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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화) 수험생 모두가 응시하는 영어 시험을 시작으로 2021년 HSC 시험이 시작됐다. 앞으로 4주간에 걸쳐 선택 과목들의 필기시험이 진행된다. 2021년 응시생들은  코로나 사태로 시험도 늦어지고 수업도 온라인 진행이 많았던 우여곡절을 가장 많이 겪은 졸업생들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아 보인다.아마도 수험생 집안 분위기는 그동안 불안으로 가득했을지 몰라도 지금 정도의 시기가 되면 자녀가 한과목 한과목 끝맺음을 축하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인내와 끈기를 필요로 하는 마라톤 대회에 가보면 피니쉬 라인에서 빨리 들어오든 늦게 들어오든 완주하는데  큰 환호를 해주는 것을 볼 수 있듯이 말이다.그 과목을 잘했든 못했든 지금까지 해오고 끝맺음을 지은 데에 대한 칭찬을 충분히 해주어야 이제 겨우 동네 고등학교를 벗어나는 자녀들이 세상을 맞이하는 데에 필요한 영양소가 될 것 같다. 정말 2년간의 수험생 기간을 잘 보냈는지 못 보냈는지에 대한 평가는 부모로서는 말을 아꼈으면 한다. 아이들이 경험만 부족할 뿐, 머리는 빠르게 돌아가는 나이이기 때문에, 나오는 결과를 보고 부모의 잔소리 없이도 본인 스스로 느끼고 반성할 수 있을 정도의 의식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할 것 같다.60세가 넘는 필자의 어머니조차 아직까지도 가끔 학생 때 시험에 지각하거나 준비물을 안 가져와서 당황하는 꿈을 꾸신다고 하시고, 필자도 마찬가지로 가끔 그런 꿈을 꿀 때가 있다. 시간이 지나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아마도 그 나이 때에 가장 큰 관문이라고 생각했던 스트레스와 부담이 그만큼 커서인지 무의식 중의 기억한켠에 오래 남아있나 보다.만약 아이들이 어떤 과목을 생각보다 못한 것 같은 느낌으로 처진 어깨로 집에 오더라도 여기까지 잘 해왔으니 결과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고, 다음 시험 준비에 집중할 수 있게 용기를 주었으면 한다.  인생 첫 큰 관문을 통과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앞으로 닥칠 인생사 여러 우여곡절을 지혜롭게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긍정적 자세를 심어주는 데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 호주는 특히나 지금 당장 원하는 학과에 못 들어가더라도 정말 뜻이 있고 본인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하면, 의대든 법대든 언제든지 공부하고 이룰 수가 있기 때문이다.필자가 20여 년 전 HSC를 치고, 그때 점수로 희비가 엇갈렸던 또래들의 지금의 근황을 둘러보면, 공통으로 보이는 점이 있다. 그때의 대학 입시 점수차와 지금의 경제적, 사회적 성공의 순서는 많이 달라 보인다. 대기업 임원직을 하며 인사를 당당해야 하는 여러 친구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결국 회사에서 위쪽으로 쭉쭉 올라가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공부는 다들 어느 정도 했었지만, 그 외 사회성이 특별하여 팀워크를 잘 이루고, 긍정적 사고와 책임감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그렇다면 공부 이외의 것들은 어디서 배울 수 있을까? 공부 이외의 사회성을 기르기 위해 아이들을 어떤 길로 인도해 줘야 할까? 필자가 조기유학을 와서 공부하면서 고등학교 때 맥도널드에서 아르바이트 해보고 싶어서 아버지께 전화했던 기억이 문득 생각난다. 옛날 분이셔서 그런지 대답은, “내가 너 공부하라고 보냈지 돈벌라고  보냈냐?”.  아마도 지금의 학부모님들도 저희 아버지와 동의하시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일찍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회생활과 대인관계를 익히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또 사회성에 대해서는 여러 방면에서 연습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 먼저 호주에서 굉장히 중요히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스포츠인 것 같다. 이미 많은 학부모들이 여러 학원과 운동을 시키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호주 학교의 스포츠 시스템 구조에 대해서는 꼭 다음 기회에 자세히 다루고 싶다.그리고 운동이 아니더라도 또 다른 방법은 종교생활이다. 부모가 종교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이 친구 따라 교회나 성당 또는 절에 나가본다고 할 때 말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사람이 모인 단체는 심지어 불량서클 안에서도 대인관계에 대해 느끼고 배우는 점이 있을 수 있는데 종교활동을 하면서 또래들과 어떤 일이든 같이 어울려 해 나갈 때의 경험이 결코 아이의 인생에 도움이지 해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그외 보이스카웃, 걸스카웃 등의 지역 특별활동도 각 지역의 다른 학교 또래 학생들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상위권 셀렉티브 학교를 다니고 한인 교회를 다니게 되면 잘못 하다가는 아이가 ‘노랑머리 울렁증’ 에 걸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 나가서 호주인들과 어떤 대화나 공통주제가 없는 상태로 성인이 돼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다음번 칼럼(2주 후)에는 호주  수험생들이 시험을 마치고 가게 되는 졸업여행 ‘스쿨리(Scholies)’와 또 대학입학 전에 휴학을 하고 여행을 하는 ‘갭 이어(Gap Year)’ 에 대하 알아보겠다.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danhan98@gmail.com

11/11/2021
한정태의 교육칼럼

2) 게임 중독에 대한 해결책지난 칼럼에서 아이와 어른을 막론하고 하나의 큰 시장을 갖추고 있는 컴퓨터 게임의 매력적인 요소들에 대해 생각해보았고 그 요소들이 교육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재미, 규칙 그리고 결과’ 인 것 같다고 요약했다.이렇게 좋든 싫든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컴퓨터 게임과 공생하려면 도대체 어떤 지혜로운 자세가 필요할까?게임의 장점먼저 게임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꾸어야 한다. 게임은 하나의 엔터테인먼트이고 스포츠라고도 불린다. 특히나 위험한 것에 매력을 느끼는 남자 아이들의 경우는 게임을 통해서 굉장히 위험한 일을 가상으로 해본다. 잔인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경험하는 것보다 간접경험이지만 최대한 직접경험과 가깝지만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으며 실제 상황에도 참고할 수 있는 경험을 준다. 세상의 모든 경험을 우리가 못하기 때문에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하는 행동과도 비슷할 수 있다. 그리고 요즘 게임은 소통을 많이 한다. 만약 아이들이 헤드폰을 끼고 친구들과 중얼거리고 고함지르고 작전 모의를 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라면 나름 사회적 건강한 소통 능력을 키우고 있는 셈이니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대화의 시작이렇게 장점이 많은 게임이라고 그냥 내버려 두면 아이는 통제 기능이 아직 발달 되지 않아서 중독되기가 십상이다. 우리가 부모로서 궁극적으로 가르쳐야 할 것은 게임을 안하는 방법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게임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그러나 일단 말수가 적어지는 십대들과의 대화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모든 대화법의 골든 규칙인 관심사에 대한 대화를 먼저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과의 게임에 대한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아이들의 게임에 대해 순수한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 게임도 종류가 다양하므로 내 아이가 게임의 어떤 요소를 좋아하는지를  알게 되면 아이의 취향에 대해서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게으른 십대를 위한 작은 습관의 힘’ 의 저자인 장근영 심리학박사와 유튜버 최민준의 영상에 정말 필자가 공감하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기회가 되면 꼭 한번 보기 바란다. 어쩌다 어른이 된 우리도 삶의 균형(balance) 속에서 통제능력을 기르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이런 일상생활의 통제, 관리능력이야말로 아이가 큰 성공을 할 수 있게 되는 데에 정말 큰 가르침을 줄 수 있을 것이다.게임 금지보다  더 중요한 것 가르치는 기회우리 어른들의 삶의 중요 요소를 세 가지로 나누어 보자면 ‘건강, 가족 그리고 직업’ 이다. 그리고 이 세 가지를 잘 관리하며 사이사이에 친구들과 노는 것을 어떻게든 끼워보려 스케줄을 조절하며 살고 있다. 대체로 이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들을 주위에 보면 시간을 다스리는 능력이 있다.우리는 게임과의 전쟁을 통하여 아이들에게 시간을 다스리는 방법을 일깨워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이 세 가지 요소는 무엇인지 알아보자.첫째, 건강에 대하여 기본적인 것은 밥을 제 때 골고루 먹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운동을 하면 좋겠지만 운동에 대해서는 또 필자가 할 말이 너무 많아 다음에 제대로 다루어야 할 것 같다. 일단, 어머니들이 보통 화가 날 때는 밥을 차렸는데 게임을 한다고 다 식을 때까지 안 나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좋은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집에서 부모도 어느 정도 의 규칙이 있어야 한다. 밥도 항상 같은 시간대에 먹는다는 규칙이 있으면 이런 갈등도 해소가 된다. 아이가 밥시간에 맞추어 본인 게임 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능력을 키워 줘야 한다. 우리 어른들도 술에 중독이 될 수 있고 술을 통해 좋은 사회관계를 이루어 나갈 수도 있음으로 지혜롭게 적절하게 음주 문화를 다루는 법을 익혀간다. 고작 게임은 술과 마약에 비하면 제법 안전하므로 이것부터 통제 관리능력을 키워놓으면 앞으로 더한 유혹들도 잘 헤쳐 나가리라 믿고 싶다.둘째, 가족에 대하여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어른이 되면 부양가족들이 생기므로 당연히 가족에 대한 책임을 알게 되지만 어릴 때부터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해 버릇 없이 부모가 모든 것을 다 해주는 가정에서 유년기를 보낸 이는 결혼생활 또는 가정생활이 더 힘들어지게 마련이다. 아이들에게 집안일의 소일거리라고 의무와 책임을 주고 언제 해야 할지에 대한 루틴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집안일을 돕게 하고 그 일을 잘 끝냈을 때의 성취감을 배울 수 있게 하고 삶의 일부로 만들어 주어야 아이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셋째는 어른에게는 직업이고 아이들에게는 학업이다. 학업을 당연히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집에와서 밥 먹는 시간 빼고 다 공부를 시키는 것이 아니다. 공부하는 시간을 아이와 상의해서 짧게 딱 한 시간만 이라도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대화를 통해 아이들과 위의 세 가지 삶의 중요한 일들을 하루 스케줄에 넣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게임 시간을 빼앗는 것 보다는 책임과 의무를 배우게 해주고, 그것을 다했을 때는 자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면 좋을 것 같다. 마치 어른인 우리도 취미생활을 하기 위해 다른 일들을 잘 마무리 하며 남는 시간을 즐기듯, 아이들에게도 게임 같이 친구들과 함께하는 취미생활을 본인의 시간을 잘 쪼개고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습관을 길러주는 쪽으로 시각을 맞추어야 게임과의 전쟁에서 이기고 ‘위드게임(with game)’ 의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danhan98@gmail.com

