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활동이 약해지고 사람들은 실외 생활이 많아져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떨어진다. 반면 추워서 실내 생활을 많이 하는 겨울에는 바이러스 전파가 커진다.
시드니는 작년 여름철에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애를 먹었다. 2020년 12월 16일부터 시드니 북쪽 해안지대(노던비치 아발론 일대)에 감염자 2명으로 시작됐다. 18일 23명으로 크게 늘어나자 주정부는 한 주동안 지역 봉쇄(록다운) 조치를 취했던 경험이 있다.
올해 델타 변이와의 싸움에서 NSW주정부는 유럽과 같이 예방 접종을 중요시하면서 '위드 코로나(With Covid-19) 정책'을 펼치고 있다.
12월 1일 기준으로 NSW의 16세 이상 코로나 백신 접종률은 1차 94.6%, 2차 92.6%를 기록했다. 12월 15일부터 코로나 감염 숫자와 상관없이 경제활동에 매진할 계획이다.
2일 신규 감염자는 271명을 기록했다. 미완치 감염자 중 현재 144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중 24명(10명은 산소호흡기 필요한 상태)이 중환자실에 있다. 지금까지는 상당히 양호한 상태다.
올해 여름은 홍수로 곳곳이 야단이다. ‘라 니냐(La Nina) 현상’ 때문이다.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를 뜻하는 ‘라 니냐’는 엘리뇨의 반대 현상으로 적도 무역풍이 평년보다 강해지면 서태평양의 해수면과 수온이 평년보다 상승하고, 찬 해수의 용승 현상 때문에 적도 동태평양에서 저수온 현상이 나타나 바닷물이 평년 수온보다 0.5℃ 내려가는 경우를 의미한다.
라 니냐로 올해 NSW와 퀸즐랜드 등 호주 동부(남반부 서태평양 지역)는 해수면과 수온이 상승해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11월에 이미 많은 양의 비가 왔다. 가장 습도가 높은 11월로 기록됐다.
NSW 내륙 서부, 북서부 지역은 강물 범람으로 홍수 피해를 당하고 있다. 목장과 양계업에 종사하는 농가들이 많다. 또 NSW 전역의 밀 농가들도 비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시드니의 주요 식수원인 남부의 와라감바댐은 이미 저수 한계를 넘어 지난 달 26일 밤부터 방류를 시작했다. 올림픽 수영장 크기의 물이 1기가리터인데 약 80기가리터를 방류해 윈저와 혹스베리강에 영향을 주고 있다.
북반구의 겨울철을 맞은 유럽은 델타 변이의 재확산(4차 대유행)으로 문제가 심각하다. 각국 보건당국은 백신 미접종자들이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백신 2회 접종을 완료한 인구 비율이 오스트리아(63%)와 독일(67%), 네덜란드와 프랑스(각각 69%) 모두 70%가 안 된다. 9월 이후 백신 접종 속도가 눈에 띄게 둔화한 탓이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최근 “우리는 지금 무엇보다 백신 미접종자들의 팬데믹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국은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방역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심각하고 백신 접종률은 가장 낮은 주는 12월 15일부터 백신 미접종자들의 불필요한 외출을 제한할 예정이라고 한다.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총리는 “이 조치는 백신 미접종자는 직장 출근이나 식료품 구매, 운동 등 필수적 사유가 아니라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며 “미접종자는 불편한 겨울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조치는 앞서 오스트리아가 전국적으로 백신 미접종자의 음식점과 영화관, 미용실 등의 출입을 금지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한스 클루게 유럽지역국장은 “유럽의 전파 속도가 매우 염려된다”며 “유럽이 다시 한번 코로나19의 진원지(epicenter)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신뢰할 만한 추정치에 따르면 우리가 현재 궤도에 머무를 경우, 내년 2월 1일까지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50만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을 보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데 있다고 WHO는 분석했다. 클루게 국장은 “코로나19 검사가 허술해지고 백신 접종률이 낮은 발칸, 동유럽 국가 위주로 재확산 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Omicron)’이 유럽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일부 유럽국가에서 벌써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고 다음달 11∼21일 스위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동계 유니버시아드가 취소됐다.
오미크론 변이가 기존 백신의 면역력을 회피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우려 속에 약 70개국이 일단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확대하고 입국 규제를 강화했다. 이미 호주와 한국을 포함한 20여개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6일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B.1.1.529)를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로 분류하면서 명칭을 그리스 알파벳의 15번째 글자인 '오미크론'으로 지정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면역 효과가 있는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전세계는 이에 맞서면서 추운 겨울을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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