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C 스페셜 시리즈<연재 순서>1. Trial 내신과 모의고사2. HSC 과목 선택3. ATAR 및 대입“좋은 학교 다녀야 내신 점수가 올라간다?”호주는 각 주 마다 중고등학교 과정이 약간씩 다르다. NSW는 Higher School Certificate (HSC)라는 코스로 11, 12학년을 이수하게 된다. 대부분의 한인 자녀는 고교 졸업 증서보다는 대학 입시 평가에 의미를 두게 된다. NSW주의 모든 대학 입시 원서는 University Admissions Centre (UAC) 라는 기관을 통하여 신청 가능하며, 만약 다른 주의 대학에도 원서를 넣고 싶다면, 각 주마다 UAC 같은 기관들이 있으며 그 기관들을 통해서 신청할 수 있다.UAC 이라는 기관에서는 한정된 대학교 학생 정원수에 공평한 방법으로 입학의 우선권을 주기 위한 의도로 학생의 성적을 통해 Australian Tertiary Admission Rank (ATAR) 라는 등수를 산출해 낸다. 한마디로 NSW 주 모든 학생을 한 줄로 세워서 대학교 코스마다 우선 순차대로 정원을 채워 나가는 방법이다. 사실 ATAR가 부르기는 ‘Australian’ 이라고 부르지만, NSW주 학생들 중의 등수이며, 각 주마다 산출되어 나오는 ATAR 는 그 주의 상대평가 등수를 의미한다.NSW 수험생들의 능력평가는 12학년 한 해 동안의 학교 내부 평가 (Internal Assessments) 들을 통해 내신성적을 50% 반영하게 되고, 매년 10월 중순부터 4주간 치러지게 되는 HSC 필기시험 본고사 (HSC Written Exam)의 성적이 나머지 50%로 반영되어 과목별로 점수를 산출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각 과목 유닛(Unit)마다 나온 학생의 점수 중 가장 높은 10 Units에 대한 점수를 집계(Aggregate)하여 다른 학생들과 상대 평가하여 등수를 산출한다.매년 7만여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700여 개의 학교에서 100가지가 넘는 선택 과목의 시험 점수를 형평성 있게 조절하여 상대 평가해서 등수를 매겨야 하기 때문에 계산 과정이 굉장히 복잡해진다. 이 과정을 흔히 스케일링 (Scaling)이라고 부르며, 이 계산법이 많이 복잡하며, 필자가 UAC 이나 교육청을 대변하지는 않지만 일반인들의 상식선에서 이 계산법을 이해하고 설명해 보려 한다.일단, 계산하는 이유를 쉽게 말하자면, 지난 주에 언급한 형평성을 어긋나게 하는 다음 세 가지 문제를 보완하는 목적이며, 그에 따른 세 단계의 조정이 필요하다.첫째, 700여 개의 학교마다 내신 평가 기준이 다른 수 있다.둘째, 100여 개의 과목도 매년 필기시험의 난이도와 매년 학생의 수준이 다를 수 있다.셋째, 100여 개의 과목과 과목 사이의 난이도가 다를 수 있다.먼저 이번 주는 첫 문제에 대한 방책에 대해 알아보자. 각 학교가 50% 내신성적에 대한 평가 기준이 다른데 어떻게 형평성 있게 다른 학교의 내신성적과 비교를 할 수가 있는가라는 말이다. 사실 NSW 모든 학생이 같은 시험을 같은 시간에 치지 않는 이상, 사실 50% 내신 점수를 형평성에 맞게 줄 답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학교 내신 성적도 학생의 능력에 대한 데이터를 1년간 모은 것이며, 이 데이터로 학교 내의 학생들을 비교평가 하는 데까지는 유효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들어보셨겠지만 ‘내신은 점수보다 등수가 중요하다’라고 까지는 이해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사실 등수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1년간 평가해온 학생의 실력인 것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 일단 이해를 도우려고 간단한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전교 5명이 있는 학교에서 2 유닛 과목인 수학 내신 성적을 학교에서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고, 이 내용을 NESA 시험평가 기관에 아래의 예로 넘겨주었다고 가정하자.학교 내신 점수 숫자 자체를 그대로 써서 다른 학교 학생들과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이 데이터가 말해줄 수 있는 의미는 확실하다. 