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n the Runway
'콜라보노믹스'라는 말이 있다. 협업을 뜻하는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에서 서로가 적이 되어 싸우는 것이 아니라 힘을 합쳐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상생하자는 윈윈 파트너십을 뜻한다.
패션계도 예외는 아니다. 2004년 H&M과 칼 라거펠트의 콜라보레이션은 패션 월드 버전 콜라보노믹스의 신호탄이었다.
몇 만원짜리 티셔츠를 파는 패스트패션의 대표 주자와 수십만원짜리 티셔츠를 파는 유럽발 하이패션 대부와의 만남이라니! 결이 전혀 다른 두 존재의 계약이 성사되었다는 뉴스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시했다.
"H&M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하이패션 디자이너의 이름을 팔 수 있다는 이익을 얻겠지만, 과연 칼 라거펠트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어마어마한 계약금에 욕심내다가 결국 패스트패션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로 치부되어 하이패션 디자이너라는 명성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사람들의 우려는 빗나갔다.
H&M은 완판 신화를 기록하며 '값은 저렴하지만 디자인은 비싼'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얻었고, 라거펠트는 자신의 디자인을 입는 젊은 팬층을 확보했다. 기존 라거펠트를 입는 고객은 50대가 대부분이었으니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일이다.
H&M은 이후 스텔라 매카트니, 베르사체, 랑방, 알렉산더 왕, 발맹, 겐조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성사시켰고, 모든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H&M의 성공에서 힘을 얻은 하이엔드 패션 디자이너들은 보수적인 그들만의 리그를 벗어나 좀 더 재미있는 협업 프로젝트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뎀나 바잘리아의 베트멍은 챔피온, 휠라 등 저물어가는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해 단숨에 핫한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지난 6월 30일에는 루이 비통과 스트리트 브랜드 수프림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파리, 런던, 시드니, 도쿄, 베이징, 서울 등 전 세계 8개 도시의 팝업 스토어를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
이처럼 패션 브랜드, 디자이너들의 콜라보레이션은 나날이 진보하고 있다.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들과의 협업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NGO 단체와의 콜라보레이션 소식도 들려온다.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창조적 콜라보레이션이라면 언제든 환영할 일이다.
올 11월에는 H&M 과 Erdem 의 콜라보레이션 패션이 호주에서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H&M announces its next collaboration will be with Erdem' 유튜브 영상 링크:
https://youtu.be/hgd9ox_AM5A
출처 : 조선일보
http://www.hm.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