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광고 |

2016년에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인 이세돌9단을 상대로 4승 1패로 승리를 거두어 화제가 된 것을 많은 분들이 기억할 것입니다. 그 사이에도 인공지능 시스템을 제작하는 기술은 급속도로 발달하여 최근에는 인공지능시스템이 자율적으로 발명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세계적으로 특허 업계에서는 이미 인공지능을 발명자(inventor)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주제가 화두가 되어 왔는데, 최근 호주연방법원은 Thaler v Commissioner of Patents [2021] FCA 879 라는 이름의 재판에서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하는 세계 최초의 판결을 내려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미국의 인공지능 전문가인 테일러 박사는2019년 9월 17일, “음식물 저장용기 및 개선된 주의를 끄는 장치와 방법(“Food Container and Devices and Methods for Attracting Enhanced Attention”)이라는 PCT국제특허를 출원하였고 호주를 포함한 여러 국가에 특허를 신청하였습니다(호주특허출원 제2019363177호).테일러 박사의 특허출원서에는 “DABUS, The invention was autonomously generated by an artificial intelligence”가 발명자로 기재되었는데, 다부스(DABUS)란 “Device for the Autonomous Bootstrapping of Unified Sentience”의 앞글자를 딴 말로, 학습을 통해 자율적으로 발명을 하도록 프로그램된 인공지능 시스템입니다.테일러 박사는 한국, 미국, 영국, 캐나다, 중국, 유럽, 독일, 인도, 이스라엘,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등 전세계 16개 국가에도 동일한 출원을 하였는데, 오직 사람만이 특허출원의 발명자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미 유럽 (EPO), 영국, 미국에서는 거절되었습니다.호주특허청에서도 사람이 발명자로 명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테일러 박사의 특허신청에 대해 거절결정을 내렸습니다.  호주특허법에서는 발명자에 대해 따로 정의를 내리고 있지 않은데, 이에 호주특허청에서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사전적 의미로 볼 때 발명을 할 수 있는 자는 사람으로 해석되어야 마땅하며 인공지능은 권리를 양도하는 행위를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법을 충족시킬 수 없다고 지적하였습니다.  테일러 박사는 호주연방법원(Federal Court of Australia)에 호주특허청의 결정이 부당하다며 소를 제기하였고, 2021년 7월 31일 호주연방법원의 비치 판사(Justice Beach)는 호주특허청의 결정을 뒤집고 사건을 호주특허청으로 되돌려 보냈습니다.비치 판사는 판결문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이 만들어낸 발명에 발명자의 이름이 필요하다면 누가 발명자가 되어야 하는가? 해당 인공지능을 만든 프로그래머? 인공지능의 소유자? 운영자, 트레이너, 데이터입력자? 아니면 이들 모두? 아니면 그들중 아무도?”라는 질문을 던지며 자율적으로 사고하며 창작물을 고안해내는 인공지능이 현실세계에 이미 실존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나아가, 호주특허법에서는 발명자가 반드시 사람이어야 한다는 명시적인 정의가 없기 때문에 사람이 아닌 것도 발명자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며, “inventor”라는 단어는 일반 agent 명사로 해석될 수 있어 사물(thing)도 발명자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아울러, 비치 판사는 테일러 박사측이 주장한, 소유물에서 기인한 파생물은 소유물의 소유권자가 가진다는 관습법의 일반원칙 (예를 들어, 땅 주인에게는 그 땅에서 수확한 곡물에 대한 소유권이 있고, 소 주인에게는 그 소에서 나온 우유에 대한 소유권이 있음)을 받아들여, 설령 다부스가 직접 권리를 누군가에게 양도하는 행위를 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다부스가 고안해 낸 발명은 다부스의 소유권자인 테일러 박사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제15조1(c)항에도 만족시킬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테일러 박사는 다부스의 소스코드 저작권자로서 다부스에 대한 소유권은 인정 받음).마지막으로 비치 판사는 공공의 이익과 정책적인 판단이 두루 고려되었다고 밝히면서, 발명자라는 용어가 사람이라는 좁은 의미로만 해석된다면 컴퓨터 과학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여러 산업분야에서의 혁신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명시하였습니다. 따라서, 법적 용어는 맥락을 고려한 유연한 해석이 필요하며 발명자의 범위를 인공지능까지 확대하는 것은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자 하는 호주특허법의 목적 조항(제2A조)에도 부합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역사적인 이 판결이 호주법원의 최종 입장이 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2021년 8월 27일, 호주특허청은 호주연방법원의 판결에 불복하는 항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만약 항소법원 또한 기존의 판결에 동의할 경우 향후 인공지능의 발명에 대한 전세계의 특허출원이 호주로 집중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의 발명자 인정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고안해 낸 발명과 사람의 발명을 동일하게 적용할 경우 특허의 진보성 판단에 있어 불공정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인간의 발명능력을 인공지능이 온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 사람보다 우수한 발명능력을 지닌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적일지, 그리고 과연 어떤 방향이 특허제도의 목적에 부합하는 길인지 여러 의문들이 꼬리를 물고 생겨납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논리에만 매몰되어 직무발명 보상이 필요없는 인공지능이 수많은 연구개발 인력을 대체하게 될 우려도 있습니다.인공지능 발명을 옹호하는 입장에서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 컴퓨터가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알고리즘과 기술을 개발하는 분야)이나 제약산업 등 많은 분야에서 이미 인공지능 시스템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시대적 흐름에 맞는 법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여러분은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인정함으로써 득과 실 중 어느 것이 더 크다고 보나요? 비치 판사가 판결문에서 언급하여 유명해진 문구를 인용하며 본 칼럼을 맺고자 합니다. “We are both created and create. Why cannot our own creations also create?”문의: H & H Lawyers  전화: 61 2 9233 1411     이메일: info@hhlaw.com.au      홈페이지: www.hhlaw.com.au김현태 변호사 (H&H Lawyers 파트너 변호사)면책공고본 칼럼은 작성일 기준 시행되는 법규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이며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필자 및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이후 법규의 신설, 개정, 폐지로 인한 변경 사항 및 칼럼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23/09/2021
  지적재산권법 칼럼

