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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 시대가 열리고 있다. 작년에 발표한 세계 인구통계에 따르면 100세를 넘긴 초고령 인구가 해마다 늘고 있다. 호주에서는 5천여명, 한국에는 1만9천여명이 100세를 돌파했고 세계 최장수 국가인 일본에서는 무려 7만 여명이 초고령 인구로 등재되어 있다. 생로병사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에 비유하며 죽음을 자연의 순환 과정으로 체념하고 살고 있는 인간에게 노화가 엄연한 질병이라고 진단하며 치료가 가능하다는 학설이 발표되어 인류에게 충격적인 희망을 주고 있다. 하버드의대 유전학 교수이며 호주 NSW의대 노화연구실장으로 재직하고있는 데이비드 A 싱클레어 교수는 ‘노화의 종말’이라는 저서에서 “노화는 정상이 아니라 질병이며 이 병은 치료가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니까 노화를 늦추고 멈추고 되돌릴 수 있으며 수명을 지연시키며 역전시킬 수 있고 노화를 해결하면 모든 장애와 질병에서 벗어나 누구나 건강한 장수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될 날이 예견된다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노화와 유전 분야 최고 권위자인 싱크레어 교수는 노화가 질병이므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며 노화 방지 백신을 연구 개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좋은 일에는 마가 낀다고나 할까? 인간의 수명이 길어 질 수 있다는 장미 빛 전망에 치매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치매(dementia)는 디멘트(dement: 정신이 없어진다)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용어로 오래전 고국에서는 '노망'으로 부르며 정신병 환자로 취급되어 사회와 격리시키기위해 방에 감금하는 슬픈 과거가 있었다. 치매는 뇌질환으로 초래된 일련의 증세로 특정한 하나의 질환이 아니다. 심각한 기억 장애로 사고력, 행동, 일상생활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노화에서 발생하는 질병일 뿐이다. 치매가 발생하는 원인과 종류도 천차만별, 무려 1백여 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현재 치료약이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마치 일반 감기의 원인이 200여 가지 다양한 바이러스 때문에 아직까지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는 경우와 같다고 나할까? 다만 독감은 A, B, C로 나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되므로 백신(influenza vaccine)이 존재한다. 치매의 종류도 많으나 알츠하이머병이 80%를 차지한다. 독일 의사 알츠하이머 박사의 이름에서 따온 알츠하이머 병은 두뇌의 신경 세포 사이의 소통에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의 생성이 감소해서 발생하게 된다. 치매는 일반적으로 10년을 주기로 하며 첫 3년은 시간이 애매하게 되고 다음 3년은 공간이 애매하게 되며 그 다음 3년은 사람을 못 알아 보게된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치매 환자가 4초에 1명, 1분에 15명, 1시간에 900명이 발생한다는 우울한 집계를 나타낸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30년 후에는 1억3천만명으로 추산되어 65세 이상 노인 7명 중 1명이 환자가 된다. 장수시대에 치매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 그렇다면 우리는 치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치매를 부끄러워하거나 수치스러워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 치매는 감기와 같은 흔한 질병으로 우리에게 서서이 다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한다. 더 이상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할 병이 아니다. 호주 한인 사회에서도 치매 환자가 종종 발생하여 가족들의 수심을 깊게 하고 있다. 권위있는 치매 전문 의사에 따르면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발생 하면 가장 먼저 커밍아웃(coming ou )하기를 권장한다. ‘남이 알세라 쉬쉬..’할 것이 아니라 담담하게 치매 사실을 주변에 알려서 환자로 하여금 스트레스를 적게 받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환자가 일반적인 질환으로 인식하게 하여 일상을 누리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환자를 요양 시설에 보내는 경우 보다 가족과 함께 거주하며 주변 사람과 어울리게하는 사례가 병세를 악화시키지 않고 약의 효험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 여성인 크리스틴 브라이든은 1995년 치매 진단을 받은 후 남편의 도움으로 긍정적인 생활 태도로 여행도 하며 치매 사실을 대중에게 알리는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흔히 치매에는 ‘착한 치매’와 ‘나쁜 치매’로 나뉜다고 한다. 착한 치매는 일체의 언행을 양순하게 해서 가족의 염려를 덜어 주는 반면 나쁜 치매는 언어와 행동을 포악하게 하여 가족을 불안 속에 몰아넣는다고 한다. 이 두가지 행태의 치매 증상은 가족의 환자에 대한 태도와 보호자의 성격에 따라 결정된다는 속설이 있다. 가족이 환자를 어린애를 보살피듯이 사랑으로 상대해 주면 착한 치매가 된다니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독교와 불교의 핵심 교리인 ‘사랑과 자비’의 효능이 만병 통치약(?)임을 재확인시켜 주는 셈이다. 그렇다면 치매를 미리 예방할 수는 없을까? 치매를 새로운 인생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비함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다. 치매 예방에는 3권(三勸), 3금(三禁), 3행(三行)이 있다고 권고 한다. * 3권(三勸): 운동, 식단(과일, 채소, 견과류, 생선 골고루 섭취). 독서 * 3금(三禁): 담배, 술, 뇌손상 * 3행(三行): 피 검사, 취미(단체) 생활, 조기 치매 검진 덧붙여 * 평소에 인지 능력을 향상 시킨다. * 음악, 미술, 서예, 언어 교육을 받는다. * 걷기 운동을 꾸준히 계속한다. * 잠을 충분히 잔다. * 사회 관계망을 넓히며 사회 활동을 유지한다. 치매 예방 습관이 장수 건강법과 일맥 상통한다. 생물학적 나이로 노년을 구분하던 과거의 시대에서 마음의 나이로 청년, 중년, 장년. 노년을 평가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이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인가? 김봉주 (자유기고가) bjk1940@daum.net

22/10/2020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청소년 시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진한 감동을 느꼈던 기억이 떠오른다. 18세기 독일 철학자 괴테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이 소설의 주인공 베르테르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슬픈 이야기가 당시 유럽 젊은이들에게 모방 자살의 빌미를 제공했다. 롯데 창업자 신격호 회장은 일본에서 이 작품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아 여주인공인 롯데의 이름을 그가 창업한 기업 이름으로 명명했다.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한국이 자살율 1위를 차지하는 불행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통계에 의하면 한국은 하루 평균 3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나타나 OECD 평균 하루 11명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참고로 호주에서는 연간 약 3천명(하루 8.2명)이 자살을 한다. 어느 해부터인가 한국 미디어에서는 자살을 〈극단적 선택〉이라는 아리송한 표현을 사용한다. 최근 박원순 서울 시장의 자살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들의 자살 사건은 스트레스에 휩싸여 있는 젊은이들에게 모방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한민족은 전통적으로 유교의 영향을 받아 ‘효(孝)’를 가정생활의 지표로 삼아 이어온 전통을 갖고 있다. ‘효경(孝經)’에 나오는 고사성어에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는 문장이 있다. 