28/10/2021
한정태의 교육칼럼

1)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2) 게임중독에 대한 해결책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자본주의의 폐해 또는 인간관계 등에 대한 여러 메시지가 드라마에 담겼다. 자녀가 있는 학부모라면 일단 ‘게임’의 ‘게’ 자만 들어도 몸서리가 날 정도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게임’이라는 단어를 교육자의 시각으로 한번 풀어 봐 드리고 싶다.게임의 정의게임에 중독된 자녀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전에 일단 게임이 무엇이며 왜 열광하는지를 자세히 이해해야 집에서 아이들을 위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알코올 중독을 도우려면 일단 알코올이 어떤 물질인지? 그리고 왜 마시기 시작하는 건지? 왜 계속하게 되는 건지? 등의 원인과 뿌리를 찾는 것이 먼저이듯이 말이다.원래 ‘게임’이란 단어는 영어단어이고 영어로 쓰는 그 의미는 방대하다. 어릴 때 놀이터에서 뛰어놀던 게임부터, 컴퓨터게임, 카드 게임, 모든 스포츠 또는 올림픽까지 게임이라고 하며, 한 업계 분야를 일컬어 게임이라고도 쓴다. 예를 들어, ‘Hospitality game’이라는 표현은 한국말로 ‘요식업계 바닥’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겠다. 이렇게 우리도 모르게 게임이라는 단어는 많이 쓰이고 있다.필자 생각에 이 게임이란 단어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필수 요소는 세 가지로 보인다. 이 세 가지는 바로 ‘재미, 규칙 그리고 결과’ 이다. 이렇게 세 가지 요소가 정확히 있으면 모두가 열광할 수 있는 게임이 되며 나아가서는 중독까지도 일어날 만큼 흡입력이 강해진다.아마 오징어 게임은 ‘인생’이라는 게임에 ‘재미’라는 요소를 잃고 자본주의 사회의 규칙과 그에 대한 결과만을 중요시 여기고 살아가는 현실 속의 우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아무튼, 자녀 교육으로 돌아와서 교사와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이 단어가 어떻게 다가오는지 살펴보고, 교육학에 비교하여 좀 풀어 해석해 보고 싶다. 그리하여 게임을 하는 자녀들 또는 남편을 다시 한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해결책이 나올지 싶다.교육학도 결국 게임이다!필자는 약대를 나온 다음에 교육대를 간 과학 교사이기 때문에 과학 과목에 대한 이론은 교육대에서는 이수하지 않았고 오직 교육학과 청소년 심리에 대해 배우는 과정을 거쳤다. 그때 배운 교육학의 기본, 그리고 현재 NSW 교사가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필수 요소를 종합해서 세 단어로 줄여보면 바로 게임과 같이 ‘재미, 규칙 그리고 결과’ 이다.좋은 선생이 되고 아이들이 잘 배울 수 있게 하려면 첫째로, 수업을 ‘재미’있게 하여 그들의 흥미를 끌어내어야 한다. 인간은 사실 재미없으면 웬만한 일은 끈기 있게 못 한다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우리의 본능인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어떤 사명감과 소신으로도 잘 할 수 있겠지만, 우리도 그건 어려운데 어린 자녀들한테 그런 성숙함을 바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러므로 어떤 일이든 재미의 요소는 필수인 것 같다.둘째, 십대 혈기 왕성한 아이들 30명을 한 방에 가두어 놓고 뭔가를 하려면 ‘규칙’이 필요하다. 특히나 교육학에서 보면 남자아이들은 규칙 또는 반복적인 루틴에 잘 반응한다고 나와 있다. 사실, 레슨 안에서 소소한 루틴들이 있어서 아이들이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예측이 가능해야 돌발 행동이 줄어들어 서로 피곤하지가 않다. 그리고 어떤 행동은 잘된 행동인지, 어떤 행동은 하면 안 되는 행동인지 정도의 규칙은 상호 간에 사전 동의가 있어야 하며, 이런 규칙과 울타리가 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기능도 하므로 수업에는 필수이다.그리고 또 셋째, ‘결과’에 대해서는 두 가지로 나뉘는데 긍정 또는 부정적 결과이다. 예전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다면 틀린 것에 집중하고 야단을 맞았던 것 같지만 여기서는 체벌이 없음으로 잘한 행동에 대한 칭찬 극대화로 시작해서 중간에 부족한 점을 살짝 짚어주고 다시 믿음과 기대와 희망으로 덮어주는 ‘긍정 샌드위치’를 만들어 주라고 한다.그리고 또 결과에 대해 교육학에서 짚어주는 한 가지가 또 있는데, ‘신속한 결과’의 중요성이다.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는 아이든 못하는 아이든 일단 시험을 치고 나면 결과가 언제 나오는지에 대한 재촉을 많이 한다. 잘했든 못했든 결과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지는 게 본능적이고 여기에서 동기 부여를 받고 앞으로의 행동도 정해진다. 그러므로 시험을 치면 최대한 빨리 채점을 하고 의미 있는 피드백을 주는 것이 교사의 의무이기도 하다.요즘 자녀들이 하는 컴퓨터 게임에는 정말 신기하게도 이런 요소들이 너무 완벽히 갖추어져 있다. 사실, 교육을 게임화해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 컴퓨터 게임에는 ‘재미’의 요소는 물론이며, 그 안에서는 정확한 ‘규칙’이 존재 하며, 사회생활도 이루어지며, 또한 게임이 끝난 후에 승패만이 나오는 것이 아니고 게임 속에서 아이의 퍼포먼스에 대한 분석 ‘결과’가 신속하고 자세히 나온다. 아이들은 이것을 서로 비교하기도 하며 또 앞으로 본인이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한다. 그리고 노력과 시간의 대가를 게임 안에서 충분히 보장해준다. 그러므로 여러 교육학자와 심리학자들이 교육학의 필수 요소로 여기는 세 가지 요소를 컴퓨터게임이 너무 잘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그동안 이 록다운 세상에 게임을 안 하는 아이가 혹시나 더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는 현실이다.우리가 좋든 싫든 컴퓨터 게임은 우리 아이들의 삶에 너무 깊숙이 들어와 있고, 마치 코로나와 같이 사는 ‘위드 코로나’의 방법을 찾는 것 같이 ‘위드 게임’의 자녀 양육 방법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다음 편에는 게임 중독과 ‘위드 게임’ 의 해결책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고 싶다.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danhan98@gmail.com

14/10/2021
한정태의 교육칼럼

“근데 왜 보고만 있었어요..?”방관자의 4가지 유형“근데 왜 보고만 있었어요?”와 “뭐라도 해야지”라는 두 마디의 대사는 최근에 나온 병영 부조리를 담은 드라마 시리즈 <D.P.>를 본 필자의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이 드라마의 큰 인기와 동시에 드라마를 본 한국의 많은 군필자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TSD)를 느낀다고 할 만큼 이슈화됐다. 필자는 중학교 때 조기유학을 왔기에 군 미필이라 피부로 공감을 할 수는 없지만 TV를 보면서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와 자녀 교육에 대입하여 공통점이 있어 생각해 보았다.이 드라마가 해주고픈 이야기는 두 가지인 것 같다. 첫째로는 드라마 배경이 2014년인 것으로 봐서, 당시 의무병 구타 살인사건과 총기 난사 사건으로 병영 부조리가 사회적 문제로 집중을 받던 해이므로, 당시의 사건들과 군 내부 상태를 적나라하게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명대사로 볼 수 있는 “근데 왜 보고만 있었어요?”와 “뭐라도 해야지” 는 병영 부조리 방관자들에게 일침을 놓고, 군 복무 중 크게 남을 괴롭히지 않았어도 드라마를 보며 죄책감을 느끼게 할 것 같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드라마가 주는 메시지는 군부대의 울타리를 벗어나 사회 모든 이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메시지까지 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과 불의를 방관해본 경험을 가진 모두의 양심도 건드리는 것 같다.필자가 아시아인으로서 호주에서 중고교에 다녔고 현직 교사로서 호주 교육 환경 중 가장 크게 바뀐 변화로 볼 수 있는 점 중 하나가 바로 학교 내의 ‘Bullying(왕따 행위)’에 대한 교육과 관심도이다. ‘Bullying’ 의 직역은 ‘괴롭힌다’ 이지만 ‘지속해서 괴롭힌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으며, 한국어로 ‘왕따’라고 해석할 수 있다. 사실 호주는 예전의 한국같이 집단 조직적 ‘왕따’ 또는 ‘학교 폭력’이 심각하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민족이 어울려 사는 사회이기에 이러한 문제를 바로 잡으려 큰 노력과 연구가 있었다.학교에서 이에 대한 교육을 받더라도 집에 가서 자녀들이 자세히 부모에게 설명해주는 경우가 흔하지는 않기에 조금 자세하게 우리 자녀들이 학교에서 이에 대해 어떤 교육을 받는지에 대해 설명한다.제가 잘은 모르지만, 분명히 초등학교에서도 어느 정도의 교육을 할 것이지만, 하이스쿨에 들어서고 사춘기를 지나면서 다시 한번 자녀들에게 상기시켜줘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따로 시간을 내어 저학년생(7~9학년)에게 ‘Anti-bullying’(왕따 방지 교육)을 필수로 시킨다.이에 대한 내용을 함께 살펴보고, 가끔 자녀들과의 대화 중 내 아이는 얼마나 알고 있는지? 자녀의 학교에는 친구들 사이에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대화는 아마도 부모와 자식 간의 건강한 대화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 바람이다. 요즘은 Bullying도 온라인으로 하는 사어버 불링(cyber-bullying)이 많다. 인터넷 안전과 사이버 불링은 다음 기회에 다루기로 하고 이번에는 학교의 왕따 방지 교육 시간에 무엇을 배우는지에 대해 살펴보자.왕따 방지 교육의 첫 단계는 먼저 ‘Bullying’ 의 정의를 내리면서, 학생들에게 어떤 형태로 일어날 수 있는지와 ‘일시적’ 괴롭힘인 ‘Harassment’ 와 ‘지속적 괴롭힘’인 ‘Bullying’을 구분하면서 지속적 괴롭힘의 부당함과 그 악성에 대해 배운다. 사실 사춘기 자녀들이 모여 누구 한 명이 자신들과 조금 다르다고 서로 놀리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특별히 한 명을 찍어서 지속해서 하는 행동에 대한 심각성을 가르친다. 그리고 호주가 다문화사회라는 점에서 서로의 다른 점인 ‘Diversity(다양성)’에 대해서도 가르치게 된다.다음으로 가르치는 것은 왕따시키기 성립에 필요 요소들과 이해이다. 먼저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을 것이고, 그들을 지켜보는 방관자들이 있다. 아이들에게 먼저 왜 가해자가 왕따를 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심리적인 이해를 시킨다. 가해자는 본인의 자아와 자존감이 건강하지 않고 실제 내면성 약자 또는 병자이므로, 겉으로 약해 보이는 누군가를 공격하고 작게 만듦으로써 본인의 낮은 자존감을 높여보려는 파렴치한 행동이라고  알려준다.그리고는 방관자들(Bystanders)를 네 가지로 분류하고 그들의 영향력에 대해 정확히 가르친다. 사실 필자도 이에 대해서는 교사가 되고 난 후에 교육받고 알게 됐다.방관자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고, 1, 2, 3번은 다 가해자나 다름이 없다고 가르치며 모두가 4번 ‘Upstander’ 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방관자의 네 가지 유형:1. Reinforcer (왕따 광경을 보고 옆에서 웃거나 응원을 해서 부추기는 자)2. Assistant (왕따시키기가 이루어질 수 있게 간접적으로 돕는 자. 예를 들어 피해자가 도망가는 경로를 막아서거나, 가해자를 가려주는 행위를 하는 자)3. Outsider (조용히 지켜만 보는 자. 아무 말 없이 지켜보는 것은 가해자에게 묵언의 동의를 표한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4. Defender/Upstander (용기 내어 능동적으로 피해자를 돕거나 상황에 대해 말 한마디라도 할 수 있어야 왕따 문화가 없어진다고 말한다)덧붙여, 만약 본인이 피해자일 경우 교사나 다른 어른 누구에게 꼭 알리라고 당부를 한다. 교사들은 만약 이에 대해 학생이 귀띔을 해주거나 목격을 하고도 이에 대해 가해자와 목격자를 불러 진상 파악과 조치를 하지 않으면 큰 직무유기가 될 수가 있어 교사들도 따로 계속 정기적으로 이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그동안 여러 희생자의 노력과 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 병영 부조리가 조금씩 고쳐나가듯, 우리 자녀들도 학교나 사회의 부당한 상황을 ‘보고만’ 있지 말고, ‘뭐라도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시민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danhan98@gmail.com