이번 칼럼에서는 아마존(Amazon Inc) 오픈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셀러(seller)분들이 많이 궁금해하시는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 (Amazon Brand Registry)에 대해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는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의 셀러들이 소유한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해 아마존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일종의 내부 등기소입니다.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서 타사 브랜드의 상품을 판매하는 셀러에게는 해당되지 않으며, 자신의 고유한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셀러만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에 상표 등록이 가능합니다.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 로고 브랜드 레지스트리에 등록하게 되면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 가장 큰 장점은 당연히 신속하고 효과적인 브랜드 보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뿐만 아니라 다른 전자상거래 사이트들도 내부적으로 지식재산권 보호정책을 가지고는 있으나, 실제 침해사례가 발생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아마존은 판매 중인 상품들의 이미지와 소개글 등을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에 등록된 상표와 비교하는 글로벌 검색기능을 보유하고 있어서, 상표침해에 대한 효과적이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합니다. 브랜드 레지스트리 제도가 도입되면서 상표침해로 추정되는 건수가 99퍼센트나 감소되었고 60억개가 넘는 제품 목록이 삭제되었다고 합니다.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에 등록이 될 경우, 다른 판매자들과는 차별적으로 제품 상세 페이지에 추가적으로 정보를 기입할 수 있는 권리도 주어집니다. 예를 들면, 제품 상세 정보란에 이미지 (A content)와 동영상(Video Asset) 기능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인지도 및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정확하고 상세한 상품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서 결국 매출의 증가로도 이어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에 자신의 브랜드(상표)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특정 국가의 특허청에 등록된 상표를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2021년 7월 기준으로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리트리에 등록이 가능한 상표등록국가는 호주, 미국, 브라질, 캐나다, 멕시코, 인도,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터키, 싱가폴, 스페인,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스웨덴, 폴란드, 유럽연합(EU),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등 20개국이며, 이 외 다른 국가에 등록된 상표는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에 등록할 수 없습니다. 즉, 예를 들어 한국이나 중국, 뉴질랜드 특허청에 등록된 상표는 현재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마드리드 의정서를 통해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등록된 상표도 인정되지 않으며 반드시 위 20개국의 국가 특허청에 직접 출원한 상표들만 대상이 됩니다.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에 상표 등록시 필요한 정보로는 상표명, 출원/등록번호, 지정상품 리스트, 제조/유통국가정보 등 입니다. 호주 상표의 경우 문자형태 또는 이미지로 구성된 상표를 등록할 수 있으며 정식 등록전이라도 등록신청(출원)이 된 상태라면 아마존 브랜드레지스트리에 등록이 가능합니다. 문자상표는 판매하는 상품 브랜드와 동일해야 하고 이미지 형태의 상표의 경우 호주 특허청에 제출한 이미지와 동일한 파일을 제출해야 합니다.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에 이미 등록한 상표의 정보가 변경될 경우, 해당 내용에 대한 업데이트가 요구되며 신규 브랜드 런칭시 이 또한 출원/등록된 상표가 있다면 셀러가 직접 추가할 수 있습니다.아마존은 2021년 7월 현재, 전세계 18개 국가에서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1,000만명이 넘는 판매자가 3억개가 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소비자는 클릭 몇 번으로 손쉽게 상품을 구매할 수도 있고 판매자는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판매 및 배송할 수 있는 혁신적인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마켓플레이스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셀러분들은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를 적극 이용하여 가짜브랜드상품, 모방상품으로부터 자신의 브랜드를 보호하고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이용해 보기를 바랍니다.최근 화장품이나 식품을 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중소/중견기업들의 호주 내 상표권 등록의뢰가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 특허청에 등록된 상표로는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의 등록이 불가하고 다른 국가, 특히 미국 특허청의 출원/심사 절차는 까다롭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소한 호주 특허청에 출원한 후 아마존 브랜드 레지스트리에 등록하는 우회적인 방안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호주 특허청의 상표심사는 한국보다 빠른 편이고 호주로 수출되는 상품과 관련하여 상표권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면책공고: 본 컬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속한 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문의: H & H Lawyers 이메일: info@hhlaw.com.au, 전화: 61 2 9233 1411 홈페이지: www.hhlaw.com.auH & H Lawyers김현태 파트너 변호사

  29/07/2021
  지적재산권법 칼럼

2020년 10월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돌돌 말리는 65인치 롤러블(Rollable)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R (LG SIGNATURE OLED R)’을 출시했습니다. VVIP 고객을 겨냥해 판매가로 1억원이 책정된 이 초고가 TV는 시청할 때는 화면을 펼쳐주고 시청하지 않을 때는 본체 속으로 화면을 돌돌 말아 넣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디스플레이가 두루마리처럼 말려야 하기 때문에 백라이트(backlight)가 필요없는 올레드 (OLED: 유기발광다이오드)의 강점을 극대화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LG가 이 롤러블 TV를 “ROLED”라는 브랜드로 세계 시장을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LG 측은 LG Display명의로 2년 전 일찌감치 호주에 “ROLED”라는 상표권 등록을 신청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LG Display가 신청한 ROLED 상표권 신청은 스위스의 유명 시계 기업 ROLEX의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LG의 상표권 신청에 포함된 스마트 워치 (smart watch)가 쟁점이었는데, ROLEX 측은 자사 브랜드의 명성에 비추어보아 ROLED라는 상표가 시계 (손목 시계든 스마트 워치든) 브랜드로 사용될 경우 소비자들을 기만하거나 혼동을 줄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분쟁은 1년 간 쌍방의 공방 끝에 결국 스위스 ROLEX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Rolex SA v LG Display Co Ltd [2020] ATMO 136). 호주 특허청의 심판관은 ROLEX의 국제적 명성은 인정할 만한 수준이며 LG가 신청한 ROLED는 ROLEX와 비교시 끝자리 “D”만 “X”로 바뀐 것일 뿐 나머지 4개의 문자가 동일하다며 충분히 소비자 간의 혼동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공판에서 LG측은 ROLED의 첫 문자 R은 Rollable의 약자이며 유기 발광 다이오드인 OLED와 합성하여 R+OLED로 조어한 것이라며 OLED 제품임을 강조하는 상표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심판관은 이 주장을 역으로 이용하여 ROLEX 또한 기술 발전 추이에 따라 전통적인 시계뿐만 아니라 스마트 시계로 진출시 OLED 기술을 활용할 경우, ROLED라는 브랜드를 사용할 개연성이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또한 심판관은 LG측이 알파벳 26글자중 하필 R을 골라 OLED 앞에 붙인 것에 의구심을 표하며 명품 시계 브랜드인 ROLEX의 명성에 편승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과적으로 LG가 신청한 ROLED 상표는 스마트 워치 상품을 삭제하고 나머지 TV, 컴퓨터 등에 한해서만 호주에서 등록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재미난 사실은 비슷한 시기에 ROLEX가 호주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LG를 상대로 동일한 상표권 분쟁을 일으켰었는데 한국의 특허심판원은 반대로 LG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한국 심판부에 따르면 ROLED와 ROLEX는 앞문자 4개가 동일한 것 외에는 외관이 상이하고 발음도 롤레드/로레드 Vs 롤렉스/로렉스로 확실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ROLEX는 명품 시계 브랜드로 이미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져 있어 LG가 ROLED라는 스마트 워치를 출시한다고 한들 대중들 사이에 혼동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한국의 심판부가 자국 기업에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고 해석할 사람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상표의 명성’에 근거한 이의신청 진행시 상반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한쪽에서는 유명 상표의 명성에 편승한 모방 상표 등록 시도라는 프레임을 씌울 수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상대의 상표가 너무 유명해서 내가 약간 유사한 상표를 사용한다고 한들 품질과 가격 등에서 월등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기만할 우려가 없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후자의 주장은 실제 명품 브랜드 기업으로부터 침해중지 내용증명을 받았던 저희 의뢰인의 사건에서 제가 활용하여 성공적인 방어를 할 수 있었던 논거이기도 했습니다. 호주에서 창업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기 전 상표 등록은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 상표는 문자, 로고 또는 슬로건 모두 등록이 가능합니다. 아울러, 상표권 등록 신청 전 다른 상표와 유사한지 검토해서 발생할지도 모를 상표권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현태 변호사(H&H Lawyers 호주변호사, 상표변리사) Noel.Kim@hhlaw.com.au [면책공고] 본 칼럼은 작성일 기준 시행되는 법규를 기반으로 작성된 것이며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므로, 필자 및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이후 법규의 신설, 개정, 폐지로 인한 변경 사항 및 칼럼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사진 01 : LG 롤러블 TV 사진 02 ROLEX 로고

