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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행로에서 탄생의 기쁨이 있는가하면 죽음의 슬픔도 피할 길이 없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그 생명 속에 사망이라는 씨앗을 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코로나 팬데믹 폭풍이 전 지구를 강타하고 있을 때 청정 지역임을 은근히 자랑 하던 시드니도 록다운(lockdown)이라는 최강의 봉쇄 조치가 8월 말까지 다시 연장된 가운데 7월 24일 2020 도쿄올림픽이 꿈속에서 펼쳐지는 유령 올림픽처럼 1년 후 개막되었다. 이날 최종 올림픽 봉송 주자가 일본계 테니스 스타(나오미 오사카)가 성화대에 불을 붙여 눈길을 모았다.시드니에서는 호주 한인사회 초창기에  코리안 커뮤니티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던 조기성 전 시드니 한인회장의 부음(訃音)이 전해졌다.필자는 30여년 전 이민 와서 최초로 고인과 함께 일을 한 인연이  있다. 그 당시 시드니 동포사회는 캠시(Campsie)를 중심으로 캔터베리 카운슬 관내에 많은 동포들이 옹기종기 모여 상업 활동을 하면서 살고 있었다.마치 고국의 지방 읍내를 닮은 정서가 한인들 사이에 퍼져 있어 정감이 흐르던 그런 시절이었다.조 전 회장은 여행사(대한관광여행사), 무역업, 서비스업, 한글 도서 수입과 동포 신문 ‘대한신보"를 운영했다. 필자는 대한신보 편집인으로 일하면서 고인을 통해 호주 동포 사회의 실태와 정보를 알게 되었다.고인은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스마일 젠틀맨(smile gentleman) 사업가였다. 그를 보면 스마일은 다른 사람들이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는 향수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직원을 채용할 때 한결 같고 부지런한 사람, 함께 하는 직원을 선발하자는데 공감했다.고인은 서울대 졸업 후 (주)대우 호주지사장으로 근무했고 공군 장교 출신이었다.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호주 사업가와 상담하는 현장을 자주 목격했다. 이런 상담에서 그의 멋진 옷차림처럼 리드미칼하게 액센트를 구사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시드니의 코로나 록다운으로 해외에 거주하는 자녀들도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쓸쓸한 작별이었다고 한다. 고인의 명복을 지상으로 기원할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최상의 죽음이란 미리 예기치 않았던 죽음이라고 하지만 유족에게는 크나큰 슬픔을 안겨주게 된다.죽음을 이루는 단어는 다양하다. 사망, 별세, 타계, 서거, 영면, 작고, 소천(기독교), 선종(천주교),  입적(불교) 등..한국에서는 신분에 따라 죽음을 인용하는 단어가 다르다고 한다일반인들의 <사망>으로부터 대통령 <서거>에 이르기까지 호칭이 변한다.죽은 사람이 자신의 비석을 보지 못 하듯이 호칭을 어찌 알 것인가? 심지어 서울 삼성병원 영안실에는 수의(壽衣) 한 벌에 1천만원에 이른다는 소문이 있어 우울하다.‘모멘토 모리!(momento mori: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라)’는 라틴어 경구가 있다. 옛 로마에서 원정을 나가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행진할 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 소리로 외치게 했다고 한다. ‘교만하지 말라’는 경고였으리라. 동양의 공자도 죽음에 대한 제자의 물음에 "아직 삶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는데 죽음을 어찌 알랴?"고 말했다.죽음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으니 헛된 기대를 버리라는 어느 철학자의 충고가 생각난다.요즘 우리는 코로나 봉쇄령으로 외출을 못 하고 있다. 이렇게 장기간 집에만 있으면 신체 기능 저하, 기억력 집중력 등 뇌 기능이 저하되는 ‘팬데믹 브레인(머리 속이 멍한 느낌)’ 증상을 겪을 수 있다는 경고가 들린다.이에 대해 영국 가디언 신문은 "이는 마치 지하벙커에 오래 갇혀 있다가 풀려난 납치 생존자의 두뇌와 닮아 있다"고 진단했다.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땀 흘려 운동하기(치매 예방)# 음악 듣기, 노래 부르기(행복 호르몬이라는 옥시토신 수치 증가 )# 명상(뇌 인지 능력 향상)# 만날 수는 없어도 항상 곁에 있는 것처럼 친구 생각하기(정서 기능 향상) 호주에 전해 내려오는 작자 미상의 ‘장례에 부치는 시’를 독자와 유가족에게 전한다.Do not stand at my grave and weepI am not thereI am not sleepI am thousand of winds that blowI am the diamond glint in the snowI am the sunlight ripen grainI am the gentle autumn rainI did not die .I am not thereI did not die."내 무덤에 서서 울지 마세요.나는 거기 없어요.나는 자고 있지 않아요.나는 불어오는 바람이오나는 눈 속에 빛나는 다이아몬드나는 황금 들판에 빛 추는 햇살나는 소슬하게 내리는 가을비나는 거기 없어요.나는 죽지 않았어요."김봉주 (자유 기고가, 부영 고문) bjk1940@hanmail.net

  29/07/2021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어쩌면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 아닐까? 경쟁이 치열하고 사회가 불안정한 세상에서 희망에 대한 기다림이 약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인이 불안과 혼란에 휩싸여있는 현실에서 코로나 극복의 그 날을 기다리는 심정은 절실하다. 견딜 수 없는 아픔을 견디며 완치의 그 날을 향한 기다림, 맺을 수 없는 사랑을 하면서 상대의 마음이 돌아오기를 바라는 기다림,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면서 성공의 그 날을 바라는 기다림이 있다. 그리스도 교인들은 예수의 재림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재림의 어원을 보면 수난과 부활을 거쳐 종말이 온 후에야 재림이 찾아오게 된다니 인류의 종말을 예고한 듯하여 섬뜩하다. 이를 빌미로 한때 이단 교회에서는 성경(요한 계시록)을 자의로 해석하여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집단 구원을 약속하며 세상을 요란하게 소동을 벌였던 흑역사도 있었다. 기다림이 삶의 의미가 되기도 한다. 제대 날짜를 손꼽고 있는 병사들, 고시 합격 발표가 다가온 응시생들, 당선자 발표를 앞둔 출마자들과 영주권을 신청한 임시 체류자 등의 기다림은 절실하다. 사회생활을 원활하게 영위하기 위해서는 좌도 보고 우도 보고 뒤도 돌아보면서 전진하는 가운데 기다림의 인내를 배워야 한다. 그런데 경마장의 말처럼 앞만 보며 직진하는 사람을 보면 안타까운 심경이 든다. 자신의 주장만 강변하고 남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부류다. 어제를 뒤집어 보고 오늘을 둘러보며 내일을 바라보며 사는 삶을 권고한다. 부처는 "내가 왜 이러는가 궁금하면 과거를 보라. 앞으로 잘 할 수 있을까 궁금하면 지금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를 보라"고 설파했다. 기대는 믿음의 어버이라고 한다. 우리의 인생은 하나의 기대를 걸어 놓고 그것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 동양에서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최선을 다 한 후에 결과를 기다린다)는 말이 있다. 서양에서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그 기대는 근원이 명확해야 한다. 가시를 땅에 심어 놓고서 장미를 기다려서는 안 되는 이치와 같다. 세상에는 별난 사람들이 많이 있다. 바다는 메워도 사람 욕심은 못 메운다고 돈이 아무리 많아도 무거운 줄 모르는 사람. 공짜는 소금도 안 짜다는 사람. 호미 빌려 주니 감자 캐어가는 사람. 나 잘 되는 것보다 남 못 되는 것 좋아하는 사람. 개구리에게 헤엄 가르칠 걱정하는 사람.(고국의 정치에 훈수 두는 동포들) 판단력이 부족하면 결혼을 하고 이해력이 부족하면 이혼을 하고 기억력이 부족하면 재혼을 한다고 주장하는 독신주의자. 이처럼 각양각색의 성품을 가진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사회인 것이다. 상식과 몰상식, 양식과 무식이 뒤엉켜 인간의 욕망과 본능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명약을 준비하여 매일 복용 하면 이 풍진 세상을 정화하면서 순탄하게 항해 할 수 있다. 과 이라는 양약이다. 이 우주를 움직이고 있는 이라는 에너지를 충전하여 남을 배려하면서 관용을 베푸는 것이다. 또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종교는 이라고 어느 철학자는 정의했다. 친절한 마음은 이 세상의 가장 강력한 힘이다. 영국 속담에도 '친절은 결코 헛되지 않는다(A kindness is never lost)'고 전해진다. 무엇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사랑하자.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내가 세상을,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누구인가? 흔히 사람을 평가 할 때 '사주팔자(四柱八字: 네 개의 기둥과 여덟 글자)'를 타고 났다는 말을 한다. 팔자가 좋다 혹은 팔자가 나쁘다는 운명론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사주팔자는 과연 무엇인가? 조선조 초기 명리학에서 유래한 학문으로 사주팔자는 12개의 지지가 각 개인의 여덟자를 만들어 낸다고 해석한다. 그런데 각 개인의 여덟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려 20,736이며 천간까지 합해 계산하면 1,296만분의 1이 나온다. 그러므로 자신의 운명을 탐구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 뿐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서양에서는 이라는 숫자를 불길하게 여겨 터부시한다. 그러나 13이라는 숫자는 성스러운 숫자인 것이다. 서양 점성술에서 12개의 별 자리에 태양을 합하면 13이 된다. 예수의 제자 12명에 예수 그리스도를 더 하면 13이다. 또한 우리가 세상에 존재하도록 해 준 여성은 1년에 13번 생리하도록 되어 있는데 월경은 생명을 창조해내는 성스러운 과업의 하나이기에 이라는 숫자는 존중 받아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현재 한인들은 호주와 한국이 하루속히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진압되어 고국 방문의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기다림에는 인내가 필요하다. "우리는 고통을 당하면서도 기뻐합니다. 고통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시련을 이겨 내는 끈기를 낳고 그러한 끈기는 희망을 낳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성경의 말씀이 가슴에 파고든다. 김봉주 (자유 기고가, 부영 고문) bjk1940@daum.net

