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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day.시드니 대학근처 프랜치 식장에서 그멋진 영국의사를 만나기로 했다.뽕남은 왠지 그날은 아주 이쁘게 입고 가야할 것 같아서 하늘하면서도 병아기같은 노오란 꽃무니드레스를 입고 잘 안싣는 굽높은 구두도 신었다. 뒤뚱거리지 않도록 아주 많이 노력하면서 그 프랜치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리촤드는 먼저 와 있었고 자리에서 일어나 하얀이를 드러내며 아주 환하게 웃었다. 몇 년전과는 달리 더 어른스러워 지고 훨씬 근사하게 변해 있었다. 왠지 근접하기 어려운 어른으로성장해 버린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보았던 전의 그따뜻한 눈빛은 그대로 인듯한 느낌이 들었다. 뽕남은 가슴이 따끔하면서도 뭉클했지만 애써 감추었다. 뽕남의 여친도 도착을 했고  셋은 맛잇는저녁을 먹으며 지난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 했다. 뤼차드는 여전히 눈이 그윽하고 환하게 웃는얼굴도 사랑스러워 보였다. 시원한 웃음과 스피디안이야기가 오가고 서로의 근황을 물으며 같이간 친구가 만담도 내뱉었고 시간은 스무드하게 흘러갔다.그런데 왜 였을까... 뽕남은 뤼차드를 그냥 보내주는 것이 났겠다 속으로 맘을 먹었고 이쁜 추억은 그냥 추억으로 간직하는 것이 더 멋지다 생각했다.  그는 이미 영국에 살고 있고 뽕남은 24시간 떨어진 시드니에 살고 있다는 거리감을 좁힐수는 없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뽕남의 친구는 열심히 이둘 사이의 관계를 모르는 채  수다를 떨어 주는게 감사하기만 했다. 10시가 다되가고 우리는 아쉽게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 왔다. 내일 새벽에 뤼차드는 듀바이를 거쳐 영국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시내 한복판에 S 호텔에 방을 잡았는데 뷰가 좋아서 기쁘다고도 말했다.  영국번호를 로밍 해왔다고 이야기 하며 언제든지 영국에오면 연락해서 꼭 만나자고도 했다.  헤어지는 허그시간이 왔다. 저녁은 너무 맛있었고  그를 안아주며 다시 이렇게 보게 되어 너무 반가웠다는 덤덤한 인사를 나누었다. 다시는 그친구를 안아볼수는 없겠다는 걸 뽕남은 알았다. 뤼차드의 눈이 반짝이는 것을, 아쉬움의 향이 진한 것을 뽕남도 느꼈다."좋은 친구 안녕!" "잘돌아가"손을 흔들며 헤어지고 친구와 집으로 향했다....구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친구에게 말을 걸며 애써 수다를 하면서 주차장으로 향했다.  또이렇게 뽕남에게 다시 와준 인연을 보내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새해 첫 날 남자가 없어 아이를 가지려 시도도 못해본 뽕남의 신세를 생각했다.차안에 앉아 핸들을 잡고 시동을 걸었다.그리고 주차장에서 천천히 시드니의 도시로 빠져 나왔다.뽕남의 가슴은 ‘바보 이게아니야, 이게 아니라고’ 하고 외쳐댔다. 뽕남의 이성은 ‘왜이래 정신차려24시간 떨어진 남자와 무슨 연애를 해한다고 그래, 운전하고 집이나 가’ 라고 말했다. 뽕남의 머리가 그렇게 싸우는 동안 차는 뤼차드가 걷고 있을 시드니 거리를 뒤로 하고 재빠르게 집을 향해 날아 갔다. 옆에서 수다를 떠는 친구의 목소리가 모기 소리처럼 작게 웽웽 거렸다.다음편 꼭 기대해 주세요! 좋아요도 눌러주세요 약속! 

