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대기오염, 슈퍼 박테리아, 백신 기피(Vaccine hesitancy) 등을 건강을 위협하는 10대 요인으로 꼽았다.
WHO는 14일(현지 시각) ‘2019년 세계 건강 10대 위협’이라는 보고서에서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약물에 내성을 가진 슈퍼 박테리아 △백신 기피 △신종 플루 △에이즈 △암·당뇨병 등 비전염성 질병 △가뭄·분쟁 등 취약한 환경 △메르스·사스·에볼라 등 고위험 병원균 △1차 보건기관의 미비 △뎅기열이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WHO는 화석 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대기오염으로 매년 700만명이 사망하며, 지금도 세계 인구 10명 중 9명은 오염된 공기로 호흡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 중 미세 오염원은 호흡기와 순환계를 관통해 폐와 심장, 뇌로 침투하며 암이나 뇌졸중, 폐 질환 등을 일으킨다. WHO는 기후변화로 2030년부터 2050년까지 매년 25만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최근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WHO는 "거의 멸종된 것처럼 보였던 홍역 발병이 최근 30%나 증가했다"며 "복잡한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백신 기피도 그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불신이나 안일함, 접근성 부족 등으로 백신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WHO는 "백신은 가성비가 가장 높은 예방법으로 매년 200만~300만명이 죽는 것을 막고 있다"며 "백신으로 이뤄낸 진전이 퇴보할 위협에 처해있다"고 밝혔다.
2017년에는 환자 60만명이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 박테리아 폐렴’에 걸려 고통받았다. 약물 남용으로 인해 박테리아, 기생충, 바이러스, 진균류 등이 속속들이 약물 저항력을 갖도록 진화하고 있다. WHO는 "인류 건강에 크게 기여했던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 등 치료약의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폐렴이나 결핵 등을 쉽게 치료하지 못했던 과거로 되돌아가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WHO는 신종플루에 대해 "언제 창궐해 얼마나 심각하게 퍼질지 모른다"며 "신종플루의 감시와 방역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당부했다. 지난 2009년에는 사람과 돼지, 조류 사이를 오가며 전염되는 신종 인플루엔자(H1N1)가 전세계 214개국을 강타해 1만8500명의 사망자를 냈다.
WHO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지카바이러스, 사스(SARS), 에볼라 바이러스와 같은 고위험 병원균과 모기로 전염되는 뎅기열도 세계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즈(HIV)는 치료약 개발에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세계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WHO는 전염병 이외에도 "전체 사망자의 70% 이상은 암이나 당뇨, 심장병 같은 비전염성 질환으로 숨진다"면서 "이러한 질환으로 30~69세에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매년 1500만명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비전염성 질환에 걸리는 주된 원인으로는 흡연과 음주, 나쁜 식단, 운동 부족, 대기 오염 등이 꼽혔다.
직접적인 질병 외에 환경적인 요인도 건강 위협 요인으로 지목됐다. WHO는 많은 나라들이 적절한 1차 진료기관을 확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세계 인구의 20% 이상인 16억명이 가뭄이나 기근, 분쟁 등에 시달리는 취약 지역에 살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개선을 촉구했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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