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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의 명언 중에 “Let food be thy medicine and medicine be thy food.”라는 말이 있다. 음식이 약이 되어야 하고 약이 음식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인간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음식이다. 식습관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에 수반되는 질병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비만, 고혈압, 당뇨 등 혈관질환 질병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흔한 질병이 아니었다. 식단이 서구화 되면서 늘어난 질병이다. 음식의 중요성이 높아감에 따라 와인에 관한 관심도 높아가고 있다. 와인이 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서양 과학자들이 밝혀냈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람들이 다른 서양 사람들 보다 심장병 발병 율이 낮은 것은 와인을 많이 마시기 때문이라는 ‘프렌치 파라독스’가 가장 좋은 예이다. 하지만 아직도 와인을 바라보는 서양과 동양의 시각차는 크다. 서양에서는 와인을 단순히 음식으로 생각하지만 동양에서는 약으로 생각한다. 지금까지 와인에 대한 이런 저런 이론을 설명했지만 대부분의 이론이 맛과 풍미를 알기 위한 것이다. 포도의 품종을 왜 알아야 하는가. 포도 품종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럽의 복잡한 와인 산지에 대한 지식이 왜 필요한가. 바로 지역에 따른 독특한 맛과 향이 있기 때문이다. 제조 과정은 왜 이해해야 하는가. 같은 포도 원료라도 제조 과정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소믈리에는 왜 필요한가. 와인에 대한 경험이 많기 때문에 고객들이 원하는 맛과 풍미가 있는 와인을 추천해 주기 때문이다. 반면에 동양은 와인을 건강 때문에 좋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나 서양에서는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의 소비 비율이 거의 비슷하지만 동양에서는 레드와인 소비 비율이 훨씬 높다. 레드와인이 화이트 와인보다 항산화작용이 세배에서 여섯 배까지 높다는 연구 결과 때문일 것이다. 동양인들은 와인이 건강에 좋다는 인식 때문에 많이 마시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와인이 건강에 좋은지는 잘 모른다. 한국과 호주 와인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와인과 건강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던 적이 있다. ‘와인은 특정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라는 질문에 한국인들이 호주인들 보다 훨씬 많게 그렇다고 응답했다. ‘나는 와인이 건강에 왜 좋은지 이유를 안다.’라는 질문에 호주인은 한국인보다 훨씬 많이 안다고 대답했다. 호주인은 와인의 건강 효능에 대해서는 한국인보다 믿음의 강도는 낮았지만 와인이 어떻게 건강에 좋은지에 대하여는 한국인보다 많이 알고 있었다. 맛과 풍미에 치우친 와인 교육도 좋지만 와인과 건강에 대한 교육도 많아야 보다 폭 넓게 와인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될 때 히포크라테스의 명언에서와 같이 음식이 약이 될 수 있게 할 수 있다. 음식이 약이 되는 데는 조건이 있다. 이 조건을 규정한 사람이 독성학을 정립한 약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파라셀서스(Paracelsus)이다. 와인이 음식이 되느냐 약이 되느냐 독이 되느냐는 복용량에 달려있다 라고 그는 주장하였다. J-shaped curve라는 유명한 와인 연구 결과가 있다. 술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보다 적당량의 술을 하는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것을 증명한 연구이다. 이 연구에서 적당량의 와인은 남자의 경우 하루에 두잔, 여성의 경우 한잔이다. 그렇다면 한 잔은 얼마만큼의 분량인가. 순수 알코올 성분 10g을 한잔으로 규정하는 나라가 많다. 호주,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뉴질랜드, 폴란드, 스페인 등이 10g으로 규정하지만 영국의 경우 8g, 네덜란드는 9.9g 그리고 덴마크, 프랑스,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12g이다. 반면에 포르투갈, 미국은 14g, 일본은 무려 19.75g이다. 호주 와인 라벨에 보면 와인 잔 로고와 함께 Standard drinks 8.6 등 숫자가 나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한 병의 와인이 표준 잔으로 8.6잔이 나온다는 뜻이다. 와인이 혈관 질환에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가 있는데 와인의 무엇이 건강에 도움을 주는가. 와인에 들어있는 폴리페놀(Polyphenols)이 그 성분이다. 모든 식물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합성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이 합성물질이 바로 폴리페놀이다. 식물에 따라 종류와 분량이 다르지만 이 지구상의 모든 식물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이 약 8천가지 정도로 알려졌다. 와인의 경우 포도 종류와 재배 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포도 껍질과 씨에서 우러난 폴리페놀 성분이 약 2천가지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인을 비롯해 과일이나 채소를 통째로 섭취하는 것은 그 안에 들어있는 복합물질을 모두 섭취하는 것이다. 복합물질 섭취는 왜 중요한가. 단일성분의 현대 의약품에서 문제 되는 병원균에 대한 내성을 줄일 수 있다. 알코올이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고 있지만 혈관을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와인이 특별한 이유는 알코올과 폴리페놀성분이 시너지효과를 내서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나마 와인이 약이 되는 조건과 이유를 살펴보았다. 이제부터는 와인을 음식으로써의 맛과 풍미뿐만 아니라 약으로 즐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 한다. “Penicillin cures, but wine makes people happy.”- Alexander Fleming. 페니실린은 사람을 치료 하지만 와인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준다.

16/07/2020
유영재의 와인이야기

프로세코(Prosecco)는 분쟁의 한가운데 있는 스파클링 와인이다. 긴 무명생활 끝에 햇빛을 본 늦깎이 배우 같이 뜨고 얼마 있지 않아 분쟁에 휩싸였다. 프로세코(Prosecco)는 와인 이름이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포도 품종이다. 호주는 와인 신생국을 뜻하는 신세계 와인 생산국이라 와인 라벨에 포도 품종 이름을 넣는다. 와인 가게에 가 보면 시라즈(Shiraz)라던가 카버넷 쇼비뇽(Cabernet Sauvignon), 멀롯(Merlot)이란 글씨가 라벨에 쓰여 있는데 이 모두 포도 품종이다. 프로세코 와인 분쟁의 씨앗은 2007년 세계적인 불경기 때 잉태되었다. 불경기가 되자 영국 와인 소비자들은 비싼 샴페인 와인을 선뜻 집어들 수 없었다. 이의 대체품으로 떠 오른 것이 싼 프로세코 스파클링 와인이다. 스파클링 와인이란 탄산음료같이 기포가 이는 와인이란 뜻이다. 그러면 샴페인과 스파클링은 무엇이 다른가? 샴페인은 원래 프랑스 북부 샹파뉴(Champagne) 지역에서 우연히 만들어진 와인인데 지역 이름을 따서 샹파뉴의 영어식 발음인 샴페인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 와인의 인기가 올라가자 여러 나라에서 탄산 와인을 만들어 샴페인이라 이름을 붙였다. 그 후 국가 간 국제 협약에 의해서 특정 지역명을 와인에 쓰지 못하게 되었다. 이 결과로 지금은 프랑스 샴페인 지역에서 생산되는 탄산 와인에만 샴페인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고 다른 나라 또는 프랑스의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탄산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이라 부른다. 프로세코 또한 이탈리아 북부 지역 이름이고 이곳에 있는 포도 품종이 지역명과 같은 프로세코였다. 프로세코의 인기가 높아지자 각국에서 이 포도 품종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어 시장에 내놓았다. 그러자 이탈리아에서 2009년 프로세코(Prosecco)란 포도 이름을 글레라(Glera)로 바꾸고 프로세코(Prosecco)를 와인 생산지역으로 등록했다. 포도 품종은 세계 각국에서 와인 라벨에 자유롭게 쓸 수 있지만, 샴페인의 예에서 보았듯 특정 지역 이름은 쓸 수 없다. 지명 때문에 문제가 된 와인이 또 있다. 포트와인(Port wine)이란 것이 있는데 알코올이 18% 정도로 높고 달아 한국 분들이 좋아하는 와인이기도 하다. 포토(Porto)라고도 알려진 포트와인은 포르투갈 두로벨리(Douro Valley)에서 생산된 와인에만 붙일 수 있고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진 와인은 알코올 강화와인(Fortified wine)이라 부른다 전 세계적으로 프로세코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2008년에는 1억5천만 병이 생산되었으나 2018년에는 무려 6억 병이 생산되었다. 호주에서는 지난 2년간 판매가 50% 이상씩 신장하였다. 또한 해외 시장에서 호주산 프로세코 스파클링 와인이 이탈리아산보다 높게 팔리기도 하였다. 화가 난 이탈리아는 호주에게 프로세코(Prosecco)는 더 이상 포도 품종이 아니고 와인 생산 지역명이니 와인 라벨에 프로세코(Prosecco)란 이름을 쓰지 말 것을 요구했다. 호주는 벌써 20년 전인 1999년 프로세코(Prosecco) 포도나무를 심은 이래 프로세코(Prosecco)란 이름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하고 수출까지 했는데 인제 와서 그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하다니 말도 안 된다며 극렬히 저항하고 있다. 호주 와인 생산자 연합회는 프로세코(Prosecco)는 포도품종이니 이 이름을 계속 쓰겠다고 버티고 있다. 2000년 이후 이 포도는 브라질, 루마니아, 아르헨티나, 호주에서 경작되고 있다. 프로세코의 하늘을 찌르는 인기 요인은 무엇인가? 전반에서 밝혔듯 처음에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프로세코는 왜 프랑스 샴페인보다 저렴할까? 우선 만드는 방법이 샴페인과 다르다. 샴페인은 와인을 병입 작업 한 다음 거기에 설탕과 효모를 넣은 후 병을 거꾸로 세운 상태에서 2차 발효를 시킨다. 병 속의 효모(이스트)는 당분을 먹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병마개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와인 속에 녹아들어 탄산 와인이 만들어진다. 저온에서 수년간의 발효가 끝나면 병 끝에 모여 있는 효모 찌꺼기를 빼내고 와인을 채워 밀봉한 다음 판매에 들어간다. 긴 발효 숙성 기간과 손이 많이 가는 전통적인 2차 발효 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어가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프로세코는 샤맷(Charmat) 방법이라고 해서 와인을 커다란 스테인리스 통에 넣고 거기서 한꺼번에 2차 발효를 시킨다. 기간도 약 한 달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니 생산 원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프로세코의 인기가 시들지 않는 것은 가격 이외에 맛 때문이기도 하다. 샴페인은 2차 발효를 몇 년씩 오래 하기 때문에 효모 찌꺼기에서 우러난 맛이 더해져 상큼한 과일 맛이 줄어든 약간 무거운 맛인 반면 프로세코는 단기간에 2차 발효를 끝내기 때문에 맛이 가볍고 상큼하다. 요즘은 무거운 와인보다는 가볍고 마시기 편한 와인이 대세다. 1980년대 한 때 유럽에서도 와인이 나이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며 마시는 술이라고 젊은이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적이 있다. 요즘 젊은이들 같이 식사를 하지 않고 술만 마시는 추세에서 무겁고 진해 마시기 불편한 와인이 받아들여질 리 만무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프로세코의 인기는 쉽게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재 여러 호주 와인 회사들이 프로세코 와인을 생산 판매 수출까지 하고 있는데 이탈리아와의 결정에 따라 호주 프로세코의 운명이 갈릴 것 같다. 프로세코는 이탈리아에서는 아주 흔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지만 이탈리아 이외의 지역에서는 주로 식전, 식후 와인으로 많이 사용된다. 프로세코는 지역마다 만드는 방법이 조금 다른데 콜 폰도(Col Fondo) 지역과 메토도 클래식코 프로세코(Método Classico Prosecco)는 전통 샴페인 만드는 방법으로 병에서 2차 발효를 한다. 클래시코(Classico)는 예전부터 이 포도를 심어온 전통적인 포도밭을 뜻한다. 병에서 발효된 와인은 효모와 오래 접촉되었기 때문에 효모껍질에서 나는 맛이 섞여 있다. 효모 맛이 스며들면 상큼한 과일 맛이 줄어들고 좀 더 복합적인 맛과 향이 난다. 프로세코는 3년 이내 신선한 것으로 마시는 것이 좋으며 와인에 따라 7년까지 보관이 가능한 와인도 있다. 프로세코는 칵테일용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프로세코 스파클링 와인으로 만들어진 칵테일 중에 베니스에서 시작된 벨리니(Bellini) 그리고 이탈리아 북부 파두아(Padua)에서 시작된 스프리츠 베너지아노(Spritz Veneziano)가 유명하다. 스프리츠는 식전, 식후 음료로 많이 이용된다. 손님 초대했을 때 이 스파클링 와인을 이용해 창의적인 칵테일을 만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프로세코는 와인 속 당도에 따라 브러트(Brut 당도 최대 12g/litre), 엑스트라 드라이(Extra Dry 당도 12~17g/litre), 드라이(Dry 17~32g/litre)가 있다. 와인에서 드라이(Dry)라는 것은 달지 않은 와인을 가리키는 말이고 브러트(Brut)는 스파클링 와인에서 달지 않은 와인을 뜻하는데 여기서는 그래도 셋 중에서 당도가 가장 낮은 것이 브러트(Brut)이고 드라이(Dry)에 당도가 가장 높다. 이 스파클링 와인을 구매할 때 당도를 확인해야 좋아하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스파클링 와인과 화이트 와인은 차게 해서 마셔야 상큼하고 새콤달콤한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유영재 (와인 사이언스 박사) yungyoo@hotmail.com 사진설명: 포르투갈 포트와인을 실어 나르는 배