  어제

자신의 엄마를  한 여자, 한 인간 으로 기록 한다는건 어떤 걸까.작가 아니 에르노는 자신이 경험 한 것만을 주제로 해 글을 쓴다. 그 경험이 아픈것이라 해도 아파하며 글 속에 담아낸다. 어떤 미사여구나 설명없이 담담하게기록하는 것으로 보여준다.'내가 쓰려고 하는 것은 가족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의 접점에, 신화와 역사의 접점에 위치 하리라.말 들을 통해서만 가닿을 수 있는 내 어머니에 대한 진실을 찾아 나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P19작가의 이런 노력은 어머니의 일대기가 유장한 서술에 머무르지 않게 한다.또 자신이 경험한 것을 솔직하게 써나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어머니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위치를 극복 하고 싶었다.딸을 통해 배움에 대한 열망을 추구 하고, 더 나은 사회적 위치를 갖기 원한다. 본인은 조그만 가게에서 하루하루를 묵묵히 버티지만  딸의 교육을 위해 명망있는 사립 학교를 선택한다.그런 어머니 덕분에 교육을 통해 사회적 위치가 확고한 직업을 갖게되고 비슷한 교육을 받은 배우자와가정을 만든다.아이러니하게도 어머니의 희생을 통해 얻은 이 위치는 보이지 않는 간극을 만든다.작가는 어머니의 죽음을 맞고 그녀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법으로 어머니의 삶을 기록한다.판단, 은유, 비유를 통하지 않고도 '엄마' 라는 존재와 소재가 주는 무게가 이 책을 집중하게 읽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유다.내 엄마를 엄마가 아닌 존재로 생각 해본적 이 있던가?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 이다.나의 엄마는 늘 그곳에 있는 존재이다.자식에게 무엇이든 다 내어줄 준비가 되있는 엄마가 아닌 '그 여자, 한 사람' 으로 나는 그녀에 대해 무엇을 쓸수 있을까?

  24/09/2021

《호주에서 필라테스 강사로 새로운 삶을 살기까지》                                                      -By Sky Joo-난감하다.나는 지금 뒤집어진 거북이처럼 버둥거리고 있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있다. 어째서일까 한땐 NSW 대표 육상 선수이자 운동 신경 좋기로 유명한 그 였는데...사건의 전말은 1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와우(wow)! 오늘 된장찌개 베리(very) 딜리셔스(delicious)해!""많이 먹어"영어와 한국어를 오묘하게 섞어쓰며 저녁상을 칭찬하는 남편과 해맑은 아이를 보며 즐거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나는 언제부터인지 모를 볼록하게 솓아오르고 있는 그의 배를 보며 넌지시 말했다."필라테스를 좀 해보는게 어때?""뭐? 필라테스? 하하하 여자들이나 하는 그런걸 내가 왜? 난 웨이트할거야 필라테스 쏘 보링해(so boring)"필라테스가 쉬운 운동이라고 얕잡아보듯 말하는 그가 괘씸하단 생각이 들었다."그래? 그럼 한번 해보자! 코어랑 ABS(복근)운동 몇개만 해봐""노노(No No) 그런거 안한다니까!"계속 거절하는 남편을 보고 오기가 생겼다."왜? 자신없어? 그렇게 웨이트를 했는데 코어가 없나보지? 뭐 못할 것 같으면 하지말고. 근력없는 사람들한텐 힘든 운동인거 나도 알아."작정하고 그를 교묘하게 자극했다."왓(what)? 오마이..(oh my.. ).""100불! 제대로 하면 내가 100불 줄게! 대신 못하면 나한테 100불!""알유 씨리얼스(Are you seriou)? 빨리 녹음해 지금! 