부모로부터 받은 몸의 터럭 하나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1천번 창으로 찔리며 1만번 칼로 베이는 아픔으로 표현되는 어머니의 진통의 덕택으로 태어나 신생아와 유아 시절 1만8천번의 소변과 3천번의 대변을 손수 받으며 길러 주신 부모의 은덕을 생각 한다면 어찌 자살을 자행할 수 있단 말인가? 서양에서는 ‘효’의 개념이 희박하여 영어에도 적합한 단어가 없다. piety 라는 ‘어른에게 공손함’이라는 단어가 존재 할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서양 문화권에서는 ‘내 삶의 주인은 나다’라는 관습이 전통이 되어 개인주의가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딸들이 외롭게 살고 있는 부모들을 크리스마스와 설날이 되어서야 찾아오는 이웃 호주인들을 보면 우리 민족의 미풍양속을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진다. 고대 그리스의 정치가이자 성직자였던 풀루타크는 2천년 전에 그의 저서인 영웅전에서 자살은 명예를 빛나게 하기 위하여 할 일이지 해야 할 일을 회피하기 위한 수치스러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기 혼자만을 위해 살거나 죽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라고 갈파했다. 이 처럼 자살에 대한 성인들의 경구는 냉엄했다. 인간은 하나님이 소환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스스로 생명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경고이리라. 누구나 삶에 공과가 있다. 다만 죽음으로 과오를 덮으려 하고 자살을 동정하거나 미화해서는 안된다. 누구든지 죽음으로 과오를 덮을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 주어야 한다. 특히 사회 지도층이라 일컫는 고위 공직자의 자살은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의 자살율은 10대와 30대 연령층이 가장 많다. 생애 스트레스를 가장 민감하게 받는 세대인 이들은 직업, 경제, 건강, 연애, 학업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지만 정치인, 연예인, 운동선수들의 자살 사건이 끼친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죽음은 자연의 이치이자 신의 섭리다. 산다는 것은 생각과 말과 발의 3중주라고 한다. 생각의 흐름, 말의 표현, 발의 동선 이 세가지가 오늘 나의 삶을 결정짓는다. 인터넷의 발달로 노년과 청년의 거리가 좁혀져 친구가 되는 길이 열렸다. 디지털이 지배하는 현대 문명은 노년과 청년이 어울리는 광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조선 시대 사대부들은 위아래 10년 정도는 친구로 여기고 교류 하는 풍토였다고 한다. 삶은 우리가 조금씩 아껴가면서 꺼내 놓고 싶은 보배요 행운이라고 어느 시인은 읊었다. 우리는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 하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노인이 되어 질병이 찾아오면 당혹하게 된다.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어 두려움에 싸여 병원을 찾게 되며 목표를 완치에 두고 수술을 단행하여 고통 속에서 타계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노년이 되면 질병의 완치 보다 병과의 공존을 목표로 하면 어떨까? 미국에서는 노인 환자의 여생을 고통 없이 평안하게 치유 하는 노인병 전문의가 있어 환영받고 있다고 한다. 만약 본인이 의식을 잃었을 때 연명 치료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미리 기록한 ‘사전 의료 의향서’를 작성하여 홈닥터에게 보관할 것을 권고한다. 유언장(will)도 겸하는 이 서류에 다음과 같이 적시한다. "본인이 의학적 소생이 불가능 한 식물인간이 되었을 때 기계적인 생명 연장 수단을 강구하지 말아 주세요. 단 통증 조절이나 편안한 임종을 맞이하기 위한 제반 조처를 취해 주셔서 위엄 있는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일몰 앞에서 자녀들과 친척에게 부담을 안기지 않기 위해서 이 서류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자살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으며 자살은 속죄가 될 수 없다. 자신에 대한 완전한 의무 위반 행동이며 부모님의 은혜를 배반한 불효 행위이기도 하다. ‘자살’을 반대로 생각을 바꾸면 ‘살자’가 아닌가? 김봉주(자유 기고가, 부영 고문) bjk1940@daum.net

06/08/2020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오페라 하우스](44회) 삶과 죽음 2020년 6월1일 새벽2시2분. 우주인 2명이 인류 최초의 민간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하는 쾌거를 달성 했다. 남아공 출신의 미국 기업인 엘론 머스크(49)가 30년 후 지구인을 화성에 이민 보낸다는 꿈같은 프로젝트를 목표로 제작한 ‘스페이스 X’호가 첫 단계에서 성공을 거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스페이스 X와 ISS의 전 도킹 과정이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진행되었으며 타고 간 우주선을 회수 하여 재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인간의 지식과 과학 문명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여 그 한계를 알 수 없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세계인들은 긴 터널에 들어가 어둠속을 달리고 있는 형국이다. 전 셰계적으로 712만여명이 감염됐고 40만6천여명이 숨졌는데 이 참사의 원인인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바이러스 균에 속수무책인 것이다. 겨우 접촉 금지, 손씻기와 마스크를 착용하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인류가 바이러스를 발견하여 인식하게 된 것은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동안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전염병에 대처 하는 백신을 개발하여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켰다. 10만년의 인류 역사 중에서 최근 수백년을 제외하면 인간 수명은 30세 이하였다. 선진국이었던 고대 로마 제국 시민의 평균 수명은 28세였으며 조선 시대 왕들의 평균 수명이 46세에 불과했다. 그 후 의약의 발전과 상하수도의 보급에 의한 위생 시설의 개량과 영양 공급으로 수명이 연장됐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대자연이 인류의 반자연적 생활 습관에 내린 징벌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인위적인 의료 행위로 인해 인간 수명이 너무 길어지니 자연의 자정 작용이 작동한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분석한 인류학자들도 있다. 그렇다면 지구상에 세계대전이 사라지니 대신 바이러스균을 퍼뜨렸단 말일까? 인간의 수명은 흔히 80평생이라고 말한다. 영국 신문 선( The Sun)지에 의하면 80세를 산다고 가정하면 26년은 잠자고, 25년은 일하고, TV 보는데 10년, 먹고 마시는데 6년, 전화 통화 시간 4 년, 화 내는데 2년, 화장실 가는데 3년, 기다리는 데 2년을 소비하는데 불행 하게도 웃는데는 겨우 88일 걸렸다고 한다. 우리의 삶은 평소 시간 관리에 대한 마음가짐에 따라 크게 변화할 수 있다. 최근 암을 비롯한 모든 병에 웃음 치료 효과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게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해 진다는 학설이 있다. 우리는 현재와 미래의 효율적인 시간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죽음은 미래의 일이고 삶은 현재의 일인데 어떤 연관이 있을까? 죽음은 우리가 살면서 하는 모든 일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사람은 언젠가 죽음을 맞이할 운명임을 자각하게 되면 원수 같던 사람을 용서하고 부모님과 친척에게 전화 자주하고 여행을 더 하고 사랑과 감사의 메시지를 친지들에게 전하게 될 것이다. 7일 동안의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임사 체험을 발표했던 하버드대학 알렉산더 신경외과 교수는 "사망은 의식의 종말이 아니다. 하나님의 의지 하에 의식이 계속된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이 끝나지 않는다"라고 술회했다. 한국에서 보면 결혼식에는 대부분 부모 손님이 오고 장례식에는 자녀의 손님이 오는 걸 보면 생과 사가 연결되어 있다고나 할까? 행복한 삶의 필요조건에 부부의 화합을 으뜸으로 꼽는다. 한국어에 아내를 ‘여보’(如寶, 같을 여, 보배 보)로, 남편을 ‘당신’(堂身. 집 당, 몸 신)이라 부른다. 즉 아내는 보배와 같고 남편은 내 몸과 같다는 의미다. 또한 마누라는 와 여편네는 의 준말이라고 전해진다. 