30/09/2021
한정태의 교육칼럼

학부모 면담회의 중요성  고교에서는 학부모 면담회가 대부분 학년마다 일 년에 두번씩 하게 된다. 학교는 학부모에게 인터뷰 날짜가 다가온다고 알리고 과목마다 선생과 면담 시간을 예약한다. 대체로 온라인 부킹 시스템으로 예약이 가능하며, 시간대는 학교 수업이 마치는 3시부터 늦게는 8시까지 계속된다.교사들은 이런 날은 많이 지친다. 거의 12시간을 연결해서 학생들과 학부모를 상대하며 말을 계속해야하는 날이다. 하지만, 학부모 면담은 정말 학생들 교육에 유익하다는 것을 알기에 모두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이다. 필자는 10년째 교편을 잡으면서 한인 학부모들에게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이 학부모 면담이기 때문에 지면을 빌려 생각을 나누어 볼까한다.필자가 고교 교사인 관계로 초등학교에서 어떤 식으로 학부모가 교사와의 면담에 참여해 왔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예상컨대 학생들이 어리기 때문에 나름 학교에 더 관심을 보였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 셀렉티브 시험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자녀를 고교에 입학시킨 후에는 한 템포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7학년 부터는 학생들이 스스로 등교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한시름 놓고 싶은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호주에서는 12살이라는 나이를 지칭해서 ‘트웰비(Twelvie)’ 라는 용어를 쓰는데 한국어로 ‘중2병'과 같은 말이다. 숫자 13 부터 ‘Teen’ 이 들어가는 십대를 ‘틴에이저(Teenager)’라고 부르지만 12살은 아직 십대도 아닌 시기여서 그런 말이 있는 것 같다. 이 ‘트웰비(Twelvie)들’의 특징은 어린이에서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마치 세상을 다 아는 듯, 그리고 어른과 맞먹으려 하는 행동이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교민 가정에는 이 시기에서 사춘기로 이어지면서 부모가 영어를 잘 못 할 경우 부모를 무시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고, 갈등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는 것 같다. 다른 이민자 가정에서도 종종 보게 되는 문제가 이것이다.이렇게 학생이 부모보다 영어를 잘하고, 부모는 호주에서 고교를 다니지 않았다면, 방심하는 순간에 학생들의 보이콧에 말려들기가 십상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의 행사들에 대해 부모한테 정확히 전달하지 않고 본인에게 유리한 것만 전달하기 일쑤다. 예를 들어, 조금만 학교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된다고 오늘 별 중요한 수업 없다고, 또는 과제를 못 끝내서 마무리해야 한다고 다고 노트를 써달라고 한다. 그리고 본인이 노트를 쓰고 부모한테 서명만 해달라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운동회 또는 스쿨캠프 등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가끔 “엄마, 내 친구들 아무도 안 가. 엄마가 좋아하는 공부 잘하는 줄리아 있지? 걔도 안가고 수잔도 안 가. 그니까 나 집에서 쉬면서 공부할래, 노트 써죠” 라고 하면 부모들은 대부분 수업을 놓치는 것도 아니니 수긍을 하기도 한다.대부분 잘 아시겠지만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있는데, 학생들이 과제를 다 못 끝냈다고 학교를 안 간다는 이유를 댈 때와 운동회 또는 스쿨캠프에 안 보내는 학부모들께 꼭 상기(remind)시켜드리고 싶다. 고등학교는 학문을 배우기 이전에 사회성 인간을 만드는 곳이고, 대학점수를 따서 진학하는 기능보다 청소년의 자아가 성립되고, 여러 친구와 교류하며 타인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기능이 더 큰 곳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잘했어도 사회에서는 지식인이라고 인정해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학문의 수준이 어쨌거나 고교 수준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똑똑하고 능력 있어도 사람이  덜되면 쓸모없다는 것을 어른이 된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은가?과제를 못 끝냈다고 자꾸 데드라인을 못 맞춰도 도피할 방법이 있게 부모가 습관을 들여주면, 대학 생활 또는 직장생활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그리고 운동회나 캠프를 통해 평소에 친하지 않던 친구들, 다른 반에 있던 친구들과도 자연스레 조금씩 교류를 해보며 없었던 사회성을 길러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꼭 보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실 학생들이기에 다양한 추억거리를 만들 기회를 주는것이 부모의 임무라고 생각한다.본론으로 돌아와서, 학부모 면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정보를 부모한테 전하지 않고 중간에서 보이콧하고 부모는 면담회가 있는지도 모른 채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학교에서는 집으로 우편으로 통지를 하기도 하고 학생 편으로 편지를 보내기도 하고, 요즘은 학교 웹사이트를 통해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부모가 능동적으로 모니터링을 하지 않으면 여러가지 학교 행사를 놓치기가 십상이다.필자는 항상 학부모 면담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이유는 첫째, 학기 초반에 특히 학생들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기 이전에 학생들 하나하나가 누군지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부모를 만나서 면담을 5분이라도 해보면 학생에 대한 이해도가 많이 높아지게 된다. 사실, 십대 아이들 30명이 있는 교실에서 교사의 입장은 똑똑하고 발표 잘하는 학생과 말썽 피우는 학생에게 관심이 먼저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튀지 않고 얌전히 자기 할 일 잘하는 학생들은 교사들 사이에서 일컫는 ‘투명 학생 (Invisible Student)’ 이 되어 버릴 수 있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나의 소중한 아이가 잘하고 있는데 선생 눈에는 잘 들어오지도 않는 투명인간 취급을 당한다고? 솔직히 투명 학생들 이름이 제일 나중에 외워지게 되는건 피할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지만 만약 부모를 만나 학생에 대해 한번 대화를 해보고 나면 또 시각이 많이 달라진다. 부모와 면담을 하게 되면 그 인상이 남아있기 때문에 ‘투명 학생’을 더 잘 볼 수있는 능력이 생기게 되고 관심이 더 가게 되는 것이 필자의 경험이다.  둘째, 부모와 교사간의 솔직한 대화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의 아쉬운 점 중 하나는 성적표에 기재하는 교사의 소견이다. 대부분의 교사는 글로 남겨지는 성적표에 감흥 없는 건조하고 긍정적이기만한 소견만 쓴다. 약간이라고도 부정적으로 쓰게 되면 골치 아픈 상황이 너무 많이 벌어지는 탓에 이제는 모두 무미건조한 말을 쓰는 것이 일반화되어 버렸다. 하지만, 면담을 통해서는 입장이 다르다. 얼굴을 보고 교사들은 학부모의 눈을 보고 학생에 대한 솔직한 소견을 공유할 용기가 생긴다. 그 대화 내용이 약간 부정적이라도 사실대로 전하고 부모와 함께 그 학생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음으로 큰 도움이 된다. 내가 학부모라도 정말 교사의 의견이 궁금할 것 같다. 내가 직접 못 보는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내 아이는 과연 다른 아이들과 섞여 있을 때 생활은 잘하고 있는지? 다른 아이들은 내 아이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말 궁금할 것 같고, 결국 아이들을 매일 지켜본 교사들에게 최대한 많은 의견을 듣고 싶을 것 같다.셋째 이유는 면담의 통해 보통 부모와 협력 또는 동맹을 맺게 된다.이렇게 부모가 교사를 만나고 나면 골치 아픈 학생들의 행동이 좋아지곤 한다. 아마도 어른들끼리 무언가 무언의 동맹을 맺은 것 같이 느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사실 학생들을 예전 한국의 모습 같이 체벌 없이 잘 다루려면 교사의 입장에서는 부모와의 협력이 정말 절실하다.그러나 현실은 한인 학부모는 대부분 몰라서, 또는 영어가 안되니 별 의미 없을 것 같아서 안 오는 경우가 너무 많아 보인다. 혹시나 그동안 고교 면담회를 놓치거나 내 아이는 성적 잘 나오니까 안 가도 되겠지 싶어서 내버려 두었다면 꼭 빠지지 말고 참여하기를 권유한다. 영어가 문제라면 학교에 통역을 요청할 수 있다. 또는 주변 지인 중 통역을 해줄 친구분과 같이 갈 수도 있다. 학생에게 이런 것까지 통역을 시키지는 않았으면 한다. 한참 사춘기 학생에게 학부모 면담은 어른인 부모의 권리이며 동시에 의무이므로, 학생에게 그것까지 의지한다는 것도 왠지 부모로서의 권위가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가서 특별히 말 할 것도 없다. 교사들은 보통 말하기 좋아하기 때문에 그냥 “How is my son/daughter doing in your class?” 한마디만 던지면 선생 입장에서 부모한테 자녀에 대해 해주고 싶은 말을 술술 계속해줄 것이다. 그냥 웃으며 “땡큐” 하고 오더라도 부모로서 내 아이가 선생에게 조금이라도 더 집중 받고 존중 받기 위해 할 일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부모가 영어가 안돼도 아이의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선생의 의견과 시각을 존중하고 학교를 찾아와 준다는 것은 그 아이는 귀한 자식이란 뜻으로 해석된다. 그 누구도 남의 귀한 자식한테 절대 함부로 하기는 힘들다. 그러므로 학부모 면담은 내 아이를 맡겨놓은 교사에게 얼굴 도장만이라도 찍어도 서로에게 도움이 되면서 결국 학생의 학교생활에도 전체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니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열심히 참여하길 바란다.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danhan98@gmail.com

