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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모리슨 총리가 지난 주 직접 의회에 상정한 종교적 차별법안(religious discrimination bill)에대한 공청회(public hearings)가 12월 21일, 내년 1월 13-14일로 3번 예정됐다. 일반 국민들의 의견이 이를 통해 청취될 것이다.이 법안은 의회 인권위원회(Parliament’s human rights committee)의 일환으로 상원과 하원 의원들의 심의를 받는다.위원회는 12월 21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하고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내년 2월 4일 정부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법안의 목적은 기존 반차별법(anti-discrimination laws)으로부터 종교적 신념을 표현하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보호할 필요에 대해서는 찬반 논란이 있다. 또한 종교재단 소속 학교나 단체에서 신앙에 근거해 직원을 선발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모리슨 총리는 2019년 총선 당시 이 법안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다분히 크리스천 유권자를 의식해 내린 결정이다.  의원 총회 후 노동당은 의회위원회가 조사를 완료할 때까지 찬반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여당이 하원에 상정할 경우, 야당은 법안에 반대하지 않기로 동의했지만 차별로부터 성적 소수 학생들(LGBTI children)을 보호할 필요성에 대한 우려를 강조할 계획이다.   야당 의원 총회에서 마크 드레이푸스 야당 법무담당 의원은  “공청회가 3회로 제한돼 위원회의 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고 개인이 아닌 단체, 학계의 제안서(submissions)만 공표된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로얄호주일반의사회(Royal Australian College of General Practitioners)의 회장인 카렌 프라이스 박사(Dr Karen Price)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일부 보건 서비스 제공과 접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법안이 소수 그룹과 성적 소수자 커뮤니티(LGBTQI community)를 포함한 취약 계층에 대해 부정적인 지역사회 태도를 조성할 수 있다. 의회 표결 전 이런 영향이 적절하게 이해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카엘리아 캐쉬 연방 법무장관은 ‘분열적(divisive)’이란 비난을 받는 이른바 ‘폴라우 조항(Folau clause)’을 삭제했고 보건 서비스 제공자가 양심적 반대에 근거해(on the basis of conscientious objection) 치료를 거부하는 권한을 제거했다.  삭제된 논란의 ‘폴라우 조항(Folau clause)’은 연매출 5천만 달러 이상의 회사나 단체가 직원에게 업무 외 상황에서 종교적 견해를 밝히는 것을 막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종교재단 소속 학교에서 교직원이나 학생을 선발할 때 신앙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을 차별할 수 있는 조항이 유지됐다.  모리슨 총리는 “신앙에 근거한 특이한 정신 사조(distinctive faith-based ethos)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옹호했다.  성적 소수자(LGBTQ ) 그룹은 이 법안 반대 켐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집권 자유당 의원들 중에서도 일부 반발이 예상된다. 중도 성향인 케이티 알렌 의원(MP Katie Allen)은 “여전히 차별이 가능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강경 보수 성향인 조지 크리스튼센 의원( MP George Christensen)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캐쉬 법무장관에게 법안 표결 때 당론을 따르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종교적 차별법안이 통과될 경우, 호주 사회에서 비영어권 이민자 커뮤니티나 성적 소수자 커뮤니티를 배제하는 또 하나의 도구로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오늘
  시론 - 고직순 편집인

호주 정부가 이번 주(11월 22일) 호주의 기술이민, 학생과 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는 12월1일부터 호주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한국인과 일본인 방문자의 호주 입국도 같은 날부터 재개된다. 물론 호주 식약청(TGA)이 승인/인정한 백신 접종을 완료한 호주 비자 소지자가 대상이다. 거의 22개월 만에 국경이 제한적으로 열리고 있다. 개방대상국 선두그룹에 포함된 한국과 호주 한인 커뮤니티 입장에서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양국 관계의 중요성과 한국의 코로나 대응이 세계적으로 우수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 선두그룹에 선정된 배경일 것이다. 방문자들의 목적지가 NSW와 빅토리아주인 경우, 무격리 입국이 허용된다는 점에서 특히 다행이다. 반면 유학이나 여행지, 근무 지역이 퀸즐랜드와 서호주인 경우, 여전히 까다로운 격리와 PCR 검사 등 조건이 붙기 때문에 마냥 좋은 소식이 아닐 것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 사태로 호주의 영어연수 산업은 학비와 생활비 등 12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봐야했다. 영어연수 후 유학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이 시장은 호주 교육산업에서 중요하다. 영어연수산업 대표 단체인 잉글리시 오스트레일리아(English Australia)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전 호주는 글로벌 영어교육시장(연간 약 130만명 추산)에서 15%를 점유했다. 팬데믹 이전 호주에 약 350개의 영어 학교가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90%가 문을 닫았다. 초토화된 호주 시장이 국경개방과 더불어 기대를 하고 있지만 한 주 후부터 NSW와 빅토리아는 한국과 일본 학생들과 관광객들의 입국을 허용하는 반면 퀸즐랜드와 서호주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아마도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 호주 안에 또 다른 나라가 있는 이런 아이러니가 지속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호주의 현실이다. 외국인 방문자들에게 호주는 ‘내부의 다름(internal differences) 때문에 여전히 ’불확실한 나라‘(uncertainty)라는  느낌을 줄 수 밖에 없다. 해외에서 호주로 연어연수생들을 보내려는 에이전시들 (verseas feeder agencies)은 일률적이지 못한 주별로 다른 격리 조건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호주 안에서 주/준주 경계 봉쇄 해제와 관련된 규정이 단순화되기 전까지 해외의 영어연수생들은 호주를 기피하고 영국, 미국, 캐나다를 선택할 것이다. 호주의 경쟁국들은 훨씬 단순하고 일괄적인 규정을 제시하면서 오래 전부터 유학생들의 입국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호주는 팬데믹 기간에 이어 포스트 팬데믹에도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1월 22일 호주 정부의 발표는 주/준주별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뒤쳐짐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안될 듯 하다. 겨울에 접어든 북반구가 4차 코로나 유행을 맞아 다시 록다운조치를 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주도 여름을 지나면 이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작금의 주/준주의 격리 규정이 언제까지 일원화, 단순화되지 않은채 제각각 시행될 것인지 의문이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25/11/2021