결국 부부는 서로에게 귀한 보배요, 끝까지 동행하는 임을 호칭을 통해서 매일 부르게 한 옛사람의 깊은 뜻을 알 수 있다. 마지막까지 지켜줄 사람이 남편과 아내이므로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는 일은 당연지사라 하겠다. 코로나-19 백신 생산이 연말까지 가능하다는 뉴스는 기나긴 암흑 터널에서 출구를 알려주는 청신호로 희망을 갖게 한다. 최근 유행하는 카톡대화방에서 코로나 대처법을 풍자한 4자 성어가 생각난다. ‘누죽 걸산, 나죽 집산’. 즉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나가면 죽고 집이면 산다" 타의에 의한 재택 기간이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TV를 보면 죽음의 그림자가 가까이 다가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제의 비로 오늘의 옷을 적시지 말고 내일의 비를 위해 오늘의 우산을 펴지 말라던 금언이 새삼스러워 진다. 독일 철학자 칸트의 유언인 (Es ist gut)로 생을 마감 할 수 있는 삶을 지향해야겠다. 그런가 하면 독일의 유태계 시인 하이네는 “하나님은 틀림 없이 날 용서할 것이다. 용서하는 일이 그분의 직업이거든"이라고 하나님께 어리광을 부리기도 했다. 전설적인 영국 출신의 미모의 영화 배우 오드리 햅번은 미모에 관심이 많은 전 세계 여성들에게 공감을 줄 유언을 남겼다. # 예쁜 입술을 가지려면 고운 말을 사용하라. # 예쁜 눈을 가지려면 남의 좋은 점만 바라보라. # 날씬한 몸매를 가지려면 남과 나누어 먹어라. 미국의 인도 출신 의사인 아톨 가완디는 그의 저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실버족들이 경청할만한 글을 남긴다. "사람은 추억을 나누고, 애정이 담긴 물건과 지혜를 물려주고 관계를 회복하고 이 세상에 무엇을 남길지 결정하고 신과 화해하고 남겨진 사람들이 괜찮으리라는 걸 확실히 해 두고 싶어 한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죽음이 가까워 올수록 자신의 이야기를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마치고 싶은 것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필자는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는데 동의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대충 책을 넘기지만 현명한 사람은 공들여서 읽는다. 그들은 단 한번 밖에 읽지 못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은 사람을 분발하게 하지만 안락한 환경에 처하면 쉽게 죽음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까 코로나 사태가 오히려 수명 연장의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은 세계화를 향해 무모하게 질주하다 생긴 실족사건으로 평가 된다. 바이러스를 극복하는 길은 자연보호운동을 전개하는 길이다. 인간과 동식물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구에는 세균이 침범할 공간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봉주 (자유기고가) bjk1940@daum.net

11/06/2020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김봉주(자유 기고가) 11월이 지나고 있다. 고국에서는 가을과 겨울의 건널목이지만 호주에서는 봄과 여름의 징검다리이다. 풍성한 감나무에서 감이 사라지고 나면 탐스런 잎새가 단풍과 함께 낙하한 자리에 빨갛게 물든 홍시가 추억처럼 달려 있는 고국의 늦가을이 떠오른다.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도는 울 엄마가 보고파진다. " 최근 7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0대 데뷔 시절을 방불케하는 가창력을 보여 전국의 실버족에게 희망을 안겨준 가왕 나훈아씨가 불러 히트한 노래 ‘홍시’ 가사 일부이다. 고국의 지방에서는 대부분의 주택에 감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넓다란 정원에는 물론 시골 마을의 마당에도 한두 그루의 감나무가 자리잡고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하얗게 감 꽃이 필 무렵이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었다. 당시 감나무에서 나는 단감, 홍시, 곶감은 가족의 인기 간식 메뉴이기도 했다. 감은 서양인 보다 동양인 특히 한국, 일본,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과일이다. 호주인들도 감은 선호하는 과일이 아니다. 특히 홍시는 부패한 과일로 오해해서 멀리 한다. 감은 비타민 A, B, C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면역력을 강화하고 시력을 보호 한다. 특히 노년층에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명을 초래하는 질환인 황반 변성을 예방한다는 최상의 건강 과일이기도 하다. 단감의 타닌 성분이 지방질과 작용하여 변을 굳게 하기 때문에 변비 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감은 숙성 상태와 보존 상태에 따라 연시, 반시, 홍시, 곶감으로 나누어진다. 감은 익어갈수록 각종 영양 성분이 농축되어 곶감은 단감보다 당도가 3배에 이른다고 한다. 감이 익어갈수록 탁월한 효능이 나타나듯이 우리네 인생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지혜와 경륜이 깊고 넓어진다. 노년은 삶이 자유롭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일하기 싫으면 놀고, 놀기 싫으면 일하고, 머물기 싫으면 떠나고, 떠나기 싫으면 머물고.. 노년은 바람처럼 살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대신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산이 높다고 해서 명산이 아니듯이 나이가 많다고 반드시 어른은 아니다. 만사를 가려보고 새겨듣고 판단이 그르지 않으면서 품위를 유지하는 생활이 존경받는 노년의 길이다. 발효와 부패라는 단어가 있다. 발효는 효모, 박테리아 등 미생물에 의하여 유기물이 분해되는 작용이다. 부패도 균에 의하여 단백질이나 유기물이 분해되는 작용이다. 발효와 부패는 유기물이 분해되는 과정은 같은데 효과는 정반대이다. 발효는 자신의 작용으로 더욱 유익한 물질을 생성하여 도움을 준다. 이에 반해 부패는 부패균을 발생시켜 악취를 풍기고 유독 물질을 배출하여 주위 환경에 피해를 준다. 노년도 이와 같이 두 가지 패턴으로 나누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부지런히 움직이며 힘든 이웃을 돕고 더불어 사는 법을 몸소 실천하여 청소년에게 모범을 보여 주는 이들이 발효(醱酵, fermentation)권에 해당된다. 물속에 있으면서도 목말라 하면서 늘 갈증 상태로 이기심이 꽉 찬 과욕의 노년층은 부패(腐敗, putrefaction)권에 속한다고 판단된다. 11월은 죽음을 묵상하는 달이다. 올해 11월 11일 오전 11시 코리아 부산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캠페인이 전세계적으로 베풀어졌다. 부산 유엔 기념 공원에 잠들어 있는 6.25 참전 용사를 추모하는 ‘부산을 향하여(Turn toward Busan)’ 행사에 세계인이 동참하는 범세계적 행사에 의미가 깊었다. 11월 11일은 세계 1차 대전 종전일이다. 호주를 비롯한 영연방 국가에서는 이날(Remembrance Day)에 묵념의 시간(a moment of silence)을 갖고 호국 영령을 추모한다. 이날 호주에서는 양귀비꽃(poppies)으로 현충일 기념행사를 한다. 전쟁 중에 숨진 병사들의 붉은 피를 상징하기 위해 양귀비 꽃을 전시한다. 인생의 죽음도 자연의 이치이자 신의 섭리다. 그러니까 죽음도 삶의 일부라고 정의할 수 있다. 1528년 교황의 인준을 받은 로마 가톨릭 카푸친 수도회 소속 수도사들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고 인사를 나눈다. "당신의 죽음을 묵상하라"라는 의미이다. 카푸친 출신 수도사가 묻힌 납골당에는 "우리도 당신과 같았다. 머지 않아 당신도 우리와 같아 질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커피의 종류에서 카푸치노(Capuccino)는 많은 사람들이 선호 하는 커피다. 유럽 스타일로 원두커피를 고온으로 압축해서 만드는 카푸치노는 우유 섞인 커피에 계핏가루(혹은 코코아 가루 )를 뿌린 커피이다. 카푸친 수도회에서 유래한 카푸치노는 이들 청빈의 상징인 두건이 달린 원피스 모양의 옷 모습과 진한 갈색 커피 위에 우유 거품을 얹은 모습이 수도사들의 두건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우리의 의식을 감성 상태로 만들어 늘 깨어 있는 의식을 갖도록 하면 어떨까? 이 달은 1년의 종말이 아니라 성숙의 결정이다. 오래된 것은 아름답다. 거기에는 세월의 흔적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삶의 우물에서 길어 올린 인생의 지혜는 노년의 특권이다. 끊임 없이 사건을 겪고 선택을 하며 살아온 인생이 아닌가? 11월이 오면 나는 유리알처럼 투명한 하늘 아래 감나무 가지에 매달려 차갑게 익어가며 낙하를 기다리는 홍시가 생각이 난다.

