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월드컵 본선 G조 잉글랜드와 튀니지전. 후반 45분 정규 시간이 지날 때까지 점수는 1―1이었다. 축구 종주국, 1966년 이후 52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세계 12위 잉글랜드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1차전 성적표였다. 잉글랜드 팬들의 걱정은 1분 이후 사라졌다.
코너킥으로 튀니지 문전 쪽으로 날아간 공이 공중 경합 끝에 다시 한 번 떠오르자 튀니지 골대 왼쪽에 도사리던 해리 케인(25)이 헤딩슛으로 세차게 골 그물을 뒤흔들었다. 2대1로 승부가 끝나면서 잉글랜드는 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케인은 자신의 첫 월드컵 경기인 1차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전반 11분 팀 동료의 헤딩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혀 튀어나오자 가볍게 밀어 차 선제골을 뽑아냈다. 잉글랜드는 경기를 주도하고도 전반 35분 페널티킥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공세를 펼치다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케인의 골로 한숨을 돌렸다.
케인은 첫 월드컵인 이번 대회에 2016·2017년 두 시즌 연속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실력을 인정받아 대표팀 사상 최연소 주장을 맡았다. 그리고 1990년 이탈리아대회 때 게리 리네커 이후 28년 만에 한 경기 두 골 이상 터뜨린 잉글랜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케인은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이번 대회 출전 32개국 736명 중 몸값(1900억원)이 네이마르(26·브라질)와 리오넬 메시(31·아르헨티나)의 2270억원에 이어 셋째다. 승부욕도 강하다. 이번 시즌 무함마드 살라흐(26·리버풀)와 리그 득점왕 경쟁을 벌이던 케인은 자신의 골이 다른 선수 골로 인정되자, "딸의 인생을 걸겠다"며 재심을 요구하기도 했다. 케인은 살라흐에 2골 뒤진 득점 2위(30골)로 시즌을 마쳤다.
케인은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상대팀이 수차례 반칙했지만, 우리가 승리했다. 이게 축구의 정의인 것 같다"며 "우린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48) 잉글랜드 감독은 "케인은 최고의 스트라이커"라며 치켜세웠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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