02/07/2020
유영재의 와인이야기

와인과 건강에 대한 연구는 역학조사, 실험실 실험, 생물실험을 통해 많이 밝혀졌다. 여기서는 와인의 인체실험을 통한 연구를 알아보기로 한다. 2004년 영국 울스터 대학교(University of Ulster) 쿠퍼(Cooper) 박사와 동료는 혈장 지질 농도, 지질 혈청에 대한 산화작용, 혈장 항산화 능력 등 심장병과 관련된 인체실험 논문 19건을 정밀 분석한 결과 와인이 심장병 관련 실험에서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2007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교(University of Barcelona) 의과대학 사카넬라(Sacanella) 박사와 동료가 35명의 건강한 여성을 대상으로 하루 20g 알코올에 해당하는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와인 2잔 정도)을 4주간 섭취케 하고 여러 요인을 측정했다. 두 와인 모두에서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은 증가하였고 혈청 응집력은 감소하였다. 혈관 벽에 흡착되는 단백질(Vascular CAM-1)과 세포에 흡착되는 분자(E-selectin)는 오직 레드 와인을 마셨을 때만 감소하였다. 단핵세포에 의해 알 수 있는 혈관 벽에 흡착되는 단백질(CAM)은 두 와인에서 모두 억제되었으나 레드 와인에서 더욱 억제되었다. 활성화된 혈관내피 세포에 흡착되는 단핵세포(monocytes)는 화이트 와인에서는 51%, 레드 와인에서는 89% 줄어들었다. 이 실험으로 적당량의 와인으로도 혈관내피를 자극하는 염증 경로를 줄이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항염증 효과는 레드 와인에서 현저히 증가하는 것으로 미루어 레드 와인에 있는 폴리페놀이 이런 작용을 하는 것으로 사료되었다. 염증과 혈관내피 자극화가 줄어드는 실험 결과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잠재적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 아스피린이 혈소판 응고를 줄여줌으로써 혈전이 응고되는 것을 막아주듯 과일이나 채소 등 식물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성분 특히 레스베라트롤과 쿼세틴이 혈전 응고를 막아주는 아스피린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 1995년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University of Toronto) 약대 패이스 아시악(Pace-Asciak) 박사와 동료의 실험에서 밝혀졌다. 2007년 이탈리아 국립 식품 영양 연구소(National Research Institute for Food and Nutrition)의 나디니(Nardini) 박사와 동료가 발표된 여러 편의 논문을 검토해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적당량의 와인을 마셔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혈전 응고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2008년 프랑스 조셉 포리어 대학교(Joseph Fourier University) 의과대학 드 로거릴(De Logeril) 교수와 동료가 한 실험에서 적당량의 와인을 마시는 사람의 인체에 오메가-3 성분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와인을 마시는 사람의 인체에 심장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오메가-3가 많이 존재함으로써 와인을 마시면 심장병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설명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히고 있다. 와인을 마실 때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서도 건강 효과가 달라진다. 2008년 그리스 하로코피오 대학교(Harokopio University) 영양학과 카라지(Karatzi) 교수와 동료가 한 연구에 의하면 레드 와인과 녹색 올리브를 같이 먹으면 혈관내피의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실험에서 밝혀진 것은 레드 와인과 녹색 올리브에서 추출한 오일을 같이 섭취했을 때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으며 화이트 와인과 정제된 올리브 오일을 같이 섭취했을 경우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화이트 와인과 정제된 올리브 오일에는 폴리페놀 성분이 비교적 낮다. 와인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서 와인에 들어 있는 알코올의 역할 또한 크다. 1999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 영양학부 림(Rimm) 교수와 동료가 1주에서 9주 동안 알코올을 섭취하는 방식의 실험이 이루어진 42건의 인체실험 연구를 분석한 결과 하루에 순수 알코올 30g(약 100mL 3잔의 와인 분량)을 섭취할 때 동맥경화 심장병의 위험을 24.7%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 섭취와 건강에 대한 연구가 발표된 이후로 많은 후속 연구에서 적당량의 알코올 섭취는 심장병과 관련이 있는 바이오 마커(Biomarker)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 마커란 생명체 내에서 여러 영향으로 신체적 변화가 일어났을 때 이를 감지할 수 있는 표지자를 말한다. 식후혈당 농도는 심장병 관련 바이오 마커가 될 수 있다. 식후 일정 시간이 지나도 혈중 혈당 농도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인슐린 기능이 저하된 당뇨병의 정도를 추이 해 볼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신체의 변화가 일어났을 때 변화되는 바이오마커의 종류는 수없이 많고 이것을 질병 연구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2007년 호주 시드니대학교 브랜드 밀러(Brand-Miller) 교수와 동료는 젊고 건강한 젊은이를 대상으로 알코올이 식후 혈당 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열량 1000 KJ에 해당하는 맥주, 화이트 와인, 진 그리고 빵을 먹었을 때의 혈당 비교, 식사를 상기의 주류 그리고 물과 했을 때의 혈당 비교, 식전에 상기의 세 주류를 알코올 20g에 해당하는 양을 마시게 했을 때의 혈당 비교 등 세 가지 방법으로 혈당치를 비교하였다. 세 가지 방법에서 모두 알코올을 섭취했을 때 혈당이 현저히 낮아졌다. 알코올이 식후 혈당 농도를 16~37%까지 낮춘다는 것이 이 실험에서 밝혀졌다. 알코올이 건강에 대해 순기능도 있지만 역기능도 있다. 2005년 호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대학교 의과대학 질켄스(Zilkens) 교수와 동료, 2003년 미국 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의 무카말(Mukamal) 박사와 동료 그리고 1999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영양학부 림(Rimm) 교수팀이 연구한 자료에 의하면 레드 와인을 마신 지 8-10시간이 지난 후에도 심장 박동과 혈압이 올라가는 것을 발견하였고 알코올을 너무 많이 마시면 암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009년 독일의 라켄메이어(Lachenmeier) 박사와 동료가 수행한 연구에서 알코올이 혈중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로 변하는데 이것이 암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물론이려니와 발효된 모든 식품에 존재함으로 위의 연구 결과는 좀 더 후속 연구가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알코올이 암 발병과 연관되어있을 개연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암 연구 재단(World Cancer Research Foundation)과 미국 암 연구소(American Institute for Cancer Research)는 알코올을 섭취하여야 할 경우 남자의 경우 하루에 2 표준 잔, 여자의 경우 1 표준 잔을 넘기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와인이 심장병 관련 질환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와인 속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성분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알코올을 제외하고 폴리페놀 성분만 섭취하면 알코올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와인에서 얻을 수 있는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가설을 기반으로 실제로 알코올을 제거한 폴리페놀 성분만으로 한 실험이 많이 이루어졌지만 결과는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 섞여 나오고 있다. 1998년 영국 팝워스 병원(Papworth Hospital)의 니그디카(Nigdikar) 박사와 동료가 실험한 결과에 의하면 건강한 사람에게 알코올을 제외한 레드 와인의 폴리페놀 성분만을 추출하여 투여했더니 저밀도 지단백질(LDL) 콜레스테롤이 산화되는 시간을 연장한다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또한 와인에 대한 실험에서 레드 와인을 마셨을 때 폴리페놀 성분만 섭취했을 때 보다 산화 연장 시간이 조금 더 늘어났다. 하지만 화이트 와인이나 알코올만 마셨을 때는 산화되는 시간이 전혀 연장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저밀도 지단백질 콜레스테롤이 산화되는 시간을 연장해주는 것은 레드 와인에 있는 폴리페놀 성분이며 여기에 알코올이 더 해짐으로써 약간의 시너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05년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University of Connecticut) 영양과학부 전(Zern) 박사와 동료가 24명의 갱년기 전 여성과 20명의 갱년기 후 여성을 대상으로 폴리페놀 성분을 투여한 실험에서 혈장 중성지방, 혈장 저밀도 지단백질(LDL) 콜레스테롤, 아포지 단백질(apolipoproteins) B와 E 그리고 콜레스테롤 전달 단백질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스페인 델 프리오 대학교(Instituto del Frio) 신진대사 영양학부 가르시아 알론소(Garcia-Alonso) 박사와 동료가 레드 와인에 들어 있는 색깔을 내는 물질인 안토시아닌 성분에 관한 연구에서는 혈장 내에서 단핵구 화학 주성 단백-1(monocyte chemoattractant protein-1) 수위가 줄어든 반면 혈장 항산화 작용은 증가하였다. 단핵구 화학 주성 단백-1 수치는 당뇨, 고혈압, 심근경색, 신부전증 환자들에서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의 실험에서 보더라도 레드 와인 성분 실험에서 심장병 위험을 줄여주는 결과는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 과학자들은 와인과 와인 속에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 성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연구하고 있다.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교 의과대학 시바 브란치(Chiva-Blanch) 박사와 동료가 와인과 건강에 대한 다량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와인이나 맥주같이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 있는 주류가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증류주보다 심장병 예방 효과가 더 있음을 밝혀냈다. 2011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학교 의과대학 에스트루치(Estruch) 박사와 동료는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 있는 레드 와인과 그 성분이 들어있지 않은 진(gin)을 비교실험 하였다. 40명의 건강한 남성을 대상으로 하루에 알코올 30g분의 레드 와인(약 3잔 정도의 와인)과 진을 28일간 마시게 한 후 혈청 비타민 등 심장병 관련 물질을 측정한 결과 전반적으로 와인이 진보다 항산화 작용이 훨씬 뛰어나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는 레드 와인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성분 때문으로 사료된다. 비싼 와인, 오래된 와인의 건강 증진 효능은 어떻게 될까? 필자는 헌터벨리와 머지 와인 산지에서 제공한 와인을 대상으로 토탈 폴리페놀 성분량, 항산화 작용, 개별 폴리페놀 성분, 와인 가격과 항산화 작용, 와인 연도와 항산화 작용을 실험했다. 헌터밸리 와인 샘플과 머지 와인 샘플의 건강 요인 물질인 카테킨, 쿼세틴, 레스베라트롤, 토탈 폴리페놀 함량, 항산화 작용을 숙성 시간과 비교 검토해 본 결과 폴리페놀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2000년도에 만들어진 와인하고 2008년도에 만들어진 와인에서 2008년도에 만들어진 와인이 토탈 폴리페놀 성분 함량도 높고 따라서 항산화 작용도 높았다. 와인의 만들어진 기간에 따른 건강 물질의 변화 추이를 연구한 논문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연구된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대체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와인의 폴리페놀은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폴리페놀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는 새로 만들어진 오크통에 와인을 숙성시켰을 때 오크통에서 우러난 물질이 항산화 작용을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 과일이나 음식에도 유효기간이 있지 않은가. 유효기간이 지나면 과일도 썩을 수 있고 음식도 상할 수 있다. 와인 또한 음식이므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질 될 수 있다. 변질이 되지 않더라도 그 안에 있는 성분이 산화되어 건강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과일도 가장 잘 익었을 때 먹어야 맛도 있고 건강 물질도 훼손되지 않게 섭취할 수 있듯, 와인도 가장 최적으로 숙성되었을 때 마셔야 맛으로나 건강 적으로 최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유기화합물이 거의 들어있지 않은 증류주인 양주 같은 술은 오크통에 오래 숙성시킬수록 은은하게 향도 배어들고 맛이 부드러워져 마시기에 좋다. 오래 숙성시키는 과정에서 많이 증발하기도 하고 자금이 묶여있을 뿐 아니라 희귀성도 있기 때문에 오래된 양주가 비쌀 수밖에 없다. 와인은 유기화합물이 녹아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맛도 변하고 건강 물질의 강도도 줄어든다. 아주 오래된 와인이 비싸게 팔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마시는 와인이기보다는 투자 와인인 경우가 많다. 건강 측면에서는 싱싱한 와인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와인과 건강에 대한 내용은 이라는 책에 자세히 나와 있다. 와인과 건강에 대한 보다 폭넓고 전문적인 내용을 알고 싶으면 상기의 책을 참고하길 권해드립니다.