아니다 당장 100불 롸잇 나우(Roght now)!"경쟁의식이 강한 그는 소화도 시키기 전 도전장을 내밀었다.결과는 참패.간단한 복근 동작도 버거워하며 허우적거리는 그를 보며 깔깔깔 웃었다.예상대로 그는 속근육을 써야하는 필라테스 동작들을 버거워했다. 내 그럴줄 알았다.자존심이 상한 그는 그날부터 지금까지 수강료를 내는 나의 회원이 되었다. 이제는 필라테스 찬양까진 아니어도 주변에 필라테스 효과를 전하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다. 필라테스 강사가 된지 이제 햇수로 4년차이다. 그 당시 한국에 있는 친구 몇 몇은 이미 5년차 이상 필라테스강사를 하고 있었지만 크게 관심을 두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었다. 처음에는 나도 어깨 부상으로 인한 재활치료 목적으로 접하게 되었다. 나의 선택이 아닌 담당의 선택으로. 그러다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고 마음이 동했다. 통증이 완화되고 제약이 있던 움직임이 좋아졌다. 그런 과정을 겪으며 나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생겼다. '배우'라는 꿈 이외 처음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전투태세로 돌입했다. 서치를 하고 교민잡지들을 뒤적이며 강사과정을 하는 곳들을 찾았다. 없었다. 한국어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이. 그럴수록 의지가 불타올랐다.그러다 우연히 예전 한국 기사에서 'OO필라테스 협회 시드니 지점'에서 2년전쯤 한국어로 필라테스 강사과정이 열렸던 정보를 접했다. 당장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말했다."안녕하세요 저는 OOO라고 합니다. 필라테스 강사과정을 하고 싶습니다. 혹시 귀사에서 강사과정을 또 진행할 계획이 있으실까요? 꼭 하고 싶습니다!""네 안녕하세요 마침 저희가 계획중인데 상담 한번 오시겠어요?"대박!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더니 역시 옛말 중 틀린 말이 없구나!그길로 당장 달려가 상담과 동시에 등록을 마쳤다.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금액이었고 당시 아이도 어린 시기라 주변에선 만류했다. 평소 '10센트짜리(100원정도?)귀'를 가진 내가 그때만큼은 확고하게 결심을 밀고 나갔다. 다행히 남편의 적극적인 서포트 주말을 반납하고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사실 처음 교육을 시작하자마자 후회했다. 영어보다 더 외계어같은 해부학 용어들을 접하며 정신줄을 놓기 일쑤였다. 필라테스강사는 운동을 가르치기만 하면 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러기위해 몸을 알고 몸의 구조와 움직임을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하지 못했다. 울며 불며 용어를 외우고 정육점 고기처럼 생긴 근육들을 하루종일 노려보며 공부했다. 그래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처음으로 내 아이큐 결과를 의심했다. 하지만 실기 교육이 시작되고 동작과 접목하여 근육의 움직을 배우기 시작하니 더디지만 조금씩 정리가 되었다.그렇게 영원히 오지 않을 강사과정이 끝났다.인턴쉽 휴가를 내고 한국에 가서 마지막 워크샵까지 들었다.  지금 돌이켜봐도 열정적으로 임했다.. 내 인생 몇 안되는 후회없는 값진 시간이었다 .호주에 와서 처음으로 내 이름이 생겼다. OO와이프, OO 며느리, OO엄마가 아닌 그저 나로 봐주는 곳이.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뭉클하다. 