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원작 '종이의 집' 한국판 리메이크 베일 벗어
22일 제작 발표회..."배경과 캐릭터는 한국 버전"
넷플릭스에서 24일 공개
오는 24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과 능력을 지닌 도둑들이 4조 원을 훔치기 위해 벌이는 사상 초유의 인질 강도극을 그린다. 스페인 드라마 종이의 집이 원작이다. 넷플릭스 제공
하회탈을 쓴 남북한의 도둑들이 합세해 통일 조폐국을 턴다.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한국판이 베일을 벗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를 다른 나라에서 리메이크 하는 건 종이의 집이 처음이다. 스페인 드라마인 원작은 넷플릭스가 시청 시간을 집계한 이후 TV 비영어 부문에서 2위(파트5)에 오를 정도로 전 세계적 인기를 누렸다.
종이의 집 한국판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범죄물 장르의 틀을 따른다. 각기 다른 능력을 가진 여럿이 모여 무언가를 훔치기로 모의, 작당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원작과의 가장 큰 차이는 한국에서 일어날 법한 가상의 시공간을 설정했다는 점이다. 드라마는 2026년 한반도가 통일을 앞두고 있다는 가정 하에, 비무장지대에 세워진 공동경제구역(JEA)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JEA에는 남북 공동 화폐를 찍어내는 통일 조폐국이 있는데, 도둑들은 통일 조폐국의 4조 원을 노린다.
'종이의 집'에서 인질 강도단에 맞서는 남측 협상 전문가 역을 맡은 배우 김윤진. 넷플릭스 제공
22일 종이의 집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홍선 감독은 "전체적인 이야기와 구성은 원작에서 가져오면서도 배경이나 캐릭터는 한국만의 버전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류용재 작가는 "남북한의 반목의 시간이 길다 보니 남한과 북한의 강도들끼리, 또 협상팀끼리 서로를 의심하다가도 또 어떨 때는 힘을 합쳐야 하는 상황과 맞닥뜨린다는 게 원작과 다른 새로운 층위"라고 말했다.
도둑들이 쓰는 가면에서도 한국적인 요소를 차용했다. 원작의 도둑들은 살바도르 달리 가면을 쓰지만 한국판에서는 하회탈이 이를 대신한다. 하회탈은 웃고 있지만 어느 방향에서 보는지에 따라 표정이 다르게 읽히고 기괴한 느낌도 준다. 배우 박해수는 "하회탈이 가지는 권력층에 대한 풍자적인 의미가 드라마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탈을 많은 배우들이 썼을 때 주는 위압감이 있었다"고 했다.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제작발표회에서 배우 박해수(오른쪽 두 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오, 유지태, 김지훈, 김윤진, 장윤주, 박해수, 이주빈. 연합뉴스
종이의 집 리메이크가 확정되자 10명에 이르는 주요 인물의 한국판 캐스팅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 모든 계획을 세운 천재 지략가 '교수'는 유지태가, 북한의 강제수용소를 탈출한 '베를린'은 박해수가 맡았다. 코리아드림을 꿈꾸며 남한에 왔지만 자본주의의 쓴맛을 본 '도쿄'는 전종서, 남한 최초 땅굴 은행털이범 '모스크바'는 이원종이 연기했다.
김지훈은 '덴버'를, 장윤주는 '나이로비'로 분했다. 범죄에 맞서 남북합동작전을 이끄는 남측 협상 전문가 '선우진'은 김윤진이, 북측 특수요원 출신 '차무혁'은 김성오가 맡았다. 박명훈이 조폐국 국장 '조영민'을, 이주빈은 조폐국 경리 담당 직원 '윤미선'을 연기했다.
류 작가는 "원작의 캐릭터들이 생동감 넘치고 매력 있기 때문에 그대로 옮기면 원작을 답습할 것 같았다"며 "배우들과 심도 깊은 인터뷰를 통해 한국판 이야기의 틀 속에서 캐릭터들에 변주를 줬다"고 설명했다. 종이의 집 한국판은 넷플릭스에서 6월 24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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