  10/06/2021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이민 생활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시기는 초기 3년이라고 한다. 고국을 떠나 낯설고 물설은 타국, 관습과 문화, 사회, 언어가 다른 나라에 정착하는 것은 미지의 땅을 개간하는 것만큼 지난한 일이라 하겠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그 나라 언어를 숙달하기 위해서는 초기 3년간 피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그 시기를 게을리 하면 그 후 30년을 거주하더라도 정착하는 나라의 언어를 자유로이 구사할 수 없다고 알려진다. 식물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포도나무, 자두나무, 감나무, 배나무 등 유실수도 묘목을 이식하고 난 뒤 거름과 물을 주며 성심을 다해 키워야 대지에 뿌리가 내리게 되며 3년이 지나면 열매가 맺게 된다. 5월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 날, 어버이의 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이 설정되어 기념하고 있다. 가정에 대해 동양 세 나라는 표현을 달리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권속, 일본에서는 가족, 한국에서는 식구라고 불려진다. 이들 세 나라의 표현 중 한국의 식구가 가장 마음에 닿는다. 그러니까 함께 밥을 먹는 사이라고나 할까? 하루 세끼 밥을 먹어도 다음 날 또 배고픈 것처럼 서로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는 사이가 가족이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러한 건강한 사회를 구성하는 기초가 가정이다. 가정이 행복하면 사회가 안정되고 국가가 부흥하게 됨은 만고의 진리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한국의 여성 가족부에서는 ‘건강 가족 기본법’을 마련하여 가족 개념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법에서 혼인, 혈연, 입양, 출생에 관한 법을 고친다고 한다. 그 중에 자녀의 성씨(surname)를 결정할 때 현재의 부의 성을 따르는 법을 바꾸어 부와 모가 협의해서 아버지 또는 어머니의 성씨 중에서 선택하여 결정하여 관공서에 신고하면 유효하다는 충격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 법안에 대한 최근 여론 조사에서 20대와 30대 그리고 여성의 찬성이 반대보다 많았다고 한다. 최근 경향을 보면 여론조사를 신봉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국가의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론을 면밀히 검토해 보면 여론의 형성에 TV, 라디오, 신문, SNS 등 미디어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일반 시민은 국정에 대한 평가를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 여론은 파도와 같은 것이다. 밀물과 썰물이 교차하듯이 물결이 높던 날이 있는가하면 잔잔한 호수면을 닮기도 한다. 수시로 변하는 여론 조사를 구실로 역사와 전통의 맥을 이어온 가정의 기본법을 바꾼다는 발상은 심사숙고를 요망한다. 비록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교포이지만 고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민족이기에 관심과 우려를 표명한다. 만약 한국 정부가 발의한 이 법이 국회를 통과 한다면 수백년 내려온 한국의 전통과 관습이 사라지게 되며 족보의 의미도 퇴색하게 될 것이다. 족보는 한 가문 즉 씨족의 계통과 혈연관계를 부계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나타낸 책으로 고국의 대부분의 장자 집안에 보관되어 있다. 자녀의 성을 골라 쓴다고 하면 예를 들어 첫째 아들은 아버지 성인 이씨, 둘째 아들은 어머니 성인 박씨, 딸은 어머니 성인 박씨가 한 울타리에서 생활하며 가정을 이루는 실로 어이없는 형태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혼인이나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동거, 사실혼 부부, 위탁 가정들은 가족으로 인정 한다는 조항은 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호주를 비롯한 서양에서는 여성이 결혼을 하면 남편 성씨를 따르고 있으며 대부분의 동포들도 여권이나 메디케어 카드에서 사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결혼을 해도 아내는 남편성이 아니라 처녀 시절의 성을 유지하며 사용하고 있다. 같은 부모를 둔 자녀가 성씨가 다를 때 형제 자매간에 느끼는 괴리감이나 외부의 평판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그렇게 되었을 때 가정의 행복에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1976년 미국 소설가 알렉스 헤일리(Alex Halry)의 소설 ' 뿌리(Roots)'가 드라마와 영화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인기리에 방영됐다. 작품 ‘뿌리’는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납치되어 미국으로 끌려 온 소년과 그 후 2백년동안 그의 후손이 겪은 파란만장한 미 흑인들의 뼈아픈 역사를 담았다. 이 작품의 영향으로 자신의 가족과 가문의 뿌리를 찾아 나서는 붐(boom)이 전세계에 일어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뿌리를 찾아 나섰을까? 사람은 자기의 뿌리를 알지 못 한다면 자신이 어디를 향해 나아가는지 조차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가족은 애정과 소속감에 대한 위계가 있는 법이다. 가정은 수없이 많은 조상들의 기질이 합류한 만남의 장소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정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자녀가 각기 다른 성씨를 갖고 생활한다는 현실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 가족은 나무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잘 자라 풍성한 열매를 맺히듯 가족 구성원 상호간에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 돛단배에 돛대가 없는 배의 운명과 같을 수는 없는 것 아닌가 ? 만약 우리 사회에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없었다면 인간은 모두가 다 남의 세상을 살다가 죽어지고 말 것이라고 어느 작가는 술회했다. 가정은 묘목과 같다. 항상 애정을 갖고 성심 성의껏 돌보아야 한다. 화목한 가정이 지상에서 으뜸가는 보배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자녀를 보는 기쁨은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일 년 열 두달을 가정의 달로 섬기며 살아가자. 김봉주 (자유 기고가, 부영 고문) bjk1940@daum.net

  13/05/2021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물이 없었다면 지구상에 인류는 존재 하지 않았을 것이다. 비단 인간 뿐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등 모든 생명체는 같은 운명이 되었을 것이다. 예로부터 인생을 논할 때 물처럼 살라고 현인은 말한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데로 흐르며 돌이나 흙같은 방해물을 만나면 돌아서 가고 실개천에서 강으로 쉴 새 없이 대양을 향해 끊임없이 흐른다. 옛 시절 물레방아를 이용하여 방앗간의 동력으로 삼던 시절 한번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한다고 했다. 이는 인생을 살아가는 처세훈으로 삼기도 했다. 물의 속성을 따라 대인 관계에서 항상 낮은 태도를 지니는 겸손을 강조했으며 경쟁 사회에서 투쟁보다는 순리를 따르라고 암시했다. 그리고 시냇물이 바다로 나아가듯이 목표를 향해 중단없는 전진을 이어가며 평소에 항상 준비하여 기회가 찾아 왔을 때 를 놓치지 말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동서양이 따로 없다. 20세기 독일 작가 헤르만 헷세는 말했다. "물에서 배워라 / 물은 생명의 소리 / 존재하는 것의 소리 / 영원히 생성 하는 것의 소리다." 물은 때로는 눈이 되어, 때로는 이슬이나 서리가 되어서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이 물의 성질이다. 중국의 사상가 순자도 갈파했다. “물은 능히 배가 다니게 하고 또한 배를 전복시키기도 한다.” 이는 국정을 다스리는 위정자들에게 보내는 경고이기도 하다. 최근 모국의 정국 현황을 보면 이를 증명할 수가 있다. 1년 전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대승을 거두었던 집권 여당인 더불어 민주당이 겨우 1년이 지나 시행된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사실이다. 