  시론 - 고직순 편집인

요즘 시드니 시티와 한인 밀집 지역의 한국 식당은 대부분 성업 중인 것 같다. 지난 주 금요일 저녁 시티의 여러 한국 식당들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식당에 머무는 시간도 90분으로 제한됐다.일부 식당 종업원들은 오징어게임의 경비원 복장을 하고 고객을 맞았고 고객들 중에는 456번 이정재 트레이닝복을 입고 와서 흥미로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한국적인 것(현상, 유행)’을 매개체로 해서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의 문화적 교감대가 이처럼 큰 시기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 같다.  오랜 록다운의 해제에 오징어게임 영향 등 여러 여건이 한인 업소들에 유리해진 것은 다행이다. 식당 외 많은 한인 업소들에게 분명 좋은 기회가 된 듯하다.과거 80-90년대 호주에서도 일본의 소니, 도시바, 토요타 등 일본제 돌풍이 상당 기간 지속됐다. 소비자들이 연말 세일을 기다리며 저축해 원하는 것을 사며 만족했던 시대였다.그 시절 일본 가전과 자동차가 굳건한 세계 정상의 브랜드로  인기를 끌었지만 일본 문화(드라마, 가부키, 일본 팝송, 일본 영화 등)가 일부에서 약간의 붐을 이루었지만 요즘 한류와는 비교가 안됐다. 지금 같은 코리안 브랜드 상승 트렌드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좋은 기회일 듯하다. 호주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게도 두 번 다시 없을 기회일 수 있다. 호주 각주의 노후 인프라스트럭쳐 업그레이드에 상당한 재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호주-중국 관계 악화 여파로 중국 기업들은 호주 정부 관련 입찰에서 사실상 배제된다. 일본은 일부 분야에서 경쟁하고 인도는 아직 테크놀로지와 자본력의 제약이 많다. 이에 비해 한국은 상대적 우위를 누리고 있다. 이런 기회를 이용해 한국 기업들은 좀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혁신적 투자에 나서야 할 때이다. 시야를 넓히면 진출할 분야가 의외로 많이 보인다. 한 예로 노인요양원의 전반적 업그레이드도 시급한 분야 중 하나다.호주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중 광산 및 자원 분야에서 일본 기업의 투자 콘소시엄에 지분 투자로 동참하는 일은 이미 반세기동안 지속된 옛 방식이다. 안전한 길만 좇다가는 언젠가 그런 길은 막히게 된다. 남들이 하지 않는 과감한 진출을 시도해야 한다.  이런 분위기는 한국의 외교 지평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해외 동포사회에도 기회일 수 있다.문제는 과거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자세다. 늘 해오던 방식을 답습하는 것으로는 미래를 선도할 수 없다.2021년은 한국과 호주의 외교관계 수립 60주년이다. 이제 양국 관계에서도 차원이 다른 접근, 혁신적인 협업 방안을 개척할 시기가 됐다.연례 행사이니까 할 수 없이 하는 자세, 10년, 20년 전과 대동소이한 천편일률적인 프로그램으로 대충 때우려는 태도.. 바로 이런 것이 남들보다 뒤지는 지름길이다. 수교 60주년 이후에는 경험 해보지 못한 양국관계의 지평 확대가 곳곳에서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18/11/2021
  시론 - 고직순 편집인

“기후변화에서 정부의 규제와 세금 부과는 국민들의 생활비를 높이고 비즈니스에 손해를 줄 것이다. 우리는 규제로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을 존중한다.기후변화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규제하는 ‘하지 말라는 정부 간섭(don’t do governments)’대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자본주의(can do capitalism)’로 해결될 것이다, 테크놀로지 개발을 중시하는 ‘호주식 방법’이 자본주의를 통해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스콧 모리슨 총리가 ‘호주식 기후변화 정책’을 설명하면서 국제사회의 비웃음을 무시하며 꿈같은 전망을 했다.  2050 넷제로 목표 달성에 과연 이같은 호주식 방법이 통할지 여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모리슨 총리가 유달리 선택과 자율을 강조한 배경은 짐작할 수 있다.차기 총선일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이번 주부터 비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셈이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글래스고 기후서밋(COP26) 참석 후 귀국한 모리슨 총리가 이번 주부터 전국의 여야 박빙 지역구 순회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전국을 방문하면서 유권자들과 기업인들에게 연립의 기후변화 정책을 홍보하고 반응을 보아가면서 총선 일정을 계획할 것이다.모리슨 총리는 7, 8일 NSW의 헌터와 뉴캐슬을 방문해 전기차 구매 필요성을 강조하며 전기차 인프라스트럭쳐 구축 계획을 포함한 신규 10억 달러 펀드를 런칭했다. 그는 기업들의 저배출 테크놀로지 개발을 독려하면서 향후 1천조 달러($100 trillion)의 민간 자본이 기후테크놀로지에 투자될 것이라고 희망했다.이어 9일(수) 멜번에서 빅토리아상공회의소(Victorian Chamber of Commerce and Industry) 연례 조찬 회동에 참석해 수백명의 기업인들에게 “호주는 글로벌 GDP의 80% 이상을 만드는 넷제로에 기여하는 나라들과 함께 ‘새 에너지 경제(new energy economy)’에 진입하고 있다. 우리는 세금이 아닌 기술(technology not taxes)로 넷제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의 수출이 넷제로를 채택한 나라들로 가기 때문에 호주도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나는 글래스고 기후서밋을 통해 2050 넷제로를 달성하는데 호주는 반드시 호주 고유의 길로 가야한다는 나의 견해를 더욱 굳혔다”라고 밝혔다.이에 앤소니 알바니즈 연방 야당대표는 “모리슨 정부의 기후정책에 대한 ‘자유 논리’는 극우주의 정치를 의미한다. 유권자들에게 ‘선택과 규제 중 하나를 고르라’는 이런 ‘난센스 말장난(nonsense argument)’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그는 “오늘 태어난 호주인은 휘발류 자동차를 선택할 수 없다. 신생아가 성장해 운전을 할 그 시절엔 아무도 휘발류 자동자를 만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연립 정부는 8년 집권기간동안 기후변화와 전기차에 대해 시종일관 비난과 부정적 반응을 보이다가 총선을 앞두고 COP26 서밋 이후 ‘정치 쇼’를 하고 있다. 농촌과 지방 유권자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기술을 강조하며 탄소배출산업의 일자리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모리슨 총리가 유권자들을 만나면서 유독 자율과 선택을 강조한 것은 오랜 록다운에 지친 유권자들의 심리를 잘 알기 때문이다. 