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태국 치앙라이주 유소년 축구팀 단원 13명이 전원 구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으려는 영화 제작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저작권을 따내기 위해 이미 태국에 입국한 이들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기독교 영화제작사 ‘퓨어 플릭스’의 마이클 스콧 공동창립자는 소년들의 고립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 줄곧 탐루앙 동굴 근처에 머물며 배우와 작가,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다. 스콧은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도우며 잠수부들과의 인터뷰도 따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퓨어 플릭스의 또다른 공동창립자인 데이비드 화이트는 이미 몇몇 태국 투자자들이 제작사에 연락을 취해왔다고 전했다. 화이트는 “이런 류의 구조 작업이 언론의 높은 관심을 끌기 전에 미리 현장에 도착하면 뒤늦게 도착하는 다른 경쟁자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며 이제 관건은 현장에서 취합한 이야기를 법적으로 ‘사는’ 것이라고 했다. 아직 미성년자인 소년들의 경우, 부모를 설득해 계약을 성사시켜야 한다.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면 본격적인 영화 제작 과정에 돌입하게 된다. 화이트는 “이야기를 들은 뒤에는 작가가 극적이고 영감을 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문제”라며 “그러면서도 재밌고 감동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퓨어 플릭스의 도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국 소년들의 구조를 어렵게 했던 동굴 속 흙탕물 때문이다. 1979년 주 이란 미국 대사관 인질 사건과 구출 작전을 그려낸 영화 ‘아르고’의 저작권 대리인 주디 파카스는 “스쿠버다이빙 장면에 들어가게 될 비용은 상당할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서든 물 속에서 영화를 찍는 건 비용이 많이 든다”고 했다.
영화가 개봉될 때까지 태국 소년들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유지될지도 문제다. 블록버스터급 재난 영화를 만드는 데에는 수 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 박스오피스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2010년 69일 간 칠레 광산에 갇혔던 33명의 광부 이야기를 다룬 영화 ‘33’은 전 세계에서 2490만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이는 영화 제작에 들어간 비용을 겨우 충당한 수준이다.
3200만달러로 제작한 영화 ‘얼라이브’도 북미 흥행 3600만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얼라이브’는 1972년 우루과이 대학 럭비팀 선수와 가족, 관계자들이 탄 소형 비행기가 안데스 산맥에서 추락한 사고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물론 ‘기적의 생존’을 재현한 영화 중 흥행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1970년 달 착륙을 위해 떠났지만 불의의 사고로 위기에 빠진 아폴로 13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아폴로 13’이 대표적이다. 1995년 개봉한 ‘아폴로 13’은 그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으며, 감독 론 하워드는 이후에도 ‘그린치’, ‘뷰티풀 마인드’ 등을 연출하며 할리우드에서 주목받는 감독으로 거듭났다.
2009년 일어난 US에어웨이즈 항공기의 불시착 사고를 다룬 영화 ‘설리:허드슨강의 기적’은 개봉 첫 주, 북미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한 데 이어 개봉 3주 만에 전 세계 흥행수익 1억2689만달러를 돌파했다.
태국 동굴 구조 작전은 앞으로 TV에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미 디스커버리 방송은 오는 13일(현지 시각) 소년들의 이야기와 이들을 구조하기 위한 태국 정부의 움직임, 전 세계인들의 관심 등을 녹여낸 1시간짜리 다큐멘터리를 방영할 예정이다.
출판 논의도 나오고 있다.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의 발행사 ‘스피겔 앤 그라우’의 신디 스피겔은 축구팀 코치의 협조에 따라 발행을 검토할 수 있다며 “책이 나온다면 아이들에게 생존에 필요한 용기와 힘을 준 그의 불교식 훈련에 초점을 맞춰야할 것”이라고 했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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