17/06/2020
유영재의 와인이야기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는 프랑스 사람들은 미국 사람들에 비해 기름진 음식을 더 많이 섭취하지만 심장병 발병률은 미국인보다 낮은데 이의 이유가 레드 와인을 많이 마시기 때문이란 역설적 주장이다. 이에 대한 연구 결과가 1991년 11월 17일 미국 CBS TV 60 minutes에 소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프로그램에서 과학자들은 와인 특히 레드 와인이 혈관 내벽을 씻어내는 효과가 있다는 인터뷰를 했다. 이 방송이 나간 후 세계 유수의 신문들이 이 기사를 퍼 나르기 시작하였고 미국에선 레드 와인 열풍이 불어 주류 가게에 레드 와인이 동이 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2013년 현재 전 세계에서 레드 와인을 가장 많이 마시는 국가는 프랑스가 아니고 중국이다. 학계에서도 프렌치 패러독스 방송 이후 와인과 건강에 관한 논문이 무려 3천 건이 넘게 쏟아져 나왔고 필자도 와인과 건강에 관한 4편의 논문을 국제 저널에 발표했다. 초창기는 이의 연구가 심장병에 치중되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체의 다른 부위에서 발생하는 질병에 대한 연구도 많이 진행되었다. 와인과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음주량이다. J-shaped curve라는 것이 있는데 도표에서 보듯이 J형태의 그래프를 뜻한다. 이 그래프에서 수평축은 하루에 마시는 알코올의 표준 잔 수를 뜻하고 수직축은 사망 위험도를 가리킨다. 이 그래프를 간추려 설명하면 하루에 적당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이 알코올을 전혀 하지 못하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률이 낮다는 분석이다. 그렇다면 사망 위험률이 가장 낮은 지점의 알코올양은 얼마나 될까? 이 지점이 바로 하루에 여자는 와인 한 잔 남자는 두잔 정도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와인 한잔이라는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큰 와인 잔도 있고 작은 와인 잔도 있으니 기준이 애매모호할 수 있다. 여기서 표준 와인 한잔이란 의미는 와인 한 잔에 들어 있는 순수한 알코올양을 기준으로 하는데 대부분의 나라는 알코올 한 잔은 순수 알코올 10g 정도이고 국가에 따라 이의 양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알코올 표준 잔 계산 방식은: 알코올양(리터) x 알코올 % x 0.789(알코올 비중). 표준 잔을 계산해 보자. 알코올 농도가 13%인 750mL 와인의 표준 잔은 다음과 같다. 0.75 x 13 x 0.789=7.69 이 한병의 와인에는 7.69 표준 잔이 들어있다는 뜻이다. 750mL 한 병의 와인 양을 1표준 잔인 7.69로 나누면 97.53mL이 된다. 이 와인의 1 표준 잔은 약 100mL이다. 약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Paracelsus는 와인은 섭취하는 양에 따라 약도 될 수 있고 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와인을 약으로 마시고 싶은 사람들은 남성일 경우 지금부터 하루에 100mL 정도의 와인 두 잔 이하로 여성일 경우 하루에 한 잔 정도로 마셔야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이상은 Paracelsus의 주장대로 독을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는 와인뿐만 아니라 어느 주류라도 마찬가지이다. 알코올 농도 16%인 750mL 와인의 경우에도 80mL 두잔 이상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상기하여야 한다. 유엔 보건기구 산하 국제 암 연구소는 알코올을 1급 발암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호주에서 발암 물질로 떠들썩하였던 석면과 세제나 윤활유, 고무, 표백제, 농약 등에 쓰이는 벤젠이 알코올과 함께 발암물질 1급에 속해 있다. 와인은 왜 건강에 효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는가? 와인에 들어 있는 건강 증진 물질은 무엇인가? 와인에는 폴리페놀(Polyphenols)이라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물질이 많이 들어있고 이 물질이 건강을 증진 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페놀은 복합 물질로써 여러 성분이 복합적으로 들어있다. 폴리페놀은 항산화 작용, 항암, 항 골관절, 소염작용 등 인체에 유익한 작용을 하며 식물에서는 병충해를 방어하고 자외선으로부터 피해를 막아주며 싹이 틀 때까지 씨앗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폴리페놀을 분석해 보면 페놀릭 산, 플라보노이드, 탄닌, 쿠마린스(Coumarins), 스틸빈스 (stilbenes) 성분 등으로 구성되어있고 이 성분을 더욱 세분화하여 분석하면 그 속에는 더 많은 성분으로 나뉜다. 포도에서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주요 성분으로는 카테킨 (Catechin), 쿼세틴(Qercetin) 등 플라보노이드 계통의 성분이 있고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 같은 스틸빈 계통의 성분이 있다. 지금까지 식물에는 약 8천 가지의 폴리페놀 성분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더 많은 물질이 발견되리라 본다. 포도에는 약 2000여 가지의 폴리페놀 성분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폴리페놀 성분은 와인에 많이 들어있고 색깔을 내는 안토시아닌 또한 폴리페놀 성분 중의 하나이다. 폴리페놀 성분은 맛에도 영향을 미치며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와인을 오랫동안 숙성시킬 수 있다. 폴리페놀 성분은 포도를 터트리고 와인을 만드는 발효 과정에서 우러나는데 이는 포도의 품종, 와인 만드는 방법, 포도밭 위치, 토양, 포도나무 관리, 기후 등 여러 요인에 의해 달라진다. 레드 와인은 껍질과 함께 발효시키기 때문에 화이트 와인보다 폴리페놀 성분이 약 6배 정도 더 많이 들어있다. 과학자들은 인체의 신진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프리래디칼(Free Radicals)이 세포를 공격하여 노화 현상이 일어나고 이와 더불어 여러 가지 만성 질환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폴리페놀 성분은 프리래디칼을 중화 시켜 세포를 보호함으로써 각종 질병 등 노화 예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인의 성분 중에서 집중적으로 연구되었고 이의 메커니즘이 밝혀진 폴리페놀 성분 중의 하나인 카테킨, 쿼세틴, 레스베라트롤 성분에 관하여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 카테킨(Catechin)은 폴리페놀 성분 중에서 플라보노이드 계통의 성분으로 채소, 과일, 와인 등에 많이 들어있다. 와인에 들어 있다기보다는 포도에 들어있던 성분이 와인에 녹아든 것이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카테킨은 항염증, 내장 질환, 항산화, 면역력 항상, 장 박테리아 안정화 등 여러 작용을 통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쿼세틴은 플라보노이드 계통의 폴리페놀 성분이며 사과, 양파, 차, 브로콜리, 와인 등에 많이 들어있다. 쿼세틴은 비타민C나 E, 카로티노이드(Carotinoids) 등 다른 물질과 협력하여 세포를 보호하는 항산화 작용을 하며 항염증, 항암, 알레르기 호전, 심장병 위험 감소, 혈압 조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스베라트롤은 스틸빈(Stilbenes) 계통의 폴리페놀 성분이다. 카테킨이나 쿼세틴과 같은 플라보노이드 계통의 물질은 쓰거나 떫어 맛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레스베라트롤은 특정한 맛을 가지고 있지 않다. 연구에 의하면 레스베라트롤은 항산화, 항암, 항염증, 심장병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유영재(와인 사이언스 박사) yungyoo@hotmail.com

04/06/2020
유영재의 와인이야기

1. 먼저 시각으로 와인을 평가한다 와인 시음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절차가 눈으로 와인을 살펴보는 것이다. 좋은 와인은 맑고 불순물이 없는 깨끗한 와인이다. 좀 더 와인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선 시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물체의 상이 눈 뒤쪽에 있는 망막에 맺히게 된다. 이 망막의 역할은 빛을 감지하고 그것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처리된 정보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뇌로 보내진다. 그리고 뇌는 이런 정보를 저장하였다가 정보를 다시 꺼내 쓸 수 있게 한다. 시각은 맛을 보기도 전에 선입견을 만듦으로써 와인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화이트와인(White wine)에 로제(Rose), 소테른(Sauterne), 셰리(Sherry), 버건디(Burgundy), 클라렛(Claret) 와인과 같은 식용 색소를 달리해 첨가했더니 같은 와인임에도 불구하고 당도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나 자신도 아주 진한 색깔의 Red wine을 보면 그 와인의 맛이 걸쭉하고 진할 것 같고 약간 엷은 색의 붉은 색을 띤 Red wine을 보면 맛이 가벼울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와인 평가에서 이런 선입견은 매우 위험하다. 그래서 코비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다양한 사람들이 보는 것만큼 거기엔 수많은 세상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우리 자신의 방법으로 세상을 본다.“ Making sense of wine tasting의 저자인 앨런 영 박사에 의하면 와인 평가에서 평가자들은 깨끗하고, 윤이 나며 별빛이 반사되리만큼 광택이 나는 와인이 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2. 후각으로 와인을 평가한다 냄새를 맡기 위해 숨을 들이쉬면 향이 여러 단계를 거쳐 뇌에 전해진다. 후각 역시 똑같은 냄새라도 사람의 문화적 종교적 인종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 김치 냄새를 싫어하던 외국인도 이 냄새와 오래 접촉하다 보면 좋아하게 된다. 무엇이든 처음에는 생소하고 거부감을 느끼게 되지만 자꾸 접촉하다 보면 익숙해지고 좋아지게 된다. 와인도 마찬가지이다. 처음 드라이 레드와인(dry red wine)을 마시면 맛이 시큼털털한 것이 쓴맛도 나고 떫기도 하므로 얼굴을 찌푸리게 되지만 자꾸 마시다 보면 익숙해진다. 사람에 따라 향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감각기관을 이용한 와인 평가는 다분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하여 엘런 영 박사도 “친밀해진 것을 우리들은 제일로 좋아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후각엔 더욱더 어려운 문제가 있다. 냄새를 맡고 이 냄새가 무슨 냄새인지 알아내고 이름을 붙이는 것이 몹시 어렵다. 우리가 요리 냄새를 맡았을 때 그것에 이름을 붙이기보다는 그냥 맛있는 냄새가 난다고 말해 버리는 때가 많이 있다. 그의 이유를 엘런 영 박사는 “인간은 냄새를 기억하기가 어렵고 또한 기억한 냄새에 이름을 붙이는 일이 매우 어렵다. 이것은 우리의 감각기관 중에서 후각이 가장 발달하지 못한 원시적인 감각기관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와인 평가에서 후각은 매우 중요하다. 후각을 통해서 와인의 변질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와인에는 많은 향이 섞여 있기 때문에 그중에서 각각의 향 이름을 밝혀내기란 쉽지 않다. 곰팡내나 썩는 냄새에 둔감한 사람은 와인이 미세하게 변질하였을 지라도 이를 알아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인간은 하루 중 신체의 리듬에 따라서도 냄새를 맡는 기능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아침엔 에너지가 충만해져 있고 신체가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냄새에 예민해질 수 있지만 오후가 되면 피로해지고 이에 따라 냄새에도 둔감해지므로 아침에 맡을 수 있었던 냄새도 잘 맡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하루의 시간대는 질감과 향을 인식할 수 있는 인지 능력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고 엘런 영 박사는 말한다. 미세하지만 와인 잔의 모양에 따라 감지되는 향이 달라질 수 있다. 미국 테네시 대학의 카리 러셀(Kari Russell)의 실험에 의하면 와인 잔의 모양에 따라 와인 향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 미각과 촉감으로 와인을 평가한다 음식을 먹으면 혀에 있는 맛 돌기가 이의 화학성분을 처리하여 뇌로 보낸다. 그리고 뇌에선 맛을 인식하게 된다. 뇌에서 구별해 낼 수 있는 맛은 짠맛, 단맛, 신맛, 쓴맛, 우마미(Umami)의 다섯 가지이다. 우리는 이 다섯 가지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 혀의 특정 부위에 있다고 배웠으나 그것은 잘못된 지식이다.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 제프리 스커리 교수는 “맛은 맛 돌기가 있는 혀의 모든 부분에서 감지된다.”고 말한다. 이것이 맞는지 실험을 해 본적이 있다. 사탕을 입의 뒷부분에 넣고 빨아 먹어보았더니 혀의 뒷부분과 옆 부분을 통해서도 단맛이 느껴졌다. 단맛은 혀끝에서 느낄 수 있다고 배웠는데 사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맛을 감지할 수 있는 맛 돌기는 하루에 3,000-5,000개씩 새로운 것으로 교체되어 1주일 정도면 모든 맛 돌기가 새로운 것으로 교체되기 때문에 우리가 뜨거운 음식을 먹다가 혀를 데어도 새롭게 돋아난 맛 돌기 때문에 미각을 잃지 않는다. 그리고 맛 또한 사람의 문화적, 인종적, 종교적 배경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온도 또한 맛에 영향을 미친다. 와인이 차가웠을 때와 상온이었을 때의 맛은 아주 다르다. 미각적 평가는 와인의 밸런스가 잘 맞는지, 와인이 부패 되지는 않았는지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아무리 명성이 있는 와인도 내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결국 좋은 와인이란 내 입맛에 맞는 와인이므로 다른 사람의 의견에 너무 신경 쓸 일이 아니다. 4. 와인 맛 표현하기 감각기관을 이용해 와인을 평가했더라도 이것을 표현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나 맛이나 느낌을 언어로 표현하기란 그리 용이한 일이 아니다. 대부분 와인의 평가를 표현할 때는 향과 느낌을 말하는데 정확한 어휘를 찾아내기가 매우 힘들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의 이유는 향과 맛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와인은 우리에게 익숙한 술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와인에 관한 어휘가 발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와인의 느낌을 표현하는데 많은 제한이 있다. 와인의 맛을 표현할 때 반드시 과일이라든가 꽃식물의 이름을 빌려 표현할 필요는 없다. 향이 있는 사물이면 무엇이든 예를 들어 설명할 수 있다. 보통 한국인들은 와인 맛을 본 후에 ‘좋다’ ‘부드럽다‘ ’순하다’ 달다 떫다, 쓰다 등의 맛을 주로 표현한다. 이런 두루뭉술한 표현 방법은 정확하고 특정적인 표현을 선호하는 서양식하고는 조금 차이가 있다. 이런 방법이 틀린 것은 아니나 될 수 있으면 세계의 사람들이 공통으로 알아들을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21/05/2020
유영재의 와인이야기

