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창설자 토니 크레이머와 각별한 친분
2019년 스콧 모리슨 백안관 만찬 게스트로 참석
최근 트럼프 재선 도전 발표장 플로리다도 방문
호주 최고 부호인 지나 라인하트(Gina Rinehart) 핸콕광산그룹 회장은 호주에서는 비교적 조용히 지내는 편이다. 핸콕광산의 투자건, 라인하트 회장의 농장 구매/매각 등이 종종 신문 경제난에 기사화되지만 라인하트 개인 관련 일은 거의 보도되지 않았다.
가장 최근 라인하트 회장 관련 보도는 호주 넷볼(netball) 대표팀 후원계약 취소 관련이었다. 지난 10월 라인하트 회장이 '오스트레일리안 다이아몬드(Australian Diamonds)'로 불리는 호주 넷볼 대표팀의 핸콕광산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과 관련한 파동으로 1500만 달러 스폰서(10년 후원) 계약을 전격 철회해 논란을 빚었다. 한 원주민계 대표 선수가 라인하트의 작고한 부친인 랭 핸콕(Lang Hancock, 1909-1992) 핸콕광산 창업자의 과거 원주민 말살 발언을 문제 삼아 스폰서인 핸콕광산의 로고가 있는 대표팀 유니폼의 착용을 거부하자 이에 발끈한 라인하트 회장이 스폰서십 계약을 취소해 물의가 빚어졌던 것.
호주 최고 부호 지나 라인하트 회장(오른쪽)이 넷볼대표팀 후원 계약을 전격 취소했다
이후 빅토리아 주정부가 같은 금액의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해 이 이슈는 일단락됐는데 스폰서쉽 취소 파동은 라인하트 회장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어 최근 호주 매스컴에 라인하트 회장의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관련 뉴스가 보도돼 흥미를 끌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미국 시간) 자택 마라라고(Mar-a-lago: MAL)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바로 이 발표 장소에 라인하트 회장이 지지자로 참석했다는 내용이다.
그녀가 트럼프 지지자임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나 라인하트가 트럼프의 여성 팬클럽인 ‘더 트럼페티즈(the Trumpettes)’의 열성적인 회원으로 여러 해 활동해온 점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호주의 독립 온라인 매체인 크라이키닷컴(crikey.com)이 지난 주 라인하트의 더 트럼페티즈 활약상을 보도했다.
더 트럼페티즈는 지난 2015년 미국 사교계 여성인 토니 홀트 크레이머(Toni Holt Kramer)와 다른 3명의 여성들이 만든 트럼프를 후원하는 여성 그룹이다. 이 단체의 한가지 분명한 목적은 도널드 J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도록 열성적으로 돕는 것이었다.
트럼페티즈의 웹사이트나 페이스북에 포스팅된 호주 최고 부호 라인하트 회장의 트럼프 지지 활동은 다음과 같다.
#에피소드 1. 라인하트는 2018년 6월 트럼프 대통령 생일을 맞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트럼프를 미국을 되살리는 용기 있는 애국자로 묘사한 그녀의 축하 메시지는 ‘용비어천가’ 수준이었다.
“.. 우리는 당신으로부터 배우기를 희망한다. 당신은 놀랍도록 강력하고 용기 있고 열심히 일하는 지도자다. 당신과 같은 대통령이 있어 미국은 매우 운이 좋다. 당신과 같은 수십만명이 있다면.. 생일을 축하한다.”
#에피소드 2. 2019년 라인하트는 개인 비행기로 플로리다의 팜비치를 방문했다. 조카인 데보라(Deborah)와 기후부정론자(climate denialist)인 지질학자 이안 플리머(Ian Plimer)를 대동하고 트럼페티즈의 공동 창설차인 크레이머의 남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팜 비치 데일리 뉴스(Palm Beach Daily News)가 전했다.
(왼쪽부터) 지나 라인하트, 트럼페티즈 창설자 토니 홀트 크레이머, 라인하트의 조카 데보라, 지질학자 이안 플리머(Ian Plimer) (출처: 트럼페티즈 페이스북)
#에피소드 3. 라인하트와 스콧 모리슨 전 호주 총리는 ‘트럼프 광팬’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난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모리슨 호주 총리를 미국으로 초청해 백악관에서 만찬을 했을 때 라인하트는 모리슨 총리의 특별 초대 손님 중 한 명으로 참석했다. 트럼프와 친분이 두터운 그렉 노만도 만찬에 참석했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오른쪽)가 호주 기업 비지그룹(Visy Group)의 미국 자회사인 프라트 제지회사(Pratt Paper) 오하이오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왼쪽은 리차드 프라트 비지그룹 회장.
라인하트 회장은 모리슨 총리가 재임 시절 더욱 트럼프 같은 태도(take a more Trump-like approach)로 호주 국가를 경영하도록 로비를 하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규제 축소, 성장과 경제를 단순화하는 법 초안 등을 포스팅했다.
#에피소드 4. 라인하트는 최근 트럼프의 2024년 미 대선 도전 발표장에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 트럼트의 플로리다 저택인 마-라-라고 기자회견장에서 트럼프의 아들 에릭이 찍은 셀피 사진에 라인하트 얼굴(뒤 가운데)이 보였다.
트럼프 재선 도전 발표장에서 에릭 트럼프 셀프 사진에 찍힌 지나 라인하트(뒤 가운데)
트럼프는 호주 최고 부호 라인하트 같은 다수의 재력가들로부터 각별한 후원을 받아 거액의 정치 자금을 동원하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 공천 경쟁에서 승리해 후보가 되는 날까지 라인하트의 트럼프 후원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호일보 고직순 기자 editor@hanho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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