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객기 사고로 비상착륙… 승객 1명 사망·7명 부상]
모두 달려들어 승객 구해냈지만 병원으로 옮겨진 후 끝내 사망
첫 여성 해군전투기 조종사 출신 기장이 침착하게 위기 대응
만신창이 항공기 무사 착륙시켜
9600m 상공을 날고 있던 보잉 737 항공기의 왼쪽 날개 엔진이 폭발했다. 떨어져 나간 엔진 금속 파편이 동체와 창문을 때렸다. 작은 비행기 창문 하나가 깨져 기내 기압이 급속도로 떨어졌다. 비행기 안과 바깥의 엄청난 기압 차 때문에 비행기 안 물건들이 창문 밖으로 날려 갔다. 급기야 창문 바로 옆에 앉아 있던 한 여성 승객의 팔과 몸통도 빨려 들어갔다. 승객들이 달려들어 필사적으로 이 여성을 붙잡았다. 여성을 붙들고 있던 한 승객 손등으로 여성의 피가 흥건히 흘러내릴 만큼 상처가 깊었다. 이 여성은 가까스로 기내로 끌려 들어왔고, 비상착륙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승객 143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우고 17일(현지 시각) 오전 11시쯤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떠나 텍사스주 댈러스로 향하던 미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불시착했다고 CNN 등 현지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사고로 은행 임원인 승객 제니퍼 리어든(43)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미국 여객기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엔진 폭발은 이륙 후 20분쯤 지났을 때 일어났다. 탑승객 맷 트랜친은 NBC 방송에 "폭발음을 들은 후 금속 파편이 창문을 때렸다. 비행기가 수직으로 100m 급강하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산소마스크가 내 눈앞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 마티 마르티네스는 페이스북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는 승객들의 모습을 올리고, "모든 사람이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희생이 크지 않았던 것은 기장과 승무원들의 침착한 대응 덕분이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AP통신은 "미국의 첫 여성 해군 전투기 조종사 중 한 명인 타미 조 셜츠 기장의 담력과 승무원들의 전문적인 대응이 승객들을 살려냈다"고 보도했다. 항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 레이더 24'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5분 만에 고도 3만1684피트(9657m)에서 1만 피트(3048m)까지 급강하했다. 한쪽 엔진은 돌지 않고 동체에는 구멍이 뚫렸고, 창문이 깨져 있는 '만신창이' 항공기를 몰고 셜츠 기장은 침착하게 비상착륙에 성공했다.
사고 항공기는 2000년 구매한 것으로, 이틀 전 점검을 받을 때까지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항공사 측은 밝혔다.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예비조사 결과, 이 항공기의 비행 중 엔진 폭발 원인이 '금속 피로'(metal fatigue)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속 피로란 금속 표면의 작은 상처가 발생하면 이를 중심으로 반복적인 진동이 발생하면서 균열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엔진 폭발이 일어난 항공기와 같은 기종 여객기들 모두에 대해 엔진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출처: 조선일보
info@itap365.com
www.itap365.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