와인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와인을 나누는 식탁 예절도 중요하다. 어느 나라든 식사 예절이 있다. 한국이나 일본은 음식을 소리 내면서 먹거나 식사 중에 트림해도 그리 큰 흉이 되지 않지만 서양에선 쩝쩝 소리 내며 먹는 것을 무례하게 생각한다. 또한 음식물이 튀어나올 염려가 있어서 음식이 입에 있을 때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예의이다. 식사 예절은 각 나라의 음식 특성 때문에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비교할 수는 없다. 서양 음식은 뜨겁거나 매운 음식이 거의 없어서 입에 들어 있는 음식을 식히기 위한 소리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한국 음식과 같이 뜨거운 음식은 식히기 위해서라도 입을 벌려 공기를 흡입해서 입속의 음식을 식히는 것이 불가피하다. 뜨거운 음식을 입어 넣고 입을 꼭 다물고 서양 사람들같이 먹으면 입안이 데어 성할 날이 없을 것이다. 뜨거운 국수도 마찬가지다. 후루룩하며 공기도 같이 흡입해야 국수가 입속에서 식는다. 뜨거운 국수를 입 꼭 다물고 먹는 것은 입을 불 속에 넣고 혹사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식사 예절에서 한국 사람은 팔이 상대편 음식 위를 넘어 다닐 때도 있지만 서양에선 상대편 음식 위로 손이나 팔이 넘나드는 것을 무례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에선 상대 음식 위로 손이나 팔이 넘어가더라도 자기 스스로 집어 자기 앞에 놓기도 한다. 서양에선 그러지 않고 무엇 무엇을 달라고 부탁을 한다. 한국적인 정서에는 상대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너는 손이 없어 발이 없어? 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 서양 사람들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할 때 식사 예절도 같이 알려주면 서로에게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 같다. 와인 따르기: 한국에도 주법이 있다. 술을 받을 때는 잔을 들어 상대방이 최대한 술을 편하게 따를 수 있도록 하고 마실 때도 윗사람 앞에서는 정면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다. 서양에서는 와인을 따를 때 와인 잔을 들지 않는다. 이유는 와인을 흘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와인은 서로에게 따라주는 경우도 많지만 서양에선 돌아다니며 개인에게 와인을 서빙하는 사람이 있어서 잔을 들어 이를 따르는 사람 앞으로 가져갈 필요가 없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잔을 들지 않는 것은 무례한 주법일 수 있다. 학교에서 심포지엄을 하고 저녁 만찬을 하게 되는데 주로 아시아 학생들이 와인 잔을 들고 와인을 받으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와인을 서빙하는 호주인이 잔을 탁자에 놓으라고 말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까? 내 생각에는 한국인들과의 자리에서 와인 서빙하는 사람이 없을 때는 와인 잔을 들어 와인을 받는 것도 괜찮다. 필자는 서양 사람들하고 와인을 마실 때도 때에 따라서는 와인 잔을 들어 상대편이 최대한 편하게 와인을 따를 수 있도록 배려한다. 방법이야 어떻게 되었든 상대를 편하게 배려하기만 하면 훌륭한 식사 매너라고 생각한다. 서양 식당에서 와인을 서빙할 때 뒷짐을 지고 와인을 따르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적 정서로는 두 손으로 공손히 따라야 하는데 뒷짐을 진다. 좀 어색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서양의 식사 습관에서 유래된 것이다. 서양에서 귀족들이 식사할 경우 하인들이 와인 서빙을 했는데 초기에는 하인들이 몸속에 무기를 숨기고 들어와 해할까 봐 옷을 완전히 발가벗기고 와인을 서빙하게 했다. 그러다 나중에는 옷을 입게 하는 대신 한쪽 팔을 쓰지 못하게 뒤로 묶었다. 이것이 와인을 따를 때 뒷짐을 지는 습관으로 이어져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손님 초대했을 때 와인을 따르고 누가 제일 먼저 맛을 보아야 할까. 주인이 먼저 맛을 보고 손님에게 권하는 것이 좋다. 자칫 먼저 마시면 무례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먼저 마시는 것은 점검을 위한 것이다. 자신이 준비한 와인이 변패되지는 않았는지, 맛은 괜찮은지 등을 확인하는 차원이다. 자신이 먼저 향과 맛을 보았으니 거기에 대한 덕담을 곁들여도 식탁 분위기가 올라갈 수 있다. 식당에서도 와인을 제일 먼저 마시는 사람이 손님을 초대한 호스트이다. 와인을 가져왔을 때 자신이 호스트임을 알리면 서빙하는 사람이 알아서 와인을 먼저 따라준다. 맛을 본 후 와인에 이상이 없으면 다른 사람에게 서빙하라고 말하면 된다. 만약 와인이 시거나 역한 냄새가 나는 등 변패되었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 와인이 변패되었으니 다른 와인을 가져오라고 하면 된다. 식당에서는 당연히 바꾸어줄 의무가 있다. 그렇다고 식당이 손해 보는 것도 아니다. 식당은 간단하게 와인 회사에 와인을 반품시키면 되므로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반품시키자. 와인 온도: 와인을 서빙할 때 온도 또한 맛에 영향을 미친다. 레드 와인일 경우 상온 서빙을 한다. 차갑게 했을 경우 쓴맛이 더 강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화이트와인일 경우 차게 해서 서빙을 한다. 이유는 화이트 와인은 차게 했을 때 상큼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더 살아난다. 그렇다고 하여 레드 와인은 상온 화이트 와인은 차게 해서 서빙한다고 공식처럼 생각하면 안 되고 때에 따라서는 레드 와인도 차게 해서 마실 수 있는 유연한 생각이 필요하다. 와인 잔 잡는 방법: 와인 잔에는 기다란 목이 있다. 이 목은 왜 만들어졌을까? 물론 멋있으라고 그랬을 수도 있지만 와인의 온도에 영향을 덜 주기 위한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 의견에 대해서도 사람의 체온으로 얼마 정도의 온도를 올릴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화이트 와인 같이 찬 와인을 손으로 잡고 있으면 손이 시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와인은 반드시 몸통에 손을 대지 말고 다리를 잡아야 한다는 고정 관념 또한 갖지 말아야 한다. 서양인들도 화이트와인을 마실 때 와인 잔의 몸통을 잡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다. 다리를 잡으면 움직일 경우 아무래도 불안하니 그때는 몸통을 잡아도 누가 뭐라는 사람 없다. 편하게 잔을 잡고 마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와인 상식에 대한 글을 보면 이것은 하고 저것은 하지 말라는 식의 글이 많다. 모든 것은 절대적일 수 없다. 하지만 알고 상식을 깨는 것과 모르고 상식을 깨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식당에는 여러 개의 잔이 세팅되어 있어 헷갈릴 때가 있다. 가늘고 길쭉한 잔은 거품이 나는 스파클링 와인잔이다. 나머지 두 개의 와인 잔 중에서 작은 것이 화이트 와인 잔이다. 화이트 와인은 차게 해서 마셔야 하므로 작은 잔으로 자주 따라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 레드와인은 온도에 상관없기 때문에 잔이 커도 문제가 없다. 포크와 나이프는 밖에 있는 것부터 사용하면 된다. 호주에 살고 있기 때문에 호주인과 식사를 할 때가 많이 있을 것이다. 이때 와인 테이블 매너를 알고 있으면 식탁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질 것이다. 유영재 (와인 사이언스 박사) yungyoo@hotmail.com