19/11/2020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늦가을이 바람으로 느껴지는 호주의 5월이다. 깊어 가는 가을, 낙엽의 계절이다. TV를 비롯한 매스컴에서는 연일 코로나-19 감염 실태에 대해 호주 각주를 비롯한 전세계 현황을 긴박하게 다루고 있다. 선진국 상위 랭킹의 국가들에서 1만명대 사망자 발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언제쯤 진정될 것인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동안 우리는 놀랍게도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처럼 살아오고 있었다. 산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발로 움직이면서 사람들과 어울려 생활하는 것일 진데 이번 코로나 사태가 ‘집에 머룰기(Stay Home)’, ‘록다운(상가 등 폐쇄, Lockdown/Shutdown)’이라는 전대미문의 강제 조치로 인해서 삶의 회로가 변형되어 우리를 당황하게 만든다. 그러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신종 바이러스에 의해 인간은 언제 어디서나 죽을 수도 있겠구나하는 현실감이 눈앞에 다가왔다. 안락사(assisted suicide)나 존엄사(death with dignity), 자연사(natural death)가 아니라 돌연사(unexpected death)를 당할 수 있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지난 날 잘 죽을 수 있는(well dying) 사람이 잘 살 수 있다 (well being)고 다짐하면서 잘 늙자(well ageing)고 스스로 위로하던 실버 세대들에게 코로나 충격이 현실로 다가와 불안에 떨게 한다.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종교는 생활의 부패를 막는 향료라고 설파했지만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이기도 하다. 지중해 문화권에서 발생한 종교인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3대 종교는 물론 인도의 불교에서도 죽음을 테마로 하고 있다. 사후 세계를 중시하여 천국과 지옥, 열반과 지옥의 개념을 공유하고 있다. 2천년이 지난 과학의 시대에서 사후 세계는 어떻게 설명되고 있을까? 독일의 우주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육신은 죽어 사라지더라도 영혼은 미립자인 광자(光子, photon)형태로 존재 한다. 빛을 구성하는 미립자와 영혼을 구성하는 미립자는 같다"고 실험 결과를 증언했다. 한편 영국의 우주물리학자 스티브 호킹은 "두뇌는 부품이 고장나면 멈추는 컴퓨터와 같다. 망가진 컴퓨터에 천국이나 사후의 세계는 없다. 사후 세계는 어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요정이야기같다. 인간이 과학을 이해하기 전 까지는 신이 우주를 창조했다고 믿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현대 과학이 더욱 설득력있는 설명을 제공한다"라고 주장했다. 필자는 사후 세계를 경험해 보지 않아서 알 수 없지만 맑은 영혼을 간직한 채 사람들끼리 부대끼면서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주고받으며 살고 있는 지상이 축복받는 또 하나의 천국이 아닐까하는 상상을 해 본다. 그래서 신약성경 마태복음에 기록된 주기도문에도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 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 지이다"라고 기도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 ‘자가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우리는 사람에 대해서, 사회생활에 대해서 숙고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이라는 단어의 받침이 날카로운 사각형을, 동그라미로 바꾸면 사랑이 된다는 이치를 깨닫게 해 주었다. 평소 사람들과 지내면서 생긴 질투, 비난, 중상, 보복하는 날카로운 마음이 고독과 명상의 날들을 보내면서 모서리가 사라지고 사랑의 원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된다면 인생을 사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또 가족과 친구들, 사랑했던 사람들과 함께 했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깊이 깨닫게 된다. 이번 기회에 독서하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은 공기와 마찬 가지로 인간의 삶에 귀중한 요소이다. 좋은 책을 읽고 있으면 내 영혼이 맑아진다. 그래서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지 않던가? 언젠가 대한항공 스튜어디스 K양의 수필에서 “1등석(first class) 승객들의 공통점은 행선지에 도착할 때까지 책을 놓지 않는 것”이라는 내용을 읽었다. 이코노미 요금의 4배 이상을 지불하는 1등석 승객은 성공한 사업가일테니 독서가 축재의 기능도 한다고 보아야겠다. 그날이 오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멸되는 날, 전세계 인류가 각성하여 자연이 주는 경종을 교훈으로 삼고 핵무기 경쟁이 아니라 자연 보호 올림픽을 개최하자. 이번 사태는 인류가 분수를 모르고 자연을 파괴하다 생긴 ‘실족 사건’이다. 이번의 재난이 나를 잘 아는 계기가 되어 어떤 운명이 닥쳐도 감당할 수 있다는 자기 능력에 대한 신뢰가 생기면서 타인에 대한 사랑의 눈을 뜨게하는 변곡점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기 자신을 사랑함으로써 다른 사람을, 나아가 세상을 사랑 하게 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생활 속 거리두기 그러니까 ‘행동 백’이 코로나-19 백신이 생산되기 전 까지 최선의 감염병 예방법일 것이다.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지기 마련이요(會者定離), 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올 것이요(去者必返).” 우리는 서로 만나 교류하다가 바이러스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과정에서 사랑의 실천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사랑은 오염에 찌든 지구를 청명한 대지로 탈바꿈하는 아름 다운 미래를 가꾸는 비료이기 때문이다. 김봉주 (자유기고가) bjk1940@daum.net

07/05/2020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한인 사회에서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결혼 적령기 자녀의 미혼을 꼽을 수 있겠다. 더구나 보수적인 가정교육을 받은 내성적인 성격의 처녀 총각들 중 특히 갈수록 나이가 많아지는 처녀들의 경우,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들의 속이 타 들어 간다는 부모들의 토로가 공감이 된다. 부모의 도움 없이 알아서 짝을 맞추는 자녀들이야말로 효자, 효녀 반열에 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혼인은 만복의 근원이라고 했다. 결혼은 인간의 가장 자연스런 상태이다. 따라서 사람은 결혼 생활에서 적절한 행복을 찾게 된다. 결혼은 문학적으로 해석하면 사랑의 시를 산문으로 번역한 것이며 의학적으로는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유지시켜 장수를 누리게 된다는 통계가 발표되기도 했다. 우리가 초등학교와 중,고교 동창들에게 애틋한 정이 느껴지는 것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부부는 함께 늙어가기까지 하니 얼마나 좋은 관계인가? 부부란 둘이면서 하나일 수 있고 하나이면서 둘일 수 있다. 해외에서 소수민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한인 교포 사회에서는 성장기의 남녀 교제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어서 혼인이 더욱 어렵다. 필자는 교민 자녀들이 초등학교(Primary School)에 입학하면 한글학교가 개설되어 있는 교회에 출석하여 성경과 한글을 배우면서 서로 얼굴을 익혀 주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해외에 살면서 모국어는 말할 것 없고 2개 이상의 외국어는 공부해야 되지 않을까? 성장기에 배운 외국어는 평생 잊혀 지지않으며 국제 사회에서 생활하는데 큰 무기가 된다는 사실은 유태인들이 증명하고 있다. 유태인들의 부모들은 어린 시절부터 자녀들에게 5개 국어를 가르친다고 한다. 다섯 나라 언어를 말할 수 있으면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나 성공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혼인이 어렵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이혼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여 더욱 안타깝다. 한국의 통계(2017년)에 따르면 이혼이 10만 5천 건으로 평균 이혼 연령이 남녀 공히 40대에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전체 이혼 중 외국인과의 이혼 구성비는 6.7%. 한국 남성과 이혼한 외국인 아내 국적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 순이며 한국 여성과 이혼한 외국인 남편 국적은 중국, 일본, 미국 순이라고 한다 한편 앞서 한호일보에 호주 한인 이혼율이 점점 상승하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호주 평균 이혼율을 넘어섰다는 우울한 기사가 보도됐다. 가장 이상적인 결혼은 눈먼 여자와 귀머거리 남자와의 짝이라는 우스개소리도 있지만 부부는 대화와 이해라는 두 개의 바퀴에 의해 굴러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화와 이해의 균형 유지이다. 