  22/04/2021
  지적재산권법 칼럼

‘21세기 비틀즈’, ‘글로벌 팝 센세이션’, ‘미국에서 가장 많이 트윗된 아티스트’, 빌보드 뮤직어워즈의 ‘톱 소셜 아티스트’,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등재…이들은 모두 한국의 7인조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 (BTS)을 소개할 때 따라붙는 수식어들입니다. 날마다 새역사를 쓰고 있는 BTS의 인기는 초국가적이며 가히 유명세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BTS의 성공에 힘입어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2019년 매출액은 5879억원, 영업이익은 975억원으로 2018년 대비 무려 2배나 껑충 뛰었습니다. 빅히트는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는데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시가총액이 무려 4조~6조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된다고 합니다. 미국 CNBC는 BTS가 향후 10년간 한국 경제에 37조원 이상의 가치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근 개최되었던 빅히트의 회사 설명회에서 방시혁 대표는 “브랜드 IP와 스토리텔링 IP”를 회사의 성공비결이자 핵심 성장 전략으로 꼽았습니다. 여기에서 IP는 Intellectual Property의 약자로 지식재산을 뜻합니다. 즉, 음악산업에서 라이센스, 캐릭터, 게임, 출판, 팝업스토어 등으로 사업영역이 확장중에 있고 그 중심에 BTS의 지식재산이 있습니다. 그룹명 ‘방탄소년단’에서 ‘방탄’은 총알을 막아낸다는 의미이고 10대와 20대가 처한 암울한 현실, 편견과 억압에 맞서 자신들의 음악적 가치를 지켜낸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초기 BTS의 등록상표 중에는 방탄복이 그려져 있는 것도 있습니다. BTS는 ‘방탄소년단’의 로마자 표기나 영어 직역 표현인 “BangTan boyS” 또는 “Bulletproof Boys Scouts”의 준말이라고 하는데, 빅히트는 2017년 “Beyond The Scene”라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BTS와 같이 보통 영문자 2~3개로만 이루어진 단어들은 소비자들이 기억하기 쉬워 좋은 브랜드가 될 수 있는 반면, 다양한 단어들의 준말이 될 수 있어 다른 업체들과 분쟁에 휘말릴수도 있습니다. BTS가 데뷔한 것이 불과 7년 전인 2013년이라 이보다 앞서 또 다른 의미로 ‘BTS’라는 단어를 사용해온 회사들은 졸지에 BTS 상표를 도용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반대로 BTS의 유명세 덕을 톡톡히 볼 수도 있습니다. 2017년 신세계는 분더샵 (BOON THE SHOP)의 약자라 주장하면서 한국에서 여러 건의 BTS 상표등록을 시도했다가 빅히트 측과 분쟁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세계는 빅히트보다 먼저 상표를 등록했던 신한코퍼레이션의 BTS Back to School 상표를 사들여 빅히트와의 분쟁에 대응했습니다. 최근 언론 기사에 따르면 신세계가 케이팝 아이돌 그룹의 성공을 기원한다며 BTS 관련 모든 상표권을 포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10월에는 빅히트가 한국 특허심판원에 화장품 제조사 드림스코리아의 등록상표 B.T.S (중간에 점 포함)을 취소해달라는 청구를 냈습니다. 드림스코리아는 2014년 “B.T.S비티에스” 상표를 등록하고 Back To Sixteen이라는 화장품의 약자로 사용하다 방탄소년단이 유명해지자 중간의 점을 빼고 BTS 만 사용했습니다. 특허심판원은 판결문에서 드림스코리아의 행위가 소비자에게 출처 오인, 혼동을 불러일으킨다며 빅히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빅히트는 해외에서의 상표 침해 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 일례로 2019년 6월 Various John Does, Jane Does and XYZ Companies 를 상대로 BTS상표의 침해행위를 중지하라며 일리노이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호주에서는 필자가 빅히트를 대리하여 BTS, ARMY 로고의 등록을 수행한 바 있습니다. 심사과정에서 호주특허청은 아래와 같은 선등록 상표들 (스웨덴의 비즈니스 컨설팅사 BTS Group AB의 bts, 울릉공 소재 방송 네트워크 회사 BTS Networks, 아들레이드 소재 BTS Café)을 이유로 등록을 거부했었습니다만, 다행히 결국에는 모든 거절이유 극복에 성공하여 등록을 완료하였습니다. 브랜드의 보호방법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이 상표등록입니다. 사업 초창기에 권리확보에 소홀히 할 경우 추후 사업의 확장단계에서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 곤혹을 치를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그간 쌓아온 브랜드 명성도 잃고 이름도 바꿔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예방이 최선의 조치이며 적은 예산으로도 안전하게 지식재산을 확보하는 길입니다. 면책공고: 본 컬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속한 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H & H Lawyers Email: info@hhlaw.com.au, Phone. +61 2 9233 1411 김현태 (H & H Lawyers 변호사/상표변리사) Noel.Kim@hhlaw.com.au