아직 아이가 어린데 뭘 할려고 하냐며 주변에서 싫은 소리를 했을때도 포기하지 않았던 나의 결단이. 묵묵히 지지하고 응원해주던 남편이. 아무것도 모르는 세상 해맑은 표정으로 교육 받으러 가는 엄마에게 쿨하게 빠이(Bye) 해주던 아이가.어렵고 벅차서 울면서 하던 해부학 공부들이.그 도전이 나를 변화시켰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허리 디스크로 몸의 균형이 무너져 기본 동작도 버거워하던 분이 고난이 동작을 수행하고, 잘못된 움직임의 반복으로 후천적 척추측만으로 찾아오신 분이 자세가 눈에 띄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코어가 뭔지 어디있는 건지도 몰랐던 분들이 코어를 이해하고 컨트롤하는 것도, 특별한 부상이 없음에도 통증으로 인해 움직임에 제약이 있던 분들의 움직임이 정상범위로 돌아오는 과정을 보는 것도 나에겐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다.통증이 완화되고 움직임이 좋아지고 자세교정이 되며 기뻐하고 감사해주는 그들이 있기에 내가 있다. 그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더 공부하고 더 연구하고 더 고민한다.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강사가 되겠다는 다짐과 함께.해를 거듭하며 함께하는 소중한 회원분들과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나의 마음이 만나 나도 그들도 함께 성장한다.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축복이다. 분주하고 버거웠던 그 시절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P.s 모든 분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합니다. 100년도 안되는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영원히 살 것 처럼 살고 있진 않나요?        JUST DO IT!       GO GET IT!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By Sky Joo@sky_j_pilates 

  23/09/2021

“잠깐만 차 좀 세워봐.” 흥겨운 음악소리에 들리지 않는지 앞 좌석에서 어깨를 들썩이는 남편은 대답이 없었다.“차 좀 세우라고!!!”버럭 소리를 질렀다.“어? 왜그래??”“나 도저히 못참겠어 도저히 못타겠고.”나는 울상이 되어 말했다.  버킷 리스트 상단을 차지했던 캠핑카 여행. 나는 호주의 제주도 타즈매니아를 꿈에 그리던 캠핑카를 타고 달리고 있었다.론서스턴 공항에 내려 캠퍼밴을 픽업하고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캠핑카 여행은 상상과 다르다는 것을 온 몸으로 체감하면서...  지난 1월 남편은 우연히 국내선 핫딜 광고를 보고 충동적으로 4월에 떠나는 타즈매니아 왕복 티켓을 예약했다. 3박4일이라 짧긴하지만 내 소원대로 캠팡카를 빌려 로드트립을 가자는 것이었다. 작년부터 코비드로 발이 묶였던지라 나는 콧노래를 부르며 캠퍼밴을 검색했다.침대는 어떤 구조인지 욕실은 있는지, 주방 시설은 어떤지 살피고있자니 어린시절 신문 전단으로 들어오는 캠핑장비 광고를 탐독하던 때가 떠올랐다. 넓은 그늘막과 모기장이 달린 근사한 6인용 텐트를 사면 에어매트에서 코펠세트며 휴대용 테이블과 의자, 돗자리까지 사은품이 어마어마했다. 전단지 속 텐트를 고르고 꼼꼼하게 사은품으로 주는 캠핑 도구들을 살피며 가족들과 산으로 바다로 캠핑을 가는 상상을 하곤 했다.  