16/09/2021
한정태의 교육칼럼

HSC 스페셜 시리즈<연재 순서>1. Trial 내신과 모의고사2. HSC 과목 선택3. ATAR 및 대입“그래서, 어느 과목이 제일 상향조절 잘되는 과목이에요? 저희는 그것을 알고 싶어요!”NSW에서는 10월 중순이면 매년 7만여 명의 12학년생들이 700여 개의 학교에서 100가지가 넘는 선택과목에 대한 HSC 필기시험을 치르게 된다. 올해는 결국 코로나 사태로 인해 HSC 시험도 11월 9 일 시작하기로 연기됐다. 결과도 원래 12월이었지만 이번엔 내년 1월 발표로 미루어졌다. 이에 따른 대입 발표도 늦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시험이 4주간에 걸쳐 시행되고 채점 기간도 있어야 하며, 이번 시리즈에서 다루는 스케일링 (Scaling)을 하는 시간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지난  주에 ATAR 계산법에 대해 글이 나간 뒤, 여러 독자로부터 문의를 받았다. 마지막 시험에 잘한 학생의 점수가 다른 학생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이 보여, 본고사 시험을 잘 친 학생이 손해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느낌상의 오해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되는 것 같다. 본고사를 잘 친 학생은 그 점수를 본인이 잃어버리면서 다른 학생의 내신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본인 점수는 본인이 가져가고, 학교 내신 성적을 다른 학교와 비교할 기준을 잡기 위해서 전교생의 본고사 시험점수를 합할 때에 쓰이고, 그 합한 학교 총합 점수를 내신 등차에 따라 공평하게 분배하는 데에 쓰이는 것이므로 손해를 본다고까지는 생각할 수 없다.본고사같이 한 번의 큰 시험은 어떤 학생들에게는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본인의 실력을 못 발휘할 경우도 있다. 현실적으로, 큰 시험이라 긴장해서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상황이든 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실력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HSC 시스템 자체의 성격을 이해해 보려 한다면, 100개가 넘는 선택 과목이 있다는 것 자체부터 개인의 특성을 존중한다. 특별히 수리 능력이 비상하지 않더라도 11, 12 학년 기간 본인이 선택한 과목에 충분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면 기회가 있다. 누구나 본인의 능력과 적성 안에서 열심히만 노력한다면, 그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그러므로, 꾸준히 평가된 내신성적이 50%를 차지하고, 본고사에 혹시나 시험을 망치더라도 내신성적에는 큰 영향이 오지 않도록 해주는 안전장치인 것이다.다음의 세 가지 문제 중 지난주에 설명한 계산 방식으로 내신 평가 점수계산에 알아보았으며, 이번 주에는 둘째, 셋째 문제에 대해 알아보겠다.첫째, 700여 개의 학교마다 내신 평가 기준이 다를 수 있다.둘째, 100여 개의 과목의 매년 필기시험 난이도와 학생의 수준이 다를 수 있다.셋째, 100여 개의 과목과 과목 사이의 난이도가 다를 수 있다.둘째 문제는, 사실 첫째 계산법과 동시에 이루어진다. 이것은 과목마다 본고사 시험 점수를 매기면서 채점관들이 모여 전체적으로 그 과목의 점수가 다른 해의 해당과목 점수에 비교해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약간의 조절을 한다. 예를 들어, 작년 화학시험의 90점이 올해 화학시험 90점과 수준이 똑같다고 할 수 없다. 이것을 똑같이 여겨버리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게 되냐면, 올해 비교적 본고사가 공교롭게도 쉽게 나온 과목들만 고른 학생들이 행운으로 부당한 이익을 보게 되고, 불행히 올해 비교적 난이도가 작년보다 어렵게 나온 과목만 고른 아이들은 전체적으로 점수가 다 낮아지는 손해가 있게 된다. 매년 시험문제가 다르고, 학생의 수준도 다르므로 진정한 화학 실력에 대한 객관적 평가 기준은 각 과목 전문가 교사들이 모여 약간씩 과목의 점수를 조절하게 된다. 사실 이 단계는 대부분의 학생이나 학부모가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는 문제이므로 그냥 참고만 하면 될 것 같다.이렇게 여기까지의 계산과 조절은 NESA (NSW Education Standards Authority) 라는 평가기준관리기관에서 한다. 고등학교 졸업까지만 여기에서 관리한다고 볼 수 있다. HSC 졸업장과, 학생마다 각 이수 과목에 대한 성적표도 여기서 발행한다. 그리고, 이 점수들을 스케일링(Scaling)이라는 마지막 조절을 거친 뒤, ATAR 라는 등수로 바꾸어 순서대로 대학에 입학시키는 일은 UAC (Universities Admissions Centre)라는 기관에서 하게 된다.UAC 에서 위에 제시했던 세번째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7만 명이 100여 개의 과목 중 각각 다른 과목 10 Unit을 (보통 4~6개의 과목) 이수했을 것인데, 이 과목들의 점수와 난이도 차이를 어떻게 분별하여 공평하게 계산하여 각 학생에게 전체 등수를 줄 것이냐는 문제이다.사실 제일 정확한 방법은 모든 학생에게 100여 개의 과목 시험을 다 보게 한 다음 총 점수를 봐서 등수를 가리는 방법이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그러므로 있는 데이터로 가장 형평성 있는 비교를 해야 한다. 과목과 과목 사이의 난이도 차이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 NESA 에서 과목마다 산출된 점수가 조절된다. 이 단계를 스케일링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비교적 어려운 과목의 90점이 97점으로 오르고, 비교적 쉬운 과목의 90점이 80점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이렇게 조절된 점수를 합산하여 등수를 매겨 산출해 내는 숫자가 ATAR 인 것이다.조금 복잡할 수도 있어서 과목끼리의 비교 방법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예를 들어봐야 할 것 같다. 우리가 지금 UAC 기관이라고 생각하고, HSC 가상의 과목, ‘바둑’과 ‘장기’라는 두 과목의 난이도를 비교하려 한다고 생각해보자. 둘 중 무엇이 더 ‘어려운’ 과목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바둑의 90점이 장기의 90점과 같다고 할 수 있을까?어려워 보이지만 굳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방법이 있기는 있다. 바둑에 90점 받은 모든 학생이 다른 과목들에서 어떤 성적을 받았는지를 보고, 장기에 90점 받은 모든 학생이 다른 과목들에서 어떤 성적을 받았는지를 보고 판단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바둑에 90점 받은 학생들은 다른 과목들은 거의 95점 이상을 받았고, 장기에 90점 받은 학생들은 다른 과목들에서는 주로 70점대로 받았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장기라는 과목은 전체적으로 다른 과목 70점대 수준의 학생들이 90점까지 받기가 가능한 비교적 ‘쉬운’ 과목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과목에서 95점 이상을 받는 학생들도 바둑에서는 90점을 겨우 받았다는 상황으로 봐서 바둑은 비교적 ‘어려운’ 과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논리를 토대로 전체 입시생의 타 과목 성적을 비교하여 각 과목의 난이도의 차이를 결정하고 점수를 조절하게 된다. 바둑은 상향 조절될 가능성이 높고, 장기는 하향 조절될 것이다. 이런 계산법들은 필자의 견해로는 무척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된다.그러나 학부모들의 입장은 다르다. 시종일관, “그래서, 어느 과목이 제일 상향조절 잘되는 과목이에요? 저희는 그것이 알고 싶어요!”일 수도 있다.사실 어느 정도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선택하는 과목은 거의 정해져 있기는 하다. 아래 도표에 2020년도 각 ATAR 그룹별로 선호과목들이 나와 있듯이 정말 공부를 잘하고 과목들이 적성에 맞는다면 이런 과목들을 따라가면 되긴 하다. 하지만 하기 싫고 본인 수준보다 높은 과목과 2년간 씨름을 하다 보면 어떤 결과가 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과목 선택 때 부모와의 갈등과 본인의 한계를 맛보며 아예 모든 공부를 포기해 버리는 학생도 종종 보았으므로, 각 가정에서 학생의 의사와 장점을 최대한 존중하고 맞추어 결정하기를 바란다.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02/09/2021
한정태의 교육칼럼