  12/03/2020
  지적재산권법 칼럼

1920년에 설립된 콴타스 (Qantas) 항공은 네덜란드의 KLM과 콜롬비아의 아비앙카 항공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오래된 항공사입니다. 콴타스라는 이름은 Queensland And Northern Territory Aerial Services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유럽과 대양주를 남반구를 통해 연결하는 캥거루 루트(Kangaroo Route)를 운항한다고 하여 ‘하늘을 나는 캥거루(Flying Kangaroo)’라는 별칭으로도 불리웁니다. 콴타스의 기체 꼬리에 그려진 캥거루 마크는 콴타스를 상징하는 심볼이 되었는데, 콴타스가 캥거루 마크를 사용하게 된 것은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원래 호주의 1 페니 (penny) 동전에는 캥거루 실루엣이 원형 안에 그려져 있었는데 이것을 호주의 항공사 연합과 호주 공군에서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로 사용했었다고 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콴타스의 비행기들도 전시통제법에 의해 국가에 의해 징집되어 전투에 사용되었습니다. 1944년 징집이 해제된 전투기 중G-AGKT라는 비행기에 캥거루 그림과 함께 “Qantas Empire Airway Kangaroo Service”라는 문구가 사용됐다고 합니다. 이후, 시드니의 디자이너 거트 셀헴 (Gert Sellheim)이 1947년 날개 달린 캥거루 마크를 디자인했고 이후 여러번의 변형을 거쳐 1984년에 현재의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이 캥거루 마크와 관련된 상표 분쟁이 2009년에 있었는데, 남호주에 거주하던 다니엘 아마디오(Danniel Amadio)가 “Flying Kangaroo”라는 상표를 와인과 관련하여 특허청에 등록하고자 시도했었습니다. 당시 콴타스는 “Flying Kangaroo”라는 등록상표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았음에도 이의를 신청했었습니다 (Qantas Airways Limited v Danniel Amadio [2001] ATMO 84). 콴타스의 주요 이의 신청 근거로는 첫째, 콴타스는 비록 “Flying Kangaroo”라는 단어를 상표로 등록하지는 않았지만 호주 내에서 이미 이 단어와 관련하여 저명성(reputation)을 획득했고 그로인해 아마디오의 상표 사용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출처 혼동을 초래할 수 있어 소비자법(당시Trade Practices Act 1974)을 위반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특허청의 심판관은 콴타스가 저명성을 획득한 것은 캥거루 마크이지 “Flying Kangaroo”라는 단어는 아니라고 지적하면서도, 캥거루 마크가 콴타스에 의해 오랜 시간 호주에서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아마디오가 “Flying Kangaroo”를 와인과 관련하여 사용할 경우 해당 와인이 콴타스에 납품하는 와인으로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있다면서 상표법 42(b)항 (상표가 실정법과 충돌할 때 등록을 거부할 수 있는 조항)을 근거로 아마디오의 출원 상표를 거절 결정했습니다. 콴타스의 깔끔한 승리였고 이 결정을 보면 캥거루 마크는 이제 콴타스만 사용해야 하나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런데 2010년에 퀸즈랜드에 거주하는 루크 존 에드워드(Luke John Edwards)rk 티셔츠에 캥거루 모양이 들어간 상표를 출원했고 콴타스가 이번에도 등록에 반대한다며 이의신청을 했습니다. (티셔츠 마크) vs (캥거루 마크) (꼬리날개 캥거루 마크) 콴타스는 에드워드의 상표가 이미 등록된 콴타스의 두 종류의 상표 (캥거루 마크와 꼬리날개 캥거루 마크)와 기만적으로 유사하고 등록하고자 하는 물품 (의류)이 콴타스 상표가 커버하는 서비스(광고, 홍보, 머천다이징 등)와도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콴타스의 주장은 특허청 심판과정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에 콴타스는 연방법원에 소를 제기했습니다 Qantas Airways Limited v Edwards [2014] FCA 729). 이 사건에 대한 연방법원은 우선 콴타스가 근거로 삼은 두 종류의 등록 상표 중 캥거루 마크는 에드워드의 상표와 유사하지 않지만 꼬리날개 캥거루 마크는 기만적으로 유사하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콴타스의 지정 서비스 (광고, 홍보, 머천다이징 등)가 에드워드 상표의 지정상품 (의류)과 다른 점을 지적하며 과연 이 두 서비스/상품 간에 견련성이 있는가를 문제 삼았습니다. 아울러 담당 Yates 판사는 콴타스가 캥거루 마크 관련 주지 저명성을 획득한 것은 인정하지만, 콴타스가 실제 캥거루 마크를 사용할 때에 또 다른 레퍼런스인 “Qantas”라는 단어를 항상 병기해서 사용하고 캥거루 마크도 주로 비행기 꼬리 날개에 사용한다는 점을 들어, 애드워드의 티셔츠 상표가 항공기 기내품용 의류에 사용되지 않는 한 소비자들에게 출처 오인을 일으킬 가능성이 무척 낮다고 판시했습니다. 결국, 이번에는 콴타스의 참패로 끝났는데 콴타스가 전 산업 영역에 걸쳐 캥거루 마크 관련하여 독점권을 주장할 수 있었던 폭주에 제동을 걸었던 판례였습니다. 김현태 (H & H Lawyers 변호사/상표변리사) Noel.Kim@hhlaw.com.au 면책공고: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H & H Lawyers Email: info@hhlaw.com.au Phone: +61 2 9233 1411

  21/11/2019
  지적재산권법 칼럼

일찍부터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깨달은 기업들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상표들뿐만 아니라 언젠가 사용할지도 모르는 상표 또는 경쟁사가 미리 선점하면 본인들 사업에 장애가 될 것 같은 상표들까지 보험 차원에서 등록해서 보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는 상표뿐만 아니라 특허 및 디자인의 영역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특히 기술 개발의 속도가 빠르거나 개발의 방향이 어디로 진행될지 모르는 분야에서는 핵심 기술뿐만 아니라 주변 기술, 융합, 복합 기술들을 망라하여 경쟁적으로 지식재산권 확보에 열을 올립니다.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들은 사내 특허팀을 통해 경쟁사의 지식재산권 출원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합니다만, 대기업들조차도 경쟁사 외 타 업종에 속한 업체들의 지식재산권 확보 동향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전혀 다른 업종에서 사업을 하는 회사로부터 무시무시한 지식재산권 침해 경고장을 받을 경우 더 당황스럽기 마련입니다. 실제 몇 해전 미국의 통신사인 AT&T가 대형은행인 시티뱅크로부터 “THANKYOU” 상표권을 침해했다며 법원에 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을 때 관련자들의 반응은, 은행이 그러한 상표를 보유하고 있는지조차 몰랐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시티뱅크는 2004년부터 신용카드업, 리워드 프로그램을 통한 판촉 서비스 등을 지정 서비스로 해서 THANKYOU 관련 상표들을 하나씩 등록해 왔었고 “CITI THANKYOU”, “CITIBUSINESS THANKYOU” 등이 방대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통신회사인 AT&T가 “AT&T THANKS”라는 브랜드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니 시티뱅크의 레이더망에 걸린 셈입니다. AT&T 내부에서는 아마도 상표 서치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거나 타 업종인 시티 뱅크의 상표 포트폴리오를 간과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가처분 소송의 결과는 의외로 ‘시티뱅크의 패배, AT&T의 승리’로 끝났는데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시티뱅크가 준비를 제대로 못한 채 너무 서둘러 공격에 나선 듯 보입니다. 미국의 상표법상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기 위해서는 ‘피고의 상표 사용으로 인해 원고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irreparable harm)가 발생함’을, 일견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증명해야 하는데, 통상 원고 측에서는 소비자에게 혼동 발생 및/또는 그동안 쌓아 온 명성 (reputation)의 실추 등이 있음을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시티뱅크가 제시한 관련 증거는 엉뚱하게도 AT&T의 ‘통신’ 서비스에 불만을 제기한 고객들의 코멘트였고 이는 시티뱅크의 상표권이 있는 지정 서비스, 즉 ‘리워드 프로그램을 통한 판촉 서비스’와는 다소 거리가 먼 것이었습니다. 과거 시티뱅크의 상표 등록 시 이미 두 건의 유사한 선행 상표들이 있었는데 (“UBS PAINEWEBBER THANK YOU”와 “THANK YOU, NEW SOUTH”), 이 선행 상표들을 극복하기 위해 시티뱅크가 특허청 등록 과정에서 자사의 상표는 특별히 카드업과 관련된 판촉 서비스에 한정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위기를 넘긴 것이, 몇 년 지나 자신의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이 자료를 정보공개 신청을 통해 입수한 AT&T 측은 시티뱅크가 펼쳤던 논리를 역으로 이용했습니다. 첫째로 “AT&T THANKS”라는 상표를 통신업과 관련된 판촉 서비스에 국한해서 사용했으며 둘째로 항상 로고 형태로 사용했기 때문에 시티 뱅크의 상표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AT&T의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였습니다. 호주에서도 Thank You라는 단어가 들어간 다양한 상표들이 출원 또는 등록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THANKQ”, “THANKUBANK”, “THANK GOD YOU’RE HERE”, “THANKS TO YOU” 등 입니다. 그중에서도 아기 기저귀, 음료, 시리얼 등을 판매하는 Thank You Group Pty Ltd라는 회사가 가장 적극적인 것 같습니다. 2014년 시티뱅크가 호주에서도 “THANKYOU FROM CITI”라는 상표를 출원해서 심사를 통과했고, STY.Com Limited이라는 회사도 “SIMPLY THANK YOU”라는 상표를 출원했었는데, 이 두 건 모두 Thank You Group Pty Ltd의 이의신청 시도를 방어한 후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지난 2002년 구 한빛은행이 우리은행으로 행명을 변경할 당시 은행들 간 상표권 분쟁을 벌인 바 있습니다. 우리은행이 “우리은행”이라는 행명을 독점하고자 특허청에 상표 등록을 시도했을 때, 시중 8개 은행은 연합해서 특허청에 등록무효심판을 신청했고 이후 특허 법원에까지 제소했었습니다. 당시 특허 법원의 판단은 은행업, 신용카드업 등에서 `우리은행' 상표를 등록한 것은 무효라고 판단했지만 재무관리업, 재무상담업, 홈뱅킹업 등에서는 상표 등록이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이후 대법원에까지 상고되었는데 대법원은 은행들이 자기 은행을 말할 때 ‘우리 은행’이라고 말하는 관용이 있고, 또 `우리'라는 단어에 대한 일반인의 자유로운 사용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우리은행이 등록한 상표는 무효가 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결국 우리은행의 상표 등록은 무위로 끝났지만 그렇다고 우리은행이 행명을 다시 바꿔야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도 아니고 이미 ‘사용에 의한 식별력’을 취득했으므로 한국의 부정경쟁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면책공고: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H & H Lawyers Email: info@hhlaw.com.au Phone: +61 2 9233 1411 김현태 (H & H Lawyers 변호사/상표변리사) Noel.Kim@hhlaw.com.au