그래서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2천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역사이다. 여론은 바다의 물결과 같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파도가 크게 일어 물결이 높아지듯이 정국에 갖은 악재가 작용하면 민심이 폭발하기도 한다. 백성은 가난함 보다는 불공정에 더 분노한다. 물은 재물을 창출하고 산은 인물을 키운다고 전해온다. 자연지리학이며 환경심리학이기도한 풍수지리에서 명당의 요건으로 좌청룡, 우백호, 북현무라고해서 좌우와 배후에 산등성이 우뚝서고 남주작이라고 해서 앞면에 개천이나 강이 흐르는 지형을 꼽고 있다. 우리네 조상들은 왜 선조의 묘역에 크나큰 관심을 기울였을까? 이는 효도의 상징이자 후손에 대한 기대의 차원으로 망자보다는 살아 있는 자손들을 위한 심볼(symbol)이 아니었을까.. 100세 시대가 도래한 현대인에게 물은 건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지구상에 물의 분포는 어떻게 될까? 지구는 70%의 바다와 30%의 육지로 구성되어 있다. 지구상의 물중에서 97.5%의 물은 마실 수가 없다. 인류가 마실 수 있는 물은 2.5%에 지나지 않는다. 민물은 빙하 68.9%, 지하수 30.9%로 존재하며 강이나 호수가 0.2%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물을 어떻게 마셔야 건강에 도움이 될까? 최근 물의 면역력을 강의하는 이계호 교수(충남대)는 3: 2:1 운동을 전개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 3 : 식사 30분 전 물 한 컵 # 2 : 식사 2시간 후 물 한 컵 # 1 : 잠 자기 1시간 전 물 한 컵 합계 하루 7컵을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 마시기를 권장한다. 단 청량 음료나 커피, 녹차, 둥굴레차, 한방차는 물이 아니라 음료라고 구분한다. 이 교수는 물은 끓여서 식힌 물로 온도는 체온과 비슷한 36.5도가 가장 적당하며 흔히 우려하는 물을 끓일 때 손실되는 산소는 식힌 물을 부을 때 폭포수처럼 거리를 두고 따르면 공기 속의 산소가 다시 포함되며 물의 영양소는 보전된다고 밝혔다. 또한 물맛을 좋게 하려면 현미를 넣고 끓인 후 현미를 건져 내고 따라 마시면 구수 하다고 추천한다. 인체에서 물은 암의 발병을 억제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표 했다. 이는 물이 혈액의 농도를 조절하고 면역 세포를 원활하게 운반하여 암을 위시한 만병의 시작을 차단한다고 역설한다. 우리도 오늘부터 물 마시기 습관화를 실행해야겠다. 물 한잔이 운명을 바꾼다고 하지 않는가 ? 코로나 사태로 인해 감기 환자가 예년에 비해 대폭 줄었다고 한다. 이것은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매일 감기 환자를 대하는 의사들이 전염이 안 되는 이유는 환자 진료를 마치는 즉시 손 씻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유태인들은 자녀 교육으로 어린 아이 시절부터 매일 식사, 용변, 외출시 반드시 손을 씻기 습관을 가르쳐서 어른으로 성장 해서도 습관화되어 질병에 걸리는 확률이 아주 적다는 통계가 전해진다. 아스트라제네카를 비롯한 모든 백신은 치료제가 아니라 예방제이다. 건강한 사람의 몸에도 매일 암세포가 형성된다. 그러나 평생 암세포가 생긴다해도 면역 세포가 제거해 주면 암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다면 이상 세포가 증식하여 암세포로 변한다고 한다. 면역력을 증진시켜 주는 물, 매일 열심히 마셔서 건강을 유지하여 행복한 인생을 누려 보자. 행복은 건강의 나무에서 피는 꽃이니까.. 김봉주 (자유 기고가, 부영 고문) bjk1940@hanmail.net

  22/04/2021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김봉주(자유 기고가, 부영 고문) 3월의 절기인 경칩이 지났다. 겨울잠 자던 동물들이 깨어나서 땅위로 나오려고 꿈틀 거리며 식물의 새싹이 돋기 시작하는 계절이 북반부에서는 시작되었다. 계절이 반대인 호주에서는 결실의 가을이 찾아온 것이다. 만물이 약동 하고 열매를 맺는 지구촌에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방역 당국에서는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할 때 30 : 30 : 30의 규칙을 지킬 것을 권장한다. 즉 백신 접종 후 30분동안 병원에 머물며 이상 반응 여부를 측정한다. 또한 접종 후 30시간을 무리하지 말고 안정을 취한다. 접종 이후 30일동안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킨다. 코로나 백신의 보호 효과는 접종 2주 후부터 나타나며 약 1년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건 당국은 예측하고 있다. 이는 평상시 독감 예방 백신과는 달리 사상 처음으로 급속 개발된 코로나 백신이라 기간을 확정할 수 없는 현상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에서 102세의 나이로 강연과 저술 활동을 실행함으로써 노년 세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김형석 교수는 자신의 일생을 회고하면서 30 : 30 : 30으로 3단계 인생론을 술회했다. 그는 30 : 30 : 30의 원칙을 인생에 대입해서 살라고 권고한다. 0-30세, 31-60세, 61-90세로 구분한다. 일생에서 30세까지는 교육 기간으로, 31에서 60세까지는 직장에서 일하는 생업 기간으로 하고 나머지 30년인 90세까지는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앞으로는 누구나 그렇게 살게될 것이라고 예언 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세기까지 생존 기간이 60년을 넘기기 어려워서 자녀들이 부모의 회갑(만 60세, 回甲) 또는 환갑(還甲) 잔치를 반드시 베풀어 주었다. 그 당시에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 70살까지 살기가 예로부터 드문 일이라는 뜻)’여서 60세까지 인생 설계를 하면 되었다. 현재는 평균 수명과 100세 노인이 대폭 늘었다. 작년 한국 인구 통계에 따르면 100세 이상 생존자가 무려 2만4천1백11명(2020년 8월 기준)에 달했다. 호주에는 4천8백28명에 이른다. 이제 회갑 이후 30년 동안의 인생 설계가 필요하게 되었다. 흔히 노년에 접어들면 여생(餘生, 죽을 때까지 남은 생애)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러니까 죽는 날까지 그럭저럭 살다간다는 수동적인 단어로 볼 수 있다. 이제는 60세 이후 30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살아가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가장 중요한 필수 조건은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빼 놓을 수 없다. 시드니 한인 사회에서 가장 오래 되고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등산 모임인 ‘청산회’가 있다. 블루마운틴(Blue Mountains)의 카툼바(Katoomba), 루라(Leura), 웬트워스폴(Wentworth Falls) 등 산길을 등반하는 산행 모임이다. 40여명의 회원 중 90대의 건강 장수 노인이 두 분 계신다. 20여년간 등산로를 개척하고 리더로 봉사하고 있는 주성종 회장(92세)과 민수동(94세) 고문이 그들이다. 이 분들은 10km의 산길을 거뜬히 걷는다. 두 노인의 건강 비결에는 공통점이 있다. # 각자 주택의 후원에서 텃밭을 일군다. 3추(고추, 상추, 배추)는 물론 오이, 가지, 호박, 깻잎 등 한식 메뉴에 오르는 채소를 가꾼다. 수확한 작물은 자녀들과 회원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건강을 챙긴다. # 부지런히 움직인다. 아침에 기상하면 밭으로 가서 채소를 돌보며 걷기 시작한다. 근처 공원에 가서 속보로 걷는다. # 병원을 멀리한다. 혈액 검사를 하러 GP(일반의)를 방문하는 정도이며 가능한 약은 피한다. # 일주일에 2번 블루마운틴 산행을 한다. #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다. 젊은 회원들에게 친절과 유머를 베풀고 잘 어울린다. 장수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현재 우리는 각오를 새로이 해야겠다. 필자는 건강 장수를 위해 마음과 행동의 4대 원칙을 실천하려고 한다. 1) 의심하는 마음(疑心)을 믿는 마음(信心)으로 2) 쩨쩨한 마음(小心)을 통 큰 마음(大心)으로 3) 변해지려는 마음(變心)을 한결 같은 마음(동심: 童心)으로 4) 교만해지는 마음(교심: 驕心)을 겸손한 마음(행심: 行心)으로 1) 하자(Do it.) 2) 맺자(Connect it.) 3) 배우자(Learn it.) 4) 주자(Give it.) 보건 당국에 따르면 건강 수명과 평균 수명은 다르다고 한다. 건강 수명과 평균 수명은 남성은 6년, 여성은 10년의 차이를 보였다. 이는 생을 마감 하기 전까지 6년에서 10년까지는 각종 질환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건강 수명은 아파서 누워있는 기간을 뺀 것이다. 나이가 들면 신체 기관의 노화 현상으로 젊은 시절과 다르게 마련이다. 옛말에 ‘무병단명 일병장수(無病短命 一病長壽: 즉 건강한 사람은 빨리 죽을 수 있고 병으로 고생하는 허약체질의 사람이 의외로 오래 산다는 뜻)라는 말이 전해 온다. 그러니까 마음을 느긋하게 갖고 아프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실습 하며 일상을 지켜나가자. 삶은 보배요 행운이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나이가 70세에 어떤 직위에 있으면 통금 시간이 지났는데도 쉬지 않고 밤길을 다니는 것 같아 그 허물이 적지 않다고 지적 받기도 했다. 그러나 100세 시대가 도래한 현재는 다르다. 경로사상이 희미한 세계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과 하원의장이 80세에 근접하고 있다. 오랜 세월 삶의 굽이와 바닥에서 길어올린 인생의 지혜는 노년의 특권이다. 사용하지 않는 근육은 쇠퇴한다고 한다. 정신과 육체의 근육을 부지런히 활용하게 되면 젊음이 숙성되어 발효가 되는 보람찬 노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노년의 수동적인 여생이 아니라 능동적인 현생을 살아가자. "노인의 말은 맞지 않는 것이 별로 없다" 영국의 속담이다.