HSC 스페셜 시리즈<연재 순서>1. Trial 내신과 모의고사2. HSC 과목 선택3. ATAR 및 대입“좋은 학교 다녀야 내신 점수가 올라간다?”호주는 각 주 마다 중고등학교 과정이 약간씩 다르다. NSW는 Higher School Certificate (HSC)라는 코스로 11, 12학년을 이수하게 된다. 대부분의 한인 자녀는 고교 졸업 증서보다는 대학 입시 평가에 의미를 두게 된다. NSW주의 모든 대학 입시 원서는 University Admissions Centre (UAC) 라는 기관을 통하여 신청 가능하며, 만약 다른 주의 대학에도 원서를 넣고 싶다면, 각 주마다 UAC 같은 기관들이 있으며 그 기관들을 통해서 신청할 수 있다.UAC 이라는 기관에서는 한정된 대학교 학생 정원수에 공평한 방법으로 입학의 우선권을 주기 위한 의도로 학생의 성적을 통해 Australian Tertiary Admission Rank (ATAR) 라는 등수를 산출해 낸다. 한마디로  NSW 주 모든 학생을 한 줄로 세워서 대학교 코스마다 우선 순차대로 정원을 채워 나가는 방법이다. 사실 ATAR가 부르기는 ‘Australian’ 이라고 부르지만, NSW주 학생들 중의 등수이며, 각 주마다 산출되어 나오는 ATAR 는 그 주의 상대평가 등수를 의미한다.NSW 수험생들의 능력평가는 12학년 한 해 동안의 학교 내부 평가 (Internal Assessments) 들을 통해 내신성적을 50% 반영하게 되고, 매년 10월 중순부터 4주간 치러지게 되는 HSC 필기시험 본고사 (HSC Written Exam)의 성적이 나머지 50%로 반영되어 과목별로 점수를 산출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각 과목 유닛(Unit)마다 나온 학생의 점수 중 가장 높은 10 Units에 대한 점수를 집계(Aggregate)하여 다른 학생들과 상대 평가하여 등수를 산출한다.매년 7만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700여 개의 학교에서 100가지가 넘는 선택 과목의 시험 점수를 형평성 있게 조절하여 상대 평가해서  등수를 매겨야 하기 때문에 계산 과정이 굉장히 복잡해진다. 이 과정을 흔히 스케일링 (Scaling)이라고 부르며, 이 계산법이 많이 복잡하며, 필자가 UAC 이나 교육청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일반인들의 상식선에서 이 계산법을 이해하고 설명해 보려 한다.일단, 계산하는 이유를 쉽게 말하자면, 지난 주에 언급한 형평성을 어긋나게 하는 다음 세 가지 문제를 보완하는 목적이며, 그에 따른 세 단계의 조정이 필요하다.첫째, 700여 개의 학교마다 내신 평가 기준이 다른 수 있다.둘째, 100여 개의 과목도 매년 필기시험의 난이도와 매년 학생의 수준이 다를 수 있다.셋째, 100여 개의 과목과 과목 사이의 난이도가 다를 수 있다.먼저 이번 주는 첫 문제에 대한 방책에 대해 알아보자. 각 학교가 50% 내신성적에 대한 평가 기준이 다른데 어떻게 형평성 있게 다른 학교의 내신성적과 비교를 할 수가 있는가라는 말이다. 사실 NSW 모든 학생이 같은 시험을 같은 시간에 치지 않는 이상, 사실 50% 내신 점수를 형평성에 맞게 줄 답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학교 내신 성적도 학생의 능력에 대한 데이터를 1년간 모은 것이며, 이 데이터로 학교 내의 학생들을 비교평가 하는 데까지는 유효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들어보셨겠지만 ‘내신은 점수보다 등수가 중요하다’라고 까지는 이해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사실 등수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1년간 평가해온 학생의 실력인 것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 일단 이해를 도우려고 간단한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전교 5명이 있는 학교에서 2 유닛 과목인 수학 내신 성적을 학교에서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고, 이 내용을  NESA 시험평가 기관에 아래의 예로 넘겨주었다고 가정하자.학교 내신 점수 숫자 자체를 그대로 써서 다른 학교 학생들과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이 데이터가 말해줄 수 있는 의미는 확실하다. 철수와 영희가 1, 2등을 다툴만큼 뛰어나고, 3, 4등인 갑돌이와 갑순이보다 실력의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고, 길동이는 그다음 레벨이며, 이 학교 꼴등이다.중요한 것은, 이 다섯 명의 점수 자체 보다는 학생들의 등수와 등수 사이의 차이가 중요하다. 철수와 영희는 1, 2 등 차이지만 1점 차이인 것이고, 영희와 갑동이도 2, 3등 차이라 비슷할 것 같지만 13점이나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NESA 에서는 학생의 점수보다는 등수도 아닌 서로 간의 실력 차를 중요시해야 할 것이며, 점수 숫자 자체는 실력 차를 보는 데에만 반영이 되며 직접 쓰이지는 않는다.그리고 이 다섯이 10월 중순에 HSC 본고사를 치르게 된다. 이 시험은 NSW 전역에서 동시에 같은 시험을 치르므로 점수 자체만으로 모든 NSW 학생을 비교평가 할 수가 있다. 각자가 낸 성적은 일단 당연히 각자의 50% 성적에 반영이 된다. 그리고 중요한 건, 나머지 50%의 내신 성적점수도 이 점수들을 바탕으로 산출해낸다. 일단 이 학교 모든 학생이 HSC 본고사에서 받은 점수를 합하면 414점이며, 이것이 이 학교 학생들을 NSW 다른 학교들과 형평성 있는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는 성적이다. 그러면 이제 이 414점을 다섯 학생이 공평하게 학교 내신 성적 비율대로 나누어 가진다고 보면 된다. 학교에서 처음 만들어낸 점수의 합이 417점이었음으로 정말 약간의 하향조정이 되겠다. 당연히 414점을 분배할 때 내신 1, 2 등과 3, 4등의 사이에 갭을 두고 나누어야 할 것이고, 꼴찌 학생도 그 차이만큼의 비율로 계산하여 내신 점수가 산출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첫 번째 단계의 계산법이며 이렇게 산출된 내신 점수를 ‘Moderated Assessment Mark’ 라고 부른다.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점수 잘 나오는 학교 가면 점수 잘 받고, 점수 잘 안 나오는 학교 가면 점수 못 받는다’ 는 말이 종종 나오는 근거에 관해 설명해 보겠다.이 학생들의 본고사 점수를 살펴보면, 갑돌이와 길동이의 점수가 예상보다 시험을 망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길동이가 갑자기 못사는 친구들을 위해 도둑질하여 나눠주는데 재미가 들린 친구이고, 갑돌이는 길동이의 절친으로, 본고사 전에 길동이랑 너무 많이 어울려 다녀서 시험 준비에 소홀했다고 가정하자. 갑돌이는 내신성적을 받는 기간 동안은 꾸준히 열심히 했으므로, 그리고 다행히 갑순이가 생각보다 본고사 준비를 더 열심히 해주었으므로, 내신점수는 망치지 않고 본인의 노력으로 만들어 놓은 실력 차 대로 3등으로 나누어 받게 된다.갑돌이가 본고사에서 실수했지만 다른 학생들이 열심히 해줌으로써 나름 내신성적에는 크게 영향이 오지 않고 본인이 받아야 마땅한 점수를 받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전체적인 그림에서 학생의 본고사에서의 실수가 보완될 수 있는 기능이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어떤 학부모들이 맹신하듯 성적 잘 나오는 학교에 다닌다고 해서 열심히 안 해도 학생의 점수가 갑자기 스케일링 계산에서 점수가 솟아오르거나 갑자기 내려가거나 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그런 현상을 막아주는 반대의 기능의 계산 장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당연히, 학교마다 얼마나 많은 길돌이들이 갑돌이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며, 갑순이같이 성실한 아이들이 많이 모여 함께 노력하냐에 대한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필자는 스케일링 계산법 설명을 통해 이 계산과정이 어떤 마법을 가져다주거나 어떤 억울함을 불러오지는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고 싶다. 그리고 하이스쿨은 공부해서 성적만 내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이 사춘기 시기에 가족이라는 최소 사회 단위를 떠나 사회생활의 기초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배우게 되는 중요한 장소이므로, 시드니의 특정 신문사에서 매년 ATAR 점수만으로 산출해 내는 학교 랭킹이 결코 ‘작지만 복합적인 사회’ 인 학교에 대한 모든 설명을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danhan98@gmail.com

26/08/2021
한정태의 교육칼럼

HSC 스페셜 시리즈<연재 순서>1. Trial 내신과 모의고사2. HSC 과목 선택3. ATAR 및 대입“ATAR 점수 최고의 과목과 최고의 학교는?”학교별 ATAR 순위Australian Tertiary Admission Rank (ATAR) 는 말 그대로 점수가 아니라 등수이다. 그러므로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 평가인 것이다. 지난  주에 언급하였듯이 NSW HSC 시험은 100여 개의 다른 선택과목의 시험점수를 통합 비교하여 NSW 모든 수험생의 등수를 만들어야 하므로 매우 많은 조정(adjustment)이 필요하다. 흔히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 부분을 ‘스케일링'이라는 단어로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시각과 이해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들 들어 보셨으리라 믿는다.“좋은 학교에 가야 스케일링이 잘되고 스케일링 잘되는 과목을 골라야 ATAR 가 더 잘 나오나요?”이러한 질문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가장 빈번하게 듣게 된다. 마치 그들 사이의 대화는 누군가가 업계의 비밀을 알고 있는 듯 서로 어떤 과목을 골라야 더 이득이라는 조언을 해주기도 하는 현상도 흔하다. 정말 학생의 학업에 관심이 있는 부모라면 이에 대해 제대로 알고 논해야 할 것 같아 지면을 통해 설명해보려 한다.먼저 맹목적으로 스케일링 잘되는 과목과 잘되는 학교에 대해 논하기 이전에 상식적 원점으로 돌아가서 이런 계산법 존재의 이유와 호주 사회의 특성을 잠시 생각해보자. 계산법 존재의 이유는 각 학교 내신 성적이 ATAR 에 포함되고 각기 너무 다른 과목들이 존재하므로 학생들을 통합 등수로 만들어 내려면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계산법을 바탕으로 조정이 필요해서이다.전교 일등이라도 학교마다 해당 학생의 차이가 있을 터이고, 어떤 특정 과목 HSC 시험에서 NSW주 통합 일등이라고 해도 각 과목의 난이도의 차이가 있을 터이기 때문에 모두를 같은 일등으로 보면 형평성에 어긋나게 된다. 그러므로 이 계산법은 이런 차이를 극복해서 가장 공평하게 만들어 주는 방법이다. 난이도 높은 과목에서 점수를 잘 받기가 어려우므로 당연히 더 인정을 해줘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구시대의 대답은 하나이다. 필자의 아버지 세대의 조언은 이러할 것이다. “그냥 가장 어려운 과목 골라서 가장 열심히 하라” 고 다그치면 사실 가장 간단하다.그런데 여기서 꼭 한번 생각해보아야 하는 점은 “왜 호주에는 선택과목이 이렇게 많은가?”이다.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호주는 다문화 사회라서인지, 선진국적 개념을 추구해서  있어서인지 몰라도 시험 제도 자체도 우리 개개인의 특성과 능력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같다. 한 가지 정해진 틀의 과목만 가지고 한 인간, 그것도 17세 고등학생의 능력과 무한한 가능성을 판단하기는 힘들다는 점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셈 인것 같다.  여기에서 일해본 동포들이라면 다 알고 있다. 호주는 아직도 ‘아메리칸 드림’ 시대같이,  누구나 노력한 만큼 어떠한 직업에서든 대가를 받고 성공할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을. 여기 NSW 시험제도도 그렇게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누구나 노력한 만큼 어떤 과목이든, 어떤 학교든지 열심히 노력한 개인에게 그만큼의 대가를 받고 성공할 수 있게 하자는 의도로 만들어진 제도” 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가장 어렵다고 하는  Extension 2  Maths 를 안 하더라도, 예체능 과목이나 실기 위주의 과목을 더 잘하는 성향의 아이가, 다른 아이들 수학 과목에 쏟아붓는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는 가정하에 굉장히 비슷한 점수를 받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호주 ATAR 스케일링 제도인 것이다.어찌 되었거나 좀 복잡하지만 이에 대한 계산법을 자세히 좀 알아보고 각자 내 자녀에게 어떤 조언이 가장 좋은 것인가를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ATAR 를 계산하려면 크게 세 가지 단계의 계산을 거쳐야 한다. 왜냐하면 NSW 모든 학생을 상대 평가하여 공정한 등수를 내기 위해서 풀어야할 세 가지 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주는 공정하고 형평성있는 등수 산출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에 대해 먼저 고민해보자.첫째, 각 학교의 내신성적의 기준이 다르다. 이 말은 무슨 뜻이냐면, ATAR 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내신성적이 50% 들어가게 되므로 각 학교에서 학생 성적을 University Admissions Centre(UAC)라는  기관에 제출해 주어야 하는데, 이걸 어떻게 믿냐는 문제이다. 각 학교 내신을 내기 위한 교내 시험들의 난이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불공평하다. 그리고 또 어떤 현상이 생길 수 있나하면, 현재 필자는 과학과장인데 솔직히 내 사랑하는 모든 학생이 다 잘 되었으면 하고 미래의 발판을 잘 만들어 주고 싶기 때문에, 약간 부족해도 전체적으로 점수를 높게 써서 제출해주고 싶은 마음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일단 공정성에 대한 차이가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서로 다른 수많은 학교의 내신성적을 공정하게 포함, 비교하는 데에 일단 문제가 생긴다.둘째, 매년 각 과목마다 시험 난이도가 달라질 수가 있고, 이렇게 100개 넘는 다른 과목마다 점수를 숫자로 나타내려고 하면 어느 정도 그 과목 안에서의 절대평가가 필요하다. 무슨말이냐하면, 작년에는 난이도 높게 인식되는 과목들의 시험 문제 자체도 어렵게 나와서 모두의 점수가 낮게 나오고, 올해는 그 과목들이 시험문제가 비교적 쉽게 나와서 모두가 높은 점수를 받게 되면 그 과목을 다른 과목과 비교할 때 매년 복불복일 수가 있기 때문에 각 과목 내에서 먼저 기준과 절대 평가가 있어야 다른 과목과의 비교를 시작해볼 수 있다.셋째, 수많은 다른 성향/ 다른 난이도의 과목들을 비교하여 각각 숫자로 나타낸 점수로 비교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려운 과목의 90점과 쉬운 과목의 90점의 차이가 확실히 있으며 한쪽의 점수를 더 올려주거나 다른 쪽 점수를 낮춰주거나 해야 공평해 질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정당화시키면서 어떤 과목은 상향조정 어떤 과목은 하향조정 되도록 결정해야 공정할까?이에 대한 자세한 계산법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이어서 설명하겠다. 일단 계산법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점수 조절의 필요와 문제를 확실히 알아야 복잡한 계산방식도 이해가 될 듯 하다.필자가 중요하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스케일링 계산법의 존재는 어떤 학생을 불공평하게 이득을 보게 하는 시스템도 아니며 어떤 학생이 소위  말하는 ‘안 좋은 지역’ ‘안 좋은 학교'에 있다 해도 불공평하게 손해를 보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는 시스템이므로 계산법을 이해함으로써 더 좋은 과목과 더 좋은 학교를 알아내기보다는 자신 있게 자녀의 수준과 적성에 맞는 조언과 격려를 해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19/08/2021
한정태의 교육칼럼