대화의 단절과 이해의 결핍은 좌절과 파멸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진단한 어느 심리학자의 글이 생각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부부가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을까? 레바논에서 미국으로 이민 가서 유명한 작가가 된 칼릴 지브란은 만인에게 보내는 주례사를 선보였다. "너희는 함께 태어났으니 영원히 함께하리라. 신의 말 없는 기억 속에서도 너희는 함께 있으리라. 그러나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서로 마음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마음속에 묶지는 말라.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서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나름대로 필자가 종합한 부부 생활 10계명을 적어 본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인 성경에 그리스도인이 지켜야 할 10계명이 있듯이 결혼 생활에도 부부가 지켜야 할 계명이 있어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 ⟪부부 생활 10계⟫ 제 1 계: 두 사람이 동시에 화를 내지 말자. (두 사람이 동시에 던지면 받을 손이 없다. 꼭 화를 내야 할 경우라면 테니스에서 공을 치듯이 교대로 하면 좋을 듯) 제 2 계: 집에 불이 났을 때 이외에는 고함을 지르지 않는다. (소프라노는 베이스로, 테너는 낮은 알토로 화음을 조절한다.) 제 3 계: 눈이 있어도 흠을 보지 말며 입이 있어도 실수를 말하지 말라. 제 4 계: 아내나 남편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 제 5 계: 아픈 곳을 긁지 말라. (상처는 싸매 주는 것, 가려운 곳은 서로 긁어 주는 것이다.) 제 6 계: 분을 품고 침상에 들지 말라. 제 7 계: 처음 사랑을 잊지 말라. 제 8 계: 결코 단념하지 말라. (내가 먼저 풀자. 기다리는 것은 금물) 제 9 계: 숨기지 말라. 제 10 계: 본래의 중매인인 하나님을 따돌리지 말라. (그분 앞에 겸허하게 손을 잡고 기도하라 ) 마지막으로 결혼을 미루는 인간은, 전장에서 도망하는 병사와 같다는 명언을 미혼 남녀에게 보낸다. 김봉주(자유기고가) bjk1940@daum.net

21/02/2019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This, too, shall pass away..)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이름의 세균 공포탄(?)이 중국을 시발지로 한국, 일본을 거쳐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과 미국, 호주 등 전 세계로 퍼지며 지구촌에 두려움과 공포의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그동안 추이를 지켜보며 은인자중하던 세계보건기구(WHO)가 마침내 전염병 최고 경보 단계인 ‘팬데믹(pandemic: 대유행 )'을 공식 선언했다. 바이러스는 박테리아와 달라 그 크기가 박테리아의 100분의 1이며 다른 유기체의 살아있는 세포 안에서만 생물활동을 하는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 형태라고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대체로 겨울철을 맞은 북반구 나라 중심으로 감염이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열대 지방이나 여름철인 남반구 국가들은 청정 지역이었다. 그런데 가을에 접어들자 호주에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긴장감이 더해 가고 있어 더욱 경계심이 요망된다. 일부에서는 사재기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이 전염병은 독감의 일종으로 겨울에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어 남반구 국가들도 위험군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사례 중 한국에서는 신천지교회 사태를 보면서 경악을 금치 못 했다. 등록 교인 20여만명이라는 많은 숫자도 놀랍지만 신도들 중 청년층의 비율이 70%를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나 또 한번 충격을 주고 있다. 고등교육을 받은 지성과 이성을 갖춘 청년들이 기독교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교회에 열광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청년 실업과 꿈의 상실로 인해 많은 청년들이 절망 속에서 두렵고 불안한 미래에 고립감과 외로움을 달래주는 곳을 찾아 헤맨 결과가 아닐까? 또한 ‘내세 구원론’을 소리 높이 외치며 축제를 열고 예수의 가르침을 거스르고 있는 서울의 일부 대형 교회들의 일탈에 절망한 점도 한 몫을 했으리라 짐작된다. 신천지 탈퇴자들은 “신천지교회는 내세 구원론 보다 현세 구원론으로 기성 교단의 틈새를 파고들어 영성을 자극하여 신도들을 조직적으로 포섭한다”고 증언했다. 북한의 카드섹션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수료식이 유튜브 등에 떠돌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종교와 신앙의 자유가 허용되지만 종교의 본질을 변질시키며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상식 이하의 행동과 자기 교리에 굴복시키는 교회는 사이비 이단으로 평가 된다. 한국 이단 교회들의 역사를 보면 ‘자칭 교주’가 사망하면 그 교회도 사멸되는 결과를 보여 준다. 코로나 사태에서 우려 되는 점은 전염병 자체보다 감염병이 주는 공포와 두려움이다. 세계 2차 대전을 승리로 견인한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도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공포 그 자체”라고 갈파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 교육, 경제, 무역, 금융, 관광, 올림픽을 비롯한 체육계 등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사회 활동을 통한 개방적 사고와 합리적 협동 정신의 함양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미지의 것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 희망을 찾아야 한다. 공포는 언제나 실제보다 무서운 것이다. 또한 공포는 위험보다 크다(Fear is often greater than the danger)고 서양에서도 전해진다. 그러나 공포가 있는 곳에 희망도 있다. 15세기 포르투갈 항해사인 가 당시 인도와 극동으로 가는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전력투구한 과정은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디아스는 아프리카 대륙에 땅 끝이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장장 1만km에 달하는 아프리카 서해안을 따라 높은 파도와 태풍으로 인한 공포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탐험한 끝에 마침내 아프리카 대륙이 끝나고 처음으로 동쪽으로 도는 지점에 있는 희망봉(Cope of Good Hope)을 발견해 국제 무역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지겹고 긴 항해 중에도 희망을 갈망하고 추구하는 사람을 결코 외면하지 않는다는 철리를 증명해 주었다. 세계의 IT 업계의 선구자인 빌 게이츠도 예언했듯이 앞으로 인류의 더욱 큰 적은 핵무기보다 바이러스 균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어쩌면 바이러스 균이 인류의 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겠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천적이 없는 동물은 시간이 갈수록 허약해지고 천적이 있는 동물은 점점 강해지고 웬만한 공격은 스스로 이겨낸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받은 고통과 두려움은 인류에게 마음의 면역력을 높여주고 겸손을 가르치려는 시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시드니-인천을 운항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상당 기간 결항됐고 많은 세계 항공사들이 국제선을 감축했다. 콴타스는 국제선의 90%를 줄였다. 그런데 태양을 중심으로 우주 공간을 비행하고 있는 지구 행성을 타고 있는 70억명의 승객은 마음대로 운항을 줄일 수도 타고 내릴 수도 없다. 한마디로 ‘공동 운명체’이다. 동승하고 있는 지구 승객끼리 고립과 단절보다는 협조와 봉사를, 불화와 분쟁보다는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게 된다면 천적(?)으로 등장한 바이러스도 인류의 면역력과 백신으로 소멸 되리라 확신한다. 모든 나라는, 모든 인종은 서로 이어져 있다. 바다 위에 외롭게 떠 있는 섬도 뿌리는 대지에 이어져 있지 않는가? 자, 이제 와 를 생활화하자. 손, 얼굴, 몸 씻기를 철저히 실천하면서 바이러스가 비누를 만나면 자살한다고 하니 비누를 애용하자. 는 하루 세끼 밥 먹듯이 습관화한다. 노인이나 직장인은 제자리 걸음도 추천한다. 걷기야 말로 최고의 양생술(養生術)이다. 양생이란 기(氣)∙정(精)∙신(神)을 잘 순환시켜 생명력을 보전하는 도가의 의학적 비전이다. 걷기는 거의 모든 병의 치유법에 속한다. 손자병법에 ‘삼십 육계 줄행랑’을 표현하는 말인 ‘걸음아 날 살려라’는 현대인에게 필요한 생존 전략이다. 모든 사람이 같은 양심을 가지고 있다면 이상한 일 이지만 남을 또 다른 나 자신으로, 생명의 한 뿌리에서 나누어진 가지로 해석하자. 사람의 이성과 지성으로도 해석이 어렵다면 기도가 우리를 도와 줄 것이다. 전설적인 지혜와 슬기의 왕 솔로몬이 왕자 시절 좌우명으로 삼았다는 명언이 우리를 일깨우게 한다. “지금 너무 힘들고 어려워도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This, too, shall pass away) 김봉주 (자유기고가) bjk1940@daum.net

