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두창에 감염된 한 아프리카 어린이의 증상 사진. 전신에 수포가 생겨 있다.
유럽과 북미에서 감염 사례가 잇따르는 ‘원숭이 두창’이 중동에서도 처음으로 공식 보고됐다. 지금까지 14개국에서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광범위한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 등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전날 30대 남성이 원숭이 두창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서유럽을 여행하고 귀국한 이 남성은 해당 바이러스 의심 증세로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스라엘 보건부는 이 남성이 국외 여행 중 원숭이 두창 환자에게 노출됐다면서 안정적인 상태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숭이 두창은 중부, 서부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병했지만, 최근 몇 주 사이에 유럽과 북미의 여러 나라에서 확인되고 있다. 영국과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스웨덴, 스위스 등 유럽 10개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가 발병 사례가 보고된 국가다. 중동에서는 그간 공식 보고가 없었는데, 이제 중동마저 안전지대가 아닐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날 미국 뉴욕시 주민 1명도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뉴욕주(州) 보건부가 밝혔다. 미국에서는 지난 18일 매사추세츠주에 이어 두 번째 사례다. 뉴욕의 환자는 격리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보건당국은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역학조사에 나섰다.
바이러스성 질환인 원숭이 두창에 걸리면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피로감 등 증상이 나타난다. 통상 몇 주 안에 회복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지만, 성 접촉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약 80건의 감염 사례와 50건의 의심 사례가 있다. 전날 WHO는 “원숭이 두창 환자들이 엔데믹(endemicㆍ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지역이 아닌 곳에서 나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피해자를 지원하고 질병 감시를 확대하기 위해 피해국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질병과 관련해 낙인 찍기를 하지 말라며 “이는 환자가 치료받는 것을 막고, 발견되지 않은 전염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종식에 장벽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nfo@itap365.comwww.itap365.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