HSC 스페셜 시리즈<연재 순서>1. Trial 내신과 모의고사2. HSC 과목 선택3. ATAR 및 대입“ATAR 100점이 가능한가요?”저번 주까지 10학년생들의 HSC 과목선정에 대해 알아보았고 학생들이 앞으로 2년 남짓의 기간동안 어떤 과목에 집중할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으리라 생각한다. 이번의 과목 선택이 최종 결정은 아니며,  11학년을 이수한 후, 12학년이 되면서 가장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2 Unit 상당의 과목 청강을 중단하고 나머지 10개의 Unit에 집중할 수 있다. 이번 선택은 어쩌면 학교 입장에도 중요하다. 내년 시간표를 짜고 교사 배치를 할 때에 어떤 과목을 몇 명이 지원했는지가 중요하다. 그에 따라 몇 개의 반을 운영해야 하고 교사를 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이번 주는 ATAR 가 무엇이며 대입의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먼저 ATAR(Australian Tertiary Admission Rank)는 표현대로 ‘호주대학입학 등수’이다. 그러나 흔히 최고 점수가 100에 가까운 99.95를 받는 관계로 백점 만점의 점수로 착각하기가 쉽다. 예를 들어 ATAR 80점을 받았다는 것은, 절대 평가나 시험에서 80%를 맞았다는 뜻이 아니고 전체 대학 입시생 중에 상위 20% 안에 들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0순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듯이 ATAR 100 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면 최고 등수인 99.95는 상위 0.05%라는 뜻이다. 학생 수로 말하자면, NSW 전체 입시생이 매년  약 7만 명 정도인데 이중 35등 안에 포함되었다는 뜻이므로 대단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HSC 본고사는 7만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750 개정도의 학교 또는 강당에서 120가지 다른 과목의 필기시험이 4주간에 걸쳐 치러진다.  모든 결과를 통틀어서 입시생들을 가장 공정한 방법으로 상대 평가를 하여 등수를 매겨야 하므로, 여기에 고려해야 할 요인들과 변수가 상당히 많고 복잡하다.계산법이 굉장히 복잡한 관계로 한주의 지면으로 다 설명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ATAR 계산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은 학부모들이 많고, 계산 방법을 좀 더 자세히 알아야 학교 선택, 과목 선택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보다 자세히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이번 주는 대입에 대해서 마감일이 임박한 몇 가지 알아야 할 사항에 대해 먼저 설명하고자 한다.먼저 록다운 때문에 학교를 못 가고 온라인 강의로만 12학년을 마무리 하게되는 학생과 학부모의 고충에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이에 대해 좀 더 절대적인 시각으로 보아서 희망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번 주에 각 학교에서 또 한 번 HSC 모의고사 날짜 변경과 시험유형 변경에 대해 학생들에게 통보했다. 원래 NSW 주정부의 계획은 8월 16일(월)에 12학년생을 등교할 수 있게 하고 모의고사 시험을 치르려고 계획했다. 그러나 델타 변이 확산으로 그것이 쉽지 않아 보이면서 모의고사를 집에서 온라인으로 시험을 치기로 결정을 내렸다. 이렇게 시험 날짜와 유형이 바뀐다는 것은 마치 수험생들에게는  2년간 꾸준히 뛰어오던 마라톤 같은 경기에서 결승점이 자꾸 멀어지며, 결승점까지의 마지막 코스도 바뀌어 버리는 셈이므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이렇게 수험생들의 마음이 힘들 때마다 안심시키며 중요하게 짚어야 할 점은 수험생  모두가 비슷한 입장이며 대부분의 궁극적 목표는 대학입학이라는 점이다. 코로나 때문에 대학교 입학 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그대로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대학 입학 가능성은 더 커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 사태로 유학생이 많이 줄어든 관계로 대학 경영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자면, 충분한 숫자의 학생 유치가 중요하다. 이렇게 서로 대학에서 학생 유치에 급해지면 결국은 더 빨리 더 좋은 학생을 ‘찜’ 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HSC 본고사와 ATAR 계산까지 기다렸다가는 우수한 학생 유치에 한발 늦을 수도 있다.사실, HSC 본고사와 ATAR 등수가 한 학생의 모든 능력치와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완전한 척도가 아니므로, 각 대학에서는 여러 다른 방법으로 학생을 유치한다. 이것을 대학마다 다르게 부르기도 하는데 보통 ‘Early Conditional Offer’라고 부른다. ‘조건부 조기입학’이라는 말인데, 만약 해당이 되는 학생들에게는 먼저 입학 허가를 내어준 후 어느 정도 조건의 ATAR 만 받으면 입학을 허가한다는 것이다. 이때 조건의 ATAR 점수는 학과마다 다르지만, 많게는 15점이나 낮게 잡아주기 때문에 학생의 스트레스가 많이 덜어짐과 동시에 대학교는 좋은 학생 유치가 더 확실해진다.“조기입학 신청 9월 19일 마감”이런 조기입학에 대한 신청이 9월 19일에 UAC 을 통한 신청이 마감됨으로 아직 알아보지 않았으면 지금 빨리 알아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대학은 어떤 기준으로 이렇게 조기 입학생을 유치하게 될까?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대학 코스에 적합한 우등생을 고등학교의 추천을 토대로 뽑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열악하거나 불리한 환경의 학생에게 주는 특혜의 성격이다.먼저 Schools Recommendation Scheme(SRS)이다. 말 그대로 학교 추천을 받아야 한다. 학교에서는 추천 시 크게 두 가지 사항을 본다. 학교에서 지켜본 학생의 적성과 태도이다. 적성은 크게 어떤 대학 과정에 적합한지를 보는데 세 가지 분야이다. 상대(Commerce), 교대 (Education), 의학(Health)이다. 그리고 태도로는 학생의 성실성 또는 자주성을 보며 대학 학업을 잘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본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주관적인 학교 측의 결정이지만, 더 정확할 수도 있다. 인사채용에 비교하자면, 입사 시험을 서류 전형만으로 뽑는 것과 인터뷰와 서류를 함께 보고 뽑는 차이일 수도 있음으로, 더 정확한 심사일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학교측의 입장에서 나름 절대적 기준을 보자하면 11학년 때의 성적도 결국 의미가 있게 된다. 대부분 11학년 성적은 ATAR 계산에 포함되지 않음으로 신경을 많이 쓰지 않고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있지만, 학교 측에서는 그 점수를 참고로 하여 추천하며, 대학교에서도 입학 제안할 때 참고를 하게 되어있다.Educational Access Scheme (EAS)는 직역하자면 ‘교육 진입 제도’ 이다. 좋은 환경의 다른 학생들과 ATAR 로 경쟁을 하기에는 힘든 불리한 상황의 학생들에게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진입 특혜를 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교민 자녀 중에서도 일부러 불리한 상황을 만들 수는 없지만, 25가지 종류의 불리한 상황들이 UAC 웹사이트에 나열되어 있음으로 한번 해당 사항이 있는지 참조 해볼 만 하다.이렇게 대학들의 변해가는 입학 제도와, 대기업들의 채용과정과 기준을 살펴보면 높은 ATAR 도 중요하지만 성숙하고 자주적이며, 사회성이 뛰어난 구성원을 더 필요로 한다. 우리 동포 자녀들과 학부모들도 학생들의 자아가 아직 발달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시험의 스트레스에 서로가 찌들기보다는 건강한 자아성립과 전인 교육을 학교생활과 가정 교육을 통해 정말 필요한 호주 사회 구성원으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계속 인지하고 고민해야 할 일이다.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12/08/2021
한정태의 교육칼럼

