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연 재해보다 전쟁을 더 무서워 한다. 지진, 화산, 쓰나미 등 자연의 용트림 앞에서 인간은 전쟁 이상의 회생 불가 상태가 되기 일쑤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전쟁보다는 차라리 자연재해 쪽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한국인이 좋아하는 여행지 가운데 한 곳인 발리의 아궁 산이 화산 폭발을 앞두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신혼여행을 그곳으로 떠나기로 한 사람들, 예약을 끝낸 사람들의 정신을 사납게 만들고 있다. 가? 말아!
발리의 명산 아궁 산이 화산 폭발 직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래 그림은 발리에 거주하는 블로거 laico가 인도네시아 정부의 공식 발표 그래픽을 인용해 소개한 것을 재인용한 데이터이다. 아궁 산은 오른쪽 위 분홍색 부분이다. 공식 발표에 의하면 아궁 산이 폭발할 경우 직접적인 피해 예상 지역은 반경 12km에 해당된다. 아궁 산 인근 짙은 분홍색 지역은 위험 레벨 3, 주변 연분홍색은 레벨 2, 그리고 노란색 부분은 레벨 1에 해당된다. 내용을 보면 주변 301개 지역에서 4만8540명이 대피했고 미세한 지진 800회가 발생한 상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피해가 예상되는 반경이 12km라는 점이다. 이것은 지상에 해당되는 추론이다.
아궁 산에서 발리 수도인 덴파사르까지의 거리가 약 45km, 응우라라이공항까지는 약 58km, 관광지가 밀집되어 있는 남부 쿠타 지역과는 60km 정도이다. 거리만 놓고 생각해보면 여행 목적지가 화산 20km 안에 위치하지만 않는다면 예정된 여정을 떠나도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어보인다. 또한 환승을 위해 응우라라이공항을 거치는 경우도 화산재만 만나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이번 화산이 발리 전체를 뒤흔들 정도의 강도는 아니며, 따라서 지역 불문 위험하다는 보도는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국제 사회에 전하고 있다. 하지만 화산재의 범위는 폭발 강도와 바람의 방향에 따라 수백 km 반경의 상공까지 뒤덮을 수도 있다는, 과거의 사실과 오늘의 가정을 염두에 둔다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또한 화산에 필히 수반되는 크고 작은 지진과 불안한 사회 분위기도 여행을 결정하는 데 있어 고려해야 할 점이다.
여행 강행과 취소 사이에서 가장 큰 고민을 하는 그룹은 발리 신혼여행을 예약 완료한 커플들이다. 일생 일대, 생애 최초이자 최후로 기록될 ‘신혼여행’을 지상 낙원 발리로 결정하고 예약까지 끝낸 상태인데, 결혼을 코앞에 둔 현 시점에서 가뜩이나 산더미같은 체크 리스트로 예민한 상태에서 새로운 신혼여행지를 물색하고 예약하는 일은 고난도일 수밖에 없다.
▶결정에 참고할 사항들
결정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사항이다. 첫째, 아궁 산 반경 40km 이상 떨어진 지역으로 여행한다. 둘째, 화산재 영향으로 공항이 폐쇄되어 귀국이 늦어져도 생계에 전혀 지장이 없을 것. 셋째, 뭔 일이 생겨도 위약금 십 수만 원을 지불할 생각이 없는 사람 등이다.
반대로 가지 말아야 할 사람 일순위는 예약 직전인 여행자이다. 한 푼이라도 더 싼 비행기표를 확보하기 위해 긴 밤을 꼬박 세우다시피 해서 작성한 일정을 포기한다는 것은 분통 터지는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 예약 전이라면 다음 기회를 기다리는 게 현명한 처신이다. 강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절박한 이유가 있지만, 예약도 안된 사람이 계획된 여정을 따라가기 위해 오늘 예약을 감행하는 것은 문제다. 걱정을 사서 하는 스타일의 사람들도 위약금을 감수하고라도 이번 여행은 포기가 정답이다.
벌어지지도 않은 일을 갖고 걱정하는 스타일들이 (만일)화산이 폭발한 지역에 머문다는 것은 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또한 짧은 휴가 안에서 빠듯한 일정으로 발리 여행을 계획한 사람도 취소를 고려할 만하다. 만일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행여 공항이 패쇄되고 그 기간이 길어질 경우 ‘화산 폭발 위험 경고가 있었음에도 기어이 떠나더니 결국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지적을 당할 수도 있다.
출처: goo.gl/wcpt6u
https://www.volcanodiscovery.com/agung/news/65518/Agung-volcano-Bali-Indonesia-situation-unchanged-increased-seismic-activity.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