07/05/2020
유영재의 와인이야기

호주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이 있다. 바로 펜폴즈(Penfolds)사의 그랜지(Grange) 와인이다. 2018년 경매에서 1951년산 와인이 $78,000에 낙찰되었다. 2017년 최고 낙찰가인 $59,416보다 무려 $18,584 오른 금액이다. 2020년 현재 2015년산 그랜지 와인이 $900에 팔리고 있으며 2050년까지 보관이 가능하며 그때까지 최고의 맛을 낸다. 그랜지 와인을 만드는 포도 품종이 호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시라즈(Shiraz)이다. 그랜지 와인을 만드는 펜폴즈사는 의사였던 크리스토퍼 펜폴드(Dr Christopher Penfold)와 그의 부인 매리 펜폴드(marry Penfold)가 애들레이드에 1844년 포도 농장을 조성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때는 의사들이 와인의 건강 효능 때문에 환자들에게 와인을 처방하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의사들에 의해 세워진 와이너리가 많다. Lindemans, Hardys, Angoves, Houghtons, Minchinbury, Stanley, Kelly (Tintara wine) 등이 의사에 의해 세워진 와이너리다. 와인 건강 효능을 전적으로 지지했던 크리스토퍼 펜폴드씨는 영국 석세스 출신이며 그의 나이 33세에 호주에 도착했다. 펜폴드씨는 그의 진료소에서 와인을 빈혈 치료에 사용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알코올 강화 와인인 셰리(Sherry)와 포트(Port) 와인을 만들었다. 그의 진료소가 발전하면서 와인 수요도 늘어났다. 늘어나는 와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펜폴드씨의 부인은 1844년 공식적으로 와이너리를 오픈하고 포도밭 관리와 와인 제조에 전념했다. 펜폴드씨의 부인 사후에도 펜폴드사는 자식들에 의해 성공적으로 운영되었다. 그랜지 와인을 만드는 포도가 생산되는 곳이 바로사 벨리 누리웃파(Nuriootpa)에 있는 칼림나(Kalimna) 포도밭이다. 펜폴즈사의 와인 Bin 707, Bin 389, Bin 170, Bin 28, RWT, St Henri 등이 칼림나 포도밭에서 나는 포도로 만들어진다. 그랜지 와인을 만든 사람이 맥스 슈버트(Max Schubert)이다.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 바로사 벨리(Barossa Valley) 근처 독일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5세에 펜폴즈(Penfolds) 와이너리에 잔심부름꾼으로 취직을 하게 된다. 농기계를 만드는 조그만 공장의 대장장이 아들로 태어난 그는 자연스럽게 말 마차를 잘 다루게 되었고 펜폴즈(Penfolds) 와이너리에서 그가 맡은 업무도 말 마차로 오크통과 와인 통을 실험실에 나르는 일이었다. 열정적으로 일하던 그는 주인 눈에 띄어 실험실 보조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후에 슈버트(Schubert)는 애들레이드 근처에 있는 매질(Magill)이란 지역에 있는 원조 펜폴즈(Penfolds) 와이너리 실험실로 자리를 옮긴다. 그곳에서 지적 호기심이 많았던 그를 눈여겨본 경영진에서 그를 기본적인 화학을 공부할 수 있는 학교에 보낸다. 그곳에서 와인 품평회를 준비하는 와인메이커의 보조로 일하면서 블렌딩 기술을 마스터하게 되고 와인 만드는 기술을 전수받게 된다. 후에 슈버트는 펜폴즈(Penfolds)사의 보조 와인메이커가 되고 그의 독특한 창의력을 바탕으로 많은 와인 주조 기술을 개선한다. 2차 대전이 끝나고 호주는 알코올 강화 와인이 붐을 이루었고 펜폴즈(Penfolds) 와이너리의 주 수입원도 알코올 강화 와인이었다. 펜폴즈(Penfolds) 와이너리의 회장인 크리스토퍼 펜폴드가 타개하자 그의 부인이 그 직위를 이어받았다. 그녀는 슈버트가 만든 화이트 알코올 강화 와인인 셰리(Sherry)에 매력을 느껴 선진 기술을 배워 오라고 그를 스페인으로 보낸다. 스페인에서 돌아오는 길에 슈버트는 프랑스 보르도지방을 들르게 되었고 거기서 40~50년 된 보르도 레드 와인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오래된 와인의 향과 맛이 그대로 살아있음에 놀란다. 호주로 돌아온 그는 최소한 20년 정도 보관이 가능한 와인을 만들기로 한다. 알코올 강화 와인이야 100년이 지나도 와인의 질이 변하지 않지만 일반 와인을 그렇게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그때 당시 호주의 기술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1951년부터 그는 프랑스 보르도 스타일의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의 와인은 1956년까지 이어졌다. 그는 와인이 5년 정도 지나야 제대로 된 맛이 난다는 것을 알았으나 그 맛이 나타나기 전에 사달이 나고 말았다. 시드니 본사에서는 몇 년째 매질(Magill)에서 만들어진 와인이 팔리지 않고 재고가 쌓이는 것을 발견했다. 전반적인 조사를 위해서 51년부터 56년까지 만들어진 와인을 시드니로 보낸다. 시드니에서 와인 테이스팅이 이루어졌고 이의 결과는 재앙이었다. 시드니에서는 도저히 팔 수 없는 와인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이 사실을 접한 애들레이드에서도 자체적으로 와인테이스팅을 했지만 시드니의 혹평보다는 조금 나았지만 여전히 평은 좋지 못했다. 57년도 와인을 만들기 바로 직전 슈버트는 시드니 본부로부터 그 와인을 만들지 말라는 편지를 받게 된다. 하지만 시드니 사람들의 결정이 틀렸음을 보여주겠다는 그의 열정은 꺾을 수 없었다. 모험심이 많았던 창업자의 사위인 재프리 펜폴드 하이랜드(Jeffrey Penfold Hyland) 부사장의 도움으로 그는 몰래 비공식적으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57~59년까지 몰래 만들어진 3년간의 와인을 숨겨진 그랜지(Secret Grange)라고 부른다. 혹평을 쏟아냈던 시드니 이사들이 2차로 51~55년도에 만들어진 똑같은 와인을 시음했다. 그때는 이미 병 속에서 숙성이 되었기 때문에 맛이 좋아져 있었다. 이렇게 해서 1960년도부터 공식적으로 그랜지 와인이 다시 만들어지게 된다. 와인을 만드는 사람은 바뀌고 있지만 72년 전 슈버트가 가졌던 그랜지 철학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돈 디터(Don Ditter), 존 듀발(John Duval)에 이은 네 번째 수석 와인메이커인 피터 개고(Peter Gago)씨가 그랜지 철학을 이어가고 있다. 1951년 첫 번째 Grange는 150상자가 만들어졌으나 시중에 판매되지 않고 식품 회사나 소사이어티에 무료로 주어졌다. 그 와인이 앞에서도 언급한 2018년 경매에서 7만8천 달러에 팔린 와인이다. 해가 갈수록 와인 가격은 더 올라갈 것이다. 수년 전 사우스 오스트랄리아 와이너리 투어를 했던 적이 있다. 바로사 벨리에서 제이콥스 크릭(Jacob's Creek) 와이너리에 이어 두 번째로 찾아갔던 곳이 칼림나 포도밭이 있는 셀러도어였다. 셀러도어 문을 열고 들어서면 커다란 오크통 앞에 맥스 슈버트 사진이 있다. 손을 턱에 괴고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는 맥스 슈버트(Max Schubert)의 사진을 바라보았다. 이 사진은 그가 처음 그랜지를 만들고 혹평을 받았을 때의 사진은 아닌 듯하다. 슈버트가 1951년 처음 그랜지를 만들었을 때 그의 나이 36세였다. 누구든 삶에서 고민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슈버트 또한 와인메이커로서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게다. 그의 철학이 들어간 와인이 만들어지지 않을 때의 고민, 더 좋게 만들어야겠다는 열망, 그런 것이 좌절되었을 때의 심정. 건물 밖으로 나와 주위를 둘러보았다. 건물 가림막이 있던 기둥에 기둥 굵기만 한 포도나무가 칭칭 감고 올라가 있다. 아마도 어린 슈버트도 이 포도나무를 보며 꿈을 키웠을 것 같다. 건물 뒤편에는 칼림나 포도밭이 이어져 있고 와인을 만드는 스테인리스 통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어린 슈버트가 말 마차에 오크통과 와인 통을 싣고 다녔을 포도밭 주위를 서성였다. 그의 꿈과 열정이 배어있는 마당에서 말없이 한참 동안 포도밭을 바라보았다. 유영재 (와인 사이언스 박사) yungyoo@hotmail.com 사진설명 01: 칼림나 포도밭에 있는 펜폴즈사 셀러도어 사진설명 02: 칼림나 포도밭에 있는 펜폴즈사 셀러도어 사진설명 03: 칼림나 셀러도어에 있는 슈버트 사진 사진설명 04: 칼림나 셀러도어 가림막 기둥에 있는 오래된 포도나무

23/04/2020
유영재의 와인이야기

와인 가게에 진열되어있는 수많은 와인 중에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입맛에 맞는 와인을 고르기란 그리 쉽지 않다. 와인의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와인을 살 때마다 결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가끔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와인 쇼에서 메달을 획득한 와인을 볼 때가 있다.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와인보다 가격이 저렴하여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병에는 분명 메달을 표시하는 마크가 선명하게 붙어있다. 와인 쇼에서 메달을 획득했다는 의미는 출품된 여러 와인 중에서 품질이 우수하다는 뜻이 아닌가? 그렇다면 가격이 다른 와인에 비하여 비싸야 하는데 왜 가격이 저렴할까? 그리고 그 와인은 정말로 품질이 우수하고 내 입맛에 맞을까? 반신반의하면서 그런 와인을 사 왔던 적이 있다.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와인 중에도 입맛에 맞는 훌륭한 와인이 있었으므로 이 와인은 최소한 내가 마셔본 와인보다는 맛이 훨씬 좋을 것이란 기대를 했지만 너무나 내 입맛에 맞지 않았던 적이 있다. 떨떠름하고 인상이 찌푸려질 만큼 쓴 와인이 어떻게 메달을 획득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Making sense of wine tasting’이란 책을 저술한 엘런 영 박사라는 분이 있다. 와인 테이스팅에 관해서 깜짝 놀랄 내용을 책에 담아낸 분이고 한국전 참전 용사이기도 하다. 부인이 미국인이라 많은 시간을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분이 학교에 특강을 하러 왔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는 자신이 6.25 때 전투 했던 지명을 이야기해 주는데 모르는 지명이다. 북한의 어느 지명인 듯했다. 이분이 책에서 도발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와인 쇼에서 와인의 등급은 그 장소 그 시점에서 그 와인에 대하여 등급을 매긴 사람들에게만 유효한 것이다. 어느 등급 판정이든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대부분의 와인 등급 판정이 그 와인에 대한 진실이 아니며 그것은 그 와인에 대한 우리의 통념일 뿐 부여된 등급에 어떤 가치도 없다. 어떤 케이스에선 이 와인 등급 판정이 사기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은 와인 업계에 들어온 지 30년이 지난 후였다.”고 술회하고 있다. 영 박사는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의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에 있는 컬린스 와이너리(Cullen's winery)에서 주관하는 최고의 샤도네(Chardonnay) 품평회를 예를 든다. 이 품평회엔 전 세계의 유명한 샤도네 와인이 대거 출품되는데 이 품평회에서 호주 와인이 상위 입상을 휩쓸었다. 그 쇼에서 캘리포니아 와인은 3, 7, 10, 14, 16 등을 하였다. 그래도 이 정도는 양호한 편이라고 영 박사는 말한다. 프랑스 샤블리에서 가장 최고급 와인이라는 샤블리 그랑 크뤼(Chablis Grand Cru) 와인이 19, 20, 21등을 하였으며 보통 부르고뉴의 고급 와인이라고 불리는 꼬뜨 도르(Cote d' Or) 와인은 15, 18, 22등을 차지하였다. 영 박사는 품평회 결과를 보며 과연 와인 등급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자문하고 있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하야트호텔 품평회를 영 박사는 또 예를 들고 있다. 오직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와인만 출품되는 이 품평회는 특이하게 소비자 그룹과 와인 전문가 그룹이 나뉘어 와인에 등급을 매긴다. 총 14개 카테고리의 와인에 등급을 매기는 이 품평회에서 소비자 그룹과 전문가 그룹의 의견 일치율이 단지 5%에 불과 하다고 한다. 즉 전문가 그룹과 소비자 그룹이 선정한 최고의 와인이 100개 중에 단지 다섯 개만이 일치했다는 뜻이다. 2002년 도에는 이 두 그룹이 100%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고 한다. 이렇게 다른 의견이 나온 것은 전문가 그룹보다 소비자 그룹의 사람들의 실력이 없어서일까? 그러면 전문가 그룹이 선정한 최고의 와인과 소비자 그룹이 선정한 최고의 와인이 다르다면 진정 최고의 와인은 어느 것인가? 전문가 그룹이 선정한 와인이 최고의 와인이라고 양보를 한다 해도 그 와인을 마시는 사람은 누구인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전문가들이 선정한 와인이 과연 최고의 와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와인 판정이 아무리 공정하게 이루어진다고 하여도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특정 그룹에 의해서 선정된 최고의 와인이 다른 사람에게도 최고의 와인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영 박사는 우리에게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판정하는가?” 서양 사람들 취향에 맞는 와인이라고 하여 동양 사람들 취향에 맞으란 법은 없다. 서양 사람들이 최고라고 선정한 와인이 동양 사람들에게도 최고의 와인이 될 수 없는 이유이다. 서양인과 동양인은 식생활, 문화, 취향도 다르기 때문에 와인 취향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영 박사는 와인의 가격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듯 우리에게 또 다른 예를 들고 있다. 2001년 샌 프란시스코 국제 와인 품평회(San Fransisco International Wine Competition)에는 전 세계의 16개국과 미국의 22개 주가 2,783가지의 와인을 출품했다. 그 대회에서 최우수 White wine은 100달러가 넘는 유명 와인을 제치고 단돈 미화 11달러에 팔리는 뉴질랜드 Giesen Estate 사의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이 선정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8개의 포도 품종별 와인 경쟁에서 4개 부분에서 10달러 미만의 와인이 우승하였다. 그중에서 단연 돋보인 와인은 5달러에 팔리는 Montepulciano d' Abruzzi 그리고 8달러에 팔리는 두 개의 호주 와인이었다. 호주 TV의 어느 프로그램에서 두 가지 와인을 놓고 어떤 것이 비싼 와인인지 알아맞히는 게임을 하는 것을 보았다. 두 와인 중에서 한 와인은 그 가격이 다른 와인의 두 배라는 설명과 함께 와인을 시음하게 하였는데 와인을 마셔본 사람은 가격이 싼 와인을 고급 와인이라고 뽑았다. 그러자 사회자가 두 배로 비싼 와인은 다른 와인이라고 하면서 그러나 개인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며 훌륭하다고 칭찬을 한다. 와인을 모른다며 손사래를 치며 마냥 쭈뼛쭈뼛할 필요가 없다. 간단하게 와인 하나를 선물하면서도 와인을 잘 아는 사람에게 추천을 의뢰하고 그 와인에 대한 평을 찾아보며 선택을 할 필요가 없다. 단지 상대방이 Sweet 와인을 좋아하는지 Dry 와인을 좋아하는지만 파악하고 그중에서 소신껏 선택하면 될 것 같다. 많은 사람으로부터 싼 와인을 마시는데 그런 와인 마셔도 괜찮냐며 묻는 사람도 있다. 와인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가격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느냐며 묻는 사람도 있다. 가격이 비싸다고 반드시 품질이 비례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와인이 좋은 와인이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와인 가격도 중요하다. 특히 선물할 때는 가격에 신경을 많이 쓴다. 아는 분이 한국에 있는 직장 상사에게 호주에서 100달러가 넘는 좋은 와인을 선물했는데 코르크가 아니고 돌려 따는 병마개로 되어있는 싼 와인이라며 상대방이 시큰둥하다며 답답해하는 것을 보았다. 지금도 유럽은 코르크로 와인병을 봉합하는 와인 회사가 많지만 호주는 대부분 돌려 따는 병마개를 사용한다. 한국에서는 와인 평론가들의 점수에 매우 민감한 느낌이다. 엘런 영 박사의 의견에 따르면 그 점수는 그 사람이 그 시간에 특정 와인을 시음하고 스스로 매긴 점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점수에 목맬 필요는 없다. 와인을 알아간다는 것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행동하는 지혜를 기르는 일일 것이다. 너무 남을 의식하다 보면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살 위험이 있다. 단 한 번인 인생 그럴 필요가 있는가. 와인을 알아간다는 것은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찾는 행보인지도 모르겠다. 유영재 (와인 사이언스 박사) yungyoo@hotmail.com 사진: 와인 테이스팅