언제나 바쁜 아빠는 일년에 한 번정도 바닷가에 있는 외가에 데려가는 것이 전부였기에 여름방학이면 배를 깔고 누워 전단지를 넘기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시간은 그야말로  행복했다.다행히 여행을 좋아하는 남편을 만나 해마다  여행은 자주 다닌편이지만 캠핑카 여행만은 여전히 나의 버킷리스트에 남아있었다. 드디어 소원을 푸는 날이 온 것이다. 생각보다 비싼 렌탈비에 조금 놀라면서도 호텔과 렌탈카 비용도 만만치 않기에 나는 과감하게 예약버튼을 눌렀다. 욕실이 딸린 4인승 캠퍼밴은 운전석 위로 더블 침대가 세팅 되어있고 뒷자리에 식탁을 중심으로 디귿자 형태의 벤치가 있었다. 식탁을 제거하고 아래 받침을 꺼내면 더블베드로 변신하는 구조.  예약하며 사진으로 보았을 때는 그저 설레기만 하고 환상 그 자체였다. 달력에 표시를 해두고 4월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고대한던 여행날 아침.  오랜만에 구름 위를 날아 작은 공항에 내렸다.  렌터카회사 직원에게 키를 건내받고 차에 올라보니 제대로 된 좌석은 운전석과 보조석 뿐이었고 한 명은 뒷 칸 식탁의자에 앉아야 했다. 뭐 이정도야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아이를 보조석에 앉히고 내가 뒤에 탔다. 여객선 식당칸처럼 넓으니 책도 읽고 창밖도 구경하고 여차하면 누워서 갈 수 있어 오히려 괜찮을 것도 같았다.  차가 출발한지 십분도 지나지않아 깨달았다. 이건 차가 아니라 사방이 막힌 경운기 뒷좌석이라는 사실을. 고른 노면에서도 심한 진동은 기본이고 작은 턱에도 몸이 좌우로 크게 흔들렸다. 비행기보다 소음이 커 앞좌석에 앉은 사람과 대화를 하려면 소리를 질러야만 했다. 얼마 못가 머리가 띵 해지며 멀미가 나기시작했지만  앞자리에 신나게 노래를 부르는 부녀의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아 꾹 참았다. 나는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이리저리 밀침당하며 차를 타고있는 기분이었다.‘이건 아니잖아. 이러고 어떻게 나흘을 견디냐고…그냥 호텔 잡고 렌터카나 빌릴것을…’얼마쯤 지났을까 나의 유리 체력에 한계가 오고말았다. 당장 내려야만 했다.  “괜찮아? 힘들면 내가 뒤에 탈게 엄마가 앞에 앉아”아이가 뒷자석으로 뛰어올라오며 말했다.“아니야 뒷좌석 진짜 힘들어 너 못타.” “엄마, 내가 일단 한 번 타볼게.”평소에 늘 골골대는 엄마를 알기에 아이는 내 등을 떠밀어 내리게하고 식탁의자에 올라앉아 좌석벨트를 조였다. 울렁이는 속을 달래려 일단 내렸다. 신선한 공기가 절실했다. “우와~.” 뒷좌석 삼면이 창문으로 되어있지만 차 안에서는 밖을 볼 정신이 없었다. 어느새 차는 생클레어 국립공원의 산등성이를 돌아 오르고 있던 중이였다. 내리자마자 눈 앞에 펼쳐진 비경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겹겹이 둘러쌓인 산맥을 휘감아 흐르는 구름과 안개를 보니 하늘에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눈을 감고 신선한 공기를 천천히 여러 번 들이마시자 서서히 속도 가라앉고 머리도 맑아졌다.  신선이된 기분을 만끽하고 보조석에 올라탔다.  뒷좌석과 달리 앞자리는 훨씬 상황이 좋았다. 아이와 교대로 자리를 바꿔앉고 자주 쉬면서 가기로 했지만 미안함과 걱정스런 마음으로 수시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럴때마다 괜찮다는 표시로 아이는 씨익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유연한 아이 몸이라 너랑 다를거야 걱정마! 니 몸만 잘 챙겨.”편치않은 심정을 눈치챈 남편이 말했다. 신기하게도 아이는 우당탕탕거리는 뒷좌석에서 핸드폰도 보고 책도 읽고있었다. 다행이었다.그렇게 우리 가족의 3박4일의 타즈매니아 여정은 시작되었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감사합니다-  :) 

