필드, 켄터베리, 파라마타, 혼스비 등의 카운슬(지자체) 선거에 주요 정당 후보로 도전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일 수 있다. 한정태와 송강호 시의원의 사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제이슨 얏-센 리 의원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보낸 여러 사진들을 보면서 아쉬움을 느낀다. 노동당과 자유당의 청년 당원들 중 한국계를 비롯한 아시아계가 거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배우며 경험을 해 봐야 그 세계를 알 수 있다. 유권자를 만나 대화를 나누며 호감을 주면서 지지 세력을 만드는 일이 정치 활동의 시작인데 현장 경험의 필요성은 더 이상 말이 필요가 없다. 한국계 대학생 본인들 스스로 또 부모 등 주변에서 청년 당원 활동에 참여하도록 적극적인 권유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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