국경봉쇄와 주/준주 정부 경계 차단, 록다운 외출 금지 등 1년반 이상의 극단적 정부 개입(extreme state intervention)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정당화됐지만 백신 접종률 급증으로 대부분의 규제가 완화되고 있다.많은 국민들은 생활과 관련해 정부 개입의 축소(최소화)를 갈망한다. 온갖 규제에 너무 지쳤고 피곤하기 때문이다.모리슨 총리는 차기 총선에 앞서 이런 심리를 기후정책에 대입하며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알바니즈 야당대표는 “이런 교묘한 논리에 현혹되지 말라”면서 대응한다.알바니즈는 “사실상 노동당이야 말로 선택의 정당이다, 왜냐하면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휘발류 차 생산 축소를 인정하고 전기차로 가는 상황에서 호주 시장을 낡은 휘발류 차량의 폐기장으로 만드는 것을 중단하려고 했다. 그런 배경에서 2030년까지 판매되는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로 하자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모리슨 정부는 이를 강력 비난하며 반대했다. 그러다가 3년 전 입장에서 돌변하며 이번 주부터 전기차 구매를 권유하고 나섰다. 난센스의 연속이다.  노동당은 또 총선에서 승리하면 2050년 넷제로 배출감축 목표의 입법화를 공약했다. 모리슨 정부는 입법화도 반대했다. 결국 립서비스로 대응하자는 속셈이다. 그들은 자유당과 국민당내부 이견과 불협화음을 달래기위해 미래에는 정부가 법제정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극우주의 정치’로 회귀하고 있다. 국민들은 이런 정치 쇼에 속지 말아야 한다.”과연 누구의 주장이 정치 쇼(말장난)인지 아닌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드러날 것이다. 이번 주 모리슨 총리의 행보를 보면서 정계 입문 전 관광홍보마케팅 전문가였던 그의 기질이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모리슨은 야당 의원 시절 ‘난민선 차단’ 슬로건(Stop the Boats!)을 만들어 총선에서 크게 재미를 봤던 전력이 있다.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취한 전형적인 정치 슬로건이다.  슬로건 정치의 달인인 모리슨인 기후변화 정책에서 ‘세금 아닌 테크놀로지(technology not tax)’ 외 또 어떤 기발한 말장난으로 대응할지 궁금해진다.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11/11/2021
  시론 - 고직순 편집인

이번 주 국제무대에서 화두 중 하나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오커스(AUJUS)' 안보동맹 출범으로 호주-프랑스 잠수함 건조계약(900억 달러) 파기를 놓고 누가 거짓말을 했는가라는 공방전과 향후 후유증이었다. G20, COP26(유엔 기후변화총회) 등 세계적 관심이 모인 국제 이벤트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모리슨 총리에게 거짓말을 했다라고 공격했다. 모리슨은 이를 거부하며 증빙이란 듯 마크롱 대통령과 주고받은 텍스트 문자를 호주 언론에 유출하며 반박하고 나섰다. 모리슨은 이제 이 문제에서 벗어나자(move on)고 주장하지만 의도성이 다분한 유출로 인해 사태가 더 꼬이고 있다.주호주 프랑스 대사까지 모리슨-마크롱 설전에 개입했다. 정상간 주고받은 사적인 대회 내용을 유출하는 행위는 국제관계에서 신뢰 상실이라고 호주측을 강력 비난했다. 그는 프랑스가 맹주인 EU가 호주의 기후변화 행동 부재를 강력 질타하며 압박할 것이고 EU-호주 FTA 협상에서도 호주가 하드타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 논쟁에 호주 정치인들도 개입하고 있다. 특히 말콤 턴불 전 총리는 “모리슨은 내게도 여러번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 오커스 출범과 관련해 국제관계 신뢰 추락으로 호주의 국가 명성을 손상했다”라고 강력 비난했다.호주 현직 총리가 우방국 대통령과 전임자로부터 거짓말장이라는 공격을 받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COP26 총회에서 대부분의 국가들이 2030년 목표를 상향 조정한데 비해 호주는 이를 조정하지 않을 것이며 6년 전 정한 목표를 유지할 계획이다. 2050 넷제로도 적극적인 산업별 감축 계획이 아닌 테크놀로지 개발을 통한 자발적 감축이란 애매모호한 계획으로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비웃음거리가 됐다.또 호주는 100개국 이상이 서명한 글로벌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에 대한 지지를 거부했다. COP26에서 주최국인 영국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공식 출범시킨 이 메탄서약의 이니셔티브는  2030년까지 메탄가스 배출의 30% 감축을 추진하는 것이다.서약을 지지하는 나라들은 총 배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서약을 거부한 나라들은 중국, 러시아, 인도, 호주 등이다.모리슨 총리와 동행한 앵거스 테일러 호주 에너지 및 배출 감축 장관은 “호주의 초점은 특정 분야의 목표가 아닌 경제 전반의 넷제로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러고 밝혔다. 참으로 초라하고 궁색한 답변이 아닐 수 없다.호주가 서명을 거부한 이유는 농업에 대한 영향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서약을 주도하는 미국도 호주와 비슷한 농업과 축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총리와 에너지 주무 장관의 이런 입장으로 G20와 COP26에서 호주는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실망감을 반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이런 방식으로는 호주가 이 아젠다에 대해 어떤 새로운 주장을 해도 설득력을 얻기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  석탄과 가스 산업 보호를 위해 2030년 탄소배출 감축 목표 상향 조정을 거부한 것과 농촌을 위해 메탄가스서약을 거부하면서 모리슨 총리는 ‘전가의 보도인양’ 국익을 앞세웠다. 그러나 실상은 이런 보호를 해준 대가로 화석연료 산업과 농촌의 지지를 받는 것은 일종의 정치 거래일 뿐이다.모리슨 총리는 재무장관 시절 석탄 덩어리를 들고 의회 답변에 나서 야당 공방에 맞선 정치인이다. 이번엔 정상간 사적 대화의 의도적 유출로 곤경을 벗어나려는 행태를 취했다. 방어를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겠다는 뜻이다.페니 웡 야당 외교담당 의원은 4일 의회에서 “정상간 사적 대화의 고의 유출은 일종의 만행(vandalism)”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모리슨의 행동을 국제 외교 관계에서 관행을 무시한 도널드 트럼프에 비유하며 “모리슨은 파트너십과 연대를 손상시켰다. 보다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대처해야한다”라고 훈계했다. 지난 30년 사이 국제무대에서 호주 총리가 이처럼 실망스럽고 초라해 보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04/11/2021
  시론 - 고직순 편집인