19/03/2020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코로나 방역 대책을 시행하고 있는 호주.  경찰과 군인이 동원되어 행정 법규를 위반한 시민들에게 현장에서 벌칙금을 부과하는 나라에 우리는 살고 있다.전국민이 마치 초등학생이 된양 방역 당국의 지시를 순순히 따르고 있다.필자의 집 인근 공원에 파라마타강변을 따라 조성된 트래킹 코스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주민들이 허용된 범위와 인원으로 이 코스를 이용하고 있다.그런데 이 산책로가 사람만이 아니라 애완견을 끌고 오는 행인들 중 약 80%가 개의 목줄을 풀어 놓은 상태로 왕래하는 바람에 노약자나 유모차를 끄는 주부들을 불안하게 만든다.이에 필자는 2년 전 NSW 주정부 Local Health District에 편지를보내서 코스 주변 공원에 경고장 설치를 건의했더니 주정부가 10여 군데에 경고 간판을 세웠다."언제나 개의 목줄을 메시오"(Please keep your dog on a leash and controlled at all time)라는 경고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어쩌다 필자가 개 주인에게 목줄을 메라고 지적하면 한결같이  “우리 개는 순하다”면서 송아지만한 불독을 자랑한다.아니 자기 주인에게 순하지 않는 반려견이 어디 있을까?이러다 보니 공원 트래킹 코스는 온통 개 운동장이 되어 수십 마리의 개가 뛰노는 경연장이 되고 있다.준법정신이 강한 호주인들이 이런 경고를 무시한 이유가 어디에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법규 위반 시 부과될 벌금 조항이 경고판에 적혀 있지 않았던 것이다.호주인을 비롯한 서양인들의 준법정신 전통에는 벌금의 역할이큰 것으로 생각된다. 호주에서는 코로나 방역 법규 준수는 물론 교통 법규나 공공질서 위반 행위에는 고액의 벌금이 즉석에서  부과된다.사람이 받는 스트레스 중 벌금을 부과 받았을 때 느끼는 감정은화를 냈을 때와 마찬가지로 독소가 몸 안에 퍼진다고 한다. 현금을 받았을 때와 웃을 때 느끼는 감정이 비슷하다는 이론이 있는 것처럼. 벌금의 영향력은 질서 유지의 명약이 되고 있다.개 목줄은 외출할 때 착용 시켜야 할 필요한 끈이라 하겠다. 그런데 인간에게도 다섯 가지의 끈이 있는데 이를 잘 활용하면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인생은 끈이며 이는 길이요 사회 연결망이기도 하다.# 매끈:  항상 웃으며 세련된 몸가짐과 외모를 가꾸며 깔끔한 성품을 지닌다.# 발끈: 어려운 순간이 와도 발끈하지 않는다.# 화끈: 모든 일을 지금하라. 통 큰 결단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질끈: 비난 받아도 용서하라. 그리고 복수하지 않고 참는다.# 따끈: 따뜻한 사람이 되자. 인간미 넘치는 사람이 건강하다.코로나 팬데믹으로 세계는 통행금지라는 전대미문의 제한을 받고 있다. 한인 이민 1 세대들에게는 ‘통금(통행금지)’이라는 용어가 낯설지 않다. 광복 이후 37년동안 밤 12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야간 통행이 금지된 생활을 이들은 경험했다.밤 12시 각 경찰서에서 통금 사이렌이 울리면 한국민은 각자의 숙소에 도착해야 한다. 전국이 암흑 속에서 적막강산으로 변한다.다음 날 새벽 4시에 통금 해제 사이렌이 울리면 시민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각 경찰서 유치장(보호실)에는 통금 위반 시민들로 넘쳐 난다. 주로 음주족들이 대세를 이룬다. 그래서 그런지 통금 해제에 주부들이 시큰둥했었다고 한다.그런 역사를 가진 통행금지가 2021년 시드니에서 록다운(Lock down)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됐으니 감개가 무량하다. 고국에서는 북한 공산 정권과의 전쟁이 원인이었다면 지금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인 것이다.최근 유엔 총회에 문재인 대통령 특별사절 자격으로 참석한 방탄 소년단(BTS)이 연설한 미래 세대의 메시지가 울림을 준다. 통행과 교류가 막혀 답답함이 최고조에 도달하고 있지만 희망의 노래가 위안을 준다."세상이 멈출 줄 알았는데,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모든 선택은 변화의 시작이라고 믿습니다.새롭게 시작되는 세상에서 서로에게 웰컴(welcome)이라고 말하면좋겠습니다. 생명이 있는 한 희망도 있습니다다."그렇다. 생명이 있어야 희망도 있다. 죽고 난 뒤에는 아무 것도 바랄 수 없다.성경의 한 구절(마태복음 16장26절)을 인용한다."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 하리요.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과 바꾸겠느냐?"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족의 중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 가족은 밥에 비유된다. 하루 세끼 밥을 먹어도 다음날 또 배고픈 것처럼 가족끼리의 사랑도 꾸준히 먹어야 살아 갈 수 있다. 상대를 위해 늘 배려하는 마음을 간직 하면서...때마침 시드니는 10월11일부터 코로나 제한 규정이 완화된다는 희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니까 통금 해제 사이렌이 울리는 새벽이 가까워 오고 있다는 신호다.  김봉주 (자유 기고가, 부영 고문) bjk1940@hanmail.net

07/10/2021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나이가 들면 세월이 빨리 간다고 쓸쓸해 한다. 과연 그럴까? 세월은 정지해 있는데 사람들 마음이 달려가고 있는 건 아닐까 ? 세월과 나이의 상관관계가 자동차 속도에 비유되기도 한다. 10대는 시속 10km의 저속으로 시작해서 20대는 시속 20km로 서서이 속력을 내기 시작해 30, 40, 50대에서 가속이 붙어 70, 80대에는 70, 80km 과속으로 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 원인이 나이가 들어 갈수록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 변화가 별로 없어 세월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는 가운데 캘린더는 어김없이 넘어 가니 날짜가 쏜 화살처럼 보이기 때문이리라. 흔히 코리언의 특성으로 ‘빨리 빨리’를 들 수 있다. 코리언의 DNA에 빠른 모터가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분주하기 이를데 없다. 그런 코리언들이 이 몸에 밴 호주인 사회에서 생활하는데 인내심이 무척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국제 전화 국가번호도 82가 되어 ‘빨리’를 연상케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특히 분주한 민족성을 가진 한민족에게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은 때로는 강제로라도 멈추어 설 때 복을 받을 수 있다. 세계 최고 부호인 미국의 빌 게이츠는 코로나 팬데믹에 즈음 하여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코로나를 지구의 병환으로 진단하고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을 주었다고 발표했다. # 모든 사람이 종교, 직업, 문화, 재산, 연령에 상관없이 평등 하다. # 세계는 하나이며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 인간이 물질의 노예로 전락했다. # 무엇보다 건강이 가장 소중하다. # 가족 유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코로나 사태는 우리에게 세월이 물처럼 흘러감을 실감케 하고 있다. 온라인 비즈니스와 재택근무는 세상의 변화 속도를 체감 하지 못 하게 하고 있다. 세월의 변화를 느끼지 못한 가운데 날자는 가고 있어 나이만 먹게 된다. 나이에 대한 현대와 과거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UN에서는 2015년 인간의 발달 단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발표하여 전세계 실버족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 19세에서 65세까지를 청년기 - 66세에서 75세까지를 중년기 - 76세에서 85세까지를 장년기 - 그 이후 나이를 노년기로 규정하여 당사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과거와 현재의 노인들의 육체와 정신의 건강 상태를 비교해 보면 실버족은 현재의 나이에 0.7을 곱하면 과거의 나이와 동일 하다는 속설에 공감이 간다. 그러니까 현재 80세는 과거 56세와 같다고나 할까? 과거에 한국에서는 아이가 출생하면 백일잔치를, 1년 후에 돌잔치를 베풀었다. 당시 영아 사망율이 높아서 그날까지 살아 남았다는 안심 파티라 볼 수 있었다. 나이가 들어 부모가 60세가 되면 자녀들이 환갑잔치를 크게 벌여 친인척과 지인들을 초대했다. 이는 60세 넘어 생존한 노인들이 드물었기 때문에 장수 축하 의미였으리라. 한민족은 조선시대부터 나이로 서열을 정한다는 장유유서(長幼有序)를 철저히 지켜왔다. 공사를 불문하고 나이 많은 이를 존중 해온 것이다. 호주 한인 사회의 교민 2세들이 남녀를 불문 하고 형,언니로 부르며 깍듯이 선배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아름다운 풍습이 해외에까지 전해 내려옴을 알 수 있다. 전세계 실버족들의 롤 모델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니 ‘홍고’라는 영원한 청년이 있었다. 17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 공화국에 동서고금을 통해 최고령 공직자의 기록이 있다. 홍고(1704-1821)는 117세 장수를 누렸으며 5번의 결혼을 했고 49명의 자녀를 두었다. 특이한 점은 그는 평생에 앓아 누운 적이 없고 시력, 기억력, 청력이 마지막 날까지 확실했다고 한다. 