  07/11/2019
  지적재산권법 칼럼

어느 자동차 회사의 세일즈맨으로 일하던 홍길동은 자동차를 팔려면 누구보다 자동차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틈틈이 자동차의 동작 원리와 각종 부품에 대해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일즈맨 홍길동의 지식은 깊고 방대해져서 웬만한 자동차 연구원들과 최신 기술에 대해 토론해도 뒤지지 않을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세일즈 팀의 매니저는 홍길동을 기특히 여겨 홍길동이 세일즈 업무 외 여가시간을 이용해 각종 자동차 전시회 및 학술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이에 보답하듯 홍길동은 자동차를 판매하면서 여러 고객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꼼꼼히 메모를 했다가 연구소와 고객 센터에 전달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홍길동은 음성인식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중 우연히 이 기능을 자동차에 탑재하면 얼마나 편리할까라는 생각을 떠올렸습니다. 이때부터 홍길동은 매일 퇴근 후 집에서 연구, 조사에 매달렸고 한 달여 후 운전자가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면 (가령 “운전석 문 열어”, “조수석 창문 내려” 등과 같은) 자동차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음성과 동일한지 비교한 후 자동으로 이를 실행하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홍길동은 이 아이디어를 회사 몰래 개인 이름으로 특허등록을 받아 사업을 진행해볼까도 고민하다가 왠지 개운하지 못한 마음이 들어 다음날 본사 상품기획팀에 아이디어 제안 형식으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홍길동은 이 메일에 회사가 이 기술을 채택하면 자신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도 적었습니다. 그로부터 수개월이 지나도 아무 답변을 듣지 못한 홍길동은 우연히 신문을 읽다가 내년부터 출시되는 자사의 모든 자동차 모델에 도어 및 윈도우 자동 개폐가 가능한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이 기사에는 회사가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특허등록에 성공하면 다른 회사들로부터도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홍길동은 곧바로 본사 상품기획팀에 전화를 걸어 해당 발명은 자신이 고안한 것이므로 본인에게 적절한 (상당액의) 보상금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상품기획팀 담당자는 자신은 잘 모르는 일이라며 법무팀 담당자 연락처를 줬고, 이를 전달받은 법무팀 담당자는 홍길동에게 전화를 걸어 회사의 종업원이 개발한 발명은 자동적으로 회사의 소유가 되므로 홍길동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일갈했습니다. 이러한 일이 실제 호주에서 발생한 사례가 있습니다. 호주의 특허법인 Patents Act 1990 상에는 직무 발명과 관련된 명시적 조항이 없어 판례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호주의 직무발명 법리에 큰 영향을 미친 1995년도 영국 사례인 Patchett v Sterling Engineering Coy Ltd (1955) 72 RPC 50에 따르면 고용계약서 상에 따로 정함이 없는 한 종업원의 충실의무 (fiduciary duty)에 근간하여 종업원의 발명은 고용주가 원칙적으로 승계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호주의 랜드마크 직무발명 케이스였던 Spencer Industries v Collins (2003) 58 IPR 425에서는 재생타이어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Collins가 퇴근 후 자발적으로 재생타이어 제조과정에서 사용될 수 있는 칼날을 개발한 사건을 다뤘습니다. Collins의 고용주였던 Spencer Industries는 이 발명에 대한 소유권이 회사에 승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해당 발명이 영업사원으로 일하던 Collins의 직무 범위 밖의 일이라 회사가 권리 승계를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와 대비되는 판례로 Victoria University of Technology v Kenneth Wilson and Ors [2003] VSC 33에서 교직원이자 부설 연구소장으로 일하던 Wilson과 Feaver는 컴퓨터 온라인 trading system을 개발하여 본인들이 주주로 있는 회사를 통해 특허 출원을 했는데, 법원은 이들의 행위가 대학과의 신의를 저버린 사해행위라고 판단하여 특허의 소유권을 대학에 양도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Full Federal Court에서까지 다투었던 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 v Gray [2009] FCAFC 116에서 법원은 대학과 Gray 박사와의 고용계약서 상에 지적재산권의 자동 양도 조항이 암묵적 (implied)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대학 측의 주장을 일축하면서, Gray 박사가 연구 주제를 자유롭게 고르고 외부 프로젝트 수주 등 일련의 과정에 대학 측이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Gray 박사가 고안한 발명에 대해 대학 측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직무 발명의 소유권 판단 시 해당 종업원의 발명이 직무 발명에 해당하는지, 즉 담당하고 있는 일상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명이 고안된 것인지, 회사의 시설물(컴퓨터, 연구기자재 등)을 이용했는지, 고용주의 지시를 받고 발명에 착수했는지 등은 중요한 고려 사항들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일련의 분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고용계약서 상에 직무 발명의 범위, 승계 여부, 보상 등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여 고용주, 피고용자 모두 추후에 있을 분쟁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면책공고: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H & H Lawyers Email: info@hhlaw.com.au Phone: +61 2 9233 1411 김현태 변호사 info@hhlaw.com.au