  22/09/2021

내게있는 특별한 추석어릴적에는 친척들이 집으로 오시고 엄마는 전이며 각종 명절음식을 한상 가득만드는 추석이 좋았다명절날 일주일전부터 재료를 준비하고 전날이면 가족들 둘러앉아 송편, 만두를 빚고, 각자 누구의것이 더 예쁜지 못생겼는지 품평하고 놀리는맛, 슬쩍슬쩍 훔쳐먹는 동그랑땡 맛은 또 어떤가.집안에 음식이 넘쳐나고 손님들이 가져오시는 음식과 때때로 주시는 용돈도 꽤 쏠쏠하다친척언니, 동생들과모여 DVD영화나 만화책을 빌려보거나 게임을 하고 함께 둘러앉아 추석특선 영화를 보는것으로도 그럭저럭 일상과다른 재미를줬다케이블이나 넥플릭스가 없던시절이였어도 북적북적 집이주는 즐거움이 좋았다내가 대학생이되고 취업을 순조롭게 하고난이후도 친척들을 만나는 명절이주는 즐거움은 다르지않았다하지만 백수로 사귀는사람이없는 노처녀의길을가는 별볼일없는 35살 되던해 추석, 난 결심을했다도저히 이모습으로는 친척들을 볼 자신이 없었고 잘나가는 친척동생들과 비교당하기가 죽기보다 싫었다주위 친구들도 반이상 결혼을하여 함께 여행을 가자는 제안에 나만큼 다급한 상황들은 아니였다난 나의 찌질한모습은 절대적으로 피하고싶어 평소에 자주가던 여대 대학가근처 고시원을 알아본다‘저 추석때만 있을건데 입실이 가능할까요, 삼박사일이요’‘아니 추석때면 학생들 다 떠나는 분위기인데..’ 하시며 아직 학생으로보신 고시원아주머님이 의아한듯 물어오신다‘아 그게 집안에 일이 있어서요..’마침 적당한이유를 찾지못하고 대강 둘러댔다‘방은 많아요, 고향으로 가지않고 공부하는 학생들도 더러있고 여자들뿐이라 안전해요’안심이었다 사실은 고시원생활 처음이라 많이 낯설고 무서웠다엄마와 가족들에겐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고 힘들게 허락을받고 추석날 아침을 먹은후 친척들이 들이닥치기직전 배낭을메고 진짜 여행이라도가듯 들뜬기분으로 집을 나섰다고시원으로가는 버스안에서 문뜩 빨리 독립해서 혼자살고 싶다는 절실함이 들었다 그럼 이렇게 도망치듯 떠나야할일도 없을텐데 말이다고시원방은 깨끗했지만 생각보다 너무 좁아 답답했다‘몇일만 참으면되’그날은 친구가와주어 고시원근처에서 저녁을먹고 놀다 헤어졌다고시원은 화장실과욕실이 공용이라 목욕탕에가듯 챙겨나와 혹여나 누가 들어오지 않을까 조심조심 볼일을 봐야한다아무리 여자들끼리라지만 모르는 사람들과의 생활은 불편했다밤이되고 난장이나라의 침대에누워 티비를 보고있자니 집 생각이 났다지금쯤 거실에 둘러앉아 맛있는거 먹으며 이야기꽃을피울 가족들이 떠올랐다‘이게 뭔 사서 고생이냐.. 백수고 노처녀면 어때.. 그냥 한소리 들으면될껄 에잇’첫날은 때늦은후회가 밀려왔다백수의생활은 낮이고 밤이고 별 감흥이 없다는거다 아침에 눈을떠도 할일이없기에 다시 잠을 자도된다고시원에서의 아침은 달랐다공동구역인 화장실이며 주방은 눈치를 봐야했다몇번을 지켜보다 아무도없는것을 확인한후 사발면을들고 주방으로 달려갔다추석연휴에먹는 사발면은 평소보다 몇배 맛이 없다물을넣고 익기를 기다리고 있을때 주방으로 누군가 들어오고 서로 멋적게 인사를한다‘밥은 공짜예요 밥통에있는거 드세요. 혹시 김치 필요하시면 제꺼 좀 드릴께요’20대 대학생같은 하얀피부의 소녀가 김치를 내민다‘앗 감사합니다 그렇치않아도 김치생각이 났었는데’그녀는 대학4학년으로 회계사시험을 준비한다고 했다‘여기서 생활한지 거의2년되가요.. 지방에서와서 처음엔 하숙을하다 부모님에게 미안해 싼곳을찾아 여기로 왔어요’‘아 그렇군요 전 백수라 친척들의 잔소리가 듣기싫어 여기로 피신왔어요 하하’그날은 아주 단출한 밥상이었지만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서로의 고충을 스스럼없이 얘기하며 고시원 둘째날을 보냈다오후가되고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왔다 추석연휴라 상가들은 문을 닫았고 몇몇까페만이 오픈펫말이 달려있다까페안으로가서 커피를 시키고 친구들을 기다렸다‘야 뭐야 이나이에 집이나 나오고 하하’‘갖고왔어?’