08/04/2020
유영재의 와인이야기

와인 선택 실전 사례 호주에서 식사가 곁들인 모임에는 대부분 와인이 나온다. 한인들의 모임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음식과 와인의 궁합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궁합을 맞추는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음식이란 것이 다양하고 같은 음식이라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가이드라인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붉은 고기에는 레드와인, 생선에는 화이트와인이 어울린다는 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이다. 하지만 붉은 고기인 쇠고기, 돼지고기, 양고기의 경우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레드와인이 어울릴 수도 있고 화이트와인이 어울릴 수도 있다. 쇠고기의 경우 양념을 하지 않은 스테이크의 경우 레드와인이 잘 어울린다. 레드와인이라도 사람의 특성에 따라 묵직하고 텁텁한 와인을 선호하는 사람은 타닌이 많고 진하게 만들어진 와인을 선호할 것이고 이런 맛을 싫어하는 사람은 비교적 가볍고 맛도 자극적이지 않은 미디움이나 라이트 바디 와인을 선택할 것이다. 이 정도의 와인도 거부감이 있다면 아주 가볍고 마시기 부드러운 로제와인을 선택하는 것도 대안이다. 생선에 화이트와인이 어울리는 것은 맞다. 하지만 생선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와인 선택은 달라져야 한다. 생선회 같은 경우에는 양념 없이 담백한 맛을 느낄 수 있어야 하므로 혀에 자극이 없는 화이트와인이 어울린다. 생선의 비린내를 잡아주는 산도가 있고 청량감이 있는 와인이 더 어울린다. 얼큰한 동태찌개에는 어떤 와인이 어울릴까. 매우면 찬물을 마시듯 매운맛을 줄이기 위해서는 차게 마시는 화이트 와인이 어울리지만 매운맛을 부드럽게 해 주는 당도가 있는 화이트 와인이 더 잘 어울린다. 호주 토종 생선인 바라만디 같이 개흙 맛이 나는 생선에는 화이트 와인도 좋지만 개흙 맛을 덮어버릴 수 있는 라이트바디 레드와인이나 텁텁한 맛이 있지만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로제 와인도 잘 어울린다. 황새치나 참치같이 무거운 생선일 경우는 약간 무거운 미디움, 라이트 바디 레드와인 또는 로제와인도 잘 어울리고 산도가 있는 화이트 와인도 괜찮다. 20~30명쯤 모이는 파티에 와인을 담당하게 되었다. 우선 구성 인원을 파악해 보았다. 여성이 대부분이었다. 와인에 익숙지 않은 한국 여성들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와인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달콤한 화이트와인을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음식에 따라 와인이 달라지므로 메뉴를 검토해 보았다. 고기라고 표기되어 있었지만 양념 닭고기 이외에는 어떤 고기인지는 설명이 없었다. 바비큐 파티에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고기는 불고기, 삼겹살 정도가 대부분이니 이런 고기에는 레드와인이 잘 어울린다. 날씨도 와인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모이는 날이 40도까지 올라간다는 한여름이다. 더운 날씨에 떫고 텁텁한 풀바디 레드 와인은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레드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 레드와인 중에서도 가볍고 부드럽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을 선택하기로 마음먹었다.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화이트와인 선택에 나섰다. 달콤한 와인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개중에는 달지 않은 드라이한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 단 와인과 그렇지 않은 와인을 섞어서 구매하기로 했다. 우선 드라이 화이트 와인으로 향이 좋고 상큼한 쇼비뇽 블랑을 선택하기로 했다. 많은 종류의 쇼비뇽 블랑이 있었다. 세계적으로 쇼비뇽 블랑이 유명한 나라는 뉴질랜드다. 프랑스의 루아르 벨리(Loire Valley)와 보르도 지역에 많이 심어지는 품종으로 보르도 지역에서는 세미욘과 블렌딩 되어 드라이 화이트(Dry White) 와인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2001년 최고의 화이트 와인을 뽑는 샌프란시스코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뉴질랜드 말보르(Marlborough) 와인 산지에 있는 지센 에스테이트(Giesen Estate)의 쇼비뇽 블랑이 고가의 세계적인 화이트 와인을 물리치고 우승을 함으로써 파란을 일으킨 포도 품종이다. 선선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품종이라 기온이 높은 호주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샌프란시스코 국제 와인 품평회에서 최고의 쇼비뇽 블랑 와인에 소매가 13달러에 팔리는 뉴질랜드 말보르(Marlborough) 와인 산지의 2018년산 머드 하우스 쇼비뇽 블랑(Mud House Sauvignon Blanc)이 선정되었다. 달콤한 와인은 모스카토(Moscato) 와인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 와인은 머스켓 오브 알랙산드리아(Muscat of Alexandria)라는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진 와인인데 호주에서는 모스카토와 함께 혼용해서 사용한다. 여러 종류의 모스카토 와인 중에서 스위트한 와인을 선택했다. 여름에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로제와인(Rose wine)을 선택하기로 했다. 로제와인은 색깔이 아주 연한 장밋빛이 있는가 하면 짙은 장밋빛 와인도 있다. 여러 종류의 로제와인 중에서 달지 않은 드라이한 것과 약간 단 와인 두 가지를 선택했다. 로제와인에서 단 와인일 경우 떫은맛이 있는 상태에서 당도가 들어가게 되면 단맛이 나긴 나지만 상큼하지도 않은 천박한 단 와인 맛이 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고기가 있음으로 레드와인이 빠질 수 없어 쓰지 않고 톡 쏘지도 않는 멀롯(Merlot) 와인을 선택하기로 했다. 멀롯은 순하고 부드러워 와인에 익숙지 않은 여성이 좋아하는 와인이다. 여러 종류의 멀롯 중에서 후추 맛이 없는 것으로 선택했다. 같은 멀롯 와인이라도 와이너리에 따라 후추 맛이 나게 만든 것도 있었다. 후추 맛은 톡 쏘면서 쓴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은 저렴한 것으로 정했다. 세일로 반값에 파는 와인이 있는데 그런 와인도 선택했다. 10달러짜리 모스카토 와인을 5달러에 구매했다. 여러 와인을 접하다 보면 역시 비싼 와인이 품질이 좋을 것 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비싼 와인과 저렴한 와인의 품질 차이를 느끼지 못할 때도 있다. 와인 오스트레일리아(Wine Australia)의 2017년 와인 소비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호주인들은 $10-$19.99 사이의 와인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원 바비큐 파티장에서 와인을 시음해 보았다. 쇼비뇽 블랑 와인은 생각했던 것과 같이 향도 좋고 산도도 균형 있게 잡혀있어 쇼비뇽 블랑 와인의 특성이 잘 나타났다. 모스카토 와인도 가격이 저렴하고 세일로 반값에 구매했지만 향도 괜찮고 당도도 산도와 균형이 맞아 청량하고 새콤달콤했다. 로제와인은 역시 단 와인으로 호감도가 떨어졌다. 상큼하지 않은 단맛은 어딘가 싼 와인 맛이 났다. 달지 않은 드라이한 로제 와인은 떫은맛도 있고 부드럽고 가벼워 마시기에 편했다. 멀롯 레드와인은 쓴맛이 없어 부드럽고 마시기에 편했다. 예상했던 대로 대부분의 여성이 달콤한 모스카토 화이트와인을 선호했다. 로제와인도 의외로 달콤한 맛이 있는 것을 더 좋아했다. 남자는 달콤한 와인과 드라이한 와인의 선호도가 분명하게 갈렸다. 와인은 구매 전 맛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선택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나도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일식집에서 마실 쇼비뇽 블랑을 구매하기로 했다. 쇼비뇽 블랑은 세계적으로 뉴질랜드산이 유명하고 맛과 향이 좋아 항상 구매했으나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을 마셔보고 싶었다. 프랑스 루아르 벨리(Loire Valley) 2018년 산 쇼비뇽 블랑에 눈이 갔다. 가격도 괜찮고 뒤 라벨에 루아르 벨리가 최고의 쇼비뇽 블랑 와인을 생산하는 산지라는 것과 맛과 향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2018년도 루아르 벨리 포도 작황도 확인했다. 그 해 덥긴 했지만 질 좋은 포도가 생산되었다. 기대를 많이 하고 마셔본 와인은 실망이었다. “이건 사기다“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향도 향긋하지 않고 맛도 바닐라 향이 약간 들어있어 상큼함이 많이 떨어졌다. 경험상 유럽 와인은 싼 것을 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았다. 루아르 벨리산 쇼비뇽 블랑 와인이 모두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제조사에 따라 맛과 향이 많이 다를 것이다. 여성분들이 오늘 와인 맛있었다며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어떤 여성분은 전에 마셔 보았던 90달러짜리 와인 맛과 비슷했다며 좋아했다. 와인을 알면 단돈 5달러짜리 와인으로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유영재 (와인 사이언스 박사) yungyoo@hotmail.com