코로나 팬데믹 외에 전 세계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고민거리는 아마도 ‘기후변화’일 것이다. 이처럼 모든 인류에게 중차대한 지구온난화 이슈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면 좋겠지만 호주 정부처럼 미온적인 경우는 결국 민간인들이 나설 수 밖에 없다.호주 정부, 특히 현재의 집권당인 자유-국민 연립이 기후변화에 미온적인 대응을 해 온 배경엔 호주의 주요 산업인 화석연료 생산업체들과 이들이 고용하는 지방 유권자들이 연립의 막강한 정치 기반이기 때문이다. 지지 세력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최대한 연기해 시간을 벌고 연기된 10-20년 기간 중 탄소배출 관련 테크놀로지 개발에 전력투구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 스콧 모리슨 총리의 본심일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2050 넷제로는 호주가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세계적인 대세가 됐고 선진국 중 가장 늦게 이번 주 이  국제 대열 합류를 결정했다.26일 스콧 모리슨 총리가 등 떠밀려 ‘2050 넷제로 목표’ 채택을 발표하기 전 호주에서도 재력가(억만장자 부호) 2명이 기후변화에 대응해 과감한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부가 미온적일 때 누가 나서야 할까? 억만장자 자선사업가들(대부분 젊은층)이 이에 앞장서고 있다. 그들의 영향력과 자금력을 이용해 인류에게 혜택을 주는 과학과 테크놀로지의 한계를 넓히는 것이 목적이다.호주 토종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아틀라시안(Atlassian)의 공동 창업자인 호주 부호 마이크 캐논-브룩스(Mike Cannon-Brookes)는 파트너 애니와 함께 이번 달 2030년까지 기후프로젝트에 15억 달러 투자와 지출을 약속했다. 10억 달러는 재정적 투자이고 5억 달러는 박애주의적(자선) 기부와 환경단체 활동을 지원하는데 지출된다.  이같은 통 큰 기부 및 투자의 목적은 글로벌 기온 상승을 1.5도로 억제하기 위함이다. 캐논-브룩스는 다른 기업 대표들도 유사한 활동을 시작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캐본-브룩스에 앞서 호주 광산 부호 앤드류 포레스트 포테스크철강그룹(FMG) 창업자가 FMG의 일원인 포테스크미래산업(Fortescue Future Industries)을 통해 퀸즐랜드와 NSW에서 녹색 수소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 FMG은 204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미국의 세계 최대 펀드 매니저인 블랙록(Blackrock)은 수십억 달러를 빌 게이츠의 브레이크스루 에너지(Breakthrough Energy)에 투자하고 있다. 자선재단 기금은 신규 테크놀로지 투자 증대에 이용된다. 브레이크스루는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GM(제너럴 모터스), 아메리칸항공, 보스톤콘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아메리카은행(Bank of America). 아첼로미탈(ArcelorMittal)로부터 10억불 투자를 확보했다.  인도 최대 부호 무케시 암바니(Mukesh Ambani)는 소유 에너지 기업을 2030년 넷제로 달성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로 전환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유용한 생산과 화학으로 전환할 계획이다.기업가들의 신기술 발명에 대한 포상 역사는 약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19년 프랑스계 미국인 호텔 소유주인 레이몬드 오르테이그(Raymond Orteig) 뉴욕 사업가가 뉴욕에서 파리를 논스톱 비행으로 최초 횡단하는 조종사에게 당시 미화 2만5천 달러의 포상금 제공을 발표했다. 이에 25세의 미국 육군 예비군 장교 찰스 린드버그(Charles Lindberg)가 처음으로 논스톱 횡단에 성공해 항공산업 발전에서 획기적으로 한 획을 그었다.  현재 엑스 프라이즈재단(X Prize Foundation)과 테슬라 창업자인 엘론 머스크의 머스크재단(Musk Foundation)은 대기 또는 해양에서 기가톤 수준의 이산화탄소를 추출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하는 사람에게 미화 1억 달러(X Prize for Carbon Removal)를 준다고 발표했다.  앞서 글로벌 이슈에 인공지능 적용,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생산으로 전환, 적은 비용의 코로나 대량 검사법 개발, 대기에서 물 생산 등이 엑스 프라이즈 상을 받았다.  아틀라시안의 캐논-브룩스는 모리슨 총리가 발표한 날 트위터에 “129쪽의 모리슨 정부 넷제로 보고서를 읽어봤지만 사실상 계획이 없었다. 단지 허풍일 뿐(just more bullshit)”이라고 신랄하게 혹평했다. 그는 “나도 테크놀로지를 잘 안다. 이것은 테크노로지가 주도하는 방법이 아니다. 행동 없음(inaction), 그릇된 방향(misdirection) 그리고  선택 회피(avoiding choices)에 대한 말장난”이라고 질타했다.그는 영국의 2050년 넷제로 달성 계획(21권, 1868쪽 보고서)을 호주와 비교했다. 영국 발표에는 열과 건설 전략, 열펌프 지원금, 전기차 인센티브, 개스 보일러 생산 2035년 중단. 내연기관(internal combustion engine: ICE) 자동차 판매 2030년 중단. 재무부 계획 검토, CCC(기후변화위원회) 승인. 법제화를 통한 의무 사항(Legally binding) 등 구체적인 대안과 필요 예산이 발표됐다.  영국의 넷제로 계획은 ‘호주식 방법(The Australian Way)'이란 제목이 붙은 모리슨 총리의 애매모호하고 말뿐인 계획과는 차원이 다르다.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는 목표 달성 세부 계획을 법제화해 의무 사항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반면 모리슨 총리는 애당초 법제화 요구를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 법제화를 하지 않은 이상 강제화를 요구할 법적 근거가 없다. 기업에게 막대한 재원이 요구되는 탄소배출 감축에서 채찍 없이 투자 지원(당근책)만으로, 강요아닌 선택으로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부디 총선을 염두에 둔 허풍이 아니길 바란다.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28/10/2021
  시론 - 고직순 편집인

호주에서 연방 정부를 제외한 모든 주와 준주는 이미 ‘2050년 넷제로 탄소배출 목표(net-zero carbon emissions target)’를  채택했다. 스콧 모리슨 연방 정부와 같은 자유-국민 연립이 집권 중인 NSW 주정부도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이다. 호주 인구의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주정부들은 2030년까지 50% 감축을 약속한 바 있다.경제계에서도 넷제로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주요 은행들은 이를 수용하지 않는 기업에게 대출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금융권 큰 손인 퇴직연금 펀드들도 탄소배출 감축에 미온적인 기업들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그런 원칙을 지키지 않을 경우, 주총에서 주주들로부터 큰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출 기업들도 페널티 관세 등 불이익을 당 할 수 있다.     재계 리더들 중에서는 포테스트철강그룹(FMG)의 앤드류 포레스트 회장이 가장 적극적이다. 퀸즐랜드 주정부에 이어 NSW주정부와도 수소산업 투자를 발표하며 신에너지원 창출 참여를 발표했다. 그는 자유당의 연정 파트너인 국민당 의원들 중 넷제로에 반대하는 보수파를 향해 “지방 유권자들을 볼모로 잡고 위협을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최근 3개 글로벌 투자자그룹들이 기관투자사들을 모으면서 주요 20개국(G20) 회원국들의 기후 정책 영향을 평가했다.  이 투자자 그룹 안에는 호주 금융 기업 AMP와 보험사 퍼페추얼(Perpetual)이 포함된 기후변화투자그룹(Investor Group on Climate Change: IGCC)도 있다. IGCC의 자산 가치는 620억 달러(미화 460억 달러)를 넘는다.