철수와 영희가 1, 2등을 다툴만큼 뛰어나고, 3, 4등인 갑돌이와 갑순이보다 실력의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고, 길동이는 그다음 레벨이며, 이 학교 꼴등이다.중요한 것은, 이 다섯 명의 점수 자체 보다는 학생들의 등수와 등수 사이의 차이가 중요하다. 철수와 영희는 1, 2 등 차이지만 1점 차이인 것이고, 영희와 갑동이도 2, 3등 차이라 비슷할 것 같지만 13점이나 차이가 난다. 그러므로 NESA 에서는 학생의 점수보다는 등수도 아닌 서로 간의 실력 차를 중요시해야 할 것이며, 점수 숫자 자체는 실력 차를 보는 데에만 반영이 되며 직접 쓰이지는 않는다.그리고 이 다섯이 10월 중순에 HSC 본고사를 치르게 된다. 이 시험은 NSW 전역에서 동시에 같은 시험을 치르므로 점수 자체만으로 모든 NSW 학생을 비교평가 할 수가 있다. 각자가 낸 성적은 일단 당연히 각자의 50% 성적에 반영이 된다. 그리고 중요한 건, 나머지 50%의 내신 성적점수도 이 점수들을 바탕으로 산출해낸다. 일단 이 학교 모든 학생이 HSC 본고사에서 받은 점수를 합하면 414점이며, 이것이 이 학교 학생들을 NSW 다른 학교들과 형평성 있는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는 성적이다. 그러면 이제 이 414점을 다섯 학생이 공평하게 학교 내신 성적 비율대로 나누어 가진다고 보면 된다. 학교에서 처음 만들어낸 점수의 합이 417점이었음으로 정말 약간의 하향조정이 되겠다. 당연히 414점을 분배할 때 내신 1, 2 등과 3, 4등의 사이에 갭을 두고 나누어야 할 것이고, 꼴찌 학생도 그 차이만큼의 비율로 계산하여 내신 점수가 산출되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첫 번째 단계의 계산법이며 이렇게 산출된 내신 점수를 ‘Moderated Assessment Mark’ 라고 부른다.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점수 잘 나오는 학교 가면 점수 잘 받고, 점수 잘 안 나오는 학교 가면 점수 못 받는다’ 는 말이 종종 나오는 근거에 관해 설명해 보겠다.이 학생들의 본고사 점수를 살펴보면, 갑돌이와 길동이의 점수가 예상보다 시험을 망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길동이가 갑자기 못사는 친구들을 위해 도둑질하여 나눠주는데 재미가 들린 친구이고, 갑돌이는 길동이의 절친으로, 본고사 전에 길동이랑 너무 많이 어울려 다녀서 시험 준비에 소홀했다고 가정하자. 갑돌이는 내신성적을 받는 기간 동안은 꾸준히 열심히 했으므로, 그리고 다행히 갑순이가 생각보다 본고사 준비를 더 열심히 해주었으므로, 내신점수는 망치지 않고 본인의 노력으로 만들어 놓은 실력 차 대로 3등으로 나누어 받게 된다.갑돌이가 본고사에서 실수했지만 다른 학생들이 열심히 해줌으로써 나름 내신성적에는 크게 영향이 오지 않고 본인이 받아야 마땅한 점수를 받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전체적인 그림에서 학생의 본고사에서의 실수가 보완될 수 있는 기능이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어떤 학부모들이 맹신하듯 성적 잘 나오는 학교에 다닌다고 해서 열심히 안 해도 학생의 점수가 갑자기 스케일링 계산에서 점수가 솟아오르거나 갑자기 내려가거나 하지는 않는다. 어쩌면 그런 현상을 막아주는 반대의 기능의 계산 장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당연히, 학교마다 얼마나 많은 길돌이들이 갑돌이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며, 갑순이같이 성실한 아이들이 많이 모여 함께 노력하냐에 대한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필자는 스케일링 계산법 설명을 통해 이 계산과정이 어떤 마법을 가져다주거나 어떤 억울함을 불러오지는 않는다는 점을 설명하고 싶다. 그리고 하이스쿨은 공부해서 성적만 내는 공간이 아니라, 학생이 사춘기 시기에 가족이라는 최소 사회 단위를 떠나 사회생활의 기초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배우게 되는 중요한 장소이므로, 시드니의 특정 신문사에서 매년 ATAR 점수만으로 산출해 내는 학교 랭킹이 결코 ‘작지만 복합적인 사회’ 인 학교에 대한 모든 설명을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한정태(현 NSW 고교 교사) danhan9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