26/03/2020
유영재의 와인이야기

삼겹살 등 기름진 음식.. 레드 와인으로 매운 음식.. 시원한 화이트 와인이 제격 음식과 와인 궁합에는 원칙은 없지만 기본적인 방법은 있다. * 깊은 맛이 있는 음식에는 무거운 와인(바디감이 높은 와인) * 맛이 가벼운 음식에는 가벼운 와인 * 기름기 많은 음식에는 탄닌이 많은 와인 * 산도가 높은 음식에는 산도가 높은 와인 * 달콤한 디저트에는 달콤한 와인 * 흰 살코기에는 화이트와인 * 붉은 살코기에는 레드와인 상기에 나열한 방법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얼마든지 와인 음식 궁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서양 식탁에서 와인은 음식 맛을 돋우는 양념과 같은 존재이다. 양념을 강하게 하지 않는 서양 음식 특성상 와인과의 궁합은 중요하다. 와인은 서양에서 발달한 주류이기 때문에 대부분 음식 궁합은 서양 음식에 맞게 발달하였다. 동양에서 와인 인기가 높아감에 따라 동양 음식과 와인 궁합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연구와 경험이 축적되지 않아 혼란이 이는 경우도 있다. 서양 사람들도 동양 음식에 대해 깊은 이해가 없기 때문에 와인 라벨에 매운 음식에 잘 어울린다는 식의 아주 기본적인 제안만 한다. 또한 동양 음식의 주류가 매운 것만도 아니다. 중국 음식에 매운 음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음식도 많다. 동남아 음식도 마찬가지다. 태국 음식은 단맛이 나는 음식이 많고 중국 음식은 튀긴 음식이 많다. 동양 음식은 서양 음식보다 국물이 있는 음식이 많다. 한국 음식의 경우 국, 탕, 찌개, 전골 등 국물 요리가 많다. 하지만 국물 요리와 와인 궁합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다. 여러 재료를 넣어 만드는 국물 요리는 재료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맛과 풍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특정 스타일의 와인을 고집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와인과 음식 궁합에 중요한 것은 음식 맛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상기의 가이드라인에서 맛이 깊은 음식에는 무거운 와인으로 가야 하는 이유가 있다. 기름기가 많고 걸쭉한 음식에는 기름기를 씻어낼 수 있는 바디감이 높은 와인이 제격이다. 특히 탄닌이 많은 레드와인은 기름기가 많은 음식과 어우러져야 느끼함을 줄일 수 있다. 산도가 있는 와인은 비린내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불고기는 어디에 해당할까? 내 생각에 불고기는 가볍거나 중간 정도의 음식으로 보면 될 것 같다. 맵거나 짜지 않고 고기를 숙성시킬 때 설탕이나 배 등 당분이 있는 양념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음식에는 중간 정도 바디감이 있는 와인이 어울린다. 가볍게 만든 레드와인을 선택하면 될듯하다. 레드와인 중에서 포도 껍질이 두껍지 않아 탄닌이 많이 우러나지 않는 피노 누아(Pinot Noire) 와인이 어울릴 수 있다. 화이트와인으로 가자면 달지 않은 바디감이 있는 와인이 어울릴 듯하다. 화이트와인에서 너무 바디감이 없으면 향과 풍미가 없어 맹물같은 맛이 날 수 있어 불고기 맛과 어울리지 않을듯하다. 레드와인에서 고를 수 없다면 바디감이 있는 로제와인(Rose wine)으로 가는 것도 좋다. 로제와인은 탄닌 양도 적당하여 불고기 특유의 맛을 해치지도 않을 것이다. 돌솥비빔밥의 경우 어떤 와인이 어울릴까? 돌솥비빔밥도 고추장을 많이 넣어 맵게 먹는 사람과 고추장을 적게 넣어 싱겁게 먹는 사람의 경우 와인 선택도 달라져야 한다. 매운 음식에는 매운맛을 식혀줄 수 있는 와인이 어울린다. 매운 맛을 식혀줄 수 있는 와인은 차게 마시는 화이트 와인이 제격이다. 화이트와인 중에서 약간 단맛이 있어 매운 맛을 줄여주는 와인이면 제격이다. 약간 단 Riesling, Traminer ( Gewürztraminer), Moscato 와인이 어울릴듯하다. 삼겹살에는 어떤 와인이 어울릴까? 삼겹살은 비교적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다.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탄닌이 많은 레드와인으로 가는 것이 어울린다. 하지만 삼겹살은 조리 과정에서 기름기가 빠짐으로 너무 진한 와인은 삼겹살의 고소한 맛을 덮어버릴 수 있다. 레드와인일 경우 미디움 바디 아니면 탄닌이 너무 많지 않은 Pinot Noire도 고려해볼 와인이다. 화이트와인으로 갈 경우 산도가 있는 드라이 와인이 어울릴 것 같다. 산도가 돼지고기의 누린내와 느끼함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매운탕이나 찌개 종류에는 어떤 와인이 어울릴까? 맵고 뜨거운 음식에는 차고 달콤한 화이트 와인이 어울린다. 매운맛도 잡아주고 뜨거운 것도 식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달콤한 Moscato, Riesling, Semillon 와인이 어울릴 것 같다. 청량감을 주고 달콤한 스파클링 와인인 프로세코(Prosecco)와인도 좋을 듯싶다. 맵지 않은 설렁탕 등 기름기가 있는 탕 종류에는 탄닌이 있는 레드와인이 어울릴 것이다. 탄닌이 너무 많은 풀바디 와인은 탕 종류의 고유 맛을 훼손할 수 있어 미디움 바디 정도의 레드와인이 어울릴 듯하다. 탄닌이 기름기를 씻어주어 깔끔한 느낌을 줄 수 있다. 더운 날에는 차게 마실 수 있는 로제와인도 잘 어울릴듯하다. 생선회, 일식 요리에는 어떤 와인이 어울릴까? 당연히 담백한 해산물의 맛을 훼손하지 않고 생선의 비린 맛을 잡아줄 수 있는 산도가 있는 화이트와인이 제격이다. 향이 좋고 산도가 있는 쇼비농 블랑(Sauvignon Blanc), 스파클링 와인으로는 달콤하면서도 향이 좋은 프로세코(Prosecco) 와인도 어울릴듯하다. 단 음식에는 스위트 와인, 신 음식에는 산도가 있는 와인이 어울린다. 한국 음식에는 달거나 신 음식이 많지 않다. 서양 음식 중에 샐러드는 산도가 있는 드레싱이 많이 사용되므로 이때는 산도가 있는 와인이 어울린다. 산도가 있는 음식에 산도가 없는 와인을 곁들이면 와인 맛이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음식만큼 산도가 있는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단 음식의 경우 서양 음식에는 디저트로 단 음식이 주류를 이루는데 이때 와인은 디저트만큼 단 와인이 어울린다. 와인이 달지 않으면 디저트의 달콤한 맛을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너무 단 디저트일 경우 약간 당도가 낮고 산도가 있는 화이트와인도 어울린다. 음식의 단맛과 와인의 산도가 어울려 새콤달콤한 맛을 만들어낼 수 있다. 양념이 되지 않은 쇠고기 스테이크나 기름기가 있는 돼지 요리의 경우 레드와인이 어울린다. 레드와인의 탄닌이 기름기와 냄새도 잡아주기 때문이다. 치즈와 크림이 많이 들어간 파스타의 경우 가벼운 바디의 레드와인이나 로제와인으로 가는 것도 좋다. 탄닌이 느끼함을 씻어내 주기 때문이다. 같은 파스타라도 느끼함이 없는 담백한 맛의 스파게티 파스타의 경우 고유의 맛을 살리기 위해 산도가 있는 상큼한 화이트와인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도가 있는 피노 그리지오(Pinot Grigio), 향과 청량감이 좋은 쇼비뇽 블랑, 가벼운 로제와인도 어울릴 것이다. 음식이 나오는 교민 행사에는 대부분 와인이 곁들여지는데 많은 경우 레드와인이 나오고 때에 따라서는 화이트 와인과 같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뷔페식의 행사 음식에는 한국 음식 특성상 탄닌이 많은 풀바디 레드와인 보다는 음식의 맛을 살리면서도 목넘김이 부드러운 미디움 아니면 라이트 바디(Light body) 레드와인이 더 어울릴듯하다. 화이트와인의 경우 산도와 당도가 어우러진 청량감이 있는 와인이 좋을 듯하다. 와인의 맛, 산도, 당도, 바디감을 이해하면 음식에 따른 와인을 선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유영재(와인 사이언스 박사) yungyoo@hotmail.com