이 투자자 그룹은 호주를 녹색 투자(green' investment)를 위한 가장 비매력적인 국가그룹(least attractive nations)으로 분류해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와 비슷한 수준으로 낮게 평가했다. IGCC의 어윈 잭슨(Erwin Jackson) 정책 담당 이사는 “호주의 2030년 탄소 배출 목표와 호주의 주요 우방국들과 교역국들 사이에서 커지는 격차에 대해 투자자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세계 경제 10-15위권에 있는 선진국인 호주가 언제까지 이런 한심한 대우를 받아야 하나? 이유는 호주 정부의 미온적인 대응책 때문이다.호주의 기후변화 목표는 2030년까지 2005년 탄소배출 수준의 26-28%를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호주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미국은 2030년까지 50-52% 감축, 한국은 40% 감축, 영국은 무려 68% 감축을 목표로 설정했다. 호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얼마나 부진한 대처를 하고 있는지 자명해 진다.스콧 모리슨 총리는 앞서 내셔날프레스클럽 연설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가능한 빨리, 희망컨대 2050년까지 넷제로 배출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집권 자유당내 일부 반대 의원들이 있지만 자유당과 각료회의에서 넷제로를 추인한 셈이다.문제는 연정 파트너인 국민당에서 과반 이상 의원들의 동의를 아직 얻지 못했다는 점이다. 모리슨 총리는 글래스고 총회 참석 전 국민당의 동참을 바라고 있지만 아직은 찬성으로 당론이 모아지지 않고 있다. 바나비 조이스 국민당 대표(부총리), 데이비드 리틀프라우드 국민당 부대표(장관), 브리지트 멕켄지 상원의원(장관) 등 당 지도부가 반대의 핵심 세력이다. 이들이 끝까지 반대할 경우, 장관직을 내놓고 평의원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연립 안에서 더 이상의 몽니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도 알고 있다. 물밑으로는 넷제로를 지지하는 대신 농촌과 자원산업(특히 석탄)에 대한 수천억 달러의 지원을 받아내려는 전략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넷제로에 대한 국민당의 합의 도출은 조이스 부총리는 물론 모리슨 총리의 연립내 리더십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글래스고 총회 이후 연말까지 약 1개월반은 모리슨 총리가 국경 재개방을 포함한 경제 활성화와 국민 백신 접종률 80% 이상 도달에 올인하는 기간이 될 것이다.모리슨 총리가 내년 5월 총선을 준비하면서 경제 정상화와 2050 넷제로 목표 추진, 위드 코로나 정책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아젠다를 앞세우며 12월 11일 조기 총선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후변화 대응에서 2050 넷제로 목표 채택은 이제 옵션이 아닌 필수가 됐다. 선진국 중 거의 호주만 미온적이며 부정적인 대응을 해 왔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로 세상을 구분하는 것처럼 기후변화도 그런 맥락에서 수용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립서비스와 탄소배출 산업과의 반세기 넘은 끈끈한 유착 관계, 국민당의 몽니도 이제 정리해야 할 시점이 됐다.이 중요한 국가적 아젠다에 대한 모리슨 총리의 결단은 그의 정치 생명과도 직결될 것이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21/10/2021
  시론 - 고직순 편집인

최근 한 미주 동포와 카톡 대화 중 필자가 “시드니에서 집 반경 5km 이상 외출이 금지됐었다. 석 달 이상 미용실 등이 문을 닫았고 식당은 테이크어웨이만 허용됐다”라고 호주 록다운 실태를 전했다. 이에 그 미주 동포는 “미국 같았으면 벌써 폭동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어떻게 호주 국민들은 그런 상황을 고분고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의아하다”라고 반문했다.필자도 이번 주초 어렵사리 미용실에서 이발을 했다. 넉달 만이었다. 한편으로 이해를 하면서도 왜 이런 불편을 겪어야 했는지 잘 납득이 되지 않았다. NSW 주에서는 지난 106일 동안의 2차 록다운 기간 중 미용실과 타투팔러(tatoo parlor)가 같은 항목으로 취급됐다. 두 업종의 이용도를 비교하면 쉽게 차이를 알 수 있지만 한가지 잣대인 ‘전면 봉쇄’로 거의 모든 것을 규제했다. 지난 1일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 주총리가 ICAC 부패 의혹 조사와 관련해 전격 사퇴했다. 그는 역대 주총리들 중 가장 탁월한 리더 중 한 명이란 호평을 받으면서 갑작스런 사퇴를 아쉬워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특히 노후 인프라스트럭쳐 개선 등에서는 당연히 인정 받을만 했다. 자유당에서는 존 하워드 전 총리 이후 최고의 찬사가 이어졌다. 연방 정치권 진출을 권유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비영어권 이민자 후손의 정계 퇴진이란 점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베레지클리안은 아르메니아계 2세였고 거의 동시에 물러난 존 바릴라로 전 NSW 부주총리 겸 국민당 대표는 이탈리아계 후손이었다. 주총리와 부주총리 모두 이민자 후손들이었는데 두 명이 동시에 물러났다. 베레지클리안 전 주총리는 코로나 대응에서 2020년에는 상당히 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021년 ‘델타 변이’ 대응에서는 여러 문제가 노출됐다. 특히 초기 대응에서 록다운 발표 시점이 늦어져 골든타임을 놓쳐 사퇴 악화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런 비난이 나오자 그는 “나는 단 한 건의 결정도 후회하지 않는다”라는 기고만장한 발언을 해 실망감을 주기도 했다. 그 발언의 진의가 ‘주총리 재직 시 항상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었더라도 이런 시건방진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광역 시드니의 2차 록다운 기간 중 규제도 문제가 많았다.한 예로 앞서 언급한 미용실 관련이다. 미용실이 필수(essential) 업종은 아니더라도 106일동안 타투팔러와 같은 분야로 전면 규제를 한 것은 어처구니없는 처사였다.  시드니 동부 더블베이 소재 조 베일리 미용실에서 직원과 고객 등 12명이 델타 변이에 초기 감염된 것을 계기로 NSW 주정부는 미용실을 ‘감염 핫스팟’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보다 실리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를 들어 미용실을 한 달 정도 영업 봉쇄 후 종사자들(대부분 20-50대 연령층)부터 백신 우선 접종 그룹에 포함시켜 일부 규제(1회 이용 30분 제한 등)를 하면서 부분적인 서비스를 먼저 허용했어야 했다.  선별적 대안 없이 모든 소매업을 한가지 잣대로 봉쇄해버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당국이 디테일한 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무능한 행정을 펼치면 시민들의 고생이 커진다.델타 변이 초기 대응에서 호주는 한동안 우왕좌왕 헤맨 뒤 몽땅 문 닫아버리고 석 달 이상 봉쇄한 것이 유일한 대책이었다.올해 호주 정부는 코로나 대책에서 헛발질이 빈번했다. 백신 접종 초기에 백신 공급 다변화를 무시한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올인 했다가 국민들의 거부감 확산으로 애를 먹었다.또 연방과 주정부들의 이견으로 전문 격리시설 신설도 불발돼 1년 반 이상 호텔 격리를 지속해 왔다. 