  19/03/2021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김봉주(자유기고가) 새벽이 온다. 동이 튼다. 지난해 지구를 덮었던 코로나의 안개가 서서히 물러간다. 올해의 2월은 전세계 선진국에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뜻 깊은 달이다. 2월은 호주를 비롯한 남반부에는 가을의 바람으로, 한국을 비롯한 북반부에는 봄의 눈송이로 찾아 왔다. 한민족의 선조들은 겨울의 혹한과 여름의 혹서를 극복하는 지혜를 발휘하여 사계절에 알맞은 절기를 명명하였다. 일년 중 가장 추운 달인 2월에 을 넣어 봄을 예고하여 추위를 이겨내는 용기를 주었다. 또한 한여름의 가장 더운 달에 를 두어 가을의 서늘함을 상상함으로써 더위를 이겨내는 심리전(?)을 펼쳤다고 본다. 고국에서는 2월에 입춘과 설날이 끼어있어서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는 글자를 현관에 붙여 올 한해에 액운을 몰아내고 명과 복을 받아들여 좋은 일이 넘치기를 기원한다. 이달은 일년 중 가장 날짜가 적은 달이라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1억명을 넘고 사망자가 2백만명을 넘나드는 역사상 유례가 드문 코로나 사태로 해서 우울하기만 하다. 그러나 세계 유수의 의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10여 가지의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어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개발된 코로나 백신에 대해 각국의 의료 기관에서 효능과 부작용에 관한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 백신도 평상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처럼 접종 여부는 본인의 결정에 맡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일반인 입장에서는 백신 1,2,3상의 임상 실험이 단기간에 이루어졌고 사상 최초의 기법으로 만들어진 백신이라 불안하기도 하다. 특히 희생자의 대부분이 노령층이며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치명적이라고 밝혀져 있으니 실버족들은 홈닥터와 상담이 중요하다. 지금 전 세계는 코로나 역경을 지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희망을 목격했다. “우리에게 빛을 바라보고 / 빛이 될 용기가 있다면 / 빛은 항상 존재할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자작시를 낭송한 흑인 소녀 의 축시가 울림을 준다. 희망이 곧 빛이 아니겠는가? 12일(금) 주말 한민족의 최대 명절인 설날을 맞이한다. 암울 했던 작년 한해를 되짚어보고 오늘을 살펴보며 내일을 바라 보는 시간을 갖자. 지난 일을 모르면 앞일도 잘해 낼 수 없다. 그렇게 해서 미래에 대한 면역력을 다지고 회복 탄력성을 키워 나가자. 사람들은 ‘세월이 약’이라고 말한다. 대중가요에도 자주 등장 한다. 그렇다면 양력은 양약이고 음력은 한약인 셈인가? 일년에 양력설(신정)과 음력설(구정)을 지키는 한국인들이 그래서 약을 좋아하나 보다. 필자는 좌우명을 ‘생각 하며 살자’로 정하고 있다. 이 좌우명은 고교 시절 심취했던 프랑스 시인이자 철학자인 의 명언에 영향을 받았다. 그는 “생각하며 살자, 그렇지 않으면 사는데로 생각하게 된다." (If you do not live the way you think, you will think the way you live.)고 경고했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은 나의 생각에서 비롯된다. 가슴 속에 품은 삶의 나침반을 잃지 않기 위해서도 생각은 중요하다. 코로나 사태가 인류에게 끼친 영향 중 가장 중요한 핵심은 자연의 법칙을 지켜라가 아닐까한다. 그렇다면 자연의 법칙과 우리의 삶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의 메시지가 설명해 준다. “강은 자신의 물을 마시지 않고 / 나무는 자신의 열매 먹지 않고 / 태양은 스스로를 비추지 않고 / 꽃은 자신을 위해 향기를 퍼뜨리지 않는다." 즉 자연의 법칙은 남을 위해 사는 것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어쩌면 나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닐까? 인류는 모두 한가족임을 코로나가 우리에게 계시해 주고 있다. 지역사회 공동체에서 한사람의 확진자가 발생하면 공동체 구성원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타인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는 버릇이 있다. 심지어 기도를 할 때도 내가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나의 뜻을 따르기를 바란다. 기도를 할 때에도 “ ---하게 해 주십시오.” “제발 00이 되게 해 주십시오."라고 청탁한다. 또한 성경 십계명에 보면 “나 이외의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명기되어 있다. 여기에서 다른 신은 누구일까? 그 신의 이름은 바로 나가 아닐까? 우상은 나만의 신이다. 나의 고집, 나의 집착, 나의 욕망을 바꾸려 자꾸만 나라는 신을 일으켜 세워서 그 신을 숭배한다. 그러다 보면 이기주의자(egoist)가 된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타인의 이익이 자신의 이득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가능하다. 주먹을 쥐고 있으면 악수할 수 없다. 주먹을 펴고 악 할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보자. 소망의 2월이 속삭인다. "잘 될 거에요(All shall be well!)