12/03/2020
유영재의 와인이야기

라벨에 와인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 호주 와인 라벨은 Wine Australia Act 2013, Food Standards Code, National Measurement Act, Competition and Consumer Act 2010의 규정에 따라야 한다. 라벨에는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내용이 있고 선택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 포도품종: 시라즈(Shiraz), 카버넷 쇼비뇽(Cabernet Sauvignon), 샤도네(Chardonnay), 멀롯(Merlot),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피노 누아(Pinot Noire), 베델로(Verdelho), 마타로(Mataro), 리즐링(Riesling) 같은 명칭이 포도 품종명이다. 라벨에 포도 품종 이름을 넣으려면 명기된 포도의 양이 전체 와인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5% 이상이어야 한다. 카버넷 멀롯(Cabernet Merlot)과 같이 두 개의 포도 품종 이름이 쓰여 있는 와인도 있다. 카버넷 쇼비뇽(Cabernet Sauvignon) 와인과 멀롯(Merlot) 와인을 블렌딩 했다는 뜻이다. 블렌딩 했을 경우에는 5% 이상 들어간 와인의 이름을 양에 따라 순차로 표기할 수 있다. 카버넷 쇼비뇽 포도로 만든 와인은 탄닌이 많고 무거워 떫은맛이 난다. 이런 와인에 멀롯 같이 순하고 부드러운 와인을 블렌딩해서 전체적인 와인 맛을 부드럽고 둥글게 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빈티지: 와인 라벨에 연도가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85% 이상 그해에 생산된 포도로 와인을 만들 경우 연도를 넣을 수 있다. 이렇게 특정 연도가 쓰여 있는 와인을 빈티지(Vintage) 와인이라고 한다. 빈티지 와인은 유럽 와인 국가에는 중요하지만 지역적 기후에 큰 변동이 없고 블렌딩에 큰 제약이 없는 호주나 뉴질랜드, 미국, 남아공과 같은 신세계 와인 생산국에서는 그리 큰 의미가 없다. 유럽에는 등급에 맞는 와인을 생산하려면 면적당 포도 생산량, 허가된 포도 품종, 숙성기간, 블렌딩, 알코올 농도 등 엄격한 규정을 따라야 한다. 기후 또한 매년 다르기 때문에 이에 따라 작황이 달라진다. 작황이 고스란히 와인 품질로 이어져 빈티지 연도에 따라 와인 품질이 들쑥날쑥하고 가격에도 차이가 난다. 와인 산지: 라벨에 특정 와인 산지가 표시되기도 하는데 이 또한 그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를 85% 이상 사용했을 때 표시할 수 있다. 와인 오스트랄리아(Wine Australia) 자료에 의하면 호주에는 65개의 등록된 와인 산지가 있다. 프랑스에는 7개의 주요 와인 산지가 있다. 와인 산지 정보가 중요한 것은 기후에 맞는 와인을 고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피노 누아(Pinot Noire) 와인을 구입하려 할 때 어느 지역 와인을 선택하여야 할까. 선선한 지역의 와인을 선택하면 된다. 이 포도나무는 선선한 지역에서 최고 품질의 포도가 생산되기 때문이다. 알코올 함량: 와인의 최소 알코올 함량은 4.5%이며 알코올 강화 와인의 경우 15-22% 사이이다. 알코올 함량 허용 오차는 알코올 함량 6.5%까지의 저 알코올과 알코올 강화 와인의 경우 +-0.5, 일반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 +-1.5%이다. 일반 와인의 경우 와인이 공기에 접촉되면 공기 속 초산균이 들어가 와인에 있는 알코올을 먹고 산을 만들어 식초가 된다. 그래서 마시다 남은 와인은 냉장고에 보관하여 발효가 일어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알코올 함량 15% 이상이면 이런 균들이 살아남지 못해서 알코올 강화 와인은 마시다 상원에 보관해도 식초가 되지 않는다. 와인 양: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사항이다. 750mL, 375mL 등 와인 양이 있는데 반드시 3.3mm 이상의 크기로 표시해야 한다. 원산지: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사항이다. Product of Australia나 Wine of Australia 등으로 표기할 수 있다. 외국산 와인과 블렌딩 되었을 때는 비율이 높은 것부터 순차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이 외에도 생산자 이름과 랏 번호(Lot number)도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사항이다. L2020 등으로 표시한다. 표준 음주량: 호주 와인 라벨에는 스탠다드 드링크(Standard drinks)라고 한 병에 몇 잔의 와인이 들어있는지를 알려주는 표시가 있다. 스탠더드 드링크(Standard drinks) 8.5라면 한 병에 8, 1/2 잔의 와인이 들어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한 잔의 와인 양은 얼마일까? 호주 규정에 순수 알코올 10g이 표준 한 잔의 양이다. 와인에서 알코올을 계산하는 방법이 있는데 알코올 농도 13%인 와인의 경우 표준 1잔은 97mL이다. 이 표시가 중요한 것은 음주운전과 관계가 있다.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와인 1 표준 잔을 인체에서 분해하는데 약 1시간 정도가 걸린다. 이런 것을 이해하고 음주를 한다면 음주운전을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에 따라 분해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이 원칙을 따르다간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 정보: 반드시 표시해야 하는 정보이다. 와인 라벨에 Sulfite(아황산염), SO2 (이산화 황), Preservative 220 (방부제 220)이라고 쓰여있는데 이 모두 이산화황 방부제를 뜻하는 물질이다. May contain traces of the fining agent milk and egg white (청징 물질인 미량의 우유와 계란 흰자위가 들어있을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도 있는데 탄닌 양과 좋지 않은 맛과 향을 없애기 위해 우유나 계란 흰자위를 사용했다는 뜻이다. 이런 물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반드시 와인 라벨을 확인해야 한다. 시음 노트 메모: 와인 뒤 라벨에는 와인 맛과 향에 대한 설명이 있다. 예를 들어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시라즈(Shiraz) 와인의 뒤 라벨 시음노트에 자두, 블루베리, 블랙베리, 후추, 초콜릿, 감초 맛이 난다고 적혀있다면 이의 맛을 상상해 볼 수 있을까. 상상하기가 매우 힘들다. 왜냐하면 이런 향이 섞여 있고 언급된 과일 향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 포도에는 특유의 향과 맛이 있다. 과일 가게에서 생과일 향을 맡아보면 향기롭고 달콤한 맛이 난다. 이런 과일 본연의 맛과 더불어 와인이 발효될 때는 새로운 향과 맛이 생겨난다. 와인 제조 과정에서 생겨나는 맛과 향을 부케(Bouquet)라고 한다. 상기에 언급한 자두, 블루베리, 블랙베리, 후추, 감초는 과일 향이고 초콜릿은 부케이다. 와인을 마시기 전에 먼저 향을 맡아 보는데 그 맛에서 여러 향을 구분해 내기란 매우 어렵다. 맛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양인들이 작성한 시음 노트 메모를 한국인들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데 문화와 생활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양에서는 서양에서 나는 과일이나 허브 또는 물건을 비유해서 맛과 향을 표현하는데 그것들이 한국인에겐 생소할 때가 있어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다. 와인 테이스팅할 때 도저히 향을 구분할 수 없어 난감했던 적이 있다. 서양 학생들은 특정 향이 난다고 하는데 나에게는 전혀 그 향이 아니다. 한 학생이 파인애플 향이 난다고 했다. 그 와인을 달라고 했다. 도대체 어떤 향이 나는데 그것을 파인애플 향이라고 하는지 알고 싶었다. 향을 맡아보니 생과일 파인애플 향이 아니라 통조림으로 만들어진 파인애플 향이 났다. 와인의 맛과 향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고 쑥스러워할 이유가 없다. 와인을 즐기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 이외의 정보: 와인 라벨에는 위에서 언급한 사항 이외에 여러 정보가 들어있다. 와인 회사에 따라 포도가 자란 환경, 보관할 수 있는 기간, 가장 이상적으로 마실 수 있는 기간 등을 표기해서 소비자들이 좀 더 와인을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와인 라벨을 잘 이해하면 와인을 선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유영재 (와인 사이언스 박사) yungyoo@hotmail.com

27/02/2020
유영재의 와인이야기

와인의 종류를 알아야 용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 색깔에 다른 분류 레드와인-붉은 포도로 만든 와인이다. 포도의 껍질과 씨에서 우러난 색깔로 인해 색이 붉다. 색깔로 와인의 무게감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색깔이 진하게 검붉은 색이면 대체적으로 무게감이 높다. 와인에서 무게감을 바디(Body)라고 하는데 가장 무게감이 높은 것을 풀바디(Full body), 중간 것을 미디움 바디(Medium body) 낮은 것을 라이트 바디(light body)라고 한다. 바디감이 맛에 영향을 미치는데 무게감이 있을수록 향과 맛이 진하다. 이런 와인은 오랫동안 보관하면 숙성되어 맛이 부드러워진다. 고급 와인이 이런 종류의 와인이다. 바디감이 가벼운 와인은 음식없이도 가볍게 마시는 용도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풀바디 레드와인은 기름기 있는 붉은색 고기에 그리고 라이트 바디는 오리나 칠면조 같이 가금류이지만 기름기 있는 음식에 잘 어울린다. 레드와인을 실온으로 마셔야 하는 이유는 차게 하면 쓴맛이 더욱 도드라지고 풍부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없다. 화이트와인-색이 물같이 투명하거나 연한 황갈색을 띠는 와인으로 청포도로 만들어진다. 숙성 시간이 길어질수록 황갈색이 짖어진다. 화이트와인은 껍질없이 발효를 하기 때문에 떫고 쓴 맛 없이 산도가 높아 청량감이 있고 상큼하다. 포도 종류에 따라 향과 맛이 다르기 때문에 포도 품종별 맛의 특징을 알아 놓으면 선택하는데 훨씬 쉽다. 화이트와인은 맛이 담백한 해산물이나 닭고기에 잘 어울린다. 화이트 와인은 차게 마시는데 그 이유는 차가울 때 청량감과 새콤달콤한 맛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로제와인-로제와인은 색깔이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중간 정도이다. 레드와인 포도로 만드는데 색깔이 알맞게 우러났을 때 포도 껍질을 건져내고 발효시켜 만든 와인이다. 이 와인은 레드와인을 가볍게 만든 스타일이기 때문에 약간의 텁텁한 맛도 남아있지만 화이트와인 같이 과일향도 나고 가벼워 차갑게 마시면 청량감도 있고 시원하다.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나 가벼운 스낵과 함께 마실 수 있는 와인이어서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파스타, 피자, 해산물에도 잘 어울린다. 스타일에 따른 분류 스틸와인- 탄산가스나 알코올이 추가로 첨가되지 않은 순수하게 포도로 만든 와인을 일컷는다.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로제와인 형태로 생산된다. 스파클링와인- 탄산가스가 녹아있어 거품이 나는 와인이다. 샴페인이라고 하면 더욱 이해가 쉽다. 샴페인은 프랑스 상파뉴지방에서 만든 탄산가스가 녹아있는 발포성 와인으로써 예전에는 이런 종류의 와인을 모두 샴페인으로 불렀으나 국제협약에 의해서 상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발포성 와인에만 샴페인이란 이름을 쓸 수 있다. 다른 나라나 프랑스의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발포성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 이라고 한다. 레드, 화이트, 로제와인 형태의 발포성 와인이 있다. 알코올 강화 와인- 이 와인은 알코올이 15-20% 정도 되도록 추가로 알코올을 넣어준 와인이다. 60년대까지 호주의 주류 와인이 알코올 강화 와인이었다. 이 와인은 발효과정에서 알코올을 넣어 발효를 중단시키는 방법으로 만드는데 일찍 중단시키면 포도 당분이 많이 남아있어 스위트 와인이 되고 발효 막바지에 넣어주면 당분이 적은 알코올 강화 와인이 만들어진다.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로제와인 형태의 알코올 강화 와인이 만들어진다. 레드와인 형태의 이런 와인을 포트와인이라 하는데 포르투갈에서 처음 만들어져서 생긴 이름이다. 포트라는 이름은 포트와인이 생산되는 포르투갈 Douro Valley에 있는 Oporto라는 도시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국제 협약에 의해 포르투갈에서 생산된 알코올 강화 와인에만 Porto라는 명칭을 쓸 수 있다. 포드와인에도 여러 스타일이 있는데 3년 정도 짧게 숙성한 Ruby port, 카스크라는 큰 오크통에서 길게 숙성한 토니 포트(Tawny port) 등이 있다. 청포도로 만든 알코올 강화 와인을 쉐리(Sherry)라고 하는데 이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Andalusia) 지역에서 재배된 청포도로 만들어지는 와인이다. Sherry라는 명칭 또한 국제 협약에 의해서 스페인 쉐리 트라이앵글(Sherry Triangle) 지역에서 재배된 청포도로 만들어진 와인에만 붙일 수 있다. 용도에 따른 분류 식전, 디저트 와인 등 용도에 맞게 만들어진 와인은 따로 없고 용도에 맞게 기존에 있는 와인을 사용하면 된다. 식전 와인(입맛을 돋우는 와인)- 호주인 가정에 초대받아 가면 호주인은 먼저 마실 것을 권한다. 식전에 입맛을 돋우는 음료이다. 식전 음료는 반드시 와인이 아니더라도 여러 음료가 있는데 와인으로는 당분이 없는 드라이 알코올 강화와인, 스파클링 와인, 드라이 화이트 와인이 적당하다. 당도가 많은 스위트 와인은 오히려 음식 맛을 떨어트릴 수 있다. 디저트와인- 식사 후 디저트를 먹을 때 마실 수 있는 와인이다. 서양음식에서 디저트는 케이크, 애플파이, 아이스크림, 스니커스 롤(Snickers roll) 등 단 음식이 대부분이다. 디저트 와인으로 적당한 것은 디저트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당도가 높은 알코올 강화와인, 화이트 알코올 강화와인, 보트라이티스 와인, 스파클링 와인, 스위트 레드와인 등이 적당하다. 당도에 따른 분류 드라이(Dry)와인-당도가 거의 없는 와인을 드라이 와인이라 한다. 세미 스위트 와인/미디움 스위트 와인- 중간 정도로 스위트한 와인. 스위트 와인-당도가 높은 스위트한 와인을 일컷는다. 무게감에 따른 분류 풀바디(full body) 와인-포도 성분이 짙게 우러나 맛과 향이 진한 와인 미디움 바디(medium body) 와인 - 포도 성분이 중간 정도로 우러난 와인 라이트 바디(Light body) 와인-포도 성분이 낮게 우러난 가벼운 와인 레드와인, 화이트와인, 로제와인, 스틸와인, 스파클링와인, 알코올 강화와인, 스위트와인, 드라이와인, 풀바디, 라이트바디 등이 기본적인 와인의 스타일을 설명하는 용어들이다. 여기에 식감, 향 등을 더하면 좀 더 풍부하게 와인을 설명할 수 있다. 시라즈와인으로써 풀바디에 드라이와인이며 프랑스 오크통에서 8년 숙성된 와인이라면 어떤 맛이 상상되는가?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와인으로써 선선한 지역인 타스마니에서 생산되었으며 라임, 청사과, 패션푸르트, 배 맛에 캡시컴, 다래 풀맛이 배어있는 산도가 알맞게 어우러진 와인. 어떤 맛이 상상되는가? 유영재 (와인 사이언스 박사) yungyoo@hotmail.com 사진01: 레드와인: 치즈와 마시면 치즈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와인의 거친 맛을 부드럽게 해준다. 상온에서 마신다. 사진 02: 로제와인: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의 중간 와인으로써 가볍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지만 레드와인의 떫은맛이 녹아있다. 해산물, 기름기 적은 고기 종류에 잘 어울린다. 차게 마신다. 사진03: 화이트와인: 오래 숙성될수록 황갈색이 짖어진다. 해산물, 가금류에 어울리고 매운맛 음식과 곁들이면 매운맛을 상쇄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차게 마신다.

13/02/2020
유영재의 와인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