  24/10/2019
  지적재산권법 칼럼

호주에서 소셜미디어 관련 주목할만한 첫 번째 명예훼손 케이스는 2012년 NSW주 Orange High School에 재학 중인 고등학생의 트위터, 페이스북 포스팅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학교 학생이었던 앤드류 팔리(Andrew Farley)는 같은 학교 음악 총괄 교사였던 본인의 아버지가 65세가 되어 은퇴한 것과 관련하여 아버지의 은퇴가 후임으로 부임한 크리스틴 믹클(Christine Mickle) 교사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앤드류는 이러한 불만을 느끼고 교사 크리스틴에 대한 온갖 험담과 모략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연달아 게시했습니다. 앤드류의 근거없는 비방글들은 삽시간에 다른 학생들과 학부모들 사이에도 퍼져나갔고 이에 정신적인 충격을 받은 교사 크리스틴은 학교에 병가를 내고 이듬해 성인이 된 앤드류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을 맡은 엘카임(Elkaim) 판사는 소셜미디어의 빠른 전파성을 거론하며 교사 크리스틴의 명예실추가 인정되고 그 정도가 심하다며 앤드류에게 배상금 $105,000을 크리스틴에게 지불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한편, 2014년에는 이혼절차 중 재산 분할 등으로 사이가 안 좋아진 부부 사이에 벌어진 온라인 명예훼손 사건이 있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거주하던 데이빗 레빅(David Levick)은 호주의 퀸즐랜드 주로 이주한 전 부인 준 캘리(June Kelly)를 지칭하며 "June turned out to be a thieving, lying, money crazed bitch who screwed me out of nearly 3 million rand – may she rot in Hell" 이라는 글을 본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이 일로 소송을 당한 데이빗은 재판에서 이 포스팅은 자기만 보려고 올렸다가 실수로 공개된 것이고, 이 포스팅은 호주가 아니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올린 글이라 Queensland 법원은 재판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주장들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판사는 $10,000의 배상금과 이자를 전 부인에게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보다 앞선 2007년에는 애들레이드에 거주하던 제니스 더프(Janice Duffy)가 구글을 상대로 벌인 소송이 있었습니다. 제니스는 “Ripoff Report”라는 웹사이트가 본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글을 잇달아 올린 것을 발견하고 구글에 연락해 이 문서가 본인의 이름과 함께 검색되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제니스는 본인이 구직하려는 회사에서 본인 이름을 구글로 검색하면 이 문서의 하이퍼링크와 요약본이 검색되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구글은 거부했습니다. 구글은 재판이 시작되자 ‘결백한 전파’(innocent dissemination), ‘재판관할권’, ‘문맥상 진실’(contextual truth) 등을 이유로 방어에 나섰지만, 남호주 대법원은 구글의 잘못을 인정하여 제니스에게 배상금으로 $100,000에 이자까지 더해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온라인 명예훼손은 그 행위가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졌다고 하여 법원의 판단 시 오프라인상의 것보다 더 가볍게 취급되지는 않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확산 및 파급력을 고려할 때 오히려 온라인 명예훼손 행위는 호주법원에서 무겁게 다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누군가를 험담하거나 명예를 실추시키는 표현이 담긴 이메일을 발송하거나 그러한 내용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온라인에 공개하는 것들 모두 명예훼손 관련법을 위반한 것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간혹 상대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은 글일 경우에도 문맥에 비추어 어떤 사람을 지칭한 것인지 파악할 수 있으면 명예훼손임을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의 명예훼손 사건은 민사소송으로 진행하는데 만일 상대에게 중대한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사실이 아닌 내용을 고의로 공중에 공표하는 행위는 NSW주 형법(Crimes Act 1900) 제 529조에 의거 3년 이하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형사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Australian Broadcasting Corporation v O’Neill(2006) 80 ALJR 1672의 케이스처럼 만일 특정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내용이 텔레비전 방송에 방영될 경우에는 추후 법원의 명령을 통해 손해 배상을 받더라도 그 손해가 만회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긴급 조치로 방송 중지 가처분 신청도 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상에서 누군가가 포스팅한 글, 사진 또는 그림에 의해 명예를 훼손당한 경우 법원을 통한 법적 절차에 착수함에 앞서 소셜미디어 회사(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연락하여 해당 포스팅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회사들은 명예훼손과 관련된 엄격한 policy를 가지고 있어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적시해서 요청한다면 해당 게시물 삭제뿐만 아니라, 사안의 경중 및 반복 여부에 따라 해당 글을 올린 사용자의 계정 또한 삭제 또는 접근 제한 조치도 취해질 수 있습니다. 면책공고: 본 칼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H & H Lawyers | Email: info@hhlaw.com.au Phone: +61 2 9233 1411 김현태 (변호사/상표변리사) info@hhlaw.com.au

  10/10/2019
  지적재산권법 칼럼

호주통신미디어위원회 (Australian Communications and Media Association)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14세에서 17세 청소년들 중 약 70% 이상이 소셜미디어 (social media) 상에 자신의 사진을 주기적으로 업로드 한다고 합니다. 다른 기관에서 실시한 호주 청소년설문조사에서는 응답한 고등학생 중 54%가 성적 내용 (sexual contents)이 담긴 문자 메세지를 받은 적이 있고 26%가 자신의 신체를 촬영한 사진을 누군가에게 보낸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자신의 신체를 노출해서 찍은 사진이나 비디오를 소셜미디어에 올리거나 모바일 폰으로 전송하는, 일명 섹스팅 (sexting)이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만연하여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본인의 사진을 자의로 전송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없으나, 만일 제3자가 당사자의 동의 없이 타인의 이미지를 모욕 또는 조롱의 목적, 더 나아가 성적 희롱의 목적으로 전송하는 행위는 범죄행위에 해당됩니다. 수년 전 빅토리아 (Victoria) 주는 호주에서 섹스팅관련 최초의 법안인Crimes Amendment (Sexual Offences and Other Matters) Bill을 통과시켰는데 이 법에 따르면 18세 이하 아동의 사적인 이미지를, 설령 본인의 동의를 얻었다 하더라도, 제3자에게 전송할 경우 처벌 받는 규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온라인 상에 공유한 이미지나 비디오는 다수가 한 명을 대상으로 모욕적인 내용이나 욕설을 이미지와 함께 공유 또는 유포하는 사이버 집단 따돌림(cyberbullying)으로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사이버 집단 따돌림은 온라인 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괴롭힘과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발전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아직까지 호주에서 사이버 집단 따돌림만을 특별하게 다루는 법률은 없습니다만, 일반적으로 협박이나 추행의 목적으로 타인의 이미지를 인터넷 또는 모바일폰을 통해 유포하는 행위는 뉴사우스웨일즈 (NSW) 주의 Criminal Code Act 1995에 의거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아동 포르노로 분류되는 이미지나 비디오를 어떤 형태로든 제작, 배포, 소유, 시청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라 적발 시 매우 과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 콘텐츠에 적용되는 분류 (classification)는 영화나 컴퓨터 게임에 적용되는 기준과 동일한데 Classification (Publications, Films and Computer Games) Act 1995 하에서 MA15+, R18, X18 그리고 RC (Refused Classification) 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18세 이하, 또는 실제 18세 이상이라도 18세 이하로 보여지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적 콘텐츠는 RC로 지정되어 분류 자체가 거부됩니다. 학교나 스포츠 클럽, 각종 공연 단체에서 학생들의 사진이나 비디오를 촬영해 온라인에 게시할 때에도 관련 법규를 준수해야 합니다. 호주의 Privacy Act 1988 는 개인정보의 수집 및 취급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이 법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정의는 매우 포괄적입니다. 즉, 이름, 성별, 생년월일, 연락처뿐만 아니라 개인의 이미지 자체도 경우에 따라 개인정보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학생의 사진이나 자택 앞에서 촬영된 사진 등도 그 학생의 신분 (예를 들어, 어느학교를 다니는지) 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개인정보의 수집 또는 취급과 관련하여 스스로 동의를 제공할 수 있는 최소 나이가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2008년 Australian Law Reform Commission의 보고서와 아동 권리에 대한 UN의 조약 (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에 따르면 대략 15세 이상의 나이면 행위 능력이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들의 개인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제일 안전한 방법으로 미성년자 당사자 및 그들 부모의 동의를 모두 받고 미성년자의 사진을 취급하는 것이 좋습니다.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미성년자의 이미지가 어떻게 수집될 것이고 어떤 목적으로 어디에 사용될 지를 자세히 설명해야 합니다. 아울러, 사진이나 비디오 촬영 시에 미성년자의 신체 노출을 최소화 하고 촬영된 이미지는 당초 취급 목적 이외에는 절대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학원이나 스포츠 단체, 종교단체 등에서 특별히 주의하셔야 할 점입니다. 아동보호 관련, 그리고 아동이 가정법원 또는 형사사건의 피해자 또는 피의자일 경우에도 이들의 신원은 노출되지 않아야 합니다. 뉴사우스웨일즈 (NSW) 주의 Children and Young Persons (Care and Protection Act) 1998에 따르면 이런 사건들에 연루된 미성년자의 신원을 알 수 있게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성년자가 연루된 각종 사건 사고에서 이들의 이름이 이니셜로 표시되는 것도 이런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서입니다. 주변에서 미성년자의 이미지가 오용되고 있는 것을 발견했을 경우 공익을 위해 국가개인정보보호 위원장 (Australian Information Commissioner) (전화1300 363 992)에 신고하실 것을 권하며, 나아가 해당 이미지가 아동포르노, 소아매춘과 같은 범죄 행위와 관련이 있을 경우 즉각 Crime Stoppers (전화 1800 333 000)에 신고해주기 바랍니다. 김현태 변호사 info@hhlaw.com.au 면책공고: 본 컬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H & H Lawyers | Email: info@hhlaw.com.au Phone: +61 2 9233 1411