HSC 스페셜 시리즈<연재 순서>1. Trial 내신과 모의고사2. HSC 과목 선택3. ATAR 및 대입“의대를 가려고 준비하는데어떤 과목을 골라야 유리할까요?”지난주는 현재 12학년들과 코로나 록다운이 연장되어 불확실한 모의고사 날짜와 유형에 대한 고민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8월 5일 현재  16일부터 모든 12학년이 학교로 돌아온다는 계획하에 학교는 준비를 하고 있다. 최대한 코로나의 위험에서 안전한 상태에 교사와 학생들이 대면 수업에 복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지금은 현재 10학년에게도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이번 주는 그들과 함께 고민해보고 싶다. 먼저 대부분의 학교가 다음 주 안에 10학년생의 과목 선정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NSW 에서 하이스쿨은7학년에서 12학년까지 6년 과정을 말하고, 한국과 같이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으로 학년이 같아 보이지만 과정은 상당히 달라진다. 전체적으로 6년 하이스쿨 구성 자체가 2년짜리 학교 과정 세 개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는 2년마다 나뉘는 교육과정을 스테이지(Stage)라고 부르며, 초등학교 때부터 이렇게 2년씩 스테이지를 나누어 초등학교에서 Stage 3 과정을 졸업한 후, 하이스쿨에서 Stage 4~6을 이수함으로 의무 교육과정 12년을 이수한다.  현재 10학년생은 Stage 5의 후반기가 되는 지금부터 Stage 6 (11,12 학년)에 어떤 과목을 선택하여 대학 입시에 반영할 지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다. NSW는 한국과는 달리 학년이 올라갈수록 과목의 수가 줄어들고 선택과 집중을 하게 만든다. 7, 8학년 (Stage 4)는 크게 선택권이 없이 여러 과목을 필수로 들으며 하이스쿨 생활을 시작하고, 8학년이 끝나면서 9, 10 학년 (Stage 5) 에 이수하고 싶은 과목을 선택하고, 10학년이 끝나면서 HSC (Stage 6)에 이수할 과목을 선정하게 된다. 교사로서 가장 학부모들께 많이 받는 질문은 과목 선택에 대한 조언이다. 거기에 대해 필자가 지켜보고 느낀 바는 이러하다.우선 8 학년말에 선택하게 되는 Stage 5 는, 영어, 수학 그리고 과학은 필수이므로 나머지 두세 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이때의 선택 기준을 나는 아이들의 취미에 따라 외국어 또는 예체능을 중심으로 선택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학생들이 필수 과목 영, 수, 과학에 집중을 할 수 있고 한참 사춘기일 때 학교생활을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할 수 있다. 또 혹시나 책상에 앉아서 공부만하고 다양한 경험이 부족하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구시대의 학자가 되는 것을 방지해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의 언어(외국어) 공부를 통해 다문화 국가인 호주에서 다른 제 3의 문화를 더 가까이 접해 보는 것도 좋다. 목재, 요리, 가정학, 디자인 등 집에서 가정교육으로 못 가르치는 삶의 부분을 배워보고 경험하게 하는 것도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반면, 10학년에게 매년 이맘때가 되면서 남은 2년 (Stage 6) 동안 대학 입시와 연관되는 과목을 골라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 학교마다 원래 10학년 학부모와 학생을 모두 학교로 초청해 과목 선택에 대한 설명회를 하게 되는데, 올해는 록다운 기간인 관계로 필자의 학교는 비대면으로 화상을 통해 학부모와 상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0년 넘게 10학년 과목 선택 설명회를 과학 교사로서 참여해 왔는데, 매년  압도적 1위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다.“우리 아이가 의대를 가려고 준비하는데 어떤 과목을 골라야 유리할까요?” 라는 질문이다. 과학 교사라서 받는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한국 전쟁이 끝난 지 거의 70년이 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에서 빈부격차가 가장 낮은 나라 중의 하나인 호주에 살면서도, 학부모의 바람은 하나도 바뀌지 않은 것 같아 놀라지 않을 수 없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물론 정말 학생이 환자들을 위해 한평생 사회에 헌신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서 그 힘든 길을 가겠다면 박수를 치며 응원할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 질문들은 학부모들이 나서서 한다. 이에 대한 답변이 궁금할까봐  간략히 설명하면 의대 분야는 확실히 과학 과목 중 화학과 생물이 물리보다는 더 필요하며 수학도 기본 이상으로 잘 해야 한다. 의대 입학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다음 주 대학입학에 대해 더 해보도록 하겠다.10학년 때 과목 선택을 할 때, 11학년기간 중 총12 유닛(Unit)을 선택해서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12학년이 되었는데 12 Unit을 계속하기 힘들어지면 10 Unit으로만 줄여서 이수해도 된다.여기서 Unit이라는 단위는 학업에 할애되는 총 수업 시간이 비례하여 결정된다. 결국 대입에 사용되는 점수는 최고 10 Unit만 적용되기 때문이므로 대부분 점수가 잘 안 나오는 과목을 중단하기도 한다.흔히 말하는 과목들은 거의 2 Unit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고, 12학년생이 이수해야 하는 학업량의 20%를 차지한다고 생각해도 된다. 이때 영어 2 Unit은 필수이며 다른 과목은 필수가 아니다. 이제는 수학도 필수가 아니게 바뀌었는데, 이에 대해 많은 반론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웬만한 한인 이민자 자녀들은 수학을 아예 고르지 않을 정도로 저학년 때 수학에 집중하지 않은 자녀들은 거의 없을 것 같기도 하다.또 Extension 1 또는 2라는 단어를 자주 들을텐데 이것은 해당 과목의 연장선으로 1 unit  또는 2 unit 상당의 시간을 그 과목에 더 심도 있게 연구하는 과목이므로 난이도도 높다고 생각하면 된다.“수학 Extension 2를 해야 해! 그래야 스케일링이 잘돼서 높은 ATAR 를 받고 좋은 대학을 가지”라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특히 난이도가 있는 과목들을 선택할 때는 먼저 학생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 자녀가 별로 내키지 않은데 대학을 보내보자는 의도로 자녀가 깊이 있게 공부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 수가 있다. 필자는 과목 선택 때 강하게 밀어붙이는 부모들 때문에 아이들이 하고 싶은 과목을 못 하고, 학교생활에서 모든 취미를 잃어버리고 우울증에 시달리게 되는 사례를 자주 본다. 결국 부모의 소원은 아이가 학교를 출석하고 건강하게 졸업이라도 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바뀌게 되는 슬픈 결과가 오게 되는 아쉬움 경우도 많다.어디까지 자녀를 선도해 줘야 하고 어디까지 자녀의 의사를 존중해 줘야 할지는 참 정답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이민자로서, 자녀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면서 헷갈릴 때, 한번 생각 해 보아야 할 점은, 세상은 변했고, 더 빨리 변해가며, 호주 사회는 우리가 잘 알듯이 상대적으로 직업에 격차가 없고 행복지수가 높은 사회라는 점이다.  다음 칼럼에는 대학 입시와 점수 계산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 계획이다.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info@hanhodaily.com

05/08/2021
한정태의 교육칼럼

HSC 스페셜 시리즈연재 순서:1. Trial 내신과 모의고사2. HSC 과목 선택3. ATAR 및 대입1. 모의고사 (Trial HSC)6학년 자녀를 둔 집에서 식구들의 가슴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셀렉티브 시험 결과가 나온 후 매년 이맘 때가 되면 1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와 집안 분위기는 살얼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나 현재 코로나 록다운과 불안정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한참 예민한 수험생들은 더 혼란스럽다. 이와 관련, 모든 학교와 교사들도 마찬가지로 골머리가 썩고 있다. 문제는 지금이 대부분의 학교가 HSC 모의고사 (HSC trial exam)를  쳐야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이번 호에 필자는 HSC 모의고사에 대한 이해와 현재 상황이 대학 입시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내용을 공유할 것이다. 그리고 HSC는 한국과 같이 학교 내신성적과 본고사가 복합적으로 반영되는데, 여기는 선택과목 수가 너무 많아서 계산법이 한국보다 훨씬 복잡해진다. 따라서, 현재 10학년생 학부모들을 위한 HSC 과목 선택에 대한 이해와 호주 대학 입학 등수(ATAR) 계산법과 입학 원서에 대해서도 조만간 지면을 통해 설명할 계획이다.호주는 고등학교 졸업장인 Higher School Certificate (HSC)를 이수하면서 과목별로 점수를 받는다. 과목별 점수는 12학년의 학교 내신성적 50%, 10월 중순에 있는 HSC 본고사 50%로 합산된다. 그리고 이 점수를 토대로 대학 입학 등수(ATAR) 가 계산된다. 일단 대부분의 NSW주 수험생들은 7월에 학교 내신성적에 마지막으로 반영되는 최종 시험인 HSC 모의고사를 치르게 된다. 시험문제는 각 학교에서 따로 준비하지만 이름 그대로 본고사와 모든 형식과 환경이 같은 상태에서 시험을 보게 하는 평가 방법이며, 전체 내신 성적의 30~40% 정도의 비중이 있음으로 학생들에게는 마지막으로 내신성적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므로 모두의 신경이 곤두설만큼 중요하다.그런데 현재의 록다운이 8월 28일까지 또 연장되면서 모두가 멘붕  상태에 처했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필자를 비롯한 교사들도 현재 고민이 매우 많은 시기이다. 현재 9월에 있을 NSW 시의원(지자체)  선거도 12월 4일로 연기됐고 7월 말로 예정된 HSC 모의고사도 대부분 2주 연기됐지만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 같은 조짐이다.만약 록다운이 조금씩 풀리더라도 한 장소에 몇 명을 모아 시험을 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한계가 보인다. 록다운 9월 연장 예측마저 나온다. 이렇게 계속 연장이 되는 경우, 학교 졸업식, 실기 과목 시험, 채점과 복습 시간, 그리고 본고사 날짜와 모두 단기간에 겹치게 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일부 학교에서는 이번  코로나 록다운 기간이 장기간 지속되고 온라인 수업이 길어짐으로써 학생의 가정환경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이 한 교실에 모아서 가르치는 것 보다 큰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교육의 형평성’이   지켜지지 않은 올해는 HSC 본고사를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필자는 이 주장이 일리는 있으나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고 생각한다. 본고사를 치지 않고 학교 내신 성적만으로 대학 입시를 결정하게 된다면 학생을 선별해야 하는 대학의 입장에서는 표준화된 학생들의 비교분석 데이터가 너무 부족하게돼 그야말로 형평성과 객관성에 큰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어찌 되었건, 현재 2021년도 모든 12학년 교사와 학생들에게는  본고사 이전의 Trial HSC 시험이 어떤 식으로 치러질 지가 최대 관심사다.7월 28일(수) NSW 주정부 발표에 따르면 록다운은 4주 연장되고 12학년생은 8월 16일부터 등교를 허락하여 모의고사가 가능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를 실행하려는 세부적인 지침들의 진행 상황에 따라 12학년생들의 모의고사 실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이에 대해 전체적 HSC 진행관리를 맡고 있는 NSW 교육과정평가원 (NSW Education Standards Authority)의 대안은 다음과 같다. 원래 각 학교가 HSC 모의고사를 치르는 것 자체는 필수가 아니고 학교 자체적 선택사항이므로 나머지 내신 성적을 다른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다. 우선은 모의고사 날짜 연기를 고집해보고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시험 유형을 바꾸거나 섹션별로 나누어서 보게 한다거나 그것도 안되면, 각자 집에서 온라인으로 보게하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사들은 과목별로 대안 A, 대안 B를 세운다고 바쁜 상태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만약 12학년들에게 각자 집에서 온라인 시험을 보게 하면 또 형평성에 많은 지장이 온다. 부정시험은 누가 감독 관리할 것이며, 카메라를 켜 놓는다고 해도 카메라 사각지대에서 어떤 소통을 할 수 있는지는 모두 감독할 수 없다. 또 집안 환경이 조용히 집중해서 시험을 치를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가정도 많기 때문이다. 학교는 시험을 억지로 끝까지 강행하는 것 보다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형평성에 가장 큰 초점을 두며 신중히 검토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학부모와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불안한 학생들을 안심시키고 계속 본고사를 위해 차분히 준비시키는 방법 밖에 없는 듯 하다.이 모든 상황과 입시 스트레스에서 사실 학부모들께 약간의 희망을 줄 수 있을 만한 내용과 HSC에 대한 몇 가지 내용을 전하고 싶다. 작년에도 이맘때 붉어졌던 코로나 상황이 대학 입시 패턴에 가져오게 된 결과를 살펴보면,  2020년도에는 본고사와 상관없이 조기입학제안을 받은 학생 수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아마도 유학생의 숫자가 확연하게 줄어서 대학교들이 학생 유치에 경쟁이 붙어서는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대학에 조기입학제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몇 가지가 있는데, 먼저 기존 방법으로 입학할 경우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매년 NSW주의 7만 명 정도 되는 12학년 학생들은 10월 중순에 시작하여 4주간에 걸쳐 실시되는 되는 HSC 본고사를 마치고 나면 11월 중순이다. 그리고 결과는 12월 중순경에 나오며 그 후, 대학 입시 지망에 따라 대학 입학이 이루어지게 된다. 희망 대학 지원 접수는 온라인으로 UAC (Universities Admissions Centre) 이라는 기관을 통해 이루어지며, 희망 원서를 선호도에 따라 5가지 학과에 지원할 수 있다. 온라인 UAC 어카운트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한 내에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 점수가 나온 후 3차에 걸쳐 입학 통보가 나가기 때문에 점수를 받은  후에도 지망학과가 본인 점수와 크게 차이가 나게 되면 전체적으로 희망 원서를 다시 바꿀 수 있는 기회도 언제든지 있다. 그러므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UAC 사이트를 통해 입시지원 등록을 하는 것이다.앞에서 언급한 대학 조기입학제안도 UAC 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Schools Recommendation Scheme (SRS)와 Educational Access Scheme (EAS)이다. SRS는 말 그대로 학교 추천 제도이다. 등록 마감일은 9월 19일이며, 성공적일 경우 11월에 입학 통보를 받을 수도 있다. 당연히 학교의 추천을 받아야 가능하며 학교에서 알아서 추천해주기도 하지만, 자녀가 학교생활을 다방면으로 모범적으로 잘 해왔었다면, 학교 측에 먼저 물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EAS는 SRS와 달리 불리한 상황을 겪은 학생들에게 대학진학 기회를 더 주는 제도이다. 12학년 기간 동안 만약 학업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불리한 상황을 겪게 되었을 경우 신청 할 수 있는데, 생각보다 범위가 넓어서 한번 자세히 들여다볼 만하다. 예를 들어 가정불화 또는 학생 또는 가족의 질병 또는 죽음, 피난민, 영세민 자녀, 또는 온 지 얼마 안 돼서 영어 문제 때문에 시험을 잘못 치렀던 것 까지도 고려해줄 수 있다고 나온다. 12학년 기간 동안 학생의 능력에 비해 불리한 주위 상황 때문에 학업의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의미의 프로그램이다.호주 대학 입학에 대해서는 사실 뜻이 있다면, 더 많은 요소와 여러 종류의 길로 진학을 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도 앞으로 지면을 통해 좀 더 살펴볼 예정이다.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29/07/2021
한정태의 교육칼럼