  11/02/2021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구요 /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 곱고 고운 댕기도 내가 드리고 /새로 사온 신발도 내가 신어요/ ( 후략 ) 설날, 색동옷 입은 어린이들의 동요가 아련히 떠오른다. 까치는 한민족에게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좋아 하는 길조이다. 아마 사계절 내내 자신이 태어난 지역을 지키며 사는 모습이 농경 사회를 일구며 살고 있는 농민을 닮아서 일까? 아니면 6세 아이의 지능을 가지며 후각이 발달해서 낯선 사람이 나타나면 멀리서 알아 차려 통신 시설이 없던 시절 동구 밖 느티나무에서 까치가 울어대면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다는 믿음이 전해 내려 왔다. 최근에도 한국의 소방구조 헬기 이름이 ‘까치 1호’, ‘까치 2호’오 명명되고 있다. 또한 패션에서 세월이 가도 변치 않는 최고의 멋진 색상인 흑과 백(Black and White) 칼러를 지니고 있어 더욱 예뻐 보인다. 중동에서는 예언의 새로 존경 받는 까치(magpie,맥파이)가 호주에서는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맥파이는 봄 산란기에 접어들면 자신의 둥지에 접근하는 대상이 사람이든 맹수든 가리지 않고 공격하여 사람에게 부상을 입히기도 한다. 우리 집 후원에는 매일 아침 까치 한 쌍이 찾아와 다정하게 거닐고 있어 나에게 반가움을 준다. 마치 코로나의 악몽을 벗어나 희망의 백신이 찾아 올 것을 알려 주듯이 노래하면서.. 2021년 새해가 어김없이 찾아 왔다. 올해는 신축년 소띠 흰 소(젖소)의 해라고 한다. 젖소가 현대에 와서 인류에게 이처럼 공헌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선진국에서 현대 젊은 어머니를 대신해서 영아와 유아에게 모유 대신 우유를 제공하는 유모(?)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사회 진출과 만혼으로 인해서 부득이 모유대신 분유를 제공하는 실정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가든지 후진국이나 시골로 갈수록, 가난할 수록 나그네를 정답게 대접한다. 사람을 대하는 인정이 살아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현상이 모유로 자란 사람들의 공통점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그렇다면 우유로 자란 사람들에게 ‘사람의 정’을 기대할 수 있을까 심히 우려된다. 2021년을 맞아 21이라는 숫자에 대한 고찰을 친구 Y씨가 카톡으로 보내 왔다. # 공경의 숫자(국가 원수나 대통령이 외국 순방 중 예포 21 발 발사) # 화목의 숫자 (둘(2)이 하나(1)되는 부부의 날도 5월 21일이다. # 생명의 숫자 (산모와 아기가 출생 후 21일이 되어야 정상 회복된다.) # 행운의 숫자 (카드 게임 블랙잭에서 승리하는 숫자) # 최적의 강도의 숫자 (세계 모든 병뚜껑의 돌기가 21개) 해마다 그래 왔듯이 올해도 고난의 파도가 높게 일겠지만 큰 파도가 일 때 배가 그 파도를 넘어 앞으로 나아 갈 수 밖에 없듯이 코로나의 공격을 잠재우고 발전하는 한해를 이루자. 걷는 자만이 앞으로 간다. 인생을 어쩌면 낚시에 비유할 수 있다. 낚시의 아쉬움은 고기를 못 잡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낚시에 걸린 고기를 놓친데 있듯 인생에서도 게임에 실패한 것 보다 이길 뻔한 게임을 놓친데 비극이 있다. 우리는 찾아 올 기회를 붙잡기 위해서 철저한 준비가 필요 하다. 먼저 독서를 들 수 있다. 조선시대 시인 김득신은 평범한 두뇌의 소유자로 학문에 매진, 사서 삼경을 비롯한 서적 36권을 한권 당 무려 1만번씩을 통독하여 59세에 과거에 급제하였다는 전설적인 기록이 전해진다. 김 시인의 노력과 집념을 본 받으면 무슨 일이던 불가능이 없을 것이다. 책은 공기와 마찬가지다. 인간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귀중한 요소로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며 책은 지혜의 진수성찬이다. 우리가 독서를 함으로써 저자의 영혼을 만나보고 그의 철학을 엿보며 그의 사고를 읽고 마음에 양식을 채울수록 사람이 빛이 난다고 어디선가 전해들은 이야기가 떠 오른다. 옛날 메소포타미아에서는 환자가 생기면 길에 앉혀두고 길 가던 사람들의 한마디씩 조언에 따라 치료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협력 진료(협진)의 효시라 볼 수 있다. 한국 시민권을 받은 독일인이 "코리언들은 모두 약사더라"라고 한국인의 특성을 지적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우리는 누가 아프다고 하면 자진해서 자신의 체험이나 풍문으로 들은 처방을 알려 주어야 마음이 놓이는 다정한 민족성을 가졌다. 오죽 했으면 다정도 병이다는 속설이 있었을까. 이것은 이웃의 건강이 곧 나의 건강이다는 사고의 발현이다. ‘병은 알려야 한다’는 말은 병을 알려서 득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전해 내려온 통계의 결과일 것이다. 이번 코로나 감염병의 경우도 진단 키트를 사용해서 환자를 밝혀내는 병을 알리는 케이스이다. 올해에는 겨울에 봄 생각하고 가을에 여름 못 잊어 하는 습성을 과감히 버리고 현재의 계절에 충실한 삶을 살아야겠다. 또한 삶에 녹이 슬지 않도록 부지런히 갈고 닦자. ‘미스트롯 시즌 2’에 출전한 무명의 가수처럼 성심을 다해 노력하자. 비록 실패 할 지라도 실패가 쌓이면 실력이 되며 이는 성공에 대한 백신이 될 것이다. 종교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자. 종교는 도덕을 그 존재로 한다. 종교는 인생에 유익하며 긴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철학자 표현을 빌리자면 인생은 자궁(womb)에서 무덤(tomb )까지 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우정은 사랑과 더불어 필요충분조건이라 할 수 있다. 참다운 우정은 엄동설한에도 얼지 않는다는 독일 속담이 있다. 인생에서 우정을 떼어 버림은 마치 이 세계에서 태양을 떼어 버리는 것과 같다고 고대 철학자 키케로는 설파했다. 필자는 올해 내가 꾼 꿈이 글이 되고 그 글이 독자에게 꿈이 되기를 소망한다. “Welcome to New Year!” 김봉주 (자유기고가) bjk1940@daum.net

  14/01/2021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행운의 해로 기대했던 2020년이 난데없는 ‘코로나’라는 돌연변이 바이러스의 기습으로 1년을 잃어버린 ‘불운의 해’로 바뀌고 말았다. 세계인들의 입을 마스크로 틀어막고 국경은 물론 최근까지 국내의 통행을 금지시킨 사례가 이를 말하고 있다. 12월 들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무려 6천 5백만명에 달하며 사망자는 1백50만명에 이른다고 WHO(세계보건기구)가 최근 발표했다. 또 그렇게 한해가 저물고 있다. 고난은 또 다른 축복의 위장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지만 이번 코로나 팬데믹의 폐해가 막심해서 막막한 바다를 홀로 떠다니는 배처럼 외롭고 고독한 한 해 였다. 불교에서는 인생 항로를 ‘고해(苦海)’로 비유한다. 108가지의 번뇌가 떠다니는 괴로운(고통의) 바다를 표현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고통이 있는가 하면 미운 사람과 만나는 고통도 있으며 심지어는 즐거움도 고통이 기저에 내재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인간을 ‘비기(悲器: 슬픈 그릇)’라고 정의하는 것일까? 새해가 시작되는 첫날, 우리는 2020호라는 배를 타고 출항했다. 과거에는 선현과 스승의 교훈을 등대 삼고 부모의 가르침을 나침판 삼아 인생의 운항에 나섰다. 최근의 선박에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라는 위성항법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어 위험성이 크게 줄어 들었다고 하지만 변화무쌍한 기상의 변덕은 상존하고 있다. 기상이라는 외부 요인도 중요하지만 질병과 스트레스라는 몸과 마음의 병도 배의 운행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머나먼 남쪽 나라 호주에 살고 있는 동포들은 온라인 전파를 타고 들려오는 고국의 정세에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혹자는 해외로 이민을 왔으면 그 나라 정세에나 신경 쓰지 고국을 잊으라고 주장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살아 왔던 고국을 어찌 잊을 수가 있겠는가? 더구나 한국인들은 다른 민족에 비해 정(情)이 많은 민족이라 고국의 정치에도 신경을 곤두세운다. 민주주의는 공감과 수평적인 인간관계가 맺어진 가장 바람직한 정치제도인데 고국의 정계에서는 복수에 함몰된 정치로 여야가 항상 내전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은 을 내세운다. 국제화 시대를 맞이한 세계는 국민 감정이 아니라 국제 감각이 더욱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고국에서는 좌파와 우파로 양분되어 장기간에 걸쳐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어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다. 성경(여호수아 1장7절)에도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 하리니.."