그의 머리카락은 100세 때, 수염과 눈썹은 112세 때 다시 까맣게 되었다. 116세 되는 해 그의 잇몸에서 새로운 2개의 사랑니가 났다. 그는 115세에 지중해 에게해에 있는 키프로스 섬 주재 베네치아 영사에 임명되었다. 그는 자신의 놀라운 불로장수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행동해서 자기를 항상 젊게 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 그는 숨지는 날까지 매일 12.8km(약 1만8천보)를 걸었다. # 그는 매일 용모 단정한 젊은 숙녀와 동석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늙은 말은 길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남자는 자기가 느낄만큼 나이를 먹지만 여자는 남에게 그렇게 보일 만큼 나이를 먹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남자는 늙어 감에 따라 감정이 나이를 먹고 여자는 얼굴이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와 가정에서의 아내의 지위는 정비례한다. 20대에는 가정의 귀염둥이로 출발하여 30대에 기호 식품, 40대에 가재 도구, 50대에 가보로 승격하며 60대에 지방 문화재의 직위로 자리매김하여 70대에 대망의 국보의 위치에 이르게 된다는 친구 H씨의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한편 학창 시절 대부분이 남자인 교수들의 강의 내용을 회고해 보면 30대 교수는 어려운 것을 가르치고, 40대 교수는 중요한 것을 가르치고, 50대 교수는 아는 것을 가르치고, 60대 교수는 기억나는 것을 가르쳤지 않았나 싶다. 사람은 늙어 가는데 나무는 정정이 자란다. 호주는 지상의 천국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호주 교민들은 살아서 으로 거주지를 옮긴 행운아들이다. 더구나 시드니는 세계 3대 미항 중에서 첫번째로 꼽는 아름다운 항구로 공인되어 있다. 아름다운 자연의 축복 속에서 열심히 걷기 운동을 생활화해서 건강을 돌보고 답답한 코로나 터널 속에서도 감사와 은혜를 잊지 않도록 기도하자. 행복은 과거나 미래의 것이 아니다. 행복은 현재의 선택이다. 김봉주 (자유기고가) bjk1940@daum.net

24/09/2020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어머니!’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포근해지는 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녀의 인격 형성에 작용하는 어머니의 영향력은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어머니 품에서 자라나는 유아기는 물론 소아기를 거쳐 청소년기의 성장 과정을 좌우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까 한 인간의 성품을 형성하고 인격을 함양하는데 어머니의 언행이 큰 몫을 차지한다. 오죽했으면 ‘어머니가 없는 아이는 손잡이가 없는 문과 같다’는 속담이 생겨났을까?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노벨상을 수상한 민족인 유대인은 어머니의 가정교육이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모유 수유를 원칙으로 자녀를 기른다. 학교생활에 맡기는 우리와 달리 가정생활에서 학문에 대한 흥미를 일깨워 주고 철저한 위생 관념을 심어 주어 건전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를 단련시킨다고 한다. 물론 철저한 신앙생활을 겸해서.. 이들은 이러한 위생관이 생활화되어 중세기 유럽에 창궐했던 페스트 전염병이나 스페인 독감 등 팬데믹(감염병)에서 희생이 가장 적었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 국민들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3대 장점이 있다. 첫째 정직, 둘째 청결, 셋째 친절이다. 이 세가지의 일본 국민성은 어머니가 소아기부터 가정에서 몸소 실천함으로써 모범을 보이는 살아있는 교육의 힘이라 할 수 있다. 근세기 들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 화장품이 성행하게 된 것은 중세 유럽에는 몸을 씻는 문화가 없어서 악취를 커버 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는데 네덜란드인이 일본에서 목욕 문화를 배워 집안에 샤워 시설을 설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유럽의 청결 습관은 일본에서 수입한 셈이다. 여성과 남성은 차이가 크다. 하나님이 최초의 여성을 남자의 머리에서 만들지 않는 이유는 남자를 지배할 정도로 영리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다리에서 만들지 않는 이유는 남자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갈비뼈에서 만든 이유는 여자가 항상 남자의 마음 근처에 있도록하기 위해서라고 탈무드는 분석한다. 여성은 알콜 분해 능력이 남성의 5분의 1정도 이지만 눈물은 남성보다 5배가 많다고 한다. 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는 어머니되기를 포기하는 슬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9년 한국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동향 조사에서 작년 출산율이 0.92명이라는 참담한 결과가 나왔다. 이는 여성 가임 기간인 15-49세 사이에 낳을 것으로 기대하는 평균 출생아 숫자가 1명도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OECD(34개 선진국) 회원국 출산율인 평균 1.65 명에 못 미치는 압도적인 꼴찌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100년 후에는 한국 인구가 0명이 되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운명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다행히도 우리가 살고 있는 호주는 1.74 명, 북한은 1.9로 평균 출산율을 웃돌고 있다. 어머니가 된다는 사실은 위대한 인류의 사명이다. 여성이 출산할 때의 진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불경에서도 어머니가 아이를 낳을 때 3말 8되의 응혈을 흘리고 8섬 4말의 모유를 먹인다고 하였다. 지상의 동물 중에서 출산할 때 가장 힘든 포유류는 인간이다. 왜냐하면 모든 포유류는 네발로 걷고 다녀서 출산이 수월하지만 인간은 직립 보행을 하게 되어 골반을 통과하는데 난관을 겪게 된다. 평균 약 10 시간의 진통 후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산통이 희열로 바뀌는 기적이 일어나며 기쁨, 감사, 은혜가 충만함을 느낀다고 한다. 현대에는 임신과 출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옛 한국 농촌에서는 밭에서 일을 하다가 산기를 느껴 집으로 돌아와서 문고리 붙잡고 아기를 술술 낳았다고 할머니가 전설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당시에는 모두가 좌식 생활을 했으며 특히 밭이나 논에서 일하면서 앉았다 일어섰다하는 반복 노동이 임산부 운동이 되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더구나 치마를 입고 있어 여성에게 필요한 음기(땅의 기운)가 산도에 영향을 주었다고 하겠다. 그런데 대부분의 여인이 치마 대신 바지를 입고 다니는 현대 의류 패턴이 지기(地氣)가 필요한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여 임신율이 낮고 난산의 원인이라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조물주는 여성의 출산을 위한 고통의 대가(?)로 수명을 남성 보다 평균 7년 이상 연장 시켜 주었다고 필자는 풀이한다. 여자의 일생을 보면 생리 기간이 28일 주기로 1회, 평균 6일이며 1년이면 13회로 80일 동안이다. 대략 35년 동안 계속 되니 35 곱하기 80은 2800일이 된다. 그러므로 7년 반의 기간이 출산을 위한 준비 기간인 셈이다. 여성은 어머니로 탄생하는 순간 더욱 위대해 진다. 왕년에 자칭 ‘한국의 국보’로 칭하며 국민의 사랑을 받던 국문학자 고(故) 양주동 박사(전 동국대 교수)가 지은 〈어머님의 마음〉이 새삼 떠오른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며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신(GOD)은 도처에 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어머니를 만들었다는 격언이 있다. 그렇다. 어머니는 영원히 잊지 못할 한권의 책이다. 살아 생전에는 항상 마음 속을 떠나지 않고, 고인이 되어서는 꿈속에 자주 나타나는 것을 보니 자녀를 향한 일편단심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나 보다. 김봉주(자유 기고가, 부영 고문) bjk1940@daum.net