‘타이거맘’의 자녀교육 방식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지난 호 지면을 통해 올해부터 바뀐 셀렉티브 시험 결과에 대한 이해와 셀렉티브 학교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았고, 이런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현재 여러 동포 가정의 집안 분위기를 들었다 놓았다하는 우리 12세 자녀들의 셀렉티브 학교입학이란 도대체 아이들의 성장에서  얼마나 중요하며 여러가지 여론이 있는지 한번 여러 각도에서 짚어 보고 싶다.먼저 따끔한 부정적 여론의 대부분은 어떤지를 살펴보기 전에 현재 셀렉티브 스쿨 상황에 대한 팩트만 짚어 보자. 호주 전역의 셀렉티브 스쿨을  동양계 학생이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것은 자녀 교육에 관심이 있어 이 글을 읽고 있는 부모라면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2016년 인구조사에 의하면 시드니 인구 중 중국계가 10% 남짓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러 다른 지역 동양인을 다 합쳐도 진짜 시드니 사회의 동양인은 20% 정도 안팎의 인종 분포일 것 같은데 인구 분포와 학교 인종 구성이 너무 큰 차이가 나는 건 사실이다.이러한 현상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에도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원래 셀렉티브 스쿨 제도의 취지는 영재를 발굴하여 사립학교를 갈 수 없는 가정의 영재들을 모아 재력에 상관없이 영재 교육을 시키자는 ‘개천에서도 용내어보자’ 는 취지였는데, 학원가가 생기면서 결국 재력이 있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학원에서 시험문제 유형분석과 풀이 방법에 대한 코칭과 매주 연습을 통해 고득점을 취하고, 정말 셀렉티브 시험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기회가 안 갈 수도 있어서 형평성 취지에 맞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또한 호주인 부모가 자녀 교육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실 어떤 호주인 가정들은 셀렉티브 학교를 꺼리기도 한다. 왜냐면 백인 아이들이 소수이므로, 역 인종차별을 당할 우려와, 아이들 문화 자체가 대다수 이민자인 동양인 문화에 너무 둘러싸여 있어 백인 학생 자아 형성에도 혹시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 만약 한국에서 이런 현상이 벌어져서 특목고가 한국인이 아닌 동양인 이민자 80%로 형성되었다면 우리도 쿨하게 특목고에 관심을 꺼버리고 지역별로 공립학교에 보내고 열심히 자기관리를 하게 하며 자녀 교육을 시켰을 것 같기도 하다.그러나 왜 우리는 쿨하지 못하게 여기에 매달릴까? 이유는 여러 가지인 것 같은데, 먼저 우리가 제일 익숙한 우리 문화이다. 자식 양육에 성공한 부모의 척도 중에 먼저 자식 명문대 입학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래도 과언이 아닌 사회에서 살다온 우리 이민자 가정의 후손들이기 때문에 아마 이런 현상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일단 내 아이 능력치의 최대치를 발휘할 수 있게 하는 것이야말로 부모의 최대 의무이므로 시쳇말로  땡빚을 내서라도 학원보내고 셀렉티브 스쿨을 보내려고 한다.이런 비슷한 현상은 2011년 중국인계 미국 법학 교수이자 두 딸의 어머니인 에이미 추아 (Amy Chua) 가 쓴  ‘호랑이 엄마의 호전가" (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라는 책을 보면 엿볼 수 있다.이 책에서는 미국 사회에 동양인 교육방식의 엄격함과 우월함을 나타냄과 동시에 지나친 양육 스트레스로 인해 본인이 겪은 일들을 풍자하고 있어서 이민역사가 오래된 미국에서도 일어나고 있음을 일 수 있다. 책의 결론은 호랑이 양육법은 부모 아이 모두 힘들고 우여곡절이 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다.동양의 상징적 동물인 호랑이를 비유한 ‘Tiger Mother’라는 표현은 그 후 이러한 가정생활을 다루는 싱가포르 드라마와 홍콩 드라마에서도 쓰이게 되었다.호주에도 교육학계에 이러한 동양인 교육문화가 자녀들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교수들이 있다. UTS 대학의 크리스티나 호 (Christina Ho) 교수인데, 필자는 매년 채워야 하는 교사 교육 프로그램 중 호 교수의 강의를 들어볼 기회가 있었다. 호 교수는 당시 대다수 호주인인 교사 20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동양인 학생들과 극성 학부모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이해시키기 강의를 했고 이에 대한 책도 소개했다.호 교수가 말하는 주요 내용은, 동양인 부모의 교육에 대한 열정을 부정적으로 보기 이전에 왜 그들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지, 좀 더 거시적으로 이 사회와 교육 시스템을 보고 이해를 하기를 권장했다. 먼저 요즘의 학부모인 동양인 이민자들은 본국에서도 교육을 받은 기술 이민자들이 많으며, 더 좋은 기회를 향하여 나라를 떠나온 사람들이라는 점에 대한 이해이다.  우리 이민 사회에서도 종종 듣는 다들 한국에서는 ‘한가닥하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처음 정착해보니 번번한 직장을 구하기가 언어의 한계로 힘들다 보니, 자식만큼은 교육을 제대로 해 호주 주류 사회로 꼭 진출시키고 싶은 욕심은 당연하다.학원가에 대한 반론은 이렇다. 왜 축구, 럭비, 바이올린 코칭은 다들 하면서 공부 코칭은 개인적으로 하면 부정적으로 보는가? 왜 음악 그레이드 시험에 대해 준비하며 도움받는 것은 괜찮으며, 셀렉티브 시험에 대한 준비는 도움을 받으면 반칙처럼 바라보는가? 이것이 동양인 부모의 잘못인가? 시험 제도의 잘못인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일침을 놓는다.이러한 여러 의견들이 있는 가운데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보태자면 이러하다. 필자의 학교에는 셀렉티브 반도 있지만, 지역에서 들어온 학생들도 있으며 이러한 학생들을 모아 자체적 시험을 쳐서 영재반을 하나 만든다. 당연히 영재반의 인종분포는 굉장히 다문화적이다. 그리고 이런 두 종류의 반을 십 년간 가르쳐 보며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지극히 일반화일 수도 있고 개인적 경험이지만, 많은 선생님들도 동의하는 부분은, 셀렉티브 반은 수업 중 질문을 하면 반응이 비교적 조용한 편이고, 학교 자체적으로 만든 영재반은 휠씬 더 생각과 표현이 자유로우며 가르치는 재미가 더 있다.이런 차이는 어디서 오는것일까? 어쩌면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시험연습을 통해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관념때문에 자기 생각과 의견을 표현함에 혹시나 너무 조심스러워진 건 아닐까? 어른이 된 우리는 삶의 방법과 행복을 실수와 실패를 통해 배워온 것 같은데, 아이들 자아가 건강하게 생기기전부터 시작하는 셀렉티브 시험준비를 통해 실수에 겁을내고 모험과 도전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인생을 살아가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해본다.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22/07/2021
한정태의 교육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