  26/09/2019
  지적재산권법 칼럼

호주의 메이저 방송사 중 하나인 네트워크텐(Network Ten)은 2018년 10월 자사 채널명을 대폭 변경하는 브랜드 리뉴얼을 발표했습니다. 네트워크텐은 2017년 미국의 미디어 공룡 씨비에쓰(CBS)에 인수된 지 1년 만에 경영난에 처해 인력 구조조정과 일련의 프로그램 개편을 단행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이었습니다. 네트워크텐의 브랜드 리뉴얼에서 가장 큰 변화는 지난 27년간 사용해왔었던 타이틀 단어인 “TEN”을 과감하게 버리고 소비자에게 익숙한 숫자 “10”을 기준으로 각 채널 특성에 걸맞은 브랜드를 선보인 것입니다. 즉, 기존의 채널명 “ONE”, “ELEVEN”, “TEN Eyewitness News First At Five”, “ten daily”, “tenplay” 등은 각각 “10 BOSS”, “10 Peach”, “10 News First”, “10 Play”, “10 Daily”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중 “10 BOSS”는 “10 Peach”와 더불어 이번 브랜드 리뉴얼의 핵심이었는데, 네트워크텐은 “10 BOSS”라는 단어를 포함하여 아래 다양한 로고들에 대한 상표권 확보 차원에서 호주특허청에 출원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네트워크텐의 새로운 브랜드 “10 BOSS”에 대해 경쟁 채널 나인(Nine)을 소유한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가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페어팩스 미디어는 그룹 산하에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The Australian Financial Review: AFR)도 소유하고 있는데 이 회사는 2000년부터 보스(BOSS)라는 잡지를 출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페어팩스 미디어는 “BOSS”라는 단어를 2015년부터 출판업과 엔터테인먼트업 등과 관련해 호주특허청에 상표 등록을 해 놓은 상태라, 느닷없이 경쟁 방송사가 “10 BOSS”라는 이름을 들고나오자 매우 당황스러웠을 것입니다. 네트워크텐의 브랜드 리뉴얼이 발표된 다음 날 페어팩스 미디어는 네트워크텐에게 경고장을 보내 “BOSS”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상표 침해 행위에 해당하므로 즉각 중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네트워크텐은 이 경고장을 받은 당일, 자신들은 “10 BOSS” 이름의 사용을 중단할 의사가 없다며 거부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이에 격분한 페어팩스 미디어 측은 호주 연방법원에 네트워크텐의 “10 BOSS” 상표 사용을 긴급히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interim relief) 서류를 접수하는 등 본격적인 법적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그러자 네트워크텐은 가처분 신청의 첫 조정기일에 “10 BOSS” 상표의 사용을 중단하겠다는 각서(undertakings)까지 미리 준비해서 제출하는 등 그간 기세등등했던 태도를 180도 전환하였습니다. 그런데 가처분 신청의 결정문을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실 네트워크텐은 새로운 브랜드들을 런칭하기 훨씬 전인 2018년 8월 이미 페어팩스 미디어 측을 접촉해 “BOSS”라는 이름의 사용에 대해 타진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네트워크텐의 제안으로 성사된 이 미팅에서 네트워크텐 측은 자신들의 엔터테인먼트 채널에 “BOSS”라는 이름을 써도 비즈니스 구독자를 대상으로 한 AFR의 BOSS 잡지와 혼동이 없지 않겠냐며 상표 공존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이에 대해 페어팩스 미디어 측은 반대했고 미팅 직후 확인 이메일도 보내 향후 자사 채널 Nine에도 “BOSS”를 쓸 계획이 있다며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습니다. 그런데 3개월 후 네트워크텐은 버젓이 “10 BOSS”를 포함한 브랜드 리뉴얼을 강행했고 방송과 여러 미디어를 통해 대대적인 광고를 전개했던 것입니다. 법원에서 이 사건을 담당했던 David Yates 판사는 이런 배경을 상세히 소개하고 네트워크텐에게 책임이 있다며 상표 사용 중지와 관련된 각서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이 사건과 관련된 주변 비용(incidental costs)까지 모두 네트워크텐이 지급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네트워크텐은 법원의 명령 직후 출원 중이던 BOSS 관련 출원상표를 모두 철회 신청했고, “10 BOSS” 채널명을 “10 BOLD”로 변경했습니다. “10 BOSS” 광고가 도배하다시피 나오다가 어느 날 갑자기 “10 BOLD”로 이름이 바뀐 이유가 여기에 있었습니다. 이번 네트워크텐의 브랜드 리뉴얼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었다는 후문입니다. 물론 브랜드 구상 단계에서 상표권 관련 이슈를 점검했었겠지만 이 정도면 문제가 안 될 것이라는 안일한 판단이 일을 그르쳤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네트워크텐은 법원에서 완패를 당했지만 미디어 담화에서는 자못 당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10 BOLD”로의 브랜드명 재변경은 경쟁 채널 Nine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면서, 자기들은 bossy한 것보다는 bold한 게 낫다는 재치 있는 말을 남겼습니다. “… in the spirit of giving and as an early Christmas present to our friends at Nine, we’re flicking the switch to 10 Bold. … We think it’s better to be bold than bossy.” 면책공고: 본 컬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속한 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H & H Lawyers Email: Noel.Kim@hhlaw.com.au, Phone. +61 2 9233 1411 김현태 변호사 info@hhlaw.com.au 사진1: 네트워크텐의 변경된 채널명, 이미지 출처: https://mumbrella.com.au 사진2: 네트워크텐의 다양한 호주 출원상표 사진3: AFR의 BOSS 잡지 표지 이미지, 출처www.theloop.com.au/Eidetic/portfolio/Creative-Art-Director/Sydney 사진4: Network Ten의 새로운 출원상표 1973301 “10 BOLD” 로고