친구들이 가져온것들을 확인한다‘저 고시원에 추석에도 집을 못간 학생들이 몇몇 있더라고 같이 나눠먹을꺼야’친구들은 각종전이며, 잡채, 송편등 명절음식들을 가져다 주었다그날 저녁은 남아있는 두명의 고시원생까지 네명의여자들이 명절음식을 나눠먹고 화기애애하게 저녁시간을 보냈다마지막 고시원퇴삿날, 좁은공간이라 투덜됬지만 삼일밤을 무사히 보낼수 있어서 모두에게 감사함을 전했다배낭을메고 집으로 돌아가는길, 두가지가 떠올랐다역시 집나오면 고생이라고 집이 주는고마움과 연휴를 같이보낼 가족들이 있다는게 행복한일임을 알게됬다고시원에서 꿈을위해 20대를 불태우는 학생들을보니 나의 백수생활도 빨리 종지부를 찍자 마음먹었다내가보낸 낯선곳에서의 추석은 처음있는 일이었고 잊지못할 추억을 선사했다추석이오면 가끔 그때가 떠오른다

  21/09/2021

  그렇게 또 1년이 지나가고 연말이 됬다.이제는 침대안에서 맛나는 한국과자를 우적우적 먹으면서 연말 불꽃축제를 본다. 나이들고 힘들어서 더이상은 새해 북꽃축제를 보러 외출하지 않는 나이가 되버렸다.  불꽃 축제를 보고 있자니  추억들이 주마등 처럼 지나갔다. 불꽃축제는 지난 추억을 생각하는 동안 다 끝나 버렸다. 티비에서는 두아나운서들이 흥분해서 수다를 떠는 걸 무시한 채 티비를 끄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자려고 생각하니 뽕남은 이제 마흔하나가 된 것을 실감 했다.산부의과 의사가 마흔전에 남자를 데리고 오라 했는데 뽕남은 남자도 없었고 애기를 가질 기회도잃어버렸다. 눈물이 주르르 났다. 왜 뽕남이가 여기서 이렇게 혼자 노쳐녀로 늙어가야 하는지 너무외롭고 서러웠다.  지난 추억을 생각하니 뤼차드가 연애하자고 했을 때 어리든 말든 못이기는 척잡았어야 했나 후회를 했다. 그렇게 이유 없이 좋다고 연애하자는 남자를 만나 연애를 햇으면 아이도 낳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있었을까? 이쁜 아기도 낳고 좋은 엄마도 되었을까? 나는 딸딸이 엄마이고 싶었는데...선택하지 않은길은, 가지 않은 길은 언제나 아쉬운 법이다.후회란 단어는 쓰레기통에 버려버리고 자자고 맘 먹고 뽕남은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고 눈이 붓지않기를 바라며 잠이 들었다.아침에 눈이 팅팅 부운채로 잠이 깼다.“어마! 10분전 7시야!!! 지각이다 지각. 첫날부터 지각이네  나미쳐 ㅠㅠ “ 뽕남은 눈꼽만 때고 잽싸게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운전을 손으로 하는지 발로 하는지도 모르게 눈썹이 휘날리도록 직장으로 날아갔다.  그렇게 몇주가 흘렀다.드드드륵~전화기진동이 울렸다 페이스북 메슨저에 문자가 왔 있었다. 이게 왠걸... 뤼차드! 며칠전에 생각났던 그뤼차드가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오마이갓! 뽕남은 그뤼차드가 맞는지 재차 확인을 했다.그 매너남 뤼촤드가 맞았다.페이스북에서도 가끔 안부만 묻고 지냈는데 돌아간지 1년만에 시드니로 환자를 이송하면서 시드니에서 1박을 하게 되었으니 저녁을 함께 먹자고 메슨저로 문자를 보낸 것이다. 오예 오예! 신은 나를 안버렸어!!! 뽕남은 닭살이 돋았다.  새해 첫날밤 눈물 찍 흘렸던 아쉬웠던 그남자가 시드니로 온다고 연락이 온 것이 아닌가? 설레였다. 왜 반갑고 설레이는 거지? 이게 로맨스의 시작인가?뽕남은 입을 헤벌리고 젛아하면서 만나서 맛있는 저녁을 먹자고 답장을 했다.하지만 혼자가기는 좀 어색했다. 그래서 같이 어울렸던 친구를 데리고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친구 테사에게 뤼차드가 온다고 알렸다.그리고 드뎌 D 데이가 왔다. 뤼차드와 뽕남은 만나게 될까요?주욱 구독해 주세요 ㅎㅎㅎ

  20/09/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