09/07/2020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조선시대 말엽 외국 선교사들이 조선 백성에게 영향을 준 업적 중 하나는 신도들의 금주 실천을 생활화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당시 지배계층인 양반과 일반 평민들의 대부분은 아침 식사부터 ‘반주’를 곁들어 상식 함으로써 하루 종일 몽롱한 취기 속에 생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로 약주 시대 혹은 막걸리 시대였다고 본다. 한편 유럽에서도 중세시대 성인들의 음료는 와인이나 맥주 같은 알코올을 과용했다. 17세기 기록을 보면 평균적인 가정의 맥주 소비량은 남녀노소 어린이 포함 1인당 하루에 3리터나 되었다. 종교 개혁으로 시작된 프로테스탄트 신자들은 와인 대신 커피를 마심으로써 의식을 각성 상태로 만들어 이성적인 생활을 유도하여 늘 깨어 있는 의식을 유지토록 했다. 유럽의 커피가 서양인들에 의해 조선에 상륙하여 이제는 한국이 ‘커피 공화국’ 타이틀을 차지하게 되었다. 지난해 필자는 고국 방문 길에 성묘하러 시골 친척 댁을 찾아 갔는데 친척 아주머니가 막걸리 잔에 검은 색 액체를 가뜩 따라 주었다. 처음에는 한약인줄 알았는데 웬걸 커피가 아닌가? 무슨 커피를 이렇게 많은 양을 마시냐는 질문에 농촌에서는 막걸리 대신에 커피를 큰 잔으로 마신다고 해서 아연 실색한 경험이 있다. 최근 한국의 커피 시장 규모가 작년에 10조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국민 전체가 1년 동안 마신 커피는 무려 265억잔이라니 1인당 500잔 이상 마신 셈. 이는 10년 전에 비해 7배 이상 성장한 수치로 상승세를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유명한 커피 프랜차이스인 ‘스타벅스’는 17년 전 신촌에 1호점을 오픈한 후 성장세를 이어가 작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천억원을 넘어 섰다고 한다. 그런데 호주에서는 스타벅스가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수년전 시드니 매장을 대부분 폐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커피의 역사를 살펴보면 커피는 기원전 이디오피아에서 자생 나무 열매를 으깨어 만든 경단 모양으로 된 식용이었다. 커피를 마시는 습관은 이슬람권의 수피 교도로부터 시작됐다. 수피는 8세기경 메소포타미아 지방에 나타난 신비주의 집단이다. 16세기에 이집트에서 발칸 제국을 거쳐 유럽으로 전해진 것이다. 수피 교도들은 명상 시 커피의 각성 효과를 평가했다. 커피는 이성의 음료로 감성의 음료인 와인을 대신 함으로써 르네상스 문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 된다. 오늘날 세계 농산물 교역 시장에서 주식 곡물이 아닌 커피가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매일 전 세계에서 25억 잔의 커피가 소비되어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수로 등극했다. 커피 생산국은 브라질 1위, 베트남 2위. 콜롬비아 3위이며 소비국 순위는 미국, 독일, 이탈리아인데 한국은 일본과 러시아를 제치고 6번째로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가 됐다. 이제 커피는 호주나 한국의 가정에서 필수 음료로서의 입지가 굳어지고 있다. 호주에서는 유럽형으로 강한 원두커피를 선호하며 미국에서는 아메리카노로 대표되는 약한 커피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유럽식, 미국식 가리지 않고 애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드니에서도 시티뿐만 아니라 스트라스필드, 이스트우드, 버우드 등의 다운타운에 커피숍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 바야흐로 커피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커피와 건강에 관한 의학 정보가 최근 신문 방송에 자주 보도되어 커피를 매일 상식하는 독자나 청취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커피가 건강에 좋다, 아니 나쁘다의 견해가 분분하다. 과유불급이라는 선현의 가르침대로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고 했으니 커피를 애용하되 과도하게 마시지 않도록 유의하자. 항상 깨어 있으면서 생각하며 살자. 커피의 각성제처럼.. "인생은 당의정과 같다. 왜냐하면 단맛, 쓴맛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던 약사 친구 H씨의 덕담처럼. 커피는 우리에게 단맛, 쓴맛으로 인생의 맛과 멋을 보여주어 인기가 날로 상승하는 걸까? 안개 자욱한 테라스에 앉아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 멜로디를 벗 삼아 마시던 커피 한잔의 향기를 어찌 잊을 수가 있으랴. 김봉주 (자유 기고가)

22/03/2018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김봉주(자유기고가) 새벽이 온다. 동이 튼다. 지난해 지구를 덮었던 코로나의 안개가 서서히 물러간다. 올해의 2월은 전세계 선진국에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뜻 깊은 달이다. 2월은 호주를 비롯한 남반부에는 가을의 바람으로, 한국을 비롯한 북반부에는 봄의 눈송이로 찾아 왔다. 한민족의 선조들은 겨울의 혹한과 여름의 혹서를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하여 사계절에 알맞은 절기를 명명하였다. 일년 중 가장 추운 달인 2월에 을 넣어 봄을 예고하여 추위를 이겨내는 용기를 주었다. 또한 한여름의 가장 더운 달에 를 두어 가을의 서늘함을 상상함으로써 더위를 이겨내는 심리전(?)을 펼쳤다고 본다. 고국에서는 2월에 입춘과 설날이 끼어있어서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는 글자를 현관에 붙여 올 한해에 액운을 몰아내고 명과 복을 받아들여 좋은 일이 넘치기를 기원한다. 이달은 일년 중 가장 날짜가 적은 달이라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1억명을 넘고 사망자가 2백만명을 넘나드는 역사상 유례가 드문 코로나 사태로 해서 우울하기만 하다. 그러나 세계 유수의 의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10여 가지의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개발된 코로나 백신에 대해 각국의 의료 기관에서 효능과 부작용에 관한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 백신도 평상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처럼 접종 여부는 본인의 결정에 맡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일반인 입장에서는 백신 1,2,3상의 임상 실험이 단기간에 이루어졌고 사상 최초의 기법으로 만들어진 백신이라 불안하기도 하다. 특히 희생자의 대부분이 노령층이며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치명적이라고 밝혀져 있으니 실버족들은 홈닥터와 상담이 중요하다.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 역경을 지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희망을 목격했다. “우리에게 빛을 바라보고 / 빛이 될 용기가 있다면 / 빛은 항상 존재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자작시를 낭송한 흑인 소녀 의 축시가 울림을 준다. 희망이 곧 빛이 아니겠는가? 12일(금) 주말 한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날을 맞이한다. 암울 했던 작년 한해를 되짚어보고 오늘을 살펴보며 내일을 바라 보는 시간을 갖자. 지난 일을 모르면 앞일도 잘해 낼 수 없다. 그렇게 해서 미래에 대한 면역력을 다지고 회복 탄력성을 키워 나가자. 사람들은 ‘세월이 약’이라고 말한다. 대중가요에도 자주 등장 한다. 그렇다면 양력은 양약이고 음력은 한약인 셈인가? 일년에 양력설(신정)과 음력설(구정)을 지키는 한국인들이 그래서 약을 좋아하나 보다. 필자는 좌우명을 ‘생각 하며 살자’로 정하고 있다. 이 좌우명은 고교 시절 심취했던 프랑스 시인이자 철학자인 의 명언에 영향을 받았다. 그는 “생각하며 살자, 그렇지 않으면 사는데로 생각하게 된다." (If you do not live the way you think, you will think the way you live.)고 경고했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은 나의 생각에서 비롯된다. 가슴 속에 품은 삶의 나침반을 잃지 않기 위해서도 생각은 중요하다. 코로나 사태가 인류에게 끼친 영향 중 가장 중요한 핵심은 자연의 법칙을 지켜라가 아닐까한다. 그렇다면 자연의 법칙과 우리의 삶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의 메시지가 설명해 준다. “강은 자신의 물을 마시지 않고 / 나무는 자신의 열매 먹지 않고 / 태양은 스스로를 비추지 않고 / 꽃은 자신을 위해 향기를 퍼뜨리지 않는다." 즉 자연의 법칙은 남을 위해 사는 것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어쩌면 나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닐까? 인류는 모두 한가족임을 코로나가 우리에게 계시해 주고 있다. 지역사회 공동체에서 한사람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공동체 구성원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타인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는 버릇이 있다. 심지어 기도를 할 때도 내가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나의 뜻을 따르기를 바란다. 기도를 할 때에도 “ ---하게 해 주십시오.” “제발 00이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청탁한다. 또한 성경 십계명에 보면 “나 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명기되어 있다. 여기에서 다른 신은 누구일까? 그 신의 이름은 바로 나가 아닐까? 우상은 나만의 신이다. 나의 고집, 나의 집착, 나의 욕망을 바꾸려 자꾸만 나라는 신을 일으켜 세워서 그 신을 숭배한다. 그러다 보면 이기주의자(egoist)가 된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타인의 이익이 자신의 이득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가능하다. 주먹을 쥐고 있으면 악수할 수 없다. 주먹을 펴고 악 할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보자. 소망의 2월이 속삭인다. "잘 될 거에요(All shall be well!)

11/02/2021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