라고 경고한다. 전염병의 창궐과 경제의 어려움으로 국난에 처하게 되면 지도자의 역할은 실로 중대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난세에 영웅이 두각을 나타낸다. 조선 시대 임진왜란이라는 절대 절명의 국가 위기에 이 순신 장군이라는 걸출한 영웅을 배출했다. 서투른 양치기는 양떼를 망쳐 놓는다고 옛 글에 표현하고 있다. 이는 모자는 크고 소떼가 없는 카우보이를 연상케 한다. 12월, 2020호는 코로나라는 파고를 헤치고 가까스로 모항으로 귀항하고 있다. 다행히 코로나 백신이 유명 국제 제약회사들에 의해 성공적으로 제조, 공급되고 있다는 희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화할까? 청정한 지구를 회복하고 보전하기 위해 자연을 보호하는 생활 습관을 가져야겠다. 우리는 조상들에게 지구를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빌려온 것이라고 인디언들은 설파한다. 호주와 한국의 TV 프로그램에서 낚시하는 장면을 보면 호주 TV 에서는 생선을 낚아도 대소를 불문하고 낚인 고기를 바다로 살려 보내는 장면을 자주 보여준다. 그에 반해 한국 TV에서는 선상 낚시를 하면서 고기의 크기에 상관없이 현장에서 회를 떠서 먹는 화면을 방영하고 있으니 자연보호에 대한 기본 인식이 비교된다. 우울한 한해를 마지막으로 보내고 있다. 바이러스에는 백신이 필요 하듯이 마음에도 백신을 맞으면 좋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마음의 백신으로는 김수환 추기경의 명언을 추천하고 싶다. # 말을 많이 하면 필요 없는 말이 나온다. 양쪽 귀로 많이 들으며 입은 세번 생각하고 말한다. # 화내는 사람은 언제나 손해를 본다. 화내는 사람은 아무도 가까이 오지 않아서 늘 외롭고 쓸쓸하다. # 기도는 녹슨 쇠붙이도 녹이며 주먹을 불끈 쥐기보다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자가 더 강하다. # 이웃과 절대로 등 지지 말라. 이웃은 나의 모습을 비추어 보는큰 거울이다. # 가끔은 어두운 방에서 자신을 바라보라. 마음의 눈으로, 마음의 가슴으로 주인공이 되어 "나는 누구인가? ", "어디서 왔나?", "어디로 가나?".. 그리 하면 조급함이 사라지고 삶에 대한 여유로움이 생기나니.. 이렇게 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나가자. 삶은 우리가 조금씩 아껴 가면서 꺼내 놓고 싶은 보배요 행운이다. 아랫목처럼 따듯한 가슴을 가진 사람과 따스한 말을 하는 사람이 더불어 사는 세상은 아름답다. 또한 오래된 것은 아름답다. 거기에는 세월의 흔적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노인의 말은 맞지 않는 것이 별로 없다. ‘노인의 머리와 청년의 손(Old head and young hand)‘라는 영국 속담이 있다. 실버족들이 접속과 공감(concept and connect)을 통해 동포사회에 행복의 그물을 던져 보자. 필자는 최근 한 동창회 망년회에 참석했다. 한국인들은 해가 바뀌기 전에 망년의 모임을 갖는 관습이 있다. 이는 묵은 해의 온갖 괴로움을 잊고 새해를 맞이하자는 뜻이다. 많은 건배 표어 중에서 "당신 멋져!"라는 구호가 인상적이었다. 당당하게, 신나게, 멋지게, 져주면서 살아가자는 의미라고 한다. 새해에는 가진 것을 인식하고 가진 것에 감사하고 가진 것을 나누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김봉주 (자유기고가) bjk1940@daum.net

  10/12/2020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김봉주(자유 기고가) 11월이 지나고 있다. 고국에서는 가을과 겨울의 건널목이지만 호주에서는 봄과 여름의 징검다리이다. 풍성한 감나무에서 감이 사라지고 나면 탐스런 잎새가 단풍과 함께 낙하한 자리에 빨갛게 물든 홍시가 추억처럼 달려 있는 고국의 늦가을이 떠오른다.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자장가 대신 젖가슴을 내주던 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도는 울 엄마가 보고파진다. " 최근 7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20대 데뷔 시절을 방불케하는 가창력을 보여 전국의 실버족에게 희망을 안겨준 가왕 나훈아씨가 불러 히트한 노래 ‘홍시’ 가사 일부이다. 고국의 지방에서는 대부분의 주택에 감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넓다란 정원에는 물론 시골 마을의 마당에도 한두 그루의 감나무가 자리잡고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하얗게 감 꽃이 필 무렵이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었다. 당시 감나무에서 나는 단감, 홍시, 곶감은 가족의 인기 간식 메뉴이기도 했다. 감은 서양인 보다 동양인 특히 한국, 일본,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과일이다. 호주인들도 감은 선호하는 과일이 아니다. 특히 홍시는 부패한 과일로 오해해서 멀리 한다. 감은 비타민 A, B, C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면역력을 강화하고 시력을 보호 한다. 특히 노년층에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명을 초래하는 질환인 황반 변성을 예방한다는 최상의 건강 과일이기도 하다. 단감의 타닌 성분이 지방질과 작용하여 변을 굳게 하기 때문에 변비 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감은 숙성 상태와 보존 상태에 따라 연시, 반시, 홍시, 곶감으로 나누어진다. 감은 익어갈수록 각종 영양 성분이 농축되어 곶감은 단감보다 당도가 3배에 이른다고 한다. 감이 익어갈수록 탁월한 효능이 나타나듯이 우리네 인생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지혜와 경륜이 깊고 넓어진다. 노년은 삶이 자유롭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일하기 싫으면 놀고, 놀기 싫으면 일하고, 머물기 싫으면 떠나고, 떠나기 싫으면 머물고.. 노년은 바람처럼 살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대신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산이 높다고 해서 명산이 아니듯이 나이가 많다고 반드시 어른은 아니다. 만사를 가려보고 새겨듣고 판단이 그르지 않으면서 품위를 유지하는 생활이 존경받는 노년의 길이다. 발효와 부패라는 단어가 있다. 발효는 효모, 박테리아 등 미생물에 의하여 유기물이 분해되는 작용이다. 부패도 균에 의하여 단백질이나 유기물이 분해되는 작용이다. 발효와 부패는 유기물이 분해되는 과정은 같은데 효과는 정반대이다. 발효는 자신의 작용으로 더욱 유익한 물질을 생성하여 도움을 준다. 이에 반해 부패는 부패균을 발생시켜 악취를 풍기고 유독 물질을 배출하여 주위 환경에 피해를 준다. 노년도 이와 같이 두 가지 패턴으로 나누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부지런히 움직이며 힘든 이웃을 돕고 더불어 사는 법을 몸소 실천하여 청소년에게 모범을 보여 주는 이들이 발효(醱酵, fermentation)권에 해당된다. 물속에 있으면서도 목말라 하면서 늘 갈증 상태로 이기심이 꽉 찬 과욕의 노년층은 부패(腐敗, putrefaction)권에 속한다고 판단된다. 11월은 죽음을 묵상하는 달이다. 올해 11월 11일 오전 11시 코리아 부산을 향해 1분간 묵념하는 캠페인이 전세계적으로 베풀어졌다. 부산 유엔 기념 공원에 잠들어 있는 6.25 참전 용사를 추모하는 ‘부산을 향하여(Turn toward Busan)’ 행사에 세계인이 동참하는 범세계적 행사에 의미가 깊었다. 11월 11일은 세계 1차 대전 종전일이다. 호주를 비롯한 영연방 국가에서는 이날(Remembrance Day)에 묵념의 시간(a moment of silence)을 갖고 호국 영령을 추모한다. 이날 호주에서는 양귀비꽃(poppies)으로 현충일 기념행사를 한다. 전쟁 중에 숨진 병사들의 붉은 피를 상징하기 위해 양귀비 꽃을 전시한다. 인생의 죽음도 자연의 이치이자 신의 섭리다. 그러니까 죽음도 삶의 일부라고 정의할 수 있다. 1528년 교황의 인준을 받은 로마 가톨릭 카푸친 수도회 소속 수도사들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고 인사를 나눈다. "당신의 죽음을 묵상하라"라는 의미이다. 카푸친 출신 수도사가 묻힌 납골당에는 "우리도 당신과 같았다. 머지 않아 당신도 우리와 같아 질 것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커피의 종류에서 카푸치노(Capuccino)는 많은 사람들이 선호 하는 커피다. 유럽 스타일로 원두커피를 고온으로 압축해서 만드는 카푸치노는 우유 섞인 커피에 계핏가루(혹은 코코아 가루 )를 뿌린 커피이다. 카푸친 수도회에서 유래한 카푸치노는 이들 청빈의 상징인 두건이 달린 원피스 모양의 옷 모습과 진한 갈색 커피 위에 우유 거품을 얹은 모습이 수도사들의 두건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우리의 의식을 감성 상태로 만들어 늘 깨어 있는 의식을 갖도록 하면 어떨까? 이 달은 1년의 종말이 아니라 성숙의 결정이다. 오래된 것은 아름답다. 거기에는 세월의 흔적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삶의 우물에서 길어 올린 인생의 지혜는 노년의 특권이다. 끊임 없이 사건을 겪고 선택을 하며 살아온 인생이 아닌가? 11월이 오면 나는 유리알처럼 투명한 하늘 아래 감나무 가지에 매달려 차갑게 익어가며 낙하를 기다리는 홍시가 생각이 난다.

