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 질 무렵, 동네 운동장을 두 바퀴째 돌고 있었습니다. 운동장 한편에선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심히 걷고 있는데 축구공이 갑자기 나에게 날아왔습니다. 정면으로 낮게 날아오는 그 공을 나도 모르게 힘차게 받아쳤습니다. 순간 나는 악! 소리와 함께 고꾸라졌습니다. 축구공을 찰 땐 발 정면이 아닌 옆면으로 차내야 한다는 기본을 잘 알고 있었지만, 오른발 정면 그것도 제일 긴 엄지발가락으로 힘차게 공을 찬 것입니다. 엄지발톱이 까만 색깔로 변해갔습니다.
내 딸의 딸, 그리고 아들의 아들과 함께 특별한 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