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가 무질서 하다
불규칙한 것들의 안전거리는
자유를 허용하겠다는 암호
더 이상 편지는 부치지 않아도 된다기에
시 같은 편지는 그만 쓰기로 했다
스트라스필드 광장,
빨갛게 해 떨어지는 시간 위에 앉아
노란 앵무새의 말을 배우기 시작했다
인생의 대부분을 경직된 어깨로 살아
날아가기를 배우는 건 큰 도전이었다
굳어버린 척추를 편하게 쭈욱
양 옆으로 어깻죽지를 활짝 펴보는 일
눈치를 보며 너는 새라서 쉽지만, 나는,
너도 사람이 되면 쉽지 않을걸?
구차한 변명을 한참 늘어 놓았다
하지만 설명은 간단했다
힘에 부칠 때 목을 꺾고 있어
자동차 축이 맞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균형이 잡히지 않았다고 했다
머리를 쓰지 말고
자연스럽게 몸을 정상적으로 수축, 이완시키라는 것
앵무새의 말이 맞다
하늘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장정윤 시인
2007년 호주동아일보 신년문예 <철대문>으로 시 당선
2014년 한호일보 신년문예 <엄동이와 도깨비 방망이>로 희곡 당선
시집 <코알라의 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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