  19/11/2020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백세 시대가 열리고 있다. 작년에 발표한 세계 인구통계에 따르면 100세를 넘긴 초고령 인구가 해마다 늘고 있다. 호주에서는 5천여명, 한국에는 1만9천여명이 100세를 돌파했고 세계 최장수 국가인 일본에서는 무려 7만 여명이 초고령 인구로 등재되어 있다. 생로병사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에 비유하며 죽음을 자연의 순환 과정으로 체념하고 살고 있는 인간에게 노화가 엄연한 질병이라고 진단하며 치료가 가능하다는 학설이 발표되어 인류에게 충격적인 희망을 주고 있다. 하버드의대 유전학 교수이며 호주 NSW의대 노화연구실장으로 재직하고있는 데이비드 A 싱클레어 교수는 ‘노화의 종말’이라는 저서에서 “노화는 정상이 아니라 질병이며 이 병은 치료가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니까 노화를 늦추고 멈추고 되돌릴 수 있으며 수명을 지연시키며 역전시킬 수 있고 노화를 해결하면 모든 장애와 질병에서 벗어나 누구나 건강한 장수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될 날이 예견된다니 흥분하지 않을 수 없다. 노화와 유전 분야 최고 권위자인 싱크레어 교수는 노화가 질병이므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며 노화 방지 백신을 연구 개발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좋은 일에는 마가 낀다고나 할까? 인간의 수명이 길어 질 수 있다는 장미 빛 전망에 치매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치매(dementia)는 디멘트(dement: 정신이 없어진다)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용어로 오래전 고국에서는 '노망'으로 부르며 정신병 환자로 취급되어 사회와 격리시키기위해 방에 감금하는 슬픈 과거가 있었다. 치매는 뇌질환으로 초래된 일련의 증세로 특정한 하나의 질환이 아니다. 심각한 기억 장애로 사고력, 행동, 일상생활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노화에서 발생하는 질병일 뿐이다. 치매가 발생하는 원인과 종류도 천차만별, 무려 1백여 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현재 치료약이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마치 일반 감기의 원인이 200여 가지 다양한 바이러스 때문에 아직까지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는 경우와 같다고 나할까? 다만 독감은 A, B, C로 나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되므로 백신(influenza vaccine)이 존재한다. 치매의 종류도 많으나 알츠하이머병이 80%를 차지한다. 독일 의사 알츠하이머 박사의 이름에서 따온 알츠하이머 병은 두뇌의 신경 세포 사이의 소통에 필요한 신경 전달 물질의 생성이 감소해서 발생하게 된다. 치매는 일반적으로 10년을 주기로 하며 첫 3년은 시간이 애매하게 되고 다음 3년은 공간이 애매하게 되며 그 다음 3년은 사람을 못 알아 보게된다. WHO(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치매 환자가 4초에 1명, 1분에 15명, 1시간에 900명이 발생한다는 우울한 집계를 나타낸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30년 후에는 1억3천만명으로 추산되어 65세 이상 노인 7명 중 1명이 환자가 된다. 장수시대에 치매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 그렇다면 우리는 치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치매를 부끄러워하거나 수치스러워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제 치매는 감기와 같은 흔한 질병으로 우리에게 서서이 다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한다. 더 이상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할 병이 아니다. 호주 한인 사회에서도 치매 환자가 종종 발생하여 가족들의 수심을 깊게 하고 있다. 권위있는 치매 전문 의사에 따르면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발생 하면 가장 먼저 커밍아웃(coming ou )하기를 권장한다. ‘남이 알세라 쉬쉬..’할 것이 아니라 담담하게 치매 사실을 주변에 알려서 환자로 하여금 스트레스를 적게 받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환자가 일반적인 질환으로 인식하게 하여 일상을 누리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환자를 요양 시설에 보내는 경우 보다 가족과 함께 거주하며 주변 사람과 어울리게하는 사례가 병세를 악화시키지 않고 약의 효험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주 여성인 크리스틴 브라이든은 1995년 치매 진단을 받은 후 남편의 도움으로 긍정적인 생활 태도로 여행도 하며 치매 사실을 대중에게 알리는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흔히 치매에는 ‘착한 치매’와 ‘나쁜 치매’로 나뉜다고 한다. 착한 치매는 일체의 언행을 양순하게 해서 가족의 염려를 덜어 주는 반면 나쁜 치매는 언어와 행동을 포악하게 하여 가족을 불안 속에 몰아넣는다고 한다. 이 두가지 행태의 치매 증상은 가족의 환자에 대한 태도와 보호자의 성격에 따라 결정된다는 속설이 있다. 가족이 환자를 어린애를 보살피듯이 사랑으로 상대해 주면 착한 치매가 된다니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독교와 불교의 핵심 교리인 ‘사랑과 자비’의 효능이 만병 통치약(?)임을 재확인시켜 주는 셈이다. 그렇다면 치매를 미리 예방할 수는 없을까? 치매를 새로운 인생으로 간주하고 이에 대비함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다. 치매 예방에는 3권(三勸), 3금(三禁), 3행(三行)이 있다고 권고 한다. * 3권(三勸): 운동, 식단(과일, 채소, 견과류, 생선 골고루 섭취). 독서 * 3금(三禁): 담배, 술, 뇌손상 * 3행(三行): 피 검사, 취미(단체) 생활, 조기 치매 검진 덧붙여 * 평소에 인지 능력을 향상 시킨다. * 음악, 미술, 서예, 언어 교육을 받는다. * 걷기 운동을 꾸준히 계속한다. * 잠을 충분히 잔다. * 사회 관계망을 넓히며 사회 활동을 유지한다. 치매 예방 습관이 장수 건강법과 일맥 상통한다. 생물학적 나이로 노년을 구분하던 과거의 시대에서 마음의 나이로 청년, 중년, 장년. 노년을 평가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이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인가? 김봉주 (자유기고가) bjk1940@daum.net

  22/10/2020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나이가 들면 세월이 빨리 간다고 쓸쓸해 한다. 과연 그럴까? 세월은 정지해 있는데 사람들 마음이 달려가고 있는 건 아닐까 ? 세월과 나이의 상관관계가 자동차 속도에 비유되기도 한다. 10대는 시속 10km의 저속으로 시작해서 20대는 시속 20km로 서서이 속력을 내기 시작해 30, 40, 50대에서 가속이 붙어 70, 80대에는 70, 80km 과속으로 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 원인이 나이가 들어 갈수록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 변화가 별로 없어 세월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는 가운데 캘린더는 어김없이 넘어 가니 날짜가 쏜 화살처럼 보이기 때문이리라. 흔히 코리언의 특성으로 ‘빨리 빨리’를 들 수 있다. 코리언의 DNA에 빠른 모터가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분주하기 이를데 없다. 그런 코리언들이 이 몸에 밴 호주인 사회에서 생활하는데 인내심이 무척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국제 전화 국가번호도 82가 되어 ‘빨리’를 연상케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특히 분주한 민족성을 가진 한민족에게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은 때로는 강제로라도 멈추어 설 때 복을 받을 수 있다. 세계 최고 부호인 미국의 빌 게이츠는 코로나 팬데믹에 즈음 하여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코로나를 지구의 병환으로 진단하고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교훈을 주었다고 발표했다. # 모든 사람이 종교, 직업, 문화, 재산, 연령에 상관없이 평등 하다. # 세계는 하나이며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 인간이 물질의 노예로 전락했다. # 무엇보다 건강이 가장 소중하다. # 가족 유대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코로나 사태는 우리에게 세월이 물처럼 흘러감을 실감케 하고 있다. 온라인 비즈니스와 재택근무는 세상의 변화 속도를 체감 하지 못 하게 하고 있다. 세월의 변화를 느끼지 못한 가운데 날자는 가고 있어 나이만 먹게 된다. 나이에 대한 현대와 과거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UN에서는 2015년 인간의 발달 단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발표하여 전세계 실버족들에게 용기를 주었다. - 19세에서 65세까지를 청년기 - 66세에서 75세까지를 중년기 - 76세에서 85세까지를 장년기 - 그 이후 나이를 노년기로 규정하여 당사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과거와 현재의 노인들의 육체와 정신의 건강 상태를 비교해 보면 실버족은 현재의 나이에 0.7을 곱하면 과거의 나이와 동일 하다는 속설에 공감이 간다. 