  30/05/2019
  지적재산권법 칼럼

2017년 8월 호주 특허청에는 “무궁생활”이라는 한글 상표가 도매, 소매업 관련하여 출원되었습니다. 출원인 이름은 영문Korea의 약자인 “KR”을 포함한 “MUMUSOKR Co., Ltd” 이고 주소도 서울 종로구의 한 오피스로 되어 있습니다. 이 회사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아래 사진에는 “무궁생활” 이라는 한글 간판 아래 한복을 입은 여직원들이 입구에 도열해 있습니다. 이 회사는 영락없이 한국 회사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베트남, 필리핀, 태국, 러시아 등지에 수많은 매장을 운영하는 중국 토종 회사입니다.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산 화장품과 잡화 등이 동남아에서 인기가 끄는 것에 착안하여 한국 회사 행세를 하며 노골적으로 한글로 된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간판 뿐만 아니라 이 회사의 많은 제품들에도 한글 표기가 되어 있는데, 의미 보다는 형상 표기에 의의를 두었는지 말도 안되는 표기들이 많습니다. 무궁생활 매장은 시드니 시티에도 개장하여 성업중에 있습니다 (아래 사진 참조). 무궁생활 뿐만 아니라 시드니의 Westfield 곳곳에 입점해 있는 “DOMESKY 스카이마트”도 중국 브랜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세련된 생활 백화 체인” 이라는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는데, 상표권자는 항저우에 위치한Hangzhou Kaihan Shangmao Co, Ltd라는 회사입니다. 또다른 중국 회사는 “XIMI VOUE 희미성품” 이라는 브랜드는 유통을 하고 있는데 일견 아모레 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 일리윤 로고와도 흡사해보입니다. 중국 회사는 한글을 사용하고 한글 회사는 중문으로 된 브랜드를 사용하는 격입니다. 희미성품의 광고물에는 “한국 패션 백화점 연쇄 브랜드 (성실하다)”라는 엉터리 한글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사진 4 참조). 가관인 것은 “무궁생활”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중국 회사의 이름 “MUMUSO”와 위 “희미성품”의 상표권을 둘러싸고 호주에서 서로 다른 중국 회사들끼리 법적 분쟁 중이라는 것입니다. 메이드인 코리아 마케팅이 효과가 있는지 한글상표에 대한 소유권을 두고 중국 회사들끼리 싸움을 하고 있는 형국인 것입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외국 회사가 이렇게 “메이드 인 코리아” 마케팅을 벌이는 것에 불편한 느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따지고보면 한국 회사들도 한글보다는 영어로 회사이름과 상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중국 회사들의 이런 행태를 비난하는 것이 소위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호주에서 운영되고 있는 많은 일식집들이 일본인보다는 한국인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사실이 오버랩되기도 합니다. 바꿔 생각하면 그만큼 한국의 국격이 올라가고 한국산 품질이 좋아져서 모방을 하는 중국 회사가 많아진다는 것에 뿌듯함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한글 브랜드를 사용한 매장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이 실제는 한국산이 아니라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제조된 저가 제품들이라 소비자의 오인, 혼동 이슈가 있을 수 있고, 조악한 품질로 인해 실망한 소비자들이 한국산에 대해 안좋은 인식을 가질 우려도 있어 환영할 일은 아닙니다. 면책공고: 본 컬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속한 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H & H Lawyers Email: Noel.Kim@hhlaw.com.au, Phone. +61 2 9233 1411 김현태 변호사 info@hhlaw.com.au 사진1: (좌: 호주 상표번호: 1879558) (우: 무궁생활 매장 전경 출처: mumuso.com) 사진2: (좌: 무궁생활 시드니 시티점 입구 사진) (우: 스카이마트 로고) 사진3: (좌: XIMI VOUE 희미성품 로고) (우: 아모레퍼시픽의 일리윤 로고)

  18/04/2019
  지적재산권법 칼럼

1980년대 한국 어린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부루마블’이라는 보드게임이 있었습니다. 원래 영어 이름으로는 ‘Blue Marble’이기 때문에 ‘블루마블’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지만 한국 어린이들이 발음하기 좋게 ‘부루마블’로 공식 이름을 정했다고 합니다. 이 게임은 건축디자이너 출신인 이상배씨가 설립한 씨앗社에서 출시했는데, 네모난 보드판의 네 변을 따라 국가/도시명이 붙은 칸들이 일렬로 배치되어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수만큼 칸 수를 이동해가며 땅 따먹기를 하고 통행세를 받는 게임입니다. 세대가 변함에 따라 보드게임도 이제 모바일 폰 속으로 들어갔는데, 모바일 게임용 보드게임을 출시한 회사는 씨앗社와는 전혀 무관한 넷마블이라는 회사였습니다. 넷마블은 ‘모두의 마블’ 이라는 이름하에 이 게임을 출시해서 누적 매출액이 1조원을 넘길 정도로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문제는 이 ‘모두의 마블’이 ‘부루마블’과 매우 유사할 뿐만 아니라 넷마블이 자사 게임을 ‘부루마블의 모바일 버전’이라고 대놓고 광고한 것이었습니다. 씨앗社로부터 ‘부루마블’의 지적재산권을 인수한 아이피플스는 2016년 넷마블을 상대로 한국 법원에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 결과는 의외(?)로 아이피플스의 완패였는데, 법원은 두 게임이 80%정도 유사하지만 사실 ‘부루마블’도 1935년에 출시되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미국의 ‘모노폴리’ 게임 구성을 차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모노폴리’에서는 없었던 게임규칙을 새롭게 ‘부루마블’에서는 소개한 것들이 있지만 한국 법원에서는 이런 게임 규칙들에는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어 저작권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나아가, 넷마블이 ‘부루마블’의 인기에 편승해 ‘모두의 마블’을 홍보한 것은 인정되나 이것이 법적으로 불공정한 상거래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고개를 약간 갸웃하게 할 수 있는 판결입니다만 어찌되었든 이번 판결로 인해 한국에서 ‘부루마블’ 게임을 베낀 제2, 제3의 게임이 나타나도 별 문제가 안 될 것 같습니다. 한국 게임 업계는 안그래도 중국 업체들이 무분별하게 한국 게임을 베끼고 있는 요즘 추세에 이번 판결이 오히려 한국 게임 산업 보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면책공고: 본 컬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소속된 법무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H & H Lawyers Email: info@hhlaw.com.au Phone: +61 2 9233 1411 김현태 변호사 info@hhlaw.com.au 사진1: 아이피플스의 ‘부루마블’, 이미지 출처 gam.donga.com/14199 사진 2: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 이미지 출처 namu.wiki

  07/02/2019
  지적재산권법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