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포토그래퍼 이한결 ,인스타그램: @handrew.photo>
키 작은 시절 나는 그 회색 담장 안에 있는 마당이 궁금했다.
봄이면 밖으로 뻗어온 꽃나무의 뿌리가 궁금했고
담장에 다가갈 때마다 망망 짖어대는 강아지의 얼굴도 궁금했다.
손을 뻗어도 끝이 닿지 않는 높이였지만
꽤 열심히 까치발을 했던 기억이 난다.
어릴땐 그렇게 쉽게 궁금해하고 상상하고 꿈꿀 수 있었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에 쉽게 돌아가 보고
호기심으로 아침을 깨우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키가 자랐다.
아침이면 쉽게 오늘 하루 내가 작아질 일들만 생각이 난다.
꿈꾸는 것만으로 내 젊음에 잘못을 하는 것만 같다.
크면 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슬프게도 이젠 궁금하지도 않은 그 담장 너머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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