그러니까 현재 80세는 과거 56세와 같다고나 할까? 과거에 한국에서는 아이가 출생하면 백일잔치를, 1년 후에 돌잔치를 베풀었다. 당시 영아 사망율이 높아서 그날까지 살아 남았다는 안심 파티라 볼 수 있었다. 나이가 들어 부모가 60세가 되면 자녀들이 환갑잔치를 크게 벌여 친인척과 지인들을 초대했다. 이는 60세 넘어 생존한 노인들이 드물었기 때문에 장수 축하 의미였으리라. 한민족은 조선시대부터 나이로 서열을 정한다는 장유유서(長幼有序)를 철저히 지켜왔다. 공사를 불문하고 나이 많은 이를 존중 해온 것이다. 호주 한인 사회의 교민 2세들이 남녀를 불문 하고 형,언니로 부르며 깍듯이 선배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아름다운 풍습이 해외에까지 전해 내려옴을 알 수 있다. 전세계 실버족들의 롤 모델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니 ‘홍고’라는 영원한 청년이 있었다. 17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 공화국에 동서고금을 통해 최고령 공직자의 기록이 있다. 홍고(1704-1821)는 117세 장수를 누렸으며 5번의 결혼을 했고 49명의 자녀를 두었다. 특이한 점은 그는 평생에 앓아 누운 적이 없고 시력, 기억력, 청력이 마지막 날까지 확실했다고 한다. 그의 머리카락은 100세 때, 수염과 눈썹은 112세 때 다시 까맣게 되었다. 116세 되는 해 그의 잇몸에서 새로운 2개의 사랑니가 났다. 그는 115세에 지중해 에게해에 있는 키프로스 섬 주재 베네치아 영사에 임명되었다. 그는 자신의 놀라운 불로장수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행동해서 자기를 항상 젊게 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 그는 숨지는 날까지 매일 12.8km(약 1만8천보)를 걸었다. # 그는 매일 용모 단정한 젊은 숙녀와 동석해서 대화를 나누었다. 늙은 말은 길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남자는 자기가 느낄만큼 나이를 먹지만 여자는 남에게 그렇게 보일 만큼 나이를 먹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남자는 늙어 감에 따라 감정이 나이를 먹고 여자는 얼굴이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와 가정에서의 아내의 지위는 정비례한다. 20대에는 가정의 귀염둥이로 출발하여 30대에 기호 식품, 40대에 가재 도구, 50대에 가보로 승격하며 60대에 지방 문화재의 직위로 자리매김하여 70대에 대망의 국보의 위치에 이르게 된다는 친구 H씨의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한편 학창 시절 대부분이 남자인 교수들의 강의 내용을 회고해 보면 30대 교수는 어려운 것을 가르치고, 40대 교수는 중요한 것을 가르치고, 50대 교수는 아는 것을 가르치고, 60대 교수는 기억나는 것을 가르쳤지 않았나 싶다. 사람은 늙어 가는데 나무는 정정이 자란다. 호주는 지상의 천국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호주 교민들은 살아서 으로 거주지를 옮긴 행운아들이다. 더구나 시드니는 세계 3대 미항 중에서 첫번째로 꼽는 아름다운 항구로 공인되어 있다. 아름다운 자연의 축복 속에서 열심히 걷기 운동을 생활화해서 건강을 돌보고 답답한 코로나 터널 속에서도 감사와 은혜를 잊지 않도록 기도하자. 행복은 과거나 미래의 것이 아니다. 행복은 현재의 선택이다. 김봉주 (자유기고가) bjk1940@daum.net

  24/09/2020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

청소년 시절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고 진한 감동을 느꼈던 기억이 떠오른다. 18세기 독일 철학자 괴테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이 소설의 주인공 베르테르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슬픈 이야기가 당시 유럽 젊은이들에게 모방 자살의 빌미를 제공했다. 롯데 창업자 신격호 회장은 일본에서 이 작품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아 여주인공인 롯데의 이름을 그가 창업한 기업 이름으로 명명했다. 세계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한국이 자살율 1위를 차지하는 불행한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통계에 의하면 한국은 하루 평균 3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나타나 OECD 평균 하루 11명을 훨씬 초과하고 있다. 참고로 호주에서는 연간 약 3천명(하루 8.2명)이 자살을 한다. 어느 해부터인가 한국 미디어에서는 자살을 〈극단적 선택〉이라는 아리송한 표현을 사용한다. 최근 박원순 서울 시장의 자살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들의 자살 사건은 스트레스에 휩싸여 있는 젊은이들에게 모방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한민족은 전통적으로 유교의 영향을 받아 ‘효(孝)’를 가정생활의 지표로 삼아 이어온 전통을 갖고 있다. ‘효경(孝經)’에 나오는 고사성어에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는 문장이 있다. 부모로부터 받은 몸의 터럭 하나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1천번 창으로 찔리며 1만번 칼로 베이는 아픔으로 표현되는 어머니의 진통의 덕택으로 태어나 신생아와 유아 시절 1만8천번의 소변과 3천번의 대변을 손수 받으며 길러 주신 부모의 은덕을 생각 한다면 어찌 자살을 자행할 수 있단 말인가? 서양에서는 ‘효’의 개념이 희박하여 영어에도 적합한 단어가 없다. piety 라는 ‘어른에게 공손함’이라는 단어가 존재 할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서양 문화권에서는 ‘내 삶의 주인은 나다’라는 관습이 전통이 되어 개인주의가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딸들이 외롭게 살고 있는 부모들을 크리스마스와 설날이 되어서야 찾아오는 이웃 호주인들을 보면 우리 민족의 미풍양속을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진다. 고대 그리스의 정치가이자 성직자였던 풀루타크는 2천년 전에 그의 저서인 영웅전에서 자살은 명예를 빛나게 하기 위하여 할 일이지 해야 할 일을 회피하기 위한 수치스러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기 혼자만을 위해 살거나 죽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라고 갈파했다. 이 처럼 자살에 대한 성인들의 경구는 냉엄했다. 인간은 하나님이 소환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스스로 생명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는 경고이리라. 누구나 삶에 공과가 있다. 다만 죽음으로 과오를 덮으려 하고 자살을 동정하거나 미화해서는 안된다. 누구든지 죽음으로 과오를 덮을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 주어야 한다. 특히 사회 지도층이라 일컫는 고위 공직자의 자살은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한국의 자살율은 10대와 30대 연령층이 가장 많다. 생애 스트레스를 가장 민감하게 받는 세대인 이들은 직업, 경제, 건강, 연애, 학업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지만 정치인, 연예인, 운동선수들의 자살 사건이 끼친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죽음은 자연의 이치이자 신의 섭리다. 산다는 것은 생각과 말과 발의 3중주라고 한다. 생각의 흐름, 말의 표현, 발의 동선 이 세가지가 오늘 나의 삶을 결정짓는다. 인터넷의 발달로 노년과 청년의 거리가 좁혀져 친구가 되는 길이 열렸다. 디지털이 지배하는 현대 문명은 노년과 청년이 어울리는 광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조선 시대 사대부들은 위아래 10년 정도는 친구로 여기고 교류 하는 풍토였다고 한다. 삶은 우리가 조금씩 아껴가면서 꺼내 놓고 싶은 보배요 행운이라고 어느 시인은 읊었다. 우리는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 하는 것처럼 살아가고 있지만 노인이 되어 질병이 찾아오면 당혹하게 된다. 죽음을 경험한 적이 없어 두려움에 싸여 병원을 찾게 되며 목표를 완치에 두고 수술을 단행하여 고통 속에서 타계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노년이 되면 질병의 완치 보다 병과의 공존을 목표로 하면 어떨까? 미국에서는 노인 환자의 여생을 고통 없이 평안하게 치유 하는 노인병 전문의가 있어 환영받고 있다고 한다. 만약 본인이 의식을 잃었을 때 연명 치료에 대한 자신의 의사를 미리 기록한 ‘사전 의료 의향서’를 작성하여 홈닥터에게 보관할 것을 권고한다. 유언장(will)도 겸하는 이 서류에 다음과 같이 적시한다. "본인이 의학적 소생이 불가능 한 식물인간이 되었을 때 기계적인 생명 연장 수단을 강구하지 말아 주세요. 단 통증 조절이나 편안한 임종을 맞이하기 위한 제반 조처를 취해 주셔서 위엄 있는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일몰 앞에서 자녀들과 친척에게 부담을 안기지 않기 위해서 이 서류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자살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으며 자살은 속죄가 될 수 없다. 자신에 대한 완전한 의무 위반 행동이며 부모님의 은혜를 배반한 불효 행위이기도 하다. ‘자살’을 반대로 생각을 바꾸면 ‘살자’가 아닌가? 김봉주(자유 기고가, 부영 고문) bjk1940@daum.net

  06/08/2020
  김봉주의 오페라 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