주목적이 투숙용이지 전염 환자 격리용이 아닌 호텔은 환기 등 제한이 많아 공기전염에는 속수무책이다.호주처럼 자연환경이 양호한 나라에서 간이 기숙사 형태로 주도에 대규모 격리시설을 신설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그런 시설 신축을 놓고 입씨름으로 세월을 보냈다. 자유-국민 연립이 집권하는 연방과 노동당이 집권하는 빅토리아, 퀸즐랜드, 서호주 주정부들의 알력과 불신이 그 배경에 자리 잡고 있다. 정략적 이해관계가 우선이었고 국민 보건은 후순위였다.  NSW주가 106일 동안의 록다운을 종료하면서 도미니크 페로테트 신임 주총리는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아야 하고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 록다운은 베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말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며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인구 2천만명 이상인 나라에서 이 정도 수준의 감염자 발병을 통제하지 못한채 인구 500만명이 넘는 두 도시(시드니와 멜번)가 석달 이상 전면 봉쇄를 하고 시민들의 이동을 철저히 제한한 나라는 호주가 유일할 것이다. 시드니에서 일부 지역은 야간 통행금지조차 발동됐다. 국경이 1년반 이상 전면 봉쇄됐고 그것도 부족해 주/준주 경계 봉쇄로 이동도 크게 제한됐다. 오죽하면 호주 안에 5개 이상의 나라가 있다는 말이 나왔을까? 해외에서는 이런 호주를 ‘코로나 독재국가’로 부른다, 부끄러운 호칭이 아닐 수 없다.  정부의 지시를 잘 따르는 국민성 덕분에 호주는 백신 접종률이 지난 3-4개월 사이 급증했다. NSW주는 이번 주말경 2차 접종률이 8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정말 앞으로는 전면 록다운은 두 번 다시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더불어 툭하면 일괄 통제를 꺼내드는 정부의 무능한 행정도 줄어야 한다. 록다운, 국경 및 주/준주경계 봉쇄, 무능한 행정 모두 ‘네버 어게인!(Never Again!)’이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14/10/2021
  시론 - 고직순 편집인

호주•미국•영국의 3자 안보파트너십 '오커스(AUKUS)'의 출범에 대해 호주 내부의 평가가 엇갈린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이를 지지, 긍정 평가한다, 반면 진보 성향 유권자들은 대체로 비판적 입장이다. 특히 유럽 최강국이며 국제사회에서 비중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프랑스와의 신뢰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손상된 점과 향후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폴 키팅 전 총리(노동당)와 말콤 턴불 전 총리(자유당)는 ‘미친 짓’이라고 혹평하며 모리슨이 국익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맹비난했다.스콧 모리슨 총리가 오커스 출범을 다소 늦추더라도 에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설득했어야 했다는 비난도 나왔다. 모리슨 총리는 프랑스측에게 일체의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은 상태로 900억 달러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건조사업 계약을 일방 파기했다.이같은 나쁜 선례는 향후 호주의 국제관계에서 네거티브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를 향해 ‘호주는 국익을 내세우며 돌변할 수 있는 나라’라는 점을 공표했기 때문이다. 나라간 관계에서 국익을 앞세우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모리슨 정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내세우며 계약 파기를 정당화한 수단인 ‘국익 보호’ 명분도 국제 관계에서 언제나 만병통치제일  수는 없다.호주로부터 호되게 뒤통수를 얻어맞은 프랑스는 예상대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헌신짝처럼 저버린 약속(broken promise)에 격노했던 감정을 가라 앉혔다. 대신 호주에 대해 매우 냉랭하게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프랑스 정부의 허락을 받고 호주 공영 ABC 방송의 대담에 응한 로스 맥킨스(Ross McInnes) 프랑스 정부의 대호주 교역 및 경제 담당 특별 대표는 “신뢰가 깨졌다. 심하게 부서졌다. 호주는 유럽의 선도국이며 인도-태평양에서 주요 국가 중 하나인 프랑스와 전략적 파트너십협정(strategic partnership agreement)에 서명하고 이를 휴지처럼 버렸다”고 비난했다.    이번 주 댄 테한 호주 통상장관은 유럽을 방문하는데 약 30-40회의 교역 미팅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미팅 중 하나인 EU-호주 FTA 합의(EU-Australia Free Trade Agreement)를 위한 12차 협상 회담이 이유 없이 연기됐다. EU 집행부의 대변인은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변명했다. 테한 장관의 상대역도 미팅을 사양했다. 이어 프랑스 고용주 최대 연합인 MEDE(FMovement of Enterprises of France)도 테한 장관과 계획된 포럼을 취소했다.  앤소니 블링켄 미 국무장관도 테한 장관이 참가하는 OECD 회의에 참석하는데 그는 에마뉴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이처럼 유럽에서 호주를 왕따시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이와 관련, 맥킨스 대표는 “프랑스와의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호주의 명성이 크게 손상됐다. MEDEF의 취소는 프랑스 재계가 호주를 불인정한다는 심각한 표시”라고 말하며 “호주 정부의 행동(결정)이 국가 명예에 손상을 초래했다. 경제 관계에서 특히 호주 기업들에게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와 계약 파기 후 EU는 호주를 의구심과 적대감으로 주시하면서 다른 영역에서 호주의 부진한 점(bad performance)을 지적하고 있다. EU 통상위원회의 캐슬린 반 브렘트(Kathleen Van Brempt) 벨기에 대표는 ABC 대담에서 “종전까지 호주와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어려웠다. 이제는 더 어려워졌다. 호주는 기후정책에서 실제로 매우 부진한 나라다. 호주는 기후 이슈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훈계했다.스콧 모리슨 총리가 11월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총회(COP26 UN Climate Change Conference)에 불참을 검토 중이라는 기사가 해외에서 보도되고 있다. 테한 장관은 “호주는 (총리 대신) 정부대표단이 참석할 것이다. 코로나 상황이 가장 시급한 이슈이다. 귀국 후 2주 격리도 문제”라고 말했다.조 바이든,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 등 세계 리더들이 대거 참석하는 COP26 컨퍼런스를 통해 EU와 프랑스와 악화된 관계를 복원하는 기회로 삼는 대신 호주 정부는 총리 참석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기후변화 행동에서 호주는 점점 더 친구가 없는 나라로 고립되고(increasingly friendless) 있다.BBC, CNN,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외신들은 호주를 ‘기후 낙후자(climate laggards)’라고 부르며 모리슨 총리의 미온적 대응을 비난하고 있다.고직순 편집인editor@hanhodaily.com

  07/10/2021
  시론 - 고직순 편집인

11월 글래스고 기후회의 앞두고 노골적 압박COP26으로도 알려진 ‘2021(제 26차) 유엔 기후변화회의(United Nations Climate Change Conference)가 약 한 달 후인 10월 31일부터 11월 12일까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Glasgow)에서 열린다. 주최국인 영국이 의장국인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에게 정상회의에 참석해 호주의 기후변화 대응책을 발표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그러나 모리슨 총리의 서밋 참석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자유-국민 연립 여당 안에서 회의 불참을 종용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유는 기후변화회의에서 호주 대표가 많은 나라들로부터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글래스고 총회가 가까워지면서 호주 연방 정부 안에서 2050년 넷제로 목표 선언과 관련해 집요하고 강경한 반대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반대 여론의 진앙은 예상대로 연정 파트너인 국민당과 자유당내 강경 보수파 의원들이다. 석탄과 발전 등 탄소배출에 의존하는 자원 관련 산업이 반대 의원들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 이같은 정계와 재계의 코넥션은 호주 사회에서 언젠가는 사라져야할 적폐 중 하나다. 반대에 동조하는 재계와 언론계 관계자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언론계 논평 중 9월30일 전국지 디 오스트레일리안(The Australian)지에 게재된 페타 크레들린(Peta Credlin)의 칼럼은 가히 압권인 듯하다.“스콧 모리슨은 그의 정부가 정말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보여야할 필요가 있다(Scott Morrison needs to show us what his government really stands for)”는 제목이 붙었다.페타 크레들린(Peta Credlin, AO)은 누구인가?빅토리아주 법정변호사 출신인 크레들린은 16년동안 연립 정부(존 하워드, 토니 애봇)에서 국방, 통신, 이민, 외교장관의 정책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애봇 총리와는 더 없이 막연한 관계다. 그의 야당대표 시절(2009년)부터 비서실장을 했고 총리 비서실장(2015년까지)을 역임한 자유당의 핵심 브레인 중 한 명이다.총리 비서실장 재임시 막강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한국 청와대에서 문고리 권력을 쥐고 흔들던 십상시(十常侍)가 연상될 정도로 애봇 총리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받은 책사였다.호주 보수 논조의 아성인 뉴스코프의 방송 매체인 스카이뉴스에서 평일 오후 6시 ‘크레들린(Credlin)’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여전히 영향력이 상당하다.칼럼에서 크레들린는 최근 모리슨 총리의 오커스(AUKUS) 3국 안보네트워크 출범을 호평한 뒤 요구사항을 분명히했다.“호주가 군사적 측면에서 세계 무대의 메이저 리그에 참여해 위상이 커질 것이다. 모리슨이 총리로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첫 결정을 내렸다.” 그는 이어 “다음의 중요한 결정이 옳은 것일까 아니면 잘못된 것일까?”라는 질문을 하며 2050년 넷제로 목표 선언을 잘못된 결정으로 아예 규정했다.그는 “모리슨이 총리가 됐을 때 최우선 과제는 2019년 총선 승리(자유-국민 연립 3연속 집권)였다. 그후는 무엇인가? 팬데믹 평가에서 그는 호평과 비난이 복합됐다. 펜데믹을 제외하고 모리슨 정부 실제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What does the Morrison government really stand for?)라는 질문을 던졌다. 크레들린이 듣고자 하는 질문이 바로 이 칼럼 제목이다.“핵잠수함 확보 계획만으로 내년 5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  나라의 절반이 장기 록다운으로 가택연금 상태(intermittent house arrest)에 있다. 유권자들은 록다운 기간을 생애에서 가장 처참한 시간으로 오래 기억할 것이고 이는 총선에서 정부에게 불리한 요인이 될 수 있다.지난 18개월 팬데믹 기간 중 내셔날 캐비넷을 통해 모리슨 총리는 국가 지도자라기보다 위원회 위원장(chairman of a committee)이었다. 국가안보 정책을 책임지는 방식대로 국내정책을 장악해야 한다. 결국 협조적이지 않은 노동당 주총리들과 싸울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내셔날 캐비넷에서 주총리들이 백신 접종률 70%에 록다운을 종료하고 80%면 주경계 봉쇄에 합의를 발표했다. 그러나 서호주와 퀸즐랜드 주총리는 여전히 코비드 제로 정책을 고수하면서 보건 독재자(health authoritarianism)로 군림하고 있다. 호주 유권자들은 단합(unity)를 포기하는 총리를 재선출하지 않을 것이다.“마지막으로 크레들린은 모리슨 총리에 대해 우려감을 보이면서 노골적으로 압박했다.“모리슨은 팬데믹 대응에서 자유에 앞서 안전(safety before freedom)을 중시하는 대중 의견을 따랐기 때문에 다음 선택에서도 올바른 것보다 인기 위주를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록다운 해제에 반대하는 주총리들과 싸우기보다 ‘넷제로 목표’를 선언할 수 있다.  그는 내셔날 캐비넷의 합의를 지키지 않는 주에 연방 예산 할당 중지하고 주경계 봉쇄는 대법원 상고로 대처해야 한다. 11월 글래스고 기후총회는 참석해서 얻을 것이 없다.“만약 크레들인이 제시한 방법론을 모리슨 총리가 선택한다면 뉴스 코프를 비롯한 보수 미디어들이 지지의 목소리를 보탤 것이 분명하다. 그런 전례를 연방과 주정부 관계에서 너무 빈번하게 목격해 왔다. 참 질긴 코넥션이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30/09/2021
  시론 - 고직순 편집인

‘미 의사당 폭동’ 연상되며 우려 커져미 의사당 난입 사태(1월 9일)주말부터 23일까지 멜번에서 5일동안 계속된 록다운 반대 시위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마음이 영 불편하다. 지난 1월초 워싱턴에서 벌어진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의 미 의사당 난입 폭동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 이런 무정부 상태의 소요가 벌어졌다는 점에 전세계가 큰 충격을 받았다. 멜번에서 지난 5일 연속된 과격 시위가 아직까지는 미 의사당을 마비시킨 폭동 수준과 비교할 수 없지만 혹시라도 미국처럼 악화될 가능성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니엘 앤드류스 빅토리아 주정부(노동당)를 못마땅하게 여겨온 보수 논객들은 시위 과격화를 앤드류스 주총리의 무능으로 직결시키며 깍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다.미국에서 강경 보수 때로는 극우 성향을 띠었던 폭스 뉴스가 민주당과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를 공격하던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호주에서는 스카이 뉴스, 전국지 디 오스트레일리안 등 뉴스코프 계열 미디어들이 그런 원색적인 공격의 선봉에 서고 있다. 해당 분야에서 관록을 인정받던 중견 언론인들이 사주나 그룹의 눈치를 보면서 충동, 선동 발언을 일삼고 이를 정당화하는 모습은 안스러워 보일 정도다. 멜번 시위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시위에 일부 기능인들(건설업 근로자들)이 참여한 것과 백신반대주의자들, 코로나 음모론 주창자들, 극우주의자들이 상당수 가세해 과격 시위를 부추겼다는 의혹이다.일부 기능인들의 시위 동참은 23일부터 건설현장에서 일하려면 최소 백신 1차 접종을 받아야하도록 결정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근로자들의 이런 반발 심리를 백신접종 반대주의자들과 코로나음모론 주창자들이 시위 참여와 과격화로 부추겼고 극우주의자들까지 가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빅토리아 주정부와 경찰, 노조 관계자들은 극단주의 세력이 시위를 주도라면서 폭력 사태로 이어졌고 매일 장소를 변경하며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고 단정한다.멜번 록다운반대시위(9월 22일)   다니엘 앤드류스 주총리는 “폭력 시위는 다수의 기능인들에대한 모독”이라고 공격했고 건설노조 CFMEU의 존 세트카(John Setka) 빅토리아주 의원장은 “우리의 노조운동은 최근의 폭력 시위 참가자들을 거부한다. 시위가 극단주의자들에게 강탈당했다(hijacked)"라고 비난했다.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과격 양상이 벌어졌고 부상자도 늘었고 체포된 시위 참여자들이 늘고 있다.22일 참전용사 추모탑(the Shrine of Remembrance)을 점거한 수백명의 시위 참여자들은 “매일(every day) (모인다)”는 의미로 구호를 외쳤다. 시위대 중 경찰에게 골프공, 배터리, 수도꼭지 등을 던지거나 길거리 방화 등 과격 행위자 수십명이 체포됐다.극단주의 세력의 ‘시위 납치’를 우려하면서 시위 참가 인원이 줄고 있고 기능인들이 많지 않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전 세계에서 멜번은 가장 록다운된 도시였다. 실패한 정부를 통해 멜번 시민들은 18개월동안 고문을 받은 셈이다. 정부와 다른 견해는 미디어와 경찰로부터 묵살 당했다. 시위는 절망에서 비롯된 행동(act of desperation)이었다.“시위에 참여한 한 젊은 여성의 성토 발언이다. 이 쓴소리는 충분히 되새겨볼 가치가 있는 주장이다. 이런 타당성 있는 주장을 억압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채 강경책으로 일관한다면 호주에서도 미국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영국과 미국에서 일부 미디어는 호주 국민들을 ‘코로나 죄수들(covid- prisoners)’로 비유한다. 1년반 이상 국경을 완전 봉쇄했고 툭하면 록다운 조치를 취해 온 나라는 선진국 중 사실 호주가 유일할 것이다. 팬데믹 시작 1년반이 지나서야 ‘코로나와 함께(with covid)' 정책으로 전환하며 경제와 국경 재개방을 뒤늦게 논의하고 있다. 백신 접종마저 늦어졌다면 개방 로드맵조차 내년으로 미뤄졌을 것이다.이번 주 멜번에서 목격한 과격 시위는 오래 짓눌린 억압이 붕괴되면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는 교훈을 알려주는 예고편이다. 미국 의사당 난입 폭동과 같은 불상사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23/09/2021
  시론 - 고직순 편집인

스콧 모리슨 총리와 국민당 대표인 바나비 조이스 부총리(왼쪽)   “기후변화가 우리의 생활과 경제에 실존적인 위협(existential threat)을 주고 있다는 증거가 더욱 분명해졌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 허리케인 아이다가 강타한 수해 피해 지역을 방문하며 한 말이다. 허리케인 아이다는 많은 인명 피해(최소 46명 이상 사망)와 막대한 재산 손실을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빈번해진 극단적인 기상이변의 원인이 기후변화 때문임을 분명히하면서 다음 주 유엔총회 연설과 쿼드(Quad: 미국, 호주, 일본. 인도) 정상회의에서도 기후변화를 주요 아젠다로 다룰 예정이다.   미국에서 올해 여름철에만 1억명 이상이 극단적인 날씨로 고통을 받았다. 11월 글래스고 기후총회(Glasgow climate conference)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로 결정했고 다른 나라들도 움직이도록(대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으로 미국 방문을 앞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의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이제 호주가 행동으로 기후변화 대책을 보여주지 않을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눈에 모리슨 총리는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 회의론자이거나 대응을 게을리하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호주는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 영국과 함께 ‘오커스(AUKUS) 안보파트너십’을 16일 체결했다. 안보 이슈와 함께 중요한 기후변화 아젠다에서 호주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두 동맹국들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지는 점차 줄어들 수 밖에 없다.호주에서 10-11월 코로나 록다운이 완화되면 스콧 모리슨 총리는 보건과 경제 이슈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 그는 “호주가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다음 단계는 어려울 것이다. NSW에서, 다음으로 빅토리아주에서 상황 변화를 목격할 것이다. 규제가 완화되면서 두 주의 병원 특히 중환자실이 큰 압박을 받을 것이다. 감염자수 증가도 큰 도전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번의 기술적 불황(another technical recession)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코로나 위기 외 모리슨 총리는 11월 글래스고 총회를 앞두고 호주의 기후정책 재조정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가 호주의 정책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호주의 가장 중요한 우방이자  동맹국인 미국이 호주 정책의 변화를 지켜보며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지난 주 호주-미국 정상의 통화에서 기후변화는 거론되지 않았다. 아프간 철수, 70주년을 맞는 ANZUS조약, 24일 워싱턴에서 열릴 쿼드 정상회의(QUAD meeting)에 대화가 집중됐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이번 주 워싱톤에서 열리는 호주-미국 외교국방장관(2 2)회의 AUSMIN에서 아젠다 중 하나다. 이어 24일 열리는 4개국(호주 미국 일본 인도) 쿼드 정상회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하는 모리슨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기후정책을 설명할 기회를 갖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리슨 총리에게 2030년 감축 폭표 상향 조정과 가능한 조기에 2050년 넷제로 선언을 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가 타깃을 능가했다고 자부심을 갖는다면 왜 목표를 상향 조정하지 않는가라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모리슨 총리는 호주의 기후정책을 강화하라는 미국의 압박과 기후변화 대응에 미온적인 입장인 연정 파트너인 국민당(the Nationals)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됐고 운신의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16일 오커스 안보파트너십 출범으로 그 폭이 더 좁